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 눈앞… 흑인링컨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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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Sundayjournalusa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최선을 다해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
링컨의 연설에서 따온 ‘자유의 새로운 탄생’이란 주제로 열리는 제56회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눈앞에 다가왔다.
오는 20일 정오,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에 취임하는 버락 오바마 당선인이 존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오른손을 들고 선서한다. 공식적으로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순간이다. 그의 왼손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취임할 때 사용했던 그 성경 위에 얹는다.
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탄생하는 역사적인 순간에 사상 최대의 인파는 물론, 지구촌의 눈과 귀가 쏠리는 역사적인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데이빗 김 취재부 기자>


링컨의 기차여행 재현


오바마의 취임식은 17일 가족들이 필라델피아에서 워싱턴행 기차에 오르는 여정에서 출발한다. 링컨 대통령이 기차를 타고 워싱턴까지 갔던 역사를 재현하는 의미다. 중간에 델라웨어 주 윌밍턴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 가족이 합류하고 볼티모어에서는 축하행사도 한다.
취임식 공식 일정은 일요일인 18일 오후, 워싱턴과 의사당 앞에서 각종 축하공연과 파티 등과 함께 막이 오른다. 흑인 인권운동가였던 마틴 루서 킹 목사의 날이기도 한 19일에는 백악관 남쪽 시내에 있는 버라이존 센터에서 기념 축하공연이 열린다. 오바마도 워싱턴에서 기념식을 할 예정이다.
취임식은 20일 오전 10시부터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식을 치렀던 미 의회 의사당 서쪽 정문에서 미 해병대의 밴드 축하연주로 개막된다. 이어 샌프란시스코소년소녀합창단의 축하합창, 취임식준비위원장인 민주당의 다이앤 파인스타인 캘리포니아 주 상원 의원의 환영사, 릭 워런 목사의 예배, 흑인 팝가수인 애너사 프랭클린의 축가가 이어지고 바이든 부통령의 취임 선서가 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인 요요마를 비롯해 이츠하크 펄만(바이올린), 가브리엘라 몬테로(피아노), 앤서니 맥길(클라리넷)의 4중주 연주로 존 윌리엄스가 작곡한 축하곡도 연주된다.
취임식의 하이라이트인 대통령 취임 선서는 정오께 오바마가 로버츠 대법원장 앞에서 왼손을 성서에 얹고 오른손을 들어 서약하게 되며, 이로써 오바마는 미국의 44대 대통령이 된다.



역사적인 취임 연설 관심


이어 오바마의 역사적인 44대 대통령 취임식 연설이 있게 된다. 연설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애초 링컨의 화합과 포용의 정치의 전통을 거론하며 새로운 변화와 희망의 민주주의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심화되고 있는 미국 경제위기로 국난 극복을 위한 다짐과 용기 고취 등에도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흑인 여류 시인인 엘리자베스 알렉산더의 축시, 인권운동가 조지프 로워리 목사의 축복기도를 끝으로 해군악대의 국가 연주로 공식 취임식이 끝난다.
오바마는 바로 의회에서 축하오찬을 하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의사당 동편 정문에 대기 중인 군 헬기를 타고 떠난다.
오후 2시께 오바마와 바이든은 백악관까지 워싱턴을 관통하는 대로인 펜실베이니아 애비뉴를 따라 퍼레이드를 펼친다. 저녁에는 워싱턴의 시내 곳곳에서 각종 축하파티가 벌어지며 오바마와 바이든 가족이 어느 파티에 참석할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오찬 요리도 링컨의 재현


이번 취임식은 모든 면에서 링컨에 대한 오바마의 경애가 표출될 것으로 보인다. 기차여행과 링컨의 성경은 물론, 취임 오찬 메뉴 역시 링컨의 파티를 재현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찬 메뉴는 바다 생선 스튜를 전채요리로 해 오리가슴살과 꿩고기 당밀과 고구마 요리가 메인 코스로 나온다.
켄터키와 인디애나 주 변방 출신으로 뿌리채소와 사냥을 통해 잡은 동물들을 좋아했던 링컨의 취향을 반영했다는 평가다.
한편 이날 날씨는 한파에 눈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씨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기상청이 12일 예보했다.
워싱턴의 1월 말 평균 기온은 섭씨 영하 6도~영상 4도이며 기온 중간값은 영상 2.7도지만 20일에는 시속 16㎞에 달하는 강풍까지 불어 살을 에는 추위가 닥칠 가능성이 크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취임식 날 날씨는 역사적으로 큰 두통거리였다. 1841년 윌리엄 해리슨 대통령은 취임식 날 한파에도 불구하고 1시간40분 동안 사상 최장 연설을 하다가 며칠 후 폐렴에 걸려 다음달 사망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재선 취임식을 한파 때문에 실내에서 취임식을 하기도 했다.






