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 ‘한반도 대운하’ 안보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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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선 공약인 ‘한반도대운하’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최근 참여정부 평가 포럼에서 한반도 대운하의 사업 타당성을 정면 비판했으며 박근혜 전 대표도 공세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대운하’가 북한의 수공(水攻)시 안보에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한반도 대운하’는 경제적인 효용성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으나 안보적 측면에선 소홀히 되어 왔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하 MB)의 ‘한반도 대운하’ 공약을 둘러싼 논란이 안보논쟁으로 옮겨 붙을 것인가? 미국 현지에서 발행되는 교포신문은 “MB의 대운하가 안보에 취약하다. 북한이 남한을 상대로 수공(水攻)을 가할 경우 국토 전체가 ‘물바다’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해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 국민이 수공에 대한 불안을 알기 시작한 것은 5공화국 때부터. 당시 북한은 금강산댐을 만들었다. 남한은 북한의 수공을 막기 위한 대응으로 평화의 댐을 건설했었다.
수공은 고도의 군사 전술이다. 물을 이용해 일시에 적을 섬멸할 수 있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이 수공의 대표적 예다.
서기 612년 수나라가 고구려를 침공했다. 을지문덕 장군이 청천강 상류에 병사와 주민을 동원해 임시 둑을 막아 상류의 물을 가둔다. 하류의 수위를 낮춰 수나라 군사들이 강을 건널 때 갑자기 둑을 무너뜨리고 뒤에서 덮쳐 대승을 거두었다.
중국에서도 BC 208년 한나라의 한신 장군이 초나라를 공격했을 때 위수라는 강의 양쪽에 대치했다. 초나라의 군사령관은 이 강물의 수심이 낮아지는 것을 보고 이때다 싶어 군대를 도강시켜 한나라를 기습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초나라 군사들이 강을 건널 때 한신 장군은 상류의 댐을 파괴하여 초나라 군사를 궤멸시켜 승리를 거두었다.
이렇듯 수공은 상상 이상의 큰 위력을 발휘한다. 때문에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의 수공에 대해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은 한반도 적화통일 전략을 완전 포기하지 않았다. 수공에 대한 위험 또한 완전하게 사라지지 않았다. 지난 80년대 북한의 금강산 댐 공사 때도 수공이 위험하다는 군사적 판단을 내렸다. 이를 대응하기 위해 평화의 댐이 건설됐다. 이 점을 상기할 때 부산-서울 간의 대운하 공약은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그 예로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과거 북한은 임진강 상류에 위치한 4·15댐의 수문을 극비로 열어 방류했다. 때는 장마철이었다. 급류를 타고 내려 온 물살은 판문점 아래 경기도 포천, 동두천 등 지역을 공격했다. 이로 인해 그 일대가 집단 수해를 겪고 침수된 농작물에 막대한 피해를 당했다”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MB측은 <뉴스포스트>와 전화인터뷰를 통해 “물바다 주장은 80년대 전두환 대통령 재임 시절에 했던 대국민 사기극이나 다름없다. 일고의 가치가 없는 소리다”고 평가 절하했다.













 ▲ 평화의 댐
임남댐과 4.15댐
동시 수공때 수도권 물바다
북한의 수공이 우려되는 댐은 북한강 상류의 임남댐(일명 금강산댐)과 임진강 상류에 있는 4.15댐이다.
임남댐은 북한은 전력 부족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휴전선 북단 금강산 지역의 북한강 상류에 임남댐(구, 금강산댐)을 건설했다.
80년대 전두환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부는 “북한이 200억 톤의 저수 용량을 가진 금강산댐을 건설하고 있다. 댐이 무너지면 서울 여의도 63빌딩까지 물에 잠긴다”고 발표했다.
북한강 상류에 위치한 임남댐은 하류에 있는 한국의 화천, 의암, 그리고 춘천댐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2002년 1월 갑작스런 방류로 남한은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다.
금강산에 이상 기온에 발생해 홍수가 났고 댐의 상부가 함몰되면서 방류된 것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임남댐에 여러 차례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임남댐이 비무장지대 상류 19㎞ 지점에 위치해 대규모 방류시 하류에 위치한 남한지역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이 2001년 3월 1일 완성한 임진강 상류의 4.15댐도 임진강 하류의 연천, 문산, 파주 지역주민들에게 많은 피해를 야기 시키고 있다.
북한이 물을 방류하면서 매년 수해를 입고 있는 것. 매년 반복되는 범람 현상 때문에 지역 주민들에 피해가 심각한 상태이다.
이런 맥락에서 ‘한반도대운하‘가 건설될 경우 피해는 전국토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
‘한반도 대운하’는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경부운하’를 주요 축으로 금강과 영산강을 연결하는 ‘호남운하’까지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그런데 ‘한반도 대운하’는 경제적 효과 여부에 대해서만 논란이 되어 왔지, 수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선 검증 작업이 없었다. 군사 전문가들은 바로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는 “이 문제 또한 철저히 검증되어야 한다. 실제 북한이 여름 장마철에 수문을 동시에 열어 수공으로 공격해올 경우 피해는 상상을 넘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즉 한반도 대운하가 개통된 뒤 북한이 수공을 해올 경우 남한은 속수무책이라는 것.
북한쪽 댐이 가진 저수용량은 대략 임남댐 주변 40억 톤, 임진강 상류 4.15댐 주변 5만여 톤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당 100mm 이상 강수량을 보이는 여름 장마철에 북한군이 집중적으로 수공을 해올 경우 서울, 경기를 중심으로 충청을 거쳐, 영호남으로 피해가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 2006년 7월 여름 장마철 홍수로 제방이 붕괴되고 한강이 물에 잠기는 수해 피해가 발생했다.


