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김 나라은행장 전격사임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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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사회 제2위 은행에서 3위로 밀려난 나라은행 총체적 부실이 최근 민 김 행장의 전격사임으로 현실이 됐다. 지난 20일 사임한 민 김 행장 파동으로 주가마저 추락하면서 나라은행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과 추측이 꼬리를 물고 있다. 나라은행 이사회는 앨빈 강 CFO를 급히 새 행장에 선임했으나 나라은행의 미래는 불확실하다.
민 김 행장의 사임 파장은 일차적으로 나라은행 주가를 폭락시켰다. 최근 나라은행이 한미은행 또는 새한은행과 합병을 위해 윌셔은행과 중앙은행 등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돌연 행장이 물러난 것에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은행 내 최고 실력자로 자리 잡은 이종문 이사장의 속내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동안 한인은행들 가운데 최고의 주가를 자랑하던 나라은행은 민 김 전행의 사임 전 날인 19일부터 사흘 동안 크게 하락해 두 자리 수에서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 다음 날인 20일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간신히 10달러 대에 턱걸이를 했지만 결국 21일에는 9달러 대까지 떨어졌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장중 한때 8달러 9센트까지 내려가 8달러 선마저 붕괴되지 않겠느냐는 예상까지 나왔지만 막판 회복세를 보이며 9달러 50센트로 간신히 마감됐다.
최근 나라은행의 추락상은 현재 최대주주의 한 사람인 토마스 정 전 이사장으로부터 이사진의 직무태만을 문제삼는 집단소송을 당하며 시작됐다. 이종문 이사장과 김 전 행장의 지도력도 도마 위에 오르면서 위기감이 불거졌다. 또 그동안 고위직원들의 계속적인 이탈 끝에 행장마저 갑작스레 물러나 남은 직원들은 공황상태나 다름없는 상황에 빠졌다. 
                                                                                                 <특별취재반>



2010년 1월 새해 벽두 라디오코리아 방송 신년인사에서 민 김 전 행장은 “올 한 해 내부적 결속을 다지고 은행가에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 속에서도 한인은행의 중심에 설 수 있는 은행이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김 행장은 이후 3주도 채 안 돼 “재충전을 하고 싶다”며 전격사임을 발표했다.
김 전 행장 사임 후 나라은행 이종문 이사장은 언론들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2~3년이 나라은행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이사진과 경영진 사이에서도 인수합병(M&A)을 통한 덩치 불리기가 우선이라는 주장과 조직 정비와 내실 강화를 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했다”며 “그러나 현 상황에서 덩치 불리기는 위험하다는 판단아래 2012년까지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직원 교육을 강화하는 등 조직 강화와 재정비, 내실 강화에 주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장기적으로는 한인은행간 인수합병을 통해 주류, 또 중국계 은행에 필적할만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며 “언제든지 인수합병에 관심이 있는 은행들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라은행의 최근 상황을 찬찬히 살펴보면 믿을 수 없는 공치사의 연속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은행은 신용을 두고 장사하는 기업이다. 현재 한인은행들이 우후죽순 불어난 실정에서 인수합병으로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것은 은행 경영자가 아닌 일반 동포들도 인식하고 있다.
이 이사장은 “언제든지 인수합병에 관심이 있는 은행들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자신 있게 소리치지만 현실적으로 나라은행은 합병을 강행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은 3년 전 민 김 전 행장과 양호 전 행장 가운데 새 행장을 선출하면서 오락가락한 입장을 보여 인선에 혼선을 빚은 인물이다. 우유부단한 태도로 이사장직을 매끄럽게 수행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있었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이 이사장과 합병논의를 하더라도 신뢰에 문제가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이사장은 자신의 임기 중에 나라은행이 2위에서 3위로 추락한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나라은행 이사진과 소송을 제기한 정 전 이사장측이 각기 디포지션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사장과 일부 이사진이 구체적인 증거물과 정황증거를 제시한 정 전 이사장 측  질의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 이사장 측이 정식재판을 앞두고 위기감을 느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모두 이 이사장에게 불리한 여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전 행장의 ‘전격사임’ 역시 이 이사장 진영의 위기타개책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민 김 전 행장의 사임을 장차 합병을 두고 나라은행이 행장을 고집하지 않겠다는 의지 정도로 풀이하고 있지만 나라은행이 현재 이사진에 대한 책임을 묻는 집단소송 중에 있으며, 최근 감사에서도 문제가 발생해 합병이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과거 정 전 이사장 시절에는 중앙은행과 합병 절차를 상당부분 마무리 지었으나, 고질적인 이사들의 병폐로 무산돼 이후 다른 은행에서 나라은행 이사진에 대해 신뢰를 주지 않고 있다.
나라은행 이사 8명 중 박기서 사외이사 등을 포함한 일부 인물들은 주식투자도 없이 1년에 거마비 등 각종 명분의 이사회비 수만 달러를 챙기는 일도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인은행 가운데 나라은행 이사들의 활동비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소송의 부담

