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로원’에 버려진 우리의 부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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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본국에서는 현대판 고려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는 최근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 자식이 칠순 노부모를 필리핀에서 모시겠다는 말로 유인한 채, 현지 사정을 모르는 점을 악용해 돈만 갈취한 채 노부모를 버린 사건을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현대판 고려장이라 불리는 이러한 반인륜적 행위는 본국뿐만 아니라 한인타운에도 그 동안 쉬쉬해왔던 일로 이 보도를 계기로 여기저기서 드러나오고 있다.
언론에는 거의 보도되지 않고 있지만 지난 몇 년 전만 해도 한인타운 모 양로원에는 자식들로부터 버려진 많은 노인들이 외롭게 기거했었다. 이들 역시 자식들로부터 미국 여행을 함께 가자고 권유받아 입국해 버려지거나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아 비참한 노후를 맞이하고 있는 경우들이다.
특히 부모를 타국에 버리고 오는 이들은 대부분 노부모가 지니고 있는 재산이 목적인 것으로 나타나 충격이 더하고 있다.
<선데이저널>은 양로원에 방치된 노부모들의 실상과 그 사연을 파헤쳐봤다. 
                                                                                       황지환(취재부 기자)












 


현대판 고려장 반인륜적 패륜아들의 선택
본국에서는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무색해진 사건이 터져 나와 한차례 홍역을 겪고 있다. 반인륜적 행위를 서슴없이 자행한 필리핀에 거주하는 한인이 본국에 거주하는 노부모를 현지로 유인, 노부모가 지닌 돈만 빼앗은 채 길거리로 내몬 사건이 본국 모 방송사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필리핀에 거주하는 노부모의 아들이 남은 여생을 편히 모시겠다고 하여 노부모는 본국의 부동산을 정리하여 출국했으나 입국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정리한 재산을 가로채고 이들을 길거리로 내 몰았던 사건이다.
더욱이 부모의 재산을 갈취했던 패륜 자식은 카지노에서 흥청망청 쓰고 다녔으며 여기저기 여행을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패륜 자식은 한인 타운 내에서도 인간 쓰레기라는 속어까지 따라다닐 정도로 기피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를 담당했던 PD도 사건 당사자인 아들로부터 폭행까지 받을 정도였고, 그의 아들은 어떠한 죄의식도 없이 언론을 향해 거침없는 말들을 내 뱉었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전국은 비난의 물결로 요동친 것은 당연지사였고, 민형사상 소송을 통해 구속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부분이었다.
이처럼 반인륜적 행위를 저지르는 경우가 실제 본국뿐만이 아니다. LA에서도 충격적 패륜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본국에서 가족여행을 온 것처럼 부모를 모시고 와 여행을 다니다 외진 모텔에 늙은 부모를 버리고 출국하거나 공항에 버려두고 가는 사건들이 종종 있어 왔다. 또한 이곳에 거주하는 자식들과 함께 살기 위해 입국했으나 결국 본국에서 가져온 재산을 빼앗긴 채 가슴 벙어리, 말할 수 있으나 말 못하는 벙어리로 최후를 맞이하는 노인들의 문제가 심각하게 사회문제가 된 적이 있다.


양로원에 버려진 노인들 부지기 수
실제 한인타운 모 양로원에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은 노인들이 사는 모습이 본국 공영방송사를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들 대부분 자식들에게 버림받아 그곳에 기거하는 노인들로 먼 이역 땅에서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정신적 충격과 함께 어떠한 말 한마디도 어느 누구에게 조차도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슬프게 살아가고 있었다.
물론 일부 노인들은 주변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아 자식을 상대로 소송을 벌이거나 자식들을 찾기도 했지만 결국 자식을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것에 대한 마음의 상처가 더욱 커져 소송을 포기하거나 자식들을 찾았지만 또다시 버림받는 경우가 발생, 한 많은 자신의 삶을 탓하며 마음속에 묻어둔 채 최후를 맞이하겠다는 노인들이 많았다.
실제 소개된 사건의 경우, 버림받은 자식을 상대로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변호사를 선임해 소송을 진행했던 노인은 자식으로부터 버림받은 것도 모자라 온갖 폭언을 듣고 결국 소송을 취하했다.
그 노인은 결국 자신이 못난 죄라면서 소송을 취하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패륜 자식의 경우 아무렇지도 않듯 한인들 사이에서 거리낌없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모 한인 복지사에 따르면 “자식을 찾고도 냉담하게 돌아서는 모습에 두 번 상처를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자식을 찾고도 외면당하거나 다시 버림받을 것을 두려워 해 내가 왜 여기서 이렇게 있게 되었는지 조차 말하지 않는 노인들이 대다수”라고 전했다.












