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끝없는 추락 ‘돌파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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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택 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떨어졌으나 최악의 상황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부동산 관계자들은 진단했다. 미국 20대 주요 도시의 지난 4월 주택 가격이 역대 최대 규모로 하락하는 등 주택시장이 새로운 공포 단계로 넘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발표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에 따르면 미국 20대 도시의 4월 집값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평균 15.3%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20대 도시에는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해 마이애미, 피닉스,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시애틀, 포틀랜드, 덴버, 댈러스 등이 포함됐다.
이번 조사에서 라스베이거스와 마이애미, 피닉스 등이 1년 전에 비해 평균 25% 이상 주택 가격이 떨어지는 등 낙폭이 가장 심한 곳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주택시장에서 가격 하락이 급격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과거에 집값이 폭등했던 것 때문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 수준을 감안하면 20개 도시 집값은 1940~1942년 이래 최대 낙폭을 기록한 셈이라고 이번 조사를 진행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밝혔다.
또한 미국 의회가 부동산 대출 원리금을 제대로 갚지 못한 이들을 구제하는 법안을 마련 중이지만 이것 역시 주택시장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별다른 `약발`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기의 주택 시장 무엇이 문제이고 해결책은 무엇인지 긴급 진단해 본다.
                                                                                        황지환(취재부기자)



일각에서는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온갖 이벤트 행사를 동원해 주택경기 활성화를 주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집한채를 구매 경우, 중소형 규모의 집을 거저 주거나 반 가격에 제공하는 이벤트마저 내걸고 있어 현재 부동산 시장의 주소를 가늠케 하고 있다.
더욱이 전국주택경매조합은 특히 주택 구입과 투자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 고객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한국어로 된 TV 광고까지 제작했다. 이미 LA 등 남캘리포니아 지역 공중파 TV에도 경매 광고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다.


4년 전 가격에도 거래 전무













미국 재산평가업체 피서브의 제임스 L 스미스 부사장은 “미국 내 집값은 2003~2006년 무려 52%나 폭등하는 호황을 누렸다”며 “그러나 지난해부터 불거진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주택시장과 신용시장 거품이 꺼지면서 계속 내리막 길을 걷고 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잡지는 이처럼 주택 가격이 급락하자 서브프라임 모기지 방식으로 집을 장만한 일부 주택 소유자가 주택 가격 추가 하락을 염려해 집을 서둘러 헐값에 내놓는 사태로 이어지는 등 좀처럼 해결 국면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주택시장 침체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부동산시장에 주택 재고가 넘쳐나고 주택가압류가 지속되고 있어 집값 하락세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셸 메이어 리먼브러더스 이코노미스트는 “20대 도시의 S&P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오는 2009년 말까지 추가로 15~20% 떨어질 것”이라며 미국주택시장에 대해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미국의 전방위적인 주택 가격 하락은 `자산가치 하락→주택담보대출 한도 축소→일반 소비 위축`이라는 경제 악순환을 초래하고 있다고 잡지는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정부에서는 주택시장 활성화 법안을 추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좀처럼 바닥을 찾기 힘든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 의회에서 추진 중인 주택시장 활성화 법안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미국 상원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대출 원리금을 제때 갚지 못해 주택가압류 위기에 놓인 주택 보유자를 구제하는 긴급 법률안을 승인할 태세이기 때문이다.
미국 상원의원이 마련 중인 구제 법안 골자는 일부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연방정부의 보증 아래 기존 담보대출을 장기저리(30년 고정금리) 대출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비어 있는 주택을 구입하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게는 최고 8000달러 또는 집값의 10%에 상당하는 액수의 세금 환급 혜택을 주는 내용도 상원 구제 법안에 들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법안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네바다주 부동산 중개업체 `RE/MAX` 사장 스티브 호크스는 “이 구제 법안은 무책임한 금융회사와 주택 보유자들에게 수십억 달러의 혈세로 자신들이 보유한 최악의 담보대출을 털어버리도록 하는 빌미만 제공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파격 행사까지 등장한 부동산 시장


미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해지자 업자들이 호텔과 대형 컨벤션센터까지 빌려 대규모 주택 경매에 나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내에서 주택 가격 하락이 가장 심한 곳 가운데 하나인 캘리포니아 지역이 바로 그런 곳이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미국 전국주택경매조합은 오는 8일(현지시간)부터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 덴버,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대규모 주택 경매 이벤트를 벌이기로 했다.
8, 9일는 LA 서쪽에 있는 온테리오 컨벤션센터에서 주택 경매 이벤트가 진행되고 15, 16일에는 각각 샌디에이고 그랜드하얏트호텔과 LA 컨벤션센터에서 대규모 주택 세일이 이뤄진다. 다음달에는 콜로라도주 덴버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도 주택 경매 이벤트를 가질 계획이다. 이번 주택 경매 이벤트에는 경매 리스트로 나온 주택 물량만 600채가 넘는다.
주최 측인 전국주택경매조합은 “최고 50%까지 싸게 주겠다”면서 “경매로 나온 주택은 모두 팔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모두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콜로라도 지역 은행과 모기지 업체에 압류된 주택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매 가격은 현재 시세보다 크게 낮게 책정될 전망이다. 이는 주택 판매 부진과 가격 하락이 그만큼 심하다는 방증이다. 또한 미국 전역에 금융기관 차압 주택이 그만큼 많이 나와 있다는 얘기다.
주택 구매자들에 대한 서비스도 파격적으로 내걸었다.
전국주택경매조합(www.homeauctiondirect.com)은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에 대한 융자 자격심사도 사전에 해주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융자 조건과 대출 규모도 수요자에게 최대한 유리하게 적용해준다는 방침이다.
주택 구입 지원과 에스크로(결제대금 예치제도ㆍ미국 부동산 구입시 적용) 서비스도 해주기로 했고 주택보증보험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주택은 물론 콘도미니엄(소유권이 있는 공동주택), 타운하우스 등 모든 종류의 주택을 경매 대상으로 내놨다.


상업용 부동산도 철퇴


한편 미국 경제성장 둔화와 자금조달 비용 증가 등으로 일반 주택뿐 아니라 상업용 부동산 가치도 하락기에 접어들어 앞으로 2년 정도 가격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호텔, 사무용 빌딩 등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앞으로 2년간 21~26% 떨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윌리엄 타노나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베어스턴스,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리먼브러더스 홀딩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등이 1분기 중 총 72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상각해야 할 것으로 추정했다.
한때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월가 은행들에 돈을 캐는 곳이었다. 지난해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2948억달러로 2003년 858억달러에 비하면 세 배 이상 늘어났다. 아직까지 상업용 부동산 시장 디폴트 비율은 0.4%로 매우 낮지만 대출 기준이 엄격해지고 경기 후퇴가 뚜렷해지면서 이 비율은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로 인한 은행권 피해가 2년간 이어지고 서브프라임 모기지 손실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28%만이 1995년 이후 유동화되고 있는 데 비해 서브프라임은 80%가 유동화돼 즉각적으로 시가평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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