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코리아 주최 ‘제1회 피스콘서트’ 불발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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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지역에서 공연되는 한국연예인 쇼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비’공연이 취소되어 국제적 망신살을 겪었는데, 이번에 다시 미주 한인 공연 사상 최대의 규모, 최고의 시스템 쇼가 될 것이라고 요란하게 선전해 온 “제1회 피스 콘서트” (Peace Concert)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공연이 연기되어 또 한번 스타일이 구겼다.
지난 5일USC 갤런 센터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연예인쇼“피스콘서트”는 레볼루션 엔터테인먼트와 라디오코리아 그리고 예당 엔터테인먼트 등 3개회사가 공동 주최자였는데 갑자기 6월로 연기됐다. 하지만 6월 공연도 장담을 못하는 분위기다. 이번 공연 연기는 지난해 스테이플스 센터에서의 ‘비’공연 취소 이후, LA에서 발생한 또 다른 대규모 공연 불발로 미주한인사회 공연문화에 적신호를 던져 주고있다. 특히 이번 공연의 현지 제작을 담당한 레볼루션은 지난번 ‘비’ 공연 때도 관여한 회사로 이번에 또다시 공연 무산을 가져와 한인들의 쇼 비즈니스 크레딧의 문제가 되고 있다.


                                                                                       성진 <취재부 기자>













올해들어 LA지역에서 개최된 연예인 쇼는 겉만 화려했을 뿐 흥행은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28-29일 코닥극장에서 개최된 한국일보, MBC 공동주최의 “쇼 뮤지컬LA판타지”는 관객 외면과 표 판매가 부진해 실패했다. 이보다 앞서 3월 8일 윌턴극장에서 개최된 한국일보 주최의  “박진영-원더걸스의 JYP파티”는 겉만 요란했을 뿐 정작 표 판매는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2월 1-2일 윌셔 이벨극장에서 개최된 한국일보 주최의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하는 이소라-성시경의 센티멘탈시티”도 적자공연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올해 언론사가 끼어들어 주최한 공연들이 하나같이 흥행에서 실패하고 있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도 불황을 타고 있는데 거의 매달 한국연예인 쇼가 개최되고 있는 것은 타운 경기를 무시한 연예행사”라는 지적하고 있다. 특히 언론사가 개입된 공연은 강매에 가까운 표 판매로 구설수에도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타운 연예계에서는 “그나마 언론사가 주최하는 행사는 강매라도 할 수 가 있기에 수지타산을 기대할 수 있으나, 일반 공연사가 자체적으로 한다는 것은 적자 공연이 뻔하다”고 말했다. 요즈음 대규모 쇼 공연은 가격에서도 A석은 보통 100 달러 이상으로 책정해 논란의 소지도 만들고 있다.


대형공연 적자행진


한국 최고의 연예인 보아를 위시해 신화, 소녀시대 양파 등 연예인 출연으로 이루어진 이번 “피스 콘서트”는 이보다 한달 후에 개최되는 한국일보 주최의 “할리웃 보울 축제”의 출연진들보다 더 호화롭다는 점에서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LA의 새로운 공연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USC 갈렌 센터에서 공연을 담당한 공동 주최자 레볼루션측은 공연 1주일을 채 남기지 않은 지난 31일 돌연 공연 연기를 결정했다.
현지 공연 기획 담당 레볼루션은 이번 공연 연기 사태는 168명이라는 많은 출연진과 스탭들을 4월 5일 공연 직전에 투입하려고 했으나, 항공 좌석을 공연날짜에 맞춰 확보치 못해 출연자들의 미국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공연연기라는 부득이한 결정을 하게됐다는 것이다.  예당이라는 대 기획사가 참여한 이번 공연에서 항공편 예약 때문에 공연 연기 결정을 내렸다는 점에 대해 한 미국 이벤트 기획자는 “웃기는 소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리고 공연 연기가 단순히 항공편 예약이 문제가 된 것만은 아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공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공연 3주를 남겨놓고 항공편 예약이 쉽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자금 사정이었던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레볼루션은 장소 대관료와 공연 티켓 확보 등으로 약 30만 달러 정도를 지불했지만, 티켓 판매가 예상대로 이루어 지지 않아 자금 압박을 받아 5일 공연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피스 콘서트” 위해 100만달러 이벤트로 알려졌는데, 티켓 판매, 스폰서 영입 등등으로 수지를 맞출 수가 없는 것이 문제였다. 우선 수입보장이 전혀 없었다. ‘한류’를 명분 삼아 중국계나 다른 아시안 팬들이 표를 사줘야 하는데, 실제로 관객 1만 명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좌석 하나에 100 달러 표로 계산해 전좌석을 다 판다고 하더라도 본전밖에 안된다. 
공연 장소인 USC.갈렌 센터의 좌석수는 10,258석이다. 공연 2주전까지 티켓 판매가 주최측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뒤져 있었다. USC갈렌 센터는 LA에서 스테이플스 센터 이후 지난 2006년 10월에 문을 열어 새로 선보인 실내 스포츠 구장이다. 이 센터는 USC 농구팀과 배구팀의 경기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외에도 물론 각종 공연이나 행사 또는 졸업식 등 대회장으로도 활용된다. 7천만 달러를 투입해 건축한 갈렌 센터는 첨단장비로 갖추고 있는데 아직은 한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번 공연으로 한인사회에도 크게 어필 할 예정이었다.
지난해 6월 ‘비’공연 취소 때도 명목상 이유는 LA공연규정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도됐으나, 더 큰 이유는 티켓 판매가 극히 부진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당시 티켓 예매가 약 7,000매였는데 그 중 한인표는 2,000표 정도였고, 중국계 등 아시아계가 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시장 무경험


