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회 VS 한미동포재단의 치졸한 간판싸움

이 뉴스를 공유하기















3.1절이 지난 어느 날 코리아타운 중심가에 자리잡은 한인회관에 느닷없이 전에 없었던 <한미동포재단> 간판이 부착되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 관계로 서울을 방문하고 돌아 온 남문기 회장은 한인회관 건물에 부착된 ‘한인회관’이란 간판위에 더 큰 글씨로 ‘한인동포재단’이라고 부착된 간판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또 회관 내 대회의실 겸 회의장에도 ‘오 마이 컨트리 홀’이라는 간판이 걸렸음을 알았다.
남 회장은 이같은 한미동포재단 측의 갑작스런 ‘간판달기’에 대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문제의 간판을 떼어버리겠다”며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과거 한인회장과 이사장을 지냈던 사람들의 모임인 한우회의 일부 회원들이 한인회관에 몰려나가 한인회 손을 들어주며 응원을 하고 나섰다. 급기야 타운의 일간지들까지 연일 ‘간판싸움’을 속보로 내보내는 등 한심한 보도경쟁을 벌이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번졌다.
한인회관은 건물 구입 당시부터 ‘한인회관’이었다. 이 ‘한인회관’은 남가주한인사회의 커뮤니티 건물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지난동안 한인회가 제대로 봉사와 기능을 하지 못해 주인행세를 하지 못한 것이지만 어디까지나 한미동포재단 건물이 아닌 한인회관 이라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미동포재단(이사장: 박형만)은 무슨 생각으로 느닷없이 <한미동포재단> 간판을 부착한 것일까 의아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데이빗김 <취재부 기자>


코흘리개들의 기 싸움


이번 싸움은 한인회관을 운영 관리하는 한미동포재단(이사장 박형만)이 간판을 달면서 기존의 ‘한인회관’이라는 간판 위에다 자신들의 단체 이름을 더 크게 만들어 부착해서 야기된 사건이다. 누가 보아도 마치 한인회관 건물이 ‘한미동포재단’의 건물인 것처럼 간판이 그런 생각을 하도록 보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간판을 다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안될지는 몰라도, 커뮤니티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행위는 문제가 된다. 그 간판을 부착함으로서 야기되는 문제를 사전에 생각지 않고, 자신들의 의도대로 밀고 나가려는 행위가 문제인 것이다.
이같은 한미동포재단의 간판 부착문제를 두고 한인회와 한미동포재단측이 서로 으르렁거리는 행태도 한심한 작태이다. 커뮤니티의 대표적 단체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논리적이지 못하고 마치 동네 코흘리개 어린아이들이 내기 싸움하듯 아니면 기 싸움을 벌이는 듯 싸움을 벌이고, 여기에 전직 한인회 임원을 지낸 사람들은 무슨 해결사인양 한인회관 앞까지 출동해 과시를 벌였다는 것도 어른스럽지 못했다는 것이 한인사회 중론이다. 물론 한인회는 언론사에 이 사실을 알려 한미동포재단이 전횡을 저지르고 있으며 한인사회 여론몰이에 나섰다.
최근 한미동포재단의 박형만 이사장은 재단 본연의 기능을 하기보다는 무언가 자신들이 동포사회를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더 관심을 두는 것 같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재 동포재단은 지난번 회관 개축공사로 인한 각종 비리사건으로 이미지가 실추되어 있는 것을 다른 곳으로 관심을 돌리려는 수단으로 보여진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박 이사장은 전임 김시면 이사장과 결탁하여 이사장이 된 의혹을 받고 있는데, 개축공사를 위해 중국에서 5만 달러를 들여 수입한 대리석을 사용치 못하고 폐기처분하여 판매하는 바람에 막대한 재정손실까지 나타났는데도 이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5만 달러치 대리석은 김시면 전이사장이 회관개축공사를 위해 무계획하게 수입한 것인데 LA시 당국의 허가를 받지못해 회관 개축용으로 사용치 못했다.
이를 은폐하기 위해 5만달러치 대리석을 외부 창고에 방치했었다. 방치된 대리석이 문제가 되자 김 전이사장은 자신이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이사장직을 사임한 다음 후임 박 이사장에게 대리석 문제를 넘겼다. 박 이사장은 이 타일을 타운의 한 업자에게 싼 가격에 팔아 버렸다. 결과적으로 재단은 수만 달러의 예산을 낭비한 결과를 초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단에서는 책임을 지는 사람들이 없다.












▲ 간판분쟁에서 한인회를 응원나온 전직 임원들


회관 운영 아전인수격 해명


회관내 대회의실에 슬그머니 부착된 ‘Oh, My Country Hall’이란 간판은 한마디로 코미디이다.
Oh, My Country는 전임 이사장 김시면씨가 한국 인천 공항에 건립하려는 기념탑의 이름이며, 자신의 홈페이지 이름이기도 하다. 이같은 이름을 명명하게된 배경에 대해 박 이사장은 “한인회관 건물 리모델링 때 기부를 많이 했던 김시면 전 이사장의 뜻에 따른 것”이라며 “정부가 소유한 공항에도 개인의 이름을 붙여주는데 크게 문제될 것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시면 전이사장은 개축공사에 다른 기부자보다 더 많은 금액을 기부했을지는 몰라도, 개축공사를 성공적으로 집행한 인물이 아니라, 5만 달러 대리석 문제를 비롯해 회관 개축공사를 제대로 마무리 하지도 못한 인물이다. 특히 회관개축공사는 LA시 재개발국(CRA)으로부터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수증 없는 공사와 임의 계약 하청 등으로 결과적으로 시의 지원금을 받지못했다.
박 이사장은 전임 이사장과의 결탁으로 이사장이 된 인물이다. 그가 전임 이사장의 뜻이라고 함부로 회의실 이름을 명명하는 것은 커뮤니티 단체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더군다나 문제가 많은 전임자의 뜻이라고 하여 따르는 박 이사장의 해명은 납득이 가지 않는 일이다.
지난 14일 전직 한인회장들의 모임인 ‘한우회’와 한인사회 올드타이머들의 모임인 ‘미주동포후원재단’의 일부 회원들이 한인회관에 나타나 최근 간판 문제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LA한인회와 한미동포재단간의 분란에 적극 개입하겠다며 나섰다.
이들은 한인회관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한미동포재단 간판 즉각 철거 ▷’오 마이 컨트리 홀’로 돼있는 대강당 명칭 변경 ▷동포재단이 전신인 LA한인재단으로의 복귀 등의 세가지 요구조건을 재단측에 전달키로 했다.
간판문제에 대해 남문기 한인회장이 운영위원회 자리에서 물리적 방법으로라도 철거하겠다는 입장이 발표되자, 박형만 이사장은 “한인회는 동포재단으로부터 사무실을 임대받아 사용하는 세입자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었다. 그는 이어 “간판 변경은 현 한인회 이사들도 회원으로 소속된 동포재단 이사회를 거쳐 결정된 사안”이라며 “불만이 있다면 실력행사를 할 것이 아니라 공식적인 서면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라”고 말했다.
한편 LA한인회와 한미동포재단은 지난 해 한인회관 건물 소유 주체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으며 이후에도 한인회장실과 한우회 사무실 설치 및 주차비·청소비·렌트비 징수 문제 등으로 잦은 갈등을 빚어 왔었다. 이번 간판부착도 재단측이 한인회관을 자신들의 소유물인 것으로 확정짓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했으나 오히려 분쟁만 야기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