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총연, 전임회장단이 남긴 돈 문제로 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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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총연이 또 다시 돈 문제로 분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13일 출범한 신임 남문기 회장은 전임 회장단이 사용하고 남은 자금 모두를 신임회장단에게 이월해 줄 것을 요청한 반면 김승리 전임회장은 “이 돈은 공금이 아니고 사금이다”라며 남은 자금을 신임회장단에게 넘겨주지 않을 의사를 보여 팽팽한 신경전이 전개되고 있다.
김승리 전 회장은 애초 남은 돈 22만 달러 중 12만 달러는 재외동포재단의 요청에 따라 미주 한글학교에 기부하고 나머지 10만 달러는 신임 회장단에게 넘겨주려 했으나 남문기 신임회장이 10만 달러가 아닌 22만 달러 전부를 넘겨줄 것을 요구하면서
문제가 촉발되었다. 남문기 회장은 파산한 미래은행의 최대주주였으며, 김승리 전 회장은 미래은행 제2주주인 김순임씨 남편이다.
지난 선거 후유증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돈 문제로 분란에 휩싸이고 있는 미주총련의 갈등을 종합 취재해 보았다.
                                                                                        조현철(취재부기자)


이번 분란의 표면적이유는 미주총연이 임기 내 사용하고 남은 22만 달러를 신임회장단에게 넘겨주기를 주장하는 남문기 신임회장과 미주총연 계좌의 남은 돈은 미주총연 공금이 아니고 김승리 전임회장의 개인적 돈이라는 주장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김승리 회장은 지난 2007년 2년 임기의 회장에 당선되었을 당시 100만 달러를 미주총연의 정상화와 미주한인사회를 위해 쾌척한 돈이다. 김승리 전 회장은 당선 직후 취임사에서 100만 달러를 희사하겠다는 발언에 한인사회는 놀라움을 표시했었다. 김승리 회장이 선거공약으로 내건 것이 아니라 당선 후 선거와 관련없이 미주한인사회 발전을 위해 100만달러라는 거액을 쾌척했다는 점에서 총연 관계자들은 물론 미주한인사회가 신선한 충격에 빠졌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김 회장이 쾌척한 100만 달러가 ‘공금이냐, 사금이냐’는 논란이 제기되면서 자칫 유권해석 문제로 법적문제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 전 회장, 남은 돈 전액 신탁예치


허상길 전 총연 사무총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 전회장이 남긴 자금은 공금이 아니고 개인 돈이다”라고 말하며 “남은 돈을 김 회장이 다시 가져가겠다는 것이 아니고 한글학교에 기증하면 매칭펀드로 그 액수만큼 한국정부에서 보조해 주겠다”는 요청에 따른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전 회장이 쾌척한 100만 달러 중 잔여금은 모두 22만 달러다.
처음에는 22만달러 모두를 미주한글학교에 전액 기부할 예정이었으나 12만달러는 한글학교에 주고 10만 달러는 신임회장단에게 넘겨주려고 했었다. 김 전 회장과 남문기 신임회장은 동향이며 지난 6월말 파산한 미래은행의 대주주들이었다. 김 전회장은 개인적인 친분관계를 고려했으나 남문기 신임회장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남문기 신임회장은 전액을 미주총연에 넘겨줄 것을 요구하면서 “김 전 회장이 쾌척한 100만 달러는 미주총연의 공금이니 당연히 넘겨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 전회장 측은 “김회장이 희사한 100만 달러는 공금이 아니고 개인 김승리 회장이 미주한인사회 발전기금으로 낸 돈이니 김 회장의 의사대로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하며 “이제는 10만 달러까지도 줄 의사가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전임 회장단은 한글학교에 약속한 12만 달러는 이미 지불하고 신임회장단에게 넘겨주기로 했던 10만달러는 법원에 신탁 예치한 것으로 알려져 큰 파장이 예고되고 있다. 김 전회장이 애초 약속했던 주장을 번복하고 10만달러를 법원에 신탁하자 남 회장 측에서는 불쾌감을 드러내며 “아무리 100만달러를 김승리 회장이 개인돈 출현이라고 하지만 어디까지나 총연의 공금이다”라고 말해 법적 소송도 불사할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미주총연의 돈 문제는 법적으로 비화될 조짐이다.


개인감정으로 비화된 세력다툼


김승리 전임회장단은 남문기 신임회장단의 처사가 괘씸하기 이를 때 없다는 것이다. 김승리 전 회장은 고심 끝에 그나마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10만 달러라도 넘겨주려고 했으나 남문기 신임회장이 이의를 달고 22만달러 전액을 넘겨달라는 태도에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결국 김 전 회장은 남문기 회장에게 넘겨주려고 했던 10만 달러를 모두 법원에 신탁하고 법원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것이다. 김 전회장은 변호사까지 선임해 자신이 희사한 100만 달러가 “공금인지, 사금인지”에 대한 답변을 법원에서 구하겠다는 고도의 계산으로 보인다.
사실 김 회장이 쾌척한 100만 달러가 김 전 회장이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다면 분명하게 공금 성격이지만 선거 후 취임식장에서 총연과 미주한인사회 발전기금으로 낸 돈이라면 사금(私金)의 성격이 짙다.
그것도 남은 돈을 김 전회장이 가져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한글학교에 희사해 한국정부로부터 그 액수에 상응하는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김 회장은 논란의 여지를 사전에 불식시키고 대의명분을 찾기 위해 법원판결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신구회장단이 감정이 악화되자 총연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내며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 조속히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 전 회장측의 이런 돌발행동은 그동안 총연을 좌지우지하는 숨은 세력들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이번 기회를 통해 변화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동향의 선후배 사이인 김-남 신구회장단의 개인감정이 결국 돈 문제로 확대되면서 법원이라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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