지난해 ‘비’의 LA공연이 취소되자, 김해원 엔터테인먼트법 전문 변호사는 그 이유에 대해 “고질적인 한국 연예계의 부정확성과 불투명성 그리고 세계 시장에 대한 무지함의 소치”라고 진단했다. 이번 “피스 콘서트” 공연 연기 이유도 이와 별반 다르지가 않다.
이번 공연을 두고 레볼루션은 기획 재정, 예당은 제작, 라디오코리아는 홍보를 담당했다. 그런데 레볼루션은 지난해 ‘비’ 공연에서 서브리스를 제대로 관리안해 공연 취소와 함께 손해를 보았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실수를 저질러 이 회사의 기획 능력이 다시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공연은 우선 기획과 재정면(자금운용계획)에서 초기계획의 부실함이 나타나 처음부터 흥행 자체가 불투명했다는 것이 타운 연예기획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한 관계자는 “예당이나 레볼루션이 실제로 미국에서의 이벤트 준비나 진행의 문제점을 잘 모르고 있는 회사이다”면서“한인사회에서의 공연은 일반적으로 공연 스폰서의 50% 정도가 도네이션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이 골치꺼리였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공연에서도 큰 스폰서가 없는데 애초부터 표 판매에 의존하는 것은 실패를 자초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공연되는 한국인 연예인 쇼에서 미국사회에서 알려진 한국 연예인들이 없어 미국시장을 상대로 공연을 할 수 가 없다. 자연히 티켓 판매는 한인들이나 ‘한류’에 익숙한 아시안계들인데 이 경우에서도 ‘한류’에서 뜨는 연예인은 제한되어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문제는 한인들이 표를 사주어야 하는데 이번 공연 장소인 USC 갈렌 센터의 1만 석을 채우려면 보통 일이 아니다.













또 이번 공연의 실패는 주최측의 경험부족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예당은 한국에서 공연기획으로는 알아주는 회사일지는 모르나 미국에서 한인들을 상대로하는 대규묘 이벤트를 실제로 주최를 한 경험이 없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현지 공연의 재정과 기획을 담당한 레볼루션 역시 지난해 ‘비’공연 취소에서 깨달은 실수를 또다시 저질를 정도로 기초계획부터 현실에 맞추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적자 볼 것이 뻔한 공연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 공동주최자인 예당은 한국에서 잘 알려진 공연 기획사이다. 1982년 ‘예당기획’이라는 연예기획사로 출발 2000년에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다. 서태지 겨울연가OST 황수정 최지우 등 전속계약 한국과 아시아 시장에서 활동. 국내 최고의 트렌디 채널 ETN을 소유하고 있다. 문화사업 등 영화 드라마 공연 기획제작 등을 포함 연예인 메니지먼트 등 유전개발까지 초일류 종합엔터테인 먼트 그룹이라며 2007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예당은 자체 홈페이지에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공동 주최자로 나선 라디오코리아는 현지 공연 경험이 많은 언론사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홍보를 담당했을 뿐, 실제로 제작 재정 기획 단계에는 발언권이 없기 때문에 따라가는 입장이었다. 한마디로 다른 공동 주최자들이 요청하는대로 따를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번 공연 취소 과정에서도 라디오코리아는 다른 공동 주최측으로부터 공연연기에 대한 사전 협의도 받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받았다. 연예계 소식통에 따르면 라디오코리아가 이번 공연에10만~20만 달러 투자설이 나돌았으나 실제로는 현금 투자는 안했을 것이라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라디오코리아측은 분명한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 또 본보는 레볼루션에 지난 1일 문의 전화를 했으나 마감시간까지 답변이 없었다.


