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남대문경찰서에 구속 수감됐다. 재벌 회장이 폭행사건으로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이번 김 회장의 보복 폭행 사건에 연루된 폭력 조직이 3개 조직으로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건 연루설이 나도는 범서방파 부두목 오 모(54)씨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오 씨는 김 회장 사건이 터지자 캐나다로 출국한 상태다. 이와 관련 <뉴스포스트>는 오 씨와 한화그룹과의 연관성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증언을 확보, 공개한다. 오 씨와 한화 관계를 증언해준 이는 과거 범서방파 보스를 지낸 김태촌 씨다. 김 씨는 보스 시절 오 씨를 최측근으로 두는 등 밀접한 관계였다고 털어놓았다. 김 씨는 또 오 씨와 한화와의 관계에 대해 평소 골프와 술 자리를 갖는 등 친하게 지낸 사이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은 이번 폭행사건과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도피 오씨 한화측과 친한 건 사실” 재벌과 주먹의 관계는 흔히 말하듯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다. 주먹재과 재벌의 관계는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주먹은 재벌에 기대어 이권을 챙기고, 재벌은 주먹을 이용한다. 그 인맥이 여간 탄탄한 것이 아니다. 끊으려 해야 끊을 수가 없다. 오늘날 주먹은 더 많은 이권을 노리고 재벌을 위해 주먹을 쓴다. 재벌은 양지의 세계에서 처리하기 껄끄러운 일을 주먹에 맡긴다. 재개발, 재건축, 노사분규 등에 개입시킨다. 당연히 특혜나 이권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한화 김 회장 부자의 보복폭행 사건에 주먹들이 등장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재벌과 주먹의 결합이 빚어낸 필연적 현상이기도 하다. 이번 한화 김승연 회장 보복복행사건에도 조폭세력의 개입이 확실시 된다는게 경찰의 입장이다.
한편 캐나다에 머물고 있는 오 씨가 한화에 수십억 원대의 거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루머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주먹계의 한 원로는 “한화 측에 수십억 원대의 거액을 요구한 것으로 안다”라며 “오 씨가 사건의 발단부터 전 과정에 개입했다고 들었다. 오 씨가 입을 열면 한화 김 회장의 입장이 난처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김 회장 등 한화측이 조폭 동원을 요청하면서 금전적인 대가를 제공했다면, 죄목에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5조(범죄단체 등 이용·지원)가 추가로 적용된다. 법정형만 최소 징역 3년인데다 다른 혐의가 추가되면 최고 50% 이상 가중 처벌이 된다. 하지만 경찰이 빠른 시일 안에 조폭과 관련한 혐의를 밝혀낼 수 있을 지는 미지수이다. 피해자인 술집 종업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오 씨를 못 봤다”고 부인했다. 또한 오 씨의 부하이자 폭행 현장에 있었던 이 모씨에 대해서도 “보지 못했다”고 부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찰은 종업원들이 보복을 두려워해 조폭 관련 진술을 꺼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건의 실제 보복폭행 피해자는 9명이다. 이중 6명만이 피해 사실을 밝히고 3명은 사실을 감추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조폭의 위협 때문에 피해를 숨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4월 초에 검찰에 한 첩보가 들어왔다. “오 씨가 한화 보복폭행 사건을 자신이 처리했다”고 떠들고 다닌다는 첩보였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피해자인 북창동 S클럽 종업원들이 김 회장 측에서 부르자마자 두 시간 만에 모두 불려간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보통 그런데 있는 아이들(종업원들)은 경찰에서 불러도 ‘바쁘다’, ‘약속이 있다’는 핑계를 대고 곧바로 안 간다. 한화 경호실이 오라고 해도 절대 안 갔을 것이다. 주먹이 개입했기 때문에 청담동, 청계산, 북창동으로 끌려 다녔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폭 개입 정황 사실로 드러나 경찰은 3월 8일 사건 당일 적어도 3개의 조폭 라인이 동원된 것이라는 정황을 밝혀냈다.범서방파의 부두목 출신 오재홍 씨를 비롯해 권투선수 출신 양은이파 행동대장 장모 씨등이 동원된 걸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통화 분석을 통해 오 씨가 사건 당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와 경기 성남시 청계산 기슭 공사장,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 등 사건 현장 3곳 가운데 2곳에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오 씨는 5~6명의 부하들을 데리고 현장에 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건에 범서방파 출신 오 씨와 장 씨가 개입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김태촌(전 서방파 두목, 형집행정지)씨가 은퇴하면서 해체된 걸로 알려진 범서방파의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오 씨와 장 씨는 같은 호남출신이다. 이번 사건에 각자 자신의 조직원을 범행 현장으로 불러들여 실력 행사를 했고, 이에 북창동 일대의 군소 건달들이 끽 소리도 못하고 제압당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전국구 주먹으로 통하는 오 씨는 이번 사건에서 얼굴마담 역할을 했고, 장 씨의 조직원들이 폭행에 가담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오 씨는 한화측의 요청을 받고 사전 정지작업을 했다는 것.오 씨는 사건 당일(3월 8일) 밤 11시 경에 S클럽 조모(43)사장의 고향 선배인 이모(56)씨에게 전화를 했다. ‘조직간 불필요한 싸움을 피하자. S클럽 직원들이 한화 김 사장 부자에게 사과를 하면 모든 게 끝난다’는 요지의 전화를 했다는 것. 오 씨의 전화를 받은 직후 이 씨는 S클럽을 찾아가서 조 사장에게 “남자답게 김 회장 앞에서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씨가 S클럽에 갈 당시 김 회장 일행은 이미 S클럽을 장악한 상태였다. 김 회장의 경호원들이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하지만 이 씨는 별다른 제지 없이 S클럽으로 들어갔다. 이 씨는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통해 “오 씨가 일방적으로 전화를 건 것”이라며 “통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은 범서방파 외에 또 다른 폭력조직도 동원됐다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북창동을 지키는 S파와 K파 등도 이번 사건에 연루됐을 것”이라며 “폭행 현장에서 폭력배 15명 이상의 휴대폰 통화내역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범서방파 개입설에 극구 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