오바마, 국민과 의사소통은 ‘루스벨트 스타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역할 모델은 프랭클린 루스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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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을 일주일 앞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행보가 대공황 당시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고 있다.
오바마는 최근 국민과 함께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TV 토크쇼나 라디오, 유튜브, 의회 등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오바마의 이런 모습은 경제가 어려울 때 국민과의 의사소통으로 암울한 상황을 극복해낸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업무 방식과 무척이나 닮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보도했다.
보좌진에 따르면 오바마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고 단합을 하도록 호소했던 ‘노변담화’를 주목하고 있으며, 그가 사용했던 단어와 말투까지도 살피고 있다.
오바마는 당선 이후, 루스벨트가 불안에 빠진 국민에게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고 안심을 시켰는지를 연구해왔으며, 이 당시를 소개한 조너선 앨터의 저서 ‘결정의 순간’도 읽었다.
오바마는 현재의 어려움을 강조하고 의회에 정치적으로 긴박한 정서를 만들어내는 한편, 너무 비관적이 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어려움에 대한 강조가 과도한 비관으로 이어지면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하고 그의 당선에 따른 희망과 에너지도 고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루스벨트가 꿈꿀 수 없었던 최신 기술까지 동원해가며 국민과의 소통에 정성을 쏟고 있다.
오바마의 보좌진은 앞으로 지지자들과 유튜브에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내정자 등과 같은 차기 정부 경제전문가들이 오바마의 경제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동영상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진영은 대중에게 친숙한 정치인들보다 전문가들이 이런 동영상에서 대중적 지지를 모으는 데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유세를 통해 확인했다.
오바마는 앞으로 3주 동안 여론을 결집시키기 위해 인터뷰와 연설, 기자회견, 출장 등에 잇따라 나설 예정이다. 목적은 오바마의 경제 회복 프로그램이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음을 확신시키면서 동시에 이것이 얼마나 신속하게 효과를 낼지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다소 낮추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윌리엄 로이텐버그 석좌교수는 오바마가 취임사에서 미국인들에게 정부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고 과감하면서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을 수 있다면 이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거의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종교도 ‘통합’ 


게이 목사, 반 게이 목사 모두 취임식 축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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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자가 대통령 취임식에 다양한 종파의 목사들을 축도자로 초청, 종교 분야에서도 초당적 ‘라이벌 내각’을 구성할 때 보였던 통합의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종교 통합 행보는 오바마 대통령취임준비위(이하 준비위)가 대통령 취임식(1월20일) 축도자로 미 기독교 복음주의 대표주자인 릭 워런 목사를 선정하면서 시작됐다. 빌리 그레함 이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목사로 평가받는 워런은 동성결혼을 금지한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 8호를 지지하는 등 동성결혼과 낙태 등의 현안에선 오바마 당선자과 달리 보수적 입장이다. 이 때문에 대선 과정에서 오바마를 지지했던 진보 성향의 동성결혼·낙태 합법화 그룹들이 그의 취임식 축도를 결사 반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준비위는 오는 18일 링컨 기념관에서 개최되는 취임식 축하 행사에서 동성애자인 진 로빈슨 미국 성공회 뉴햄프셔 주교가 축도를 할 것이라고 12일 발표했다. 오바마 당선자측은 “로빈슨 목사가 대선 과정에서 오바마 후보를 지원한 데 대한 보답 차원일 뿐 워런 목사 논란과는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정치권에선 워런 논란을 물타기하려는 조치라는 지적도 나온다. 동성애 단체 등은 “탁월한 선택”이라며 반기고 있다.
준비위는 또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인 국가조찬기도회를 주재하는 목사로 여성인 샤론 왓킨스 목사를 선정했다.
전통적으로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 워싱턴 대성당에서 열리는 국가조찬기도회는 지금까지 모두 남자 목사들이 주재했으며 여성 목사가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왓킨스 목사는 장로교 교파인 크리스천 처치의 총회장이다.
오바마 당선자의 종교 통합 행보는 그의 종교관과 맥이 닿아있다.
부모가 모두 무신론자였던 오바마 당선자는 개혁주의 목사인 제레마이어 라이트의 트리니티 유나이티드 교회를 통해 종교에 입문했으나 특정 교리에 얽매이지 않는 신앙 태도를 보여왔다. 그는 상원의원 시절 펴낸 저서 ‘담대한 희망’에서 “나는 성경의 내용이 정적인 것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말씀이라고 생각하며 읽는다”며 “동성애 지지자든 임신 중절에 반대하는 의원사든, 이런 사람들로부터 끊임없이 새로운 계시를 받아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성경을 읽는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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