정부, 임남댐 위험성 대처
정부도 임남댐의 위험성을 알고 대처를 해왔다.
지난 2002년 정부자료에 따르면 “평화의 댐의 저수 용량은 26억2,000톤이다. 댐이 붕괴되거나 북한이 수공을 통해 공격을 해올 경우 북한강 하류에 있는 주민들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는 일단 북한강 하류(임진강으로부터 20Km)에 위치한 평화의 댐을 대응 댐으로 지정, 시설을 강화하는 안을 제시하고 평화의 댐 보강 공사를 했다.
또한 평화의 댐 보강공사 이외에 화천댐(평화댐으로부터 하단 24Km에 위치)북쪽 지류에 5~6개소의 관측소를 만들어 북한 임남댐의 범람 위험에 대비하고 있다. 이는 북한의 수공이나, 댐 붕괴 등 만약의 사태 발생 시 남한이 100% 안전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북한 당국은 남북경제협력위원회 통해 금강산댐의 방류계획을 남측에 통보하기로 합의를 한 바 있다.













북한 수공은 터무니없는 ‘과장’ 의견도
한편 이런 일부의 우려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의 수공에 대해 이한구(물문화연구소 소장, 전 수자원공사임원)은 “평화의 댐의 규모가 임남댐보다도 훨씬 크다. 내려오는 물을 모두 가두고도 남을 정도다. 북한의 수공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평화의 댐 아래에 춘천댐, 화천댐 등이 있다. 이곳을 거쳐 가야 하기 때문에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2005년 보강된 평화의 댐이 북한의 임남댐보다 높이가 높아 수공을 한다고 해도 오히려 물이 역류해 북한 측의 주민들에 피해가 예상된다. 때문에 북한 측에서도 쉽게 수공공격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MB측도 “한강과 낙동강은 고도 110M이상 차이가 난다. 운하를 띄우려면 통수 단면이 커지고 수심이 깊어지기 때문에 홍수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따라서 전국토가 물바다가 되는 일은 결코 일어날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북한 수공은 5공 시절  조작설
북한의 수공이 처음 이슈가 된 것은 80년대 전두환 대통령 재임 시절이다. 지난 86년 10월 30일 이규효 당시 건설부(현 건설교통부) 장관이 “북한이 200억 톤의 저수용량을 가진 금강산댐을 건설하고 있다. 댐이 무너지면 서울 여의도 63빌딩까지 물에 잠긴다”는 발표를 했다.
금강산댐의 공식 명칭은 임남댐이다. 북한이 북한강의 물을 수력 발전에 이용하기 위해 북한강 상류 북한지역인 강원 창도군 임남면에 건설한 댐이다.
금강산댐은 1986년 10월 착공하고 1999년 6월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항공 사진 판독결과 2003년 말 완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흙과 자갈을 쌓아올려 만든 사력댐으로 길이 710m, 높이 121.5m, 발전용량 81만kw 규모로 총 저수용량이 26억2000만 톤이다. 평화댐  건설 시에 발표했던 200억 톤의 13%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임남댐을 대응하기 위해 남한은 평화의 댐을 건설했다. 지난  87년 착공한 이후 18년 8개월여 만인 지난 2005년에 준공됐다. 높이 125m에 저수 용량도 26억3000만 톤이다.
북한의 임남댐보다 저수량이 1,000만 톤이 많다. 국내에서는 소양강댐(29억 톤), 충주댐(27억5000만 톤)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저수용량이다.
지난 93년 YS 정부가 들어선 뒤 정부의 ‘수공 조작설’은 끊임없이 제기됐다. 문민정부 시절 감사원은 “금강산댐 위협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 금강산댐의 저수 용량은 정부 발표치 200억 톤의 약 10분의 1에 불과한 26억 톤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는 경제성 여부뿐만 아니라 유사시 국가 안보 차원에서 위험성은 없는지 짚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조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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