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위조지폐 등 불법 활동, 실질적 증거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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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제조된 위조달러에 대해 미국정부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오리발을 내밀고 있고, 한국정부측은 확실한 증거가 없다며 애매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측도 “위조지폐는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일부 북한내 단체가 문제가 있는 양 발표를 하면서 마치 북한 정부는 관련이 없는 것 처럼 행동하고 있다. 북한 사회 구조상 이처럼 대규모 위폐제작을 민간인이 저질렀다고 하여 그대로 믿을 사람이 세상천지에 없는 것이다. 미국정부에서 위조달러 문제로 북한정권이 거래했던 마카오의 은행을 적발하면서 김정일의 비자금이 쪼들리기 시작해 급기야 북한은 미국에 고위인사를 보내 이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얻으려 노심초사하고 있다. 북한위조지폐 상항에 대한 브레이크 뉴스 보도를 소개한다.


편집자


















북한의 수퍼노트(북한이 만든 1백달러짜리 위조지폐) 매매 실체가 여러경로를 통해 드러나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 인터넷뉴스 ‘브레이크뉴스’는 지난 1월 13일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대에서 북한 고위층 군인과 만나 1백달러짜리 위조지폐 10장을 직접 구입한 황 아무개(가명)의 제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황 아무개는 북한 위조지폐를 구입할 당시의 정황은 물론 관련 사진까지 제공하며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북한측으로부터 슈퍼노트를 직접 구입한 핵심인물인 황 아무개가 밝힌 지난 1월 13일 당시의 정황을 그의 말에 따라 재구성했다. 때는 2006년 1월 13일 새벽 2시 중국과 북한 국경 부근에 위치한 모처의 두만강가. 전날 내린 눈으로 강가는 온통 하얗게 눈이 쌓여 있었다. 황 아무개의 대리인인 남성 두명(이하 A·B로 기명, 그 중 A는 중국 조선족.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중국 조선족은 중국 공안과 연결돼 있다)은 중국 국경을 넘어 접선장소인 두만강 모처의 버들방천(버들이 빼곡히 자란 강가)으로 들어섰다.
여기서 하나 지적하고 넘어갈 것은 화폐 교환이 중국 공안을 끼고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황 아무개는 대리인이 거래에 나선 것에 대해 “일반인이 접선장소에 가기에는 위험하다. 국경도 넘어야 되고 잡힐 위험도 있다”고 이유를 설명한 뒤 “브로커를 통해 연계된 중국 공안이 수수료를 받고 화폐 교환을 도와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과의 거래 자체는 중국 공안이 아닌 위조지폐를 사고자 하는 개인이나 브로커가 진행시키고, 중국 공안은 중간에서 도와주는 역할만 담당한다. 황 아무개 역시 직접 북한에 전화를 걸어 거래를 성사시켰다. (황 아무개는 소위 ´북한통´으로 알려진 사람이며, 더 이상의 자세한 신분은 신변보호 차원에서 발설하지 못함을 양해 바랍니다) 황 아무개는 “북한도 웬만한 고위층은 전부 휴대폰을 사용한다”며 “보통 전화를 처음 걸때부터 위조지폐를 넘겨받기까지는 5일 정도 걸린다”고 상황을 전했다.












다시 1월 13일로 돌아가서. 황 아무개의 대리인인 A와 B가 약속장소에 다다르자, 북한측에서는 군인 두 명(이하 L과 M으로 기명)과 N이라는 남성이 나와 있었다. 거리가 가까워지자 북한 군인 중 한 명인 L이 “누구요”라고 물었다. 이에 조선족인 A가 “응. 나야. 이쪽으로 오라우”라고 응답했다. 황 아무개는 “그 둘이 어둠 속에서 목소리만 듣고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데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미 그들에게는 위조지폐 매매가 오랜 시간에 걸쳐 익숙하게 이뤄진 일이라는 것.
A가 “그래. 어떻게 되었어?”라고 묻자 L은 “가져 왔수다”라고 대답했다. 그 때 북한측 인사 중 유일하게 군인이 아닌 N이 “이보라우 남조선 동무, 다음부터는 한 100장씩 하자우. 남조선이 잘 산다고 하는데 째째하게 10장이 뭐요”라고 말하며 품안에서 위조달러를 꺼내 “내 동무레 한 50장은 가져갈 줄 알고 50장을 다 가져왔는데 다 가져가라우”라고 말했다.
N은 “내가 먼저 확인하고 주겠소”라고 말한 뒤 확인을 마치고 위조지폐를 건넸다. 거래 가격은 1:1. 즉, 100달러 슈퍼노트 한 장에 100달러를 지불했다.
황 아무개에 따르면, 원래는 100달러 슈퍼노트 한 장에 50달러를 주는 게 원칙이지만, 기본단위(?)인 50장이 아닌, 10장만 사는 관계로 비싼 금액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이 때문에 100달러를 지불하고 100달러짜리 슈퍼노트를 사는 이유를 B가 ´기념´이라고 답한 것이다.











