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중앙-나라 축포 속에 윌셔 만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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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010 회계연도 실적보고 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나스닥 상장 4대 한인은행들 또한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에서 희비가 크게 엇갈리면서 올 2011년 한해 새로운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2010년 한인은행권의 가장 큰 특징은 중앙은행의 눈부신 약진, 그리고 나라은행과 중앙은행간의 합병합의에 따른 두 은행의 재도약이 점쳐지고 있다는 점에서 통합은행 출범에 대한 기대감 또한 크게 부풀고 있다.
반면 그간 고공행진의 선두주자였던 윌셔은행의 몰락은 당분간 한인 금융가의 여진으로 남을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결과 ‘어닝쇼크’로 불릴 정도의 충격파를 전한 윌셔은행의 성적표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또한 지난해까지 어떤 식으로든 가부간의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됐던 우리금융의 한미은행 인수안은 해를 넘겨서도 금융가의 빅 이슈로 남아 있다. 이런 가운데 한미은행이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희망의 축포를 쏘아 올려 모처럼만에 희소식을 안겨줬다.
무엇보다 한인은행권의 올 한해 최대 이슈는 합병 시나리오에 따른 은행재편에 쏠릴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미 발표된 대로 나라은행과 중앙은행간의 통합은행이 탄생할 경우 자산고 50억 달러를 넘어서는 최초의 한인 커뮤니티 리저널 은행의 출발을 알리게 된다.
또한 우리금융의 한미 인수전이 급물살을 탈 경우 한국계 자본의 미주상륙을 알리는 동시에 큰 변화의 회오리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나라와 중앙간의 합병합의에 따라 기존 한미-윌셔 등 경쟁은행들 또한 덩치불리기를 통한 대항마로서의 경쟁 돌파구 모색이 불가피할 것이란 점에서 각 은행간 합종연횡 식의 M&A 물밑작업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렇듯 큰 변화와 함께 재도약 등이 점쳐지고 있는 2011년 한해 나스닥 상장 4대 한인은행들의 향후 전망과 주가 향배 등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미리 살펴보기로 한다.
                                                                                                     <박상균 기자>



뉴욕 증권가에서 일제히 2010 회계연도 제4분기 실적보고 시즌이 마무리됐다.
나스닥 상장 4대 한인은행들 또한 나라(NARA)를 시작으로 윌셔(WIBC), 한미(HAFC), 중앙(CLFC) 순으로 그 성적표를 일제히 공개했다.
지난 2010 회계연도 및 4분기 실적발표의 하이라이트를 토대로 각 은행들의 향후 전망과 은행 내부적 변화의 바람 등을 살펴보도록 한다.


한미은행(HAFC)
“2년만에 흑자전환”


월가의 예상치를 단숨에 깨고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미은행(행장 유재승).
한미의 성적표는 이내 금융가에서 호평을 받았으나, 정작 주식시장에서는 하루짜리 반짝 호재에 머무는 아쉬운 모양새를 남겼다.
사실 한미에 대한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주당손실 7센트로 손실 폭을 크게 줄이는 데 만족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한미(HAFC)의 4분기 성적표는 흑자전환에 성공한데다 531만 달러의 순익을 거두면서 주당순익 4센트라는 기대 밖의 성과를 거둔 것.
이에 지난 4분기 실적이 발표된 지난 27일 한미은행 주식은 장중 거래량이 상장 이래 최대치인1,800만 주를 넘어서며 최근 3개월 평균거래량의 10배가 넘어서는 이상거래와 함께 대형 손바뀜이 이뤄졌다.
1달러 27센트에 출발한 한미의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1달러 74센트를 찍는 등 전일 종가대비 50%에 육박하는 초강세를 나타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승세는 단 하루짜리 반짝 상승세로 마감된 채 곧 원위치 되어 지난 2일 종가기준 1달러 30센트로 회귀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따라서 지난해 7월 1억 2천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증자과정에서 1달러 20센트 가격의 한미주식을 취득한 주주들이 오랜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약 6개월 만에 이익실현을 거두고 빠져 나온 세력이 상당수였던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이를 놓고 한인 금융가에서는 한미은행이 올 연초 내부적으로 ‘행장교체 해프닝’ 파란에 휩싸인 것을 한방에 해소할 수 있는 카운터 펀치를 날리기는 했으나, 역시 우리금융과의 경영권 인수계약이 미해결 과제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의 평가가 더 상승세를 이끌어갈 수 없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또한 이른바 ‘유재환 파문’으로 점철된 행장교체 시나리오가 우여곡절 끝에 좌절되면서 아직까지 그 여운이 남아있다는 점 또한 기관투자가를 비롯한 투자가들의 마음을 되돌리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윌셔은행(WIBC)
‘악…4분기 어닝쇼크’