민 김 행장의 사임을 두고 말이 많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김 전 행장의 사표는 최근 실시된 감사가 끝난 직후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은행장에 오른 된 김 행장은 당시 기대와는 달리 고위직 행원들의 이탈 현상이 잇따르는 가운데도 지난해 말 행장 연임에 성공하면서 구설수에 시달렸다.
나라은행 내 고위직 이탈은 CAO였던 H씨 등을 포함해 Chief급 고위 임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져갔다. 일각에서는 해당 간부들이 “김 행장 밑에서는 일할 수 없다”는 항의 표시를 한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 행장이 관여했던 대출에서 부실이 너무 많이 생겼지만 그는 아무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나라은행은 김 행장 후임으로 민수봉 전 윌셔은행장을 영입하려했다. 나라은행이 업계 3위였던 윌셔은행에 추월을 당해 은행 순위가 뒤바뀐 상황에서 윌셔행장으로 성과를 올렸던 민 행장을 영입하려 했던 것. 민 행장이라면 새한은행을 위시해 타 은행과의 인수합병에도 공격적인 수완을 발휘할 것이고 그의 친화력으로 행원들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실제 새한은행 관계자는 “민 행장이면 합병에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판에 민 행장 영입은 일부 이사진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다. 할 수 없이 이사회는 민 김 행장의 유임으로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 일부 이사들은 민 행장의 ‘영어실력’을 문제 삼았다고도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한마디로 웃기는 행태”라면서 “민 행장이 윌셔은행을 어떻게 발전시켰는지 모르고 자신들의 자리보전만 꾀하는 이사들이 나라은행을 3위로 전락시킨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고위직 인사인 L씨가 신한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이사장 복귀와 함께 다시 나라은행에 돌아온 것도 김 행장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었을 것으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다른 금융권 한 관계자도 “오늘의 나라은행 성장에는 L씨의 행정력과 운영능력이 필수적이었다”면서 “김 행장이 은행 실무면에서 L씨를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여성지점장을 거쳐 은행장까지 오르며 권위 의식이 컸고 지도력에 문제가 생기는 바람에 직원들이 이탈하는 사태가 불거졌다”고도 전했다.