 


두 번 상처받느니 벙어리로 최후까지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대부분 자식들로부터 버림받는 경우는 경제적 문제가 가장 크다는 것이다. 이 복지사는 “성장과정에서 부모로부터 정신적,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받지 못했던 것들로 내가 이렇게 되었다는 피해의식을 깔고 반인륜적 행위를 서슴없이 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노부모를 버린 경우를 분석해 보면 대부분 노부모의 재산 갈취 후, 버려지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이들 사건의 당사자인 패륜 자식들은 성장과정에서 노부모로부터 어떠한 것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점들로 인해 반인륜적 패륜아들은 극과 극을 달리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이들로 인해 상처를 받은 노인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 못한 채 여생을 마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현재 미국 내 노인들은 월 500-1,000달러 내외의 부담으로 1베드 노인아파트를 제공받고, 모든 노인들에게 무료 의료보험인 메디케어나 능력이 없는 일부 노인들을 위해 메디케이드가 제공되고 몸이 아플 경우 노인 전용 숙소인 너싱홈(Nursing Home) 에 들어가거나 가정으로 간호사를 불러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복지 혜택이 자리잡고 있지만 자식들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충격에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며 쓸쓸히 살아가고 있는 비참한 노인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다.
한인복지사 관계자들은 “노인복지 혜택이 잘 자리잡고 있어 더 이상 이런 반인륜적 행위를저지르는 한인은 더 이상 없다”면서 는 없다”면서 “이런 유용한 정보들이 알려져 고통 받거나 고통 받게 될 노인들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그들은 “이번 사태로 다시 한번 주변에 이런 일이 혹시 발생될 경우, 주변 한인들이 힘들 모아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해외에서도 이런 일로 낯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더 이상 그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1년에 한번도 오지 않는 자식들을 기다리며
LA한인타운에 양로원은 10여개에 이르고 있지만 대부분 주거환경이 열악하고 한인타운 중심가를 벗어난 외각지역에 자리잡고 있어 실제 한인타운 중심에는 2~3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1개 양로원에 적게는 20~30명에서 많게는 200여명에 이르는 노인들이 매일 똑 같은 일상생활을 되풀이 하며 생활하고 있다.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해야 하며 각 양로원마다 짜여진 프로그램에 따라 예배도 보고 게임도하고 나름대로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노인들에 따라 건강이 허락하면 <양로보건센터>에서 오는 버스를 타고 보건센터로 가 시간을 보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노인들은 양로원 입구 앞에서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자식들을 기다리며 줄지어 안자 있다. 입구 문만 열리면 노인들의 시선은 일제히 얼굴을 돌리며 ‘혹시나’하는 기대감이 역력하다. 그 때마다 노인들의 눈에는 실망감과 허탈감에 가득 차 있었지만 이내 잊어 버린다. 물론 자식들이 번갈아 매일 찾아오는 노인들도 있지만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한달에 한번 찾아오는 것이 보통이다. 한인타운 중심가에 잇는 한 양로원의 관계자는 ‘ 평균 2~3달에 한번’이라고 말하면서 ‘부모들을 양로원에 맡기고는 타주에 가서 살고 있는 자식들도 많고 어떤 노인들은 1년 동안 단 한번도 찾아오지 않고 양로원으로 돈만 송금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먹고 살기 바뻐서 그러는 경우도 있지만 의도적으로 노인 부모들을 모시기 싫어 양로원에 보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심지어는 노인들이 죽고 자식들에게 연락을 해도 일주일 만에 나타나거나 아예 연락 조차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본지 기자가 만난 모 양로원에 박 음순(86) 할머니는 ‘죽기 전에 손자 얼굴 한번 보는 것이 소원이다’ 라고 말하면서 ‘작년 추석 전에 마지막으로 보았는데’ 라면서 눈시울을 적시었다.


양로원에 버려진 노인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버려진 노인들은 자식으로부터 배신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자식을 비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양로원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 대부분은 파렴치한 패륜 자식들을 끝까지 밝히지 않거나 찾을 생각도 버리고 입을 굳게 닫을 뿐만 아니라 마음마저도 입을 굳게 닫은 채 마지막 인생의 시간을 보내며 언젠가 찾아 올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자식들을 찾아 보았자 자식들에게 짐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나 사회적 비난을 받게 될 자식들을 끝까지 모성애나 부성애로 감싸고 있었기 때문에 양로원에 함께 잇는 노인들에게도 절대로 말하지 않으며 이 같은 사실을 감추고 오히려 자식들 자랑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모 가정 복지사는 “경제적 문제에서 기인한 현대판 고려장”이라 면서 “생활 수준이 높아져 이런 문제가 거의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노인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림받은 노인들 중 분한 마음을 가라 앉히지 못해 소송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이마저도 자신의 못나서 그렇다며 포기하고 조용히 사는 경우도 있다”면서 “언젠가 늙어 그 자리에 설 패륜자식들이 무엇을 자기 자식들에게 가르치게 될지 답답하다”고 말해 동방예의지국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 주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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