지난해 연말부터 한인 금융가에는 윌셔은행(행장 조앤 김)의 4분기 실적이 크게 나빠질 것이란 소문성 관측이 크게 나돌았다. 풍문의 골자는 몇몇 대형 상업용 대출건이 부실화되면서 윌셔 측이 자산건전성 보호를 위해 4분기 실적보고 과정에서 특단의 조처가 필요할 것이란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를 반영하듯 월가의 예상치 또한 지난해 3분기보다 다소 줄어든 주당순익 9센트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놓았다. 하지만 성적표가 공개된 결과 그 예상을 뛰어넘는 악재가 숨겨져 있었다.
지난 25일 윌셔은행의 지주사인 윌셔뱅콥(WIBC)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에만 무려 2,907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는 주당손실이 1달러 2센트로 월가예상치인 주당순익 9센트를 크게 하회하는 충격파였다.
더욱이 이 같은 손실 폭이 커지면서 지난해 1분기만 해도 35억 달러에 육박했던 총 자산고가 3분기 연속 뒷걸음질친 가운데 30억 달러 선이 붕괴된 29억 8천만 달러를 나타냈다.
결국 월가 예상치를 크게 밑돈 실적을 내놓은 윌셔은행의 주가는 비교적 대량거래인 170만 주가 거래되면 6달러 30센트 선까지 밀리는 약세를 나타냈다.
현재 이러한 윌셔은행의 추락을 놓고 한인 은행가에서는 특단의 조처가 뒤따를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가장 높게 점쳐지고 있는 것은 바로 행장 교체설. 현재 윌셔은행은 행장인선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조앤 김 현 행장을 포함한 다수의 후보군을 대상으로 차기 행장감을 물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인 금융가에서는 지난달 풍문으로 나돈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의 발탁설’을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그 진위여부에 더 촉각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중앙은행(CLFC)
“4분기 연속 흑자행진”


지난 2010년 한해 실적만을 놓고 봤을 때 한인 커뮤니티 은행 가운데 최고 승리자는 단연 중앙은행(행장 리차드 컵)이다.
한인 상장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데다 조만간 나라은행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어 그 재도약의 힘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물론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의 해고, 리차드 컵 임시행장의 깜짝 발탁 등 숨가쁜 시나리오가 전개됐지만, 결과론적으로 내놓은 실적만큼은 뜻 깊은 한 해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지난 2일 장마감 후 실적발표를 공개한 중앙은행의 지주회사인 센터파이낸셜 코퍼레이션(이사장 정진철). 월가의 예상치였던 주당 순익 11센트를 상회하는 주당순익 14센트의 호성적을 제출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향후 한 배를 같이 타게 될 나라은행과의 동반 흑자기록이 가져온 주식시장에서의 시너지 효과 또한 컸다는 평가다. 합병합의를 이룬 상장사 주식의 특성상 상호간 약속된 가격대를 기준으로 이른바 ‘동조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변이 없는 한 양 은행간의 합병통합은행의 탄생은 시간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튼 이 같은 중앙은행의 2010 호성적을 이끌었던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은 결국 3일로 예정된 컨퍼런스 콜을 주재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게 됐으나, 아직까지도 한인은행가의 최대 핫 이슈 메이커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위기에 빠졌던 중앙은행을 구 아이비 은행 인수 등을 계기로 흑자전환으로 탈바꿈시킨 그의 저력을 한인 금융권에서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미 한미은행으로의 이적을 기정사실화했다가 속된 말로 판을 엎은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의 행보는 약점으로 지적 받고 있다. 이에 그럴만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그의 속내에는 어떤 이면의 계산이 서있었는지 초미의 관심사다. 또한 그간 ‘잠수행’을 탔던 유재환 전 행장이 서서히 로컬 재력가 등 주요 인사들과의 접촉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과연 그가 소문대로 윌셔은행으로 자리를 옮겨갈지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이다.



나라은행(NARA)
‘알짜배기 성공작’


나라은행(행장 앨빈 강)은 지난 4분기에 알게 모르게 알짜배기 호성적을 거둔 케이스다.
월가의 예상치는 당초 주당순익 4센트. 그런데 지난 24일 장마감후 성적표를 공개해보니 순익 500만 달러, 주당순익 13센트라는 호성적을 제출했다.
물론 2010년 전체로 봤을 때에는 1,153만 달러의 적자폭을 기록했으나, 4분기 선전으로 기관투자가 등 투자가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돌려놓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특히 전반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된 것이 눈길을 끈다. 나라의 자산수익률(ROA)은 0.81%, 자본수익률(ROE)는 6.73%로 전 분기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으며, 순이자마진(NIM)도 3.99%로 0.11%포인트나 올랐다.
현재 나라은행을 둘러싼 최대 관심사는 오히려 이종문 전 이사장, 토마스 정 등 개인 최대주주들의 행보가 무엇일지에 쏠린다. 이번 나라와 중앙의 합병합의로 인해 나라의 주가가 10달러 선에 근접하는 등 어느 정도 주가부양이 이뤄진 터라 경우에 따라서는 고령의 두 대주주가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하지만 일단 나라은행과 중앙은행의 합병 성공이라는 최대 명제가 걸려있는 만큼 섣부른 주식매각 등 그 움직임은 자제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어느 형태로든 최대주주로서의 입김을 이어갈 것이란 분석이다.
더욱이 나라은행의 경우 사실상 중앙은행과의 합병과정에 있어 우위를 점한 상태로 향후 주도권을 쥐고 상장사로서의 타이틀을 유지하게 된다.
이미 잘 알려진 대로 나라은행(NARA)과 중앙은행(CLFC)의 합병이 최종 성사될 경우 나라 측은 중앙은행 주주들에게 나라은행 주식 0.78주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통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결국 통합은행의 명칭교체 등과 함께 ‘NARA’라는 심볼이 바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그간의 나스닥 상장 역사라든지 거래량을 비롯한 모든 결과물은 고스란히 나라은행 주식이 남는 셈이고, 중앙은행의 상장 히스토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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