고위직 이탈현상 극심






지난해 4분기 155만달러 적자
민 김행장 사임과 연관 있는 듯


민 김 전행장이 전격 사임한지 이틀 만에 발표된 나라은행의 지난 해 4분기 영업실적이 3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 3분기 29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나라은행의 영업실적이 4분기에 다시 155만 달러 적자로 전환되어 민 김행장 사임과 맞물려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25일 나라뱅콥(심볼:NARA)은 지난해 12월 31일로 마감한 4분기 영업실적을 발표하면서 주당 0.04달러에 달하는 155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월가에서는 나라은행이 주당 0.05달러 손실을 예상했었다. 나라은행은 지난 해 3분기 290만 달러의 흑자를 제외하고 모두 적자르 기록했으며 2009년 전체로는 999만9000달러 주당 0.35달러 손실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나라은행의 지난해 연말 현재 총자산규모는 32억2800만달러이고 예금은 24억30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2.41%가 감소되었으며 대출은 22억1000만달러로 오히려 3.76%가 증가되었다. 나라의 4분기 신규대출은 1억4920만달러로 3분기의 1억3190만달러로13% 증가되었다.
계속되는 불경기 여파로 다른 은행들도 별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산수익률(ROA)과 자본수익률(ROE)은 3개월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나라은행의 지주사인 나라뱅콥은 지난 20일 민 김 행장이 사표를 제출하자 이를 수리함과 동시에 새 행장으로 앨빈 강 CFO을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나라뱅콥은 김 행장의 사임에 대해 “개인적인 이유”라고 짧게 설명했다.
이종문 이사장은 “민 김 행장이 그동안 나라은행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에 대해 깊이 감사한다”면서 “앞으로 모든 일에 노력하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종문 이사장은 앨빈 강 신임행장 임명에 대해서는 “강 신임 행장은 나라은행에 합류한 이후 은행의 시스템을 확고히 했다”며 “훌륭한 경험을 바탕으로 나라은행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은행 측은 김 행장의 사임에 대해 개인적인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지난해 11월 3년 임기를 연장하고 두 달도 채 안된 상태에서 전격적인 행장 교체가 이뤄진 것이 예사롭지 않다는 평이다. 최근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한인 은행들의 M&A 움직임과 최근 이종문 이사장이 줄곧 LA에 머물며 나라은행의 각 지점들을 순방하는 등 은행 분위기를 파악했던 것 등 상황들이 맞물려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한편 강 신임행장은 “민 김 행장이 사임한 것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행장을 맡게 돼 기쁘다.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은행이 앞으로 여러 도전을 맞게 될 것이지만 능력 있고 훌륭한 직원들과 팀워크가 있는 만큼 장기적으로 나라은행의 미래는 상당히 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0년대 초부터 KPMG와 어니스트 앤 영 등 회계법인 등에서 일한 바 있는 강 신임행장은 지난 2005년 나라은행에 합류하기 전에는 브로드웨이 페드럴 은행의 CCO와 CFO등을 역임한 바 있다. 한편 강 신임행장 임명으로 공석이 된 CFO 자리에는 새 적임자를 찾을 때까지 크리스틴 오 부행장이 임시 CFO로 임명됐다.
나라은행 이사회는 민 김 행장의 사퇴가 공식 발표되기 전 1주일 동안 바니 리 전무(COO)와 앨빈 강 CFO를 두고 후임 행장 선임을 저울질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은행 감독국의 감사가 상당히 까다로워 졌다는 점과 현재의 경제 사정을 감안했을 때 은행의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가 필요하다는 계산이서였다. 이에 이사회는 외부 인사 영입보다는 재정 관리 능력이 풍부한 내부 인사가 후임 행장으로 적격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하와이 출신 한인 3세로 영어권인 앨빈 강 행장 내정자가 과연 금융권 격변기에 한인은행장으로 적임자인지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강 신임 행장은 주류은행과 유수의 재무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이지만 한인은행권에서 일을 한 것은 불과 5년 정도에 불과한 까닭이다.
더구나 나라은행 이사진 8명 중 3명이 외국인으로 구성돼 은행의 전반적 분위기가 바뀌면서 한인 커뮤니티 특유의 정서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이 이미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임기가 보장된 민 김 행장이 전격사임하고 한국말도 서툰 앨빈 강 행장 체제로 변모함에 따라 나라은행 직원들의 동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라디오코리아 방송은 전망했다.




