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 발생 가능성 미국이 더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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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국사회가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엽기 살인행각으로 공포에 떨고 있다. 강 씨는 그동안 각종 범죄영화들을 보며 배워 온 수법들을 범행에 이용하는 치밀한 수법으로 7명에 이르는 여자들을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져 주고 있다.
강 씨의 연쇄 살인 사건은 이 곳 미주 한인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강 씨의 살해 동기는 싸이코 패스. ‘싸이코 패스’의 특징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 자체에 희열을 느끼며 아무 동기가 없어도 범죄를 저지른다. 또한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잔인한 행동을 태연히 감행한다. 문제는 미국 정체 연쇄살인범의 90%, 전 인구 중 1%가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미국 사회가 사이코 패스 범죄에 쉽게 노출됐다는 사회라는 것이다. 가깝게는 2007년 4월 버지니아텍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의 주인공인 조승희씨가 사이코패스였다.
또한 미국은 각종 범죄드라마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어떤 면에서는 살인범들에게 살인교과서를 공공연히 제공하는 사회라는 것도 연쇄 살인범을 키우는 원인이 된다.
미국 사회에서도 종종 일어나는 연쇄 살인의 형태와 원인 등을 한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은 강호순 연쇄 살인 사건에 비추어 조명해봤다.
                                                                                       <리챠드 윤 취재부 기자>



강호순씨가 살해했다고 자백한 부녀자들은 3명의 노래방 도우미와 2명의 대학생, 주부와 회사원 등 총 7명.
지난 2006년 12월 노래방에서 만난 배 아무개 씨를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강 씨는 2007년 1월까지 20여 일 동안 무려 5명의 부녀자를 살해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5명을 살해한 강 씨는 2년 가까이 잠시 살인행각을 멈췄다가 또다시 2명을 살해했다. 강 씨는 피해 여성 7명 중 3명은 노래방에 손님으로 찾아가서, 4명은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질렀다. 강 씨는 피해 여성들과 성관계를 갖거나 성폭행을 한 후 반항 여부와 상관없이 곧바로 살해했으며 옷을 모두 벗긴 뒤 시신 위에 흙을 덮는 방법으로 사체를 처리했다.
강 씨의 수법은 수사팀의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여대생을 살해하고 돈을 인출할 당시 강 씨는 더벅머리 가발을 쓰고 20대 옷차림을 하는 등 철저히 본모습을 숨겼다. 또 강 씨는 여대생이 반항하는 과정에서 손톱에 긁히자 자신의 살점과 모근 등 DNA를 확인할 수 있는 증거물이 남아있을 것을 우려, 여대생의 열 손가락 손톱 부분을 모두 도려내기도 했다.


선진국형 범죄


전문가들은 이번 강호순 살인 사건을 ‘선진국형 범죄’라고 부른다.
전문가들이 이를 선진국형 범죄라고 규정짓는 이유는 “경제성장이라는 목표점은 사회 구성원 모두가 한곳만 바라보길 강요하고 구성원의 개별성은 존중되지 않는 특징이 있으며 연쇄살인사건은 급속한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시기에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조디악’의 소재가 됐던 실제 연쇄살인이 일어난 시기 역시 미국 산업이 급속한 성장을 보인 1960년대 후반이다.
미국판 강호순이라고 할 수 있는 미남형 사이코패스 테드 번디가 등장한 것은 직후인 1970년대다. 테드 번디는 1974년부터 1978년까지 4년여에 걸쳐 미국 전역에서 엄청난 수의 젊은 여성들을 살인하였다. 피해자의 총 인원 수는 모르지만, 그는 10년간 부인한 끝에 30명을 넘게 살해했다고 자백했다. 잔인한 살인범이라는 일반적인 평가에 반해, 깔끔하고 지적 능력까지 겸비한 청년이었다고도 전해진다. 테드 번디는 1989년, 전기의자에서의 사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당시 이런 일들이 일어나자 미국에서는 ‘13일의 금요일’과 같이 연쇄살인을 다룬 영화가 앞다투어 제작되기도 했다. ‘13일의 금요일’ 주인공 제이슨은 연쇄살인법의 대표격으로 많은 미국인들에게 공포감을 던져주기도 했다.
멕시코와 미국 국경지대의 시우다드 후아레스시 근교 엘파소 마을에서도 부녀자 납치 살해사건이 이어져 무려 187명이 변사체로 발견됐다. 지난 2004년 벌어진 이 살인사건은 다양한 연령에 인종적인 공통점도 없어 사건이 오리무중에 빠져 현재까지 미해결사건으로 남아있다.
‘샘의 아들’이란 별명을 가진 연쇄살인범 데이비드 벌코비츠(David Berkovitz)는 지난 1976년부터 1977년 사이 뉴욕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그는 젊은 연인들을 상대로 살인사건을 저질러 6명을 살해하고 7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지난 1977년 7월 그가 버린 공원 티켓에 덜미가 잡히면서 용커스 강 인근 자신의 아파트 밖에서 체포된 그는 법원에서 365년형을 받아 아직도 수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까운 캐나다에서는 밴쿠버 돼지농장주 로버트 윌리엄 픽튼(57)이 지난 1991년~2001년 밴쿠버 일원에서 발생한 여성 60여명 실종사건과 관련, “49명의 여성을 살해했으며 50명째를 채우려다 붙잡혔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들어 미국사회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형태는 이같은 연쇄살인보다는 조승희의 총격살인과 같은 대량 살인 등으로 진화했다.



