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승연회장 보복폭행사건

이 뉴스를 공유하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보복폭행 사건의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김회장의 직접 폭행 여부가 핵심 쟁점 사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뉴스포스트>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새로운 증언을 소개한다. 이번 사건 취재과정에서 만난 북창동 종업원 A씨는 2일 <뉴스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김승연 회장의 폭행 장면을 휴대폰으로 찍은 동영상이 있다”고 증언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 김승연 회장은 “폭행 사실이 없다”라고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경찰은 김 회장의 폭행 사실을 입증하는데 수사의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종업원 A씨의 이 같은 주장은 폭행 사실 여부를 가릴 결정적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포스트>는 지난호(25호)에서 “김승연 회장 북창동 초토화사건‘ 제하에서 새로운 증언들을 확보해 공개한 바 있다.
그 증언들은 “회칼 든 해결사 동원됐다”, “김회장 일행에 반격했다 박살난 목포파”, “김회장보복 폭행에 동원된 인원 수는 17명이 아닌 2개 소대 투입됐다” 등이었다. 이 가운데 첫 번째 증언은 일주일이 지난 2일 언론 보도에서 사실로 확인됐다.
김승연 회장이 북창동 술집 장악에 동원됐던 ‘어깨’들은 한화그룹과 관련 있는 철거 전문 용역업체에 소속된 속칭 ‘해결사’들. 이들은 김 회장 일행이 북창동 S주점에 들어오기 전, 손님을 가장에 진입한 뒤 주점을 평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 사안에 주목하고 철거용역업체 사장 김모 씨를 추적하고 있으나 신원 확보가 어려운 상태다.
<뉴스포스트>는 계속해서 이번 사을 취재과정에서 실로 충격적인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익명을 전제로 인터뷰에 응한 북창동 주점 종업원 A씨는 “김승연 회장의 폭행 장면을 촬영한 동영상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조심스럽게 “구입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다.
핸드폰에 담긴 동영상 내용에 대해 묻자 그는 “김 회장이 S클럽에 들어설 때부터 나갈 때까지 모두 찍혀 있다”면서 “그간 신문에 보도된 내용들이 모두 사실이다”고 했다.
그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재현해 본다.
지난 3월 8일 12시 무렵, 체어맨 등 검은색 승용차 7대가 한화 금융프라자 맞은편에서 올라와 S클럽 앞에 주차한다.
승용차에선 10여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내려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근 업소관리인들은 단체손님이 온 줄 알고 부러워했다고 한다. 잠시 후 클럽 안에서 싸우는 소리가 들렸다. 이후 조모 사장이 운영하던 S클럽은 순식간에 이들에게 접수된다. 김 회장 일행은 종업원들을 룸으로 데리고 들어간 뒤 무릎을 꿇렸다. 이와 동시에 클럽 주변에는 경호원 등이 배치되고 출입이 통제된다.
김 회장은 사장인 조 씨를  찾아내 “아들을 때린 자가 누구냐”며 뺨을 때렸다.
이날 현장을 목격한 한 종업원들은 이렇게 증언했다.













 “김 회장은 금장식 손잡이가 달린 권총 혹은 권총 모양 가스총을 꺼내 들고 업소 사장 머리를 겨눈 뒤, ‘내 아들에게 무슨 일이 생겼으면 당신은 죽어’라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 김승연 회장이 사건 당일 권총을 이용해 자신들을 위협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했다. 김 회장은 권총과 엽총 등 11정의 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총기 사용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날 S클럽은 한마디로 폭행이 난무하는 무법천지였다. 김 회장은 술집을 장악한 뒤 룸 안으로 들어가 “아들 때린 자만 데리고 오라”고 하고는 술을 시켰다.
조 씨 조직은 2~3개 술집을 관리할 만큼 북창동에선 알아준다. 하지만 김 회장 일행 앞에선 외마디 비명도 못 지른 채 무릎을 꿇었다.
정예 부대처럼 훈련된 경호원과 한화의 용역업체 D사가 고용한 해결사들이 일사분란하게 술집을 장악한 때문. 이날 D사가 고용한 용역의 일부는 목포 출신 S파의 조직원들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고 있다.
김 회장의 폭행을 피해 도망친 S클럽 한 종업원이 다른 업소로 달려가 S클럽이 장악되었다는 급보를 알린다.
인근에서 활동 중이던 목포조직들은 라이벌 조직에 의한 ‘전쟁’으로 오인하고 몰려들었다. 긴장된 순간도 잠깐, S클럽을 지키고 있던 경호원과 조직원으로 보이는 한 명이 나와 몇 마디 말을 주고받았다.
호남조직의 보스가 한화 김 회장이 관련되었다는 말 한마디에 끔벅 죽었다. 이뿐 아니라 경호원과 보스의 위세에 눌려 S클럽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는 것.
S클럽 사장 조 씨가 목포 출신이라는 것을 알고 김 회장은 한화건설의 하청 회사인 D토건 김모 사장을 통해 목포출신 조직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D토건은 한화건설의 철거 등 재개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S파의 보스를 비롯해 조직원들이 김 회장과 함께 서울 북창동 폭행 현장에 직접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술집 안은 공포의 분위기가 지속됐다.











