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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하탄 가에 있는 애스터 플레이스 전경. 이 호화콘도 는 약 290만 달러 선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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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윤형 씨의 자살’ 건을 밝혀낸 것은 다름 아닌 뉴욕 한국일보 신용일 기자(취재부장)를 비롯한 3명의 취재팀 등 현지 취재진의 공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당초 삼성 측의 발표가 있었고 ‘삼성그룹’이라는 거대한 힘에 눌려 윗선에 눈치(?)가 보여 심증은 가도 물증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기가 어려운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일 부장을 비롯 취재팀은 이를 끈질기게 추적해 이미 지난 23일 ‘윤형 씨의 자살’에 대한 물증을 확보했으나 일단 보도를 유보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뉴욕 한국일보의 신용일 부장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삼성 측의 발표는 시간과 장소, 피해자나 가해자, 사고 차량과 목격자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 등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볼 만한 아무런 정황이 없어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신 부장은 삼성 측의 발표가 있은 후 “원불교식으로 장례가 이미 치러졌다는 소식도 잇달아 나왔는데 무언가 짜여진 각본에 의해 움직인다는 것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신 부장의 활약은 본인 기명기사를 통해 확연히 드러난다.
“뉴욕시경이 작성한 17-21일 뉴욕 시에서 발생한 ‘치명적인 교통사고’ 사건일지를 정밀 검토했으나 20대 아시안 여성 부상자 기록을 발견하지 못했다. 또한 뉴욕 시 외곽지역을 포함, 뉴욕 시를 통과하는 고속도로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수사권을 갖고 있는 시경 ‘고속도로 순찰대’ 사건 일지에서도 이러한 기록을 찾지 못했다. 또 윤형 씨가 사고 후 뉴욕 병원으로 옮겨져 사망했다는 발표에 따라 뉴욕 시 21개 대형 병원을 대상으로 20대 아시안 여성 교통사고 피해자의 응급실 및 환자실 입원 사례를 체크했으나 역시 관련 기록이 없었다. 뉴욕 시 검시관에게도 17-22일 교통사고로 사망한 20대 아시안 여성의 기록을 의뢰했으나 역시 ‘그런 사례가 없다’는 답변을 받아 사인이 교통사고가 아닌 다른 것으로 판단, 재확인한 결과 자살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뉴욕 시 검시소는 뉴욕 시에서 자연사를 제외한 사고 사망자, 피살자, 자살자에 대해 부검 등을 실시, 정확한 사인을 가리며 병원 사망 진단서 검토는 물론 사망자의 유가족이 ‘화장’을 희망할 경우 신청서를 접수, 승인 여부를 검토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즉, 신 부장은 ‘화장을 했다’라는 팩트(사실)에 착안, 이를 가지고 역으로 추적 취재에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해당기사를 보면 “엘렌 브로코브 뉴욕 시 검시관 대변인은 지난 23일 뉴욕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윤형 씨의 사인에 대해 ‘우리가 부검을 실시한 결과, 사인은 자살(Suicide)로 판명됐다. 그녀는 목을 매어(Hanging) 숨졌다’고 확인했다. 또한 뉴욕시경, 긴급의료서비스(EMS), 소방국 등에 따르면 윤형 씨는 지난 19일 새벽 3시께 자신의 맨하탄 아파트 안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남자친구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EMS, 소방대원들은 현장조사 후 이씨의 시신을 인근 ‘카브리니 메디컬 센터’로 옮겼으며 병원은 이날 새벽 4시 이씨의 사망을 공식 진단했고 시신을 넘겨받은 시 검시관은 부검을 실시, 사인을 ‘자살’로 판명한 것이다. 이씨의 장례는 맨하탄 ‘프랭크 E. 캠블 장의사’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이에 이미 23일 윤형 씨의 자살에 대한 물증을 확인하고도 보도를 늦춘 이유에 대해서 신 기자는 “검시소를 통해 자살이라는 판단을 확인했지만 담당경찰의 확실한 답변이 필요했다. 따라서 23일 오후에 확인이 불가했기에 미룰 수밖에 없었고 다음 날은 미국 최대명절 중 하나인 추수감사절(Thanks Giving Day)이었다. 이에 금요일(25일) 추가취재를 통해 사실을 취재해 26일 보도하게 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11월 26일자 특종을 터뜨려 주목을 끌었던 뉴욕 타임스 해당기사는 신용일 부장의 말을 인용해 “이 사건에 대해 끈질기게 진상파악에 나선 이유는 애당초 처음부터 뭔가 맞아 떨어지지 않았고 또 고인을 존중하기 위해서였다. 고인에게 죽음 자체에 대한 진실, 그녀가 어떻게 사망했는지, 올바른 기사를 보도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었다”라고 전했다.
과연 자살원인은 무엇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