신임 행장 검증 필수

민 김 전 행장이 연임된 지 2개월 만에 물러난 이유는 적자 경영에 대한 업무 중압감과 극심한 스트레스로 알려졌다. 후임행장으로 앨빈 강 CFO가 전격 발탁된 데는 현 경제 상황에서 내실 다지기가 우선이라는 이사회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 김 전 행장의 사임 이유로 손꼽히는 것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은행 운영에 대한 중압감이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로 김 행장은 물러나는 것이 개인적으로나 은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주변 지인은 전했다.
하지만 나라은행의 공식적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민 김 행장의 사임을 둘러싼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3년의 2차 임기를 시작한 지 이제 경우 두 달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구심은 적지 않다. 개인적인 이유로 이뤄진 사퇴라지만 앨빈 강 CFO가 이미 행장으로 내정되는 등 준비가 철저했다는 점에서 내부적으로 이미 상당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 전 행장 연임이 확정된 것이 지난 해 11월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개월 만의 전격적인 사임은 더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통상 행장 연임 여부는 임기 만료 2~3개월 전에 확정된다.
하지만 김 행장은 3년 임기가 거의 끝나가서야 가까스로 연임이 결정됐다. 더구나 김 행장은 연임 기자회견 하나 없이 조용히 임기를 시작했고 대외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런 김 행장의 행보와 달리 이종문 나라은행 이사장은 은행 관련 여러 행사에 참석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왔다. 한인 금융권 관계자들은 연초부터 한인은행 인수설이 잇따라 터져 나오는 등 한인은행가가 격변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이사장이 정면 돌파에 나선 것으로 분석했다.
김 전 행장의 사임은 공식적으로는 개인적인 이유를 내세우고 있지만 이 이사장이 평소 천명한 나라은행의 ‘대변신과 도약’을 이루기 위한 변화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은퇴한지 10개월만인 지난해 3월 이사장직에 복귀한 그는 나라은행을 자산 50억 달러가 넘는 중견은행으로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 같은 맥락에서 김 행장의 사임 역시 경영진의 대대적인 재편작업 가운데 일환으로 보인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3년 6개월 내에 나라은행을 동급 은행 중 수익성 기준 20대 은행으로 성장시키겠으며 앞으로 나라은행이 자산규모가 50억 달러가 넘는 중견은행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라고 공식적으로 천명했었다.
특히 알빈 강 CFO가 신임 행장으로 임명된 것도 재무통인 그가 가진 주류 은행권과 감독국과의 친분 및 네트워크를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한국 자본의 진출이 가시화되고 한인은행 기존 구도가 바뀌는 상황에서 적절한 변화 없이는 힘들다는 이 이사장의 인식도 행장 교체에 한 몫 했다. 
이에 따라 강 신임행장 체제의 나라은행이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일 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전행장과 달리 이번 인사는 이 이사장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새 나라은행 경영진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민 김 전 행장은 한미은행에서 최초의 여성 지점장 타이틀로 주목을 받은 전문 은행원 출신인사다. 1995년 나라은행으로 이직한 뒤 2003년 11월부터 COO(최고운영담당자)직을 수행해오다 2006년 2월 양호 전 행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한 뒤 행장 대행을 담당했다. 같은 해 11월 한인 은행 최초로 40대 여성 행장에 취임하면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은행 창구 텔러에서 시작해 25년 만에 여성 행장이 된 김 전 행장은 이민 1.5세로 그동안 미국 내 한인은행 내 직원 가운데 70% 이상이 여성이었지만 이들에 대한 승진이 가로 막혀 있던 기존 관례를 당당히 부순 첫 사례로 시선을 모았다.
취임 당시 그는 “이민 1.5세들이 가지고 있는 현지 사회에 높은 적응력과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 이 두 가지를 잘 절충해서 모범적인 세대교체의 선례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었다.
제5대 나라은행장에 취임한 김 전 행장의 계약 조건은 계약 기간 3년에 연봉 32만5000달러. 이는 한미은행 손성원 행장의 55만 달러에 이어 한인 은행 행장으로는 두 번째로 많은 액수였다.
김 전 행장은 매년 영업 실적에 따라 최소 연봉의 50%에서 최고 125%까지의 성과급 보너스도 챙겼다. 그는 총 9만주의 스톡옵션도 받았는데 스톡옵션은 3년 후 2006년 11월 27일 현재 시세로 주식을 구입할 수 있는 조건이다. 또 차량 보조비로 매달 1200달러씩이 지급되었고 비즈니스 클럽 회원권도 받았다.
민 김 전 행장은 극심한 금융위기로 그 동안 은행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8,000만 달러 증자를 성공리에 마치는 등 위기 관리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붕괴로 수익성이 감소하고 주가가 하락하면서 김 전 행장으로서는 운영에 대한 책임감이 막중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에서는 이사회와의 갈등이 김 전 행장의 사임을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사회의 한 관계자는 “어려운 경기 속에 이사진과 경영진의 갈등은 은행 운영에 치명적인 요소라는 점을 나라은행 이사회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만약 김 전 행장의 은행운영에 문제가 있었고 이사진과 갈등이 심각했다면 이사회에서도 지난해 3년 연임을 결정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또 다른 한 은행 관계자는 “이종문 이사장과 민 김 전 행장의 업무 스타일 확연히 달라 보이지 않는 갈등은 분명히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나라은행장은 최근 “개인적으로 쉬고 싶기도 했고 나라은행에도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지난 20일 에브리데이 교회에서 수요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김 전 행장은 한 언론과의 전화통화에서 자신의 사임을 둔 각가지 추측을 모두 일축했다.
그는 “개인적인 어려움이나 내부 갈등 등 사임을 결정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며 “순전히 내가 결정한 것이며 지금이 나라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날 때라는 판단이 섰다”고 밝혔다.
김 전 행장은 또 “나 스스로도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물러나고 새로운 행장이 들어서야 은행 내부적으로도 변화가 올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일단 충분히 쉬고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일들을 해보고 싶다”며 “그간 휴가 때면 선교활동에 나서기도 했는데 앞으로 시간이 많으니 종교 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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