 ▲ 김승연 회장
<뉴스포스트>에 김승연 회장 동영상과 관련된 증언을 한 A씨는 동영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김 회장이 사장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안다.”
A씨는 누가 어떤 방법으로 촬영했는지 묻자 “그건 묻지 말라. 내가 아는 것은 사장이 뺨을 얻어 맞을 때 가게에 있던 누군가가 핸드폰으로 찍었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A씨는 사건이 뒤늦게 알려진 것에 대해선 “S클럽 조 사장은 목포출신이다. 동향의 선배로부터 무마를 부탁받았기 때문에 사건을 확대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다시 말해 항간에 나돈 김승연 회장측에서 거액의 합의금을 받은 때문이 아니고 힘의 논리에 굴복했다는 것이다. A씨는 또 “북창동의 모든 주점에서 S클럽사건에 대해 알고 있지만, S파의 보스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일체 함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당시 S 주점 밖에서 진을 치고 있던 한화측 경호원과 용역업체 해결사들의 살기등등한 모습도 핸드폰 동영상으로 찍혀 있다고 했다.
A씨의 증언은 경찰의 발표와 일치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검찰과 경찰은 ‘조폭 동원’에 강한 심증을 갖고 수사를 하고 있다. 한기민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은 “이번 사건에 지방 출신 폭력배 한명이 가담했다”고 밝힌 바 있다.
A씨는 지방출신 폭력배가 목포 S파라고 밝혔다. 경찰에서도 뒤늦게 목포 S파 조직원이 개입한 정황을 잡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승연 회장이 폭행 사실을 부인함에 따라 증거 확보에 나선 경찰은, 핸드폰 동영상 제보 사실이 지난 3일 알려지면서 이 부분을 집중 수사 중이다.
A씨는 취재차 다시 만난 기자에게 “이 일로 자신이 곤란해졌다. 더 이상 핸드폰 동영상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요즘은 핸드폰 동영상은 흔하다. 누구나 핸드폰을 가지고 있어 버튼만 누르면 녹화가 된다. 증거를 찾지 못해 미스터리에 빠져들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한 종업원의 핸드폰 동영상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별취재반>







재벌가의 경호시스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 폭행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이 사건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김 회장의 경호원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재벌총수들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이상으로 철저히 경호를 받고 있다. 국내 일부 재벌총수들 중에는 해외 출장시에도 신변 보호를 위해 경호원들이 밀착 수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뉴스포스트>에서는 이번 한화 김승연 회장 사건을 계기로 재벌가의 경호시스템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경호원들의 세계를 집중 취재했다.


재벌 총수들 어떤 경호를 받나?


삼성그룹 : 위화감을 조성하지 않는 선에서 경호
재벌가의 이른바 로열패밀리들이 신변 보호를 위해 어떤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첫 번째가 바로 자택 경비다. 재벌가의 자택은 삼엄한 경비시스템을 자랑한다. 대부분 CCTV로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또한 사설 경호원과 경비원이 물샐틈없는 경비 업무를 수행한다. 재벌 총수의 자택은 이런 시스템을 이용해 철저한 보안 경비 업무를 수행하지만 총수가 대내외적으로 활동을 할 때는 각 기업마다 경호 방법들이 다르다. 하지만 몇몇 대기업 총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필요할 때마다 사설 용역업체에 의뢰하는 수준이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경우, 별도의 경호팀을 두고 대외 활동을 하고 있다. 이 경호팀은 삼성 계열사인 에스원 소속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회장의 경우 부담스러운 경호를 원치 않기 때문에 경호팀은 늘 눈에 띄지 않게 경호를 한다. 특히 공개적인 행사장 등에서 경호를 할 때는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을 이 회장이 꺼려해 조심스럽게 경호를 하는 편이다. 그렇지만 근거리에서 경호를 해야 하는 특별한 행사 때는 최소한의 인원으로 경호팀을 구성해 수행한다.
해외에 나갈 땐 경호팀이 달라진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해외 주재원들이 경호 업무를 주도해 현지 사설 경호팀을 따로 배치한다.
해외출장을 갈 경우 이건희 회장은 전세기를 이용한다. 시간과 안전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서는 언론에 노출되기 싫어하는 총수들에게 전용기나 전세기는 없어서는 안 될 이동수단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경호업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수행비서만을 대동하고 바깥 활동을 하는 일도 종종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특별한 행사 때가 아니면 별도의 경호팀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평상시에는 수행비서만을 대동하고 활동하다가 큰 행사가 있을 때만 본사 경비를 맡고 있는 보안업체 직원을 착출해 경호업무를 수행한다고 한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혹시나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최소한의 인원을 착출해 경호 업무를 수행한다”며 “별도의 전담 경호팀을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 표면상으론 개인경호원 안 둬
이와는 반대로 아예 경호원을 두지 않고 활동하는 재벌 총수들도 적지 않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경우 개인 경호원을 활용하지 않는다. 비서실 관계자 2~3명이 최 회장을 수행하고 해외 출장시에도 동행한다. 이들 비서실 직원들의 경우 업무를 위한 수행이지 경호의 의미는 아니라는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도 별도의 경호팀을 운영하지 않는다. 신 회장의 경우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 일이 많기 때문에 경호원을 둘 것도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비서실에서 1~2명이 공항에 나가 영접하는게 전부다. 특히 신 회장의 경우 홀가분하게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해 비서실에서 종종 애를 먹는다고 한다.


이밖에도 GS그룹 허창수 회장,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등도 따로 경호원을 두지 않고 활동하고 있다.
단지 비서실 차원에서 수행업무에 필요한 최소 인원만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경호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도 외부에 공개되는 것을 꺼려해서 그렇지 실제론 경호팀을 운영하거나 외부용역업체를 두고 있다고 한다.
사설 경호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재벌 총수들은 개인이기보다는 그룹의 장으로서 활동하기 때문에 신변보호에 신경을 쓴다”며 “위화감 조성이라는 문제 때문에 표면에 들어나지 않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하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경호는 주위의 이목을 끌 정도로 요란한 편으로 알려졌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