100달러짜리 위조지폐 10장을 건네준 뒤 N은 “우리 장군님(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시면 큰일나오. 그러니 조심하시오”라고 말했다.그렇게 두만강가에서 거래를 끝낸 양측은 각자 온 길로 되돌아갔다.
황 아무개가 밝힌 당시의 대화 내용은 굉장히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일단 북한 위조지폐를 1천 달러(10장)든, 1만 달러(100장)든 마음대로 유용할 수 있는 N이란 인물. N이 “더 요구되면 이 선으로 연락하시오”라고 말한 데서, N은 북한 위조지폐를 원하는 대로 빼돌릴 수 있을 만큼의 위치에 있는, 위조지폐 제작의 핵심인물 중 한 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북한군의 고위층이 위조지폐 제작과 거래에 밀접히 연결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북한군의 어느 선까지 위조지폐와 연계된 것일까? 미국이 주장하는 바대로 북한의 위조지폐는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인가? 이에 대한 황 아무개의 대답은 “그렇다”이다. 황 아무개는 “N이 B에게 위조달러를 넘겨주며 장군님에게 들키면 큰일나니까 조심하라고 했다. 북한에서 장군님은 김정일 위원장을 말한다”며 “이 말이 김정일 위원장도 북한의 위조지폐 제작에 관여돼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했다.
황 아무개는 김정일 위원장이 위조지폐 제작을 모르고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그리고 그 증거로 황 아무개는 한 장의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의 위조지폐 제작 공장을 담은 사진이었다. 황 아무개는 이 위성사진을 일본의 대표적 주간지 ´Friday´를 통해 장당 400만원에 구입했다. 자료 사진에서 볼펜 끝이 가리키는 직사각형 건물이 문제의 위조지폐 제작 공장이다. 사진이 가리키는 공장은 평양시 중구역 동흥동에 위치해 있다. 황 아무개는 “북한의 실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면, 김정일 위원장이 지시하지 않고서는 공장이 만들어질 수 없다는 걸 잘 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정부 차원에서 위조지폐를 제작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지난 2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승규 국정원장은 현재 북한이 위조지폐를 만들고 있는지의 여부에 대해서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정보위원회 간사인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도 “1998년까지는 확실한 증거가 있지만 이후의 위폐 제조나 유통에 대해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는 게 국정원 측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황 아무개라는 개인이 일본을 통해 관련 위성사진을 제공받고, 북한에 전화 한 통으로 위조지폐를 구입하는 현실에서(물론 황 아무개가 ´북한통´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국정원과 우리 정부가 정말로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 사실을 몰랐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는 게 사실이다. 슈퍼노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전 세계적인 논란 속에 우리 정부, 북한 정부, 중국 정부가 얼마나 자유로울 수 있을지…. 슈퍼노트 직접 매입 및 제작 공장 사진까지 공개된 지금, 향후 대북 관계가 어떻게 흘러갈 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설명:
– 슈퍼노트 거래가 이뤄진 접선장소, 두만강 모처의 버들방천 전경 (브레이크뉴스 제공)


– 지난 1월 13일 당시 황 아무개의 대리인인 B가 북한측으로부터 직접 구입한 슈퍼노트. 크기 비교를 위해 일본 잡지 위에 올려 놓았다.
– 슈퍼노트 거래를 마치고 안전한 장소로 돌아가는 길
– 거래가 끝난 후 중국 시내로 이동하는 데 도움을 준 중국 공안차 (브레이크뉴스 제공)
– 위성 사진으로 찍은 북한의 슈퍼노트 제작 공장. 평양시 중구역 동흥동. 볼펜 끝이 가리키는 직사각형 건물이 공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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