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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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병찬 원장


(지난주에 이어)
사모님께서 예전에 전혀 없었던 부탁을 하셨기 때문에 순간 저는 ‘뭔가 대단히 답답하셨거나 급한 상황이 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 곳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빨리 준비하고 가겠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리고는 집사람에게 전화를 해서 심방(?)을 가야 하니 빨리 들어오라고 했습니다. 농담인줄 안 집사람이 심방은 무슨 심방? 하기에 자초지종을 설명하였더니 지금 바로 들어 갈 테니 저보고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였습니다.
그 댁으로 가는 도중 집 사람이 말하길 그 집사님은 교회 주보에 병의 쾌유를 비는 기도를 부탁하는 명단에 오래 전부터 있던 분이라고 하면서 목사님 사모님께서 치료를 부탁하는 전화까지 주셨다면 혹시 집사님 병이 너무 심해진 것은 아닌가? 하며 걱정하였습니다.
집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도착해 보니 부목사님 한분과 목사님 사모님 그리고 환자의 친정어머니께서 계셨습니다.
환자는 창백한 얼굴에 기운 없이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환자의 문제는 약 3년 전부터 소화불량, 복통, 속 쓰림, 위산과다, 두통, 어지러움, 그리고 기운이 너무 없어 근래에는 일어나기 조차 힘들다고 하였습니다. 며칠 전에는 상태가 아주 좋지 않아 병원 응급실에 들어가 11일 동안 입원을 하며 위내시경 검사에서 위염을 발견하였고 그리고 위(胃)가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는 진단 외에는 모든 것이 정상이라며 원인은 스트레스라는 진단을 받고 퇴원을 했다고 하였는데 병이 심각하여 식구들은 환자의 사후 문제까지 이야기가 오갔다고 하였습니다.
집사님 병의 시작은 약 3년 전이었고 처음에는 소화가 잘 되지 않더니 자꾸 기운이 없어져 활동에 지장까지 받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 후 두통이 생기고 어지러우며 속이 쓰리고 명치끝이 아프며 위산이 올라와 잠도 잘 못 이루고 너무나 힘이 들어 대부분 누워서 지냈다고 하였습니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문진(問診)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복용하는 영양제와 집에서 건강에 좋다고 하는 민간요법 등을 물어보니 집에서 만들어 먹는 것은 감자 즙, 양배추 즙, 쌀죽, 밥은 흰밥이고 복용하는 영양제는 종합비타민, Vitamin B, 프로폴리스, 로열젤리, 알로에라고 했습니다. 치료를 하려고 진맥(診脈)을 보니 심한 냉증(冷症)과 허증(虛症) 맥이었으며 체질은 수음체질(소음인)이었습니다.
먼저 환자의 증상에 맞는 체질 침을 시술하고 환자의 느낌을 물어보니 답답했던 가슴이 편해졌다고 하면서 효과가 어떻게 이렇게 빠르냐고 놀라는 것이었습니다. 치료를 마치고 내일 탕약을 준비해 퇴근길에 들러 침 치료를 해 드리겠다고 하면서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것 중 발병에 주범이 될 만한 소음인에게 해로운 알로에와 종합비타민, 양배추 즙의 복용 시기에 대해 물어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그것들은 훨씬 후에 복용을 하였다고 하니 병을 일으킨 원인과는 관계가 없지만 병을 더 악화시킨 것들이기 때문에 끊으라고 하였습니다.
병의 원인을 찾으려고 이것저것 물어 보았지만 결정적인 단서(?)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병의 원인이 단순한 ‘스트레스’ 라고 하기에는 필자의 마음이 흡족하지 못했습니다. 인사를 하고 일어서면서 환자에게
“혹시 물을 많이 마십니까?”
하고 물었고 환자의
“네”
라는 대답에 필자의 답답했던 마음이 순간적으로 이상하리만치 후련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바로 ‘물’이라는 주범(?)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물을 많이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하여 약 4년 전부터 지금까지 하루에 물을 약6~7잔을 억지로 마시고 있다고 했습니다.
환자의 목숨까지 위협했던 문제의 원인은 바로 ‘물 마시기’였습니다. 제가 환자에게 소음인들은 대부분 물을 잘 마시지 않으며 심지어 음식도 국물음식은 좋아하지 않고 마른 반찬을 좋아한다고 말했더니 환자 본인도 물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하루에 6~7잔 정도의 물 마시는 것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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