가수 전인권 “(이)은주를 사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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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프랑스 작가 안나 가발다의 동명 소설 얘기가 아니다. 가수 전인권이 세상을 떠난 이은주를 사랑했다고 돌발 고백했다.

전인권은 15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뉴스엔과의 인터뷰 도중 “사랑하는 사이였죠”라며 가까운 연예계 선후배이자 친구 이상의 친분을 나눴었다고 밝혔다.

전인권은 오는 22일 자서전 ‘걱정하지 말아요, 그대'(청년사)의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 책 에필로그에 “은주가 있었다면 ‘애 쓰셨어요. 전인권 만세!’라는 문자가 왔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담겨 있다.

그러나 전인권은 “책은 순전히 내 얘기”라면서 “은주 얘기를 화제에 올려 주목받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인권은 내내 아직 끊지 못한 이은주와의 인연을 털어놨다. 전인권은 특히 이은주가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인 지난 2월20일 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전인권의 핸드폰 보관편지함에 남아 있는 이 메시지에는 “오해가 있었어요. 죄송해요. 그러려고 그런거 아니예요. 죄송합니다”라고 쓰여 있다.

메시지 아래로 오후1시32분이라는 시각과 이은주의 핸드폰 번호 011-9262-○○○○도 그대로 남아 있다.

전인권은 서로 연락이 닿지 않아 다소 화를 냈더니 이런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마지막 주고받은 메시지가 이러해서) 너무 마음이 아프다. (메시지를) 지울래도 지워지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전인권은 또 “14번 제목이 뭔가요”라고 쓰여진 문자메시지도 공개하며 “14번은 내 노래 ‘늦지 않았습니다’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또 전화를 미처 받지 못하면 이내 “전화를 못받았어요”라고 도착하는 메시지도 공개했다.

전인권은 “처음엔 (자살했다는 게) 믿기지도 않고 밉기도 했다”며 “내가 힘이 안됐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생전 이은주의 모습이 떠오른 듯 전인권은 또 “순수하고 진지된 이야기에 금세 감동하고 너무 좋아했던 아이였다”며 “미련이 아니라 (너무 빨리 떠난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덧붙였다.

전인권은 영화 ‘안녕! 유에프오‘에 깜짝 출연, 이 영화의 여주인공이었던 이은주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인권은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사이”라며 2000년 9월 들국화 공연 때 작가 송지나를 따라왔다가 인사를 나눠 알게 됐다고 소개했다. 1년 후쯤, 또 다른 연예 관련 행사장에서 만난 뒤 ‘공연티켓 주세요’라는 이은주의 민원(?)이 계기가 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됐었다는 것. 전인권은 “은주 때문에 문자 보내는 걸 처음 배웠다”며 “은주는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이 길거리에서 오뎅먹는 것일만큼 순수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은주가 이미 세상을 떠난 지금, 전인권의 이같은 고백은 다소 당황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전인권은 “친구 이상의 우정을 나눈 게 무슨 잘못도 아니지 않냐”며 “이제 나도 풀어놓고 편안해지고 싶다”고 말했다.

전인권은 하트 모양의 발 매트, 태엽을 감으면 음악이 흘러나오는 인형 등 이은주가 전해준 선물도 그대로 갖고 있다며 “은주를 위해 쓴 시나리오의 영화화가 무산됐지만 언젠가는 그녀를 위해 만든 노래를 발표하겠다”고도 했다. 아직 제목을 붙이지 못한 ‘은주에게 바치는 노래’에는 “돌아가고 돌아오고…”라는 후렴구가 있다고만 소개했다.

헝클어진 머리, 검은색 선글래스, 어리숙한 말투가 여전했던 전인권. 인터뷰 내내 짙은 담배연기를 내뿜던 전인권. 연예계 한참 후배인 이은주와 어떤 친구 사이였는지는 그녀가 세상을 떠난 이상 알 수가 없는 상태. 그러나 전인권은 예의 솔직함으로, 예의 자유로움으로 ‘고 이은주’에 대한 식지 않은 애정만은 여과없이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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