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가 공개한 한국의 ‘인신매매’ 실상

이 뉴스를 공유하기














“한국은 여성과 소녀들에 대한 상업적 성착취로 연결되는 인신매매의 근거지이자 경유지이며, 최종 목적지(a source, transit, and destination country)이다.”
미국 국무부가 지난 14일 발표한 ‘인신매매실태(TIP.Trafficking in Persons)’ 연례 보고서에서 한국의 인신매매 실상을 소개한 일부분이다.
미 국무부는 전 세계 175개국을 대상으로 작성된 이번 보고서에서 각 국 정부의 피해자 보호정책과 가해자 처벌, 예방활동 실적 등을 토대로 대상 국가들을 1등급, 2등급, 2등급 요주의, 3등급으로 각각 분류했다.
그 결과 북한과 이란, 미얀마, 쿠바 등 13개국은 ‘최악’인 3등급 국가로 분류됐으며, 한국은 2002년 이후 9년 연속 1등급 지위를 얻었다. 그러나 정작 보고서가 소개한 한국 내부의 인신매매 실태는 1등급 지위를 무색케 할 정도로 묘사됐다.
                                                                            <데이빗 김 취재부 객원기자>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몽골, 모로코, 중국,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등지의 남성과 여성들이 취업을 목적으로 한국으로 들어오고 있지만 한국 내에서 성적 착취나 강제노역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몽골, 중국, 동남아시아 출신 여성들은 연예비자를 소지하고 한국에 들어온 뒤 주한 미군기지 주변 업소에서 가수나 술집 종업원으로 활동하다 일부는 강제 매춘의 도구로 인신매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외국 출신의 성매매와 강제노역 피해자들 대부분은 고용주들에게 여권을 압수당하고 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이동까지도 제한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고발했다.
결국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온 이주 노동자들은 많은 빚을 떠안게 되고, 채무 변제를 위해 성매매 대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


결혼 상담 브로커 활개

그런가하면 저개발국가 출신 여성들은 국제 결혼상담 브로커들에게 1만 달러~1만3천 달러를 주고 한국 남성과 결혼하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가 강제 매춘이나 강제 노역에 동원되는 경우도 있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일부 한국 여성들은 국내는 물론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로까지 성매매 대상으로 팔려 나가고 있으며, 한국인 남성들도 동남아시아와 태평양군도에서 계속해서 아동 섹스관광의 주요한 수요자(a major source of demand)가 되고 있다고 관광지 현지의 전언을 소개했다.
그러나 이 보고서는 “한국 정부는 해외 아동섹스 관광에 나섰던 한국인을 단 한명도 처벌한 적이 없으며, 이런 관광 수요를 줄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고서는 늘어나는 인터넷 사용은 한국 내에서 매매춘 연결을 활성화시키고 있으며, 한국인들은 경우에 따라 필리핀, 태국, 중국 등 해외에서 매매춘을 알선하는 온라인 브로커를 활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해외 아동섹스 관광에 나섰던 한국인을 지금까지 단 한명도 기소하지 않았으며, 이런 관광 수요를 줄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한국 정부에 대해 “한국내에서 일어나는 성매매와 강제노역 인신매매에 연루된 범법자들을 조사하고 처벌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하며, 외국인 이주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시급히 나서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도 매춘과 강제노역 인신매매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미국 역시 성매춘과 노동착취의 근거지이자 경유지이며, 최종 목적지”라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현대판 노예제도의 타파를 위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적인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제노동기구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성매춘과 강제노역 등의 피해자가 1천2백30만명에 이르고 있다.


북한 인권상황, 탈북 촉발

한편 보고서는 지난 2003년 이후 8년 연속으로 최악 등급을 받은 북한에 대해 “북한 당국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어떠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북한의 열악한 상황은 주민들의 탈북을 촉발시키고, 탈북자들은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되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장 흔한 형태의 인신매매는 북한의 여성과 소녀들이 중국에서 결혼이나 매춘행위를 강요당하는 경우라면서 “인신매매 조직이 북.중 접경지역에서 양국의 국경수비대와 공모해 중국에서 결혼이나 매춘을 할 북한 여성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보고서는 “중국 당국에 의해 북한으로 송환되는 탈북자 가운데는 상당수의 인신매매 피해여성들이 포함돼 있는데, 이들은 수용소에서 강제노역과 고문을 당하고 심지어 교도관에게 성추행을 당하기까지 한다”고 소개했다.
또 송환된 북한 여성이 중국 남성의 아이를 임신했을 경우에는 강제 낙태와 영아살해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은 주민들을 인신매매의 위험에 노출시키는 열악한 경제, 사회, 정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동시에 북한 내부의 인신매매가 문제점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비판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