미국이 발생 가능성 더 높아


이처럼 사이코 패스에서 비롯되는 연쇄살인이 선진국형 범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미국은 더 높은 연쇄살인의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는 셈이다. 과거 소련이 ‘소련에는 미국과 같은 연쇄살인범이 없다’고 자랑했다는 것도 미국의 연쇄 살인 가능성을 꼬집는 에피소드다.
연쇄살인이란 말을 처음 쓴 것은 FBI 요원이었던 로버트 레슬러다. 그는 마인드 헌터스, 혹은 심리 전담반이라고 불린 ‘FBI 엘리트 행동과학연구소(BAU)’의 창립 인원이다. BAU는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알려졌다.  로버트 레슬러는 동료 존 더글라스와 함께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 ‘한니발 렉터 3부작’에 나오는 잭 크로포드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레슬러는 1992년에 발표한 자서전 ‘살인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1970년대 초 영국경찰대학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한 동료가 연쇄살인, 강간, 절도 등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고 미국으로 돌아와 반복적으로 살인을 저지르는 사람을 연쇄살인범(serial killer)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로버트가 정리한 미국사회 연쇄살인범의 특징은 다음 10가지와 같다.
1. 대부분 백인 독신 남성이다.
2. 영리하며 IQ는 대개 높은 편에 속한다.
3. 지적 능력과 무관하게 학업 성취도는 낮다. 학교 성적은 형편없고 일정한 직장을 구하지 못하며, 대개 비숙련 노동자로 끝을 맺는다.
4. 어릴 때 가정환경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 아버지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며, 편모 슬하에서 성장한다.
5. 가계 내에 정신의학적 문제, 전과, 알코올 중독의 전력이 존재했다.
6. 어린 시절 정신적, 육체적, 혹은 성적으로 심한 학대를 받는다. 혹독한 학대를 겪으면서 심한 굴욕감과 무력감을 갖는다.
7. 멀리 떨어져 있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든지, 혹은 학대를 일삼는 아버지에게 적의를 가지기 때문에 남성적 권위를 지닌 이들과 마찰을 빚는다. 주로 어머니의 지배를 받으므로 여성에 대해서도 심한 적대감을 느낀다.
8. 정신의학적인 문제를 일찍이 드러내므로 어릴 때부터 시설에 수용되기도 한다.
9. 사회와 극단적으로 고립되어 세상에 적개심을 품는다. 자신을 포함한 세상 모든 사람을 증오하며, 종종 10대 때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
10. 조숙한 편으로 정상에서 벗어난 성행위에 평생 몰입한다. 이성의 옷 조각에서 만족감을 느끼는 페티시즘, 엿보기 좋아하는 관음증, 폭력적인 포르노에 집착한다.


최근 들어 미국의 급속한 경제 악화는 이런 사회적으로 극단적인 범행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특히 경제적 궁핍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요소가 많아지는 것은 언제 우발적 범행을 저지르게 만들지 모른다.






강호순 “책 써 아들 인세받게 하겠다”












무고한 부녀자 7명을 무참히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38)도 제 자식은 귀하게 여기는 것일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3일 사건 송치에 앞서 가진 취재진과의 문답에서 강호순이 취조 과정에서 한 말 가운데 “특이한 진술이 있다”며 아들에 대한 그의 애정을 보여주는 사례를 소개했다.
박학근 수사본부장은 “(그가) 자신이 저지른 범행을 책으로 출판해서 아들이 인세라도 받게 해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런 취지의 말을 한 것에 대해 박 본부장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며 “자식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 아닐까싶다”고 했다.
강이 보험금을 지키려고 장모 집 화재의 방화 혐의를 부인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졌고 박 본부장은 그 부분에 대해 일정 부분 수긍했다.
경찰은 2005년 10월 강호순의 처가에서 발생한 화재로 아내와 장모가 숨진 사건과 관련, 강이 보험금을 노리고 불을 질렀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강호순은 이 화재로 4억8천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았고 방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전액 되돌려 줘야 한다.
강이 7건의 연쇄살인을 자백하고도 유독 방화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는 이유가 자신은 극형을 피할 수 없게 됐더라도 두 아들의 생계를 위해 보험금을 지키려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사이코패스’적 범죄 성향을 보이는 그의 자식 사랑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엿보였다.
지난 1일 현장검증에 앞서 취재진과 가진 문답에서 자신의 얼굴이 언론에 공개됐다는 사실을 알고 난 뒤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고 경찰이 전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강이) 자기 자식들에게 ‘연쇄살인마의 아들’이라는 꼬리표가 붙게 될 것을 걱정했다”고 말했다.
화재로 숨진 강호순의 넷째 아내가 운영했던 인터넷 미니홈피에는 2004년 여름 바닷가로 가족나들이를 나가 네 식구가 단란한 시간을 보낼 때 찍은 사진 10여장에 올라 있기도 했다.
강은 2005년 장모 집 화재 당시 건넌방에서 11살이던 둘째 아들과 함께 있었고 불이 난 직후 아들을 먼저 창문을 통해 밖으로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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