‘비’공연 취소 재탕


애초 레볼루션은 공연을 위해서 170여명이나 되는 대규모 출연진과 스탭들의 항공료에 부담을 느꼈다. 그래서 항공사를 협찬사나 후원사로 끌어 들이려고 했다. 그럴 경우 항공료의 디스카운트를 받기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KAL측 애초 주최측으로부터 후원이나 협찬을 요청받고 중앙일보나 한국일보 둘 중 어느 한 신문사가 미디어 스폰서가 되기를 희망했다고 한다. KAL은 만약 중앙이나 한국이 협찬사로 들어온다면 10-20%까지 디스카운트가 가능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라디오코리아가 공동 주최자로 나서면서 양대 일간지의 후원이나 협찬을 받는 문제가 어려워졌다. 라디오코리아측에서도 KAL측에 협조를 요청했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연 연기를 두고 3대 언론사의 명암이 엇갈렸다. 한국일보사는 5월 회사의 운명을 걸고 주최하는 ‘할리웃 보울 축제’를 위해 티켓 팔기에 고심 중이었는데 4월 5일에 “피스 콘서트”가 나타나는 바람에 티켓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왜냐하면 ‘할리웃 보울 축제’난 “피스 콘서트”의 성격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스 콘서트”의 출연진들이 훨씬 유명하고 다양하기 때문이다.
또 한국일보사는 자신들의 5월 ‘할리웃 보울 축제’ 때문에 MBC와 공동주최한 ‘쇼 무지컬 LA판타지’에 신경을 쓰지 못했고, MBC와도 틀어지는 계기가 됐다. 이번 ‘할리웃 보울 축제’는 SBS와 공동주최로 나섰는데 연예인 섭외에 난조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할리웃 보울 축제’에 출연했던 보아는 이번엔 “피스 콘서트”에 나올 예정이었다.
이런 “피스 콘서트”가 앞장에 서서 표를 팔고 있으니 ‘할리웃 보울 축제’ 티켓 판매가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피스 콘서트”가 공연 연기를 하는 바람에 ‘할리웃 보울’ 티켓 판매에 숨통이 트였다. 한국일보가 ‘웃었다’.
지난 2월 중앙일보는 “피스 콘서트” 의 후원사라며 홍보를 위해 전면광고를 매일 게재하기 시작했다. 독자들은 중앙일보가 “피스 콘서트”를 주최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실제로 중앙일보측은 공동 주최의 하나로 참여할 것도 고려하면서 미디어 스폰서로 나섰다. 그러나 나중 라디오코리아가 공동 주최자임을 뒤늦게 알고서는 미디어 스폰서를 해약했다. 애초 “제1회 피스 콘서트”에 공동 주최자까지 고려 했었던 중앙일보는 라디오코리아 출현에 아쉬움을 남기고 물러 났지만 경쟁사인 한국일보의 ‘할리웃 보울 축제’와 경쟁할 수 있는 “피스 콘서트”에 참여치 못함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이 공연이 갑자기 연기됐다는 소식에 중앙일보는 ‘만약 자신들이 공동 주최자로 나섰다면 어떻게 됐을가’ 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결론적으로 중앙일보도 ‘웃었다’.
“친구따라 강남간다”는 말처럼, 이번 공연에 공동 주최자로 홍보를 담당해 참여했던 했던 라디오코리아는 느닷없는 공연 연기 사태로  “믿었던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 됐다. 공연 성공을 위해 회사 차원에서 전력을 투구해 홍보 작전을 펼첬는데, 실제 주최자로부터 “공연연기” 통보를 받는 바람에, 가뜩이나 심사가 뒤틀인 라디오코리아는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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