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셔은행 유재환 행장 영입 막후

이 뉴스를 공유하기









윌셔은행(심볼:WIBC) 조앤 김 행장이 사임하고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이 18일 신임행장으로 임명됐다. 윌셔은행 이사회는 조앤 김 행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을 신임 행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조앤 김 행장 사임과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의 윌셔행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점에서 결코 새로운 뉴스거리는 아니었다. 지난해 4분기 2,244만 달러 규모의 손실발표를 기점으로 김 전 행장에 대한 문책론이 제기됐고 김 행장의 연임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금융가에서는 윌셔은행이 부실대출과 관련해 절대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MOU(행정제재조치)를 피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둘러 물밑접촉을 벌여왔던 유재환 신임행장 교체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앤 김 행장의 사임배경과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의 윌셔행을 둘러싼 내막을 <선데이저널>이 들여다봤다.
                                                                                            <조현철 취재부기자>



김 전행장이 교체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의 가장 큰 것은 지난해 12월 이미 은행을 떠난 이란계 대출책임자인 스티브 아민푸어 전 최고마케팅담당자(CMO)이 벌인 엄청난 규모의 부실대출에 대한 책임이었다. 
아민푸어 대출 총책임자는 지난 수년 동안 이란계 유대인을 비롯한 아르메니안, 러시안, 유대인 커뮤니티 등 넌 코리안(Non Korean)들에게 카워시, 주유소, 샤핑센터 등을 중심으로 무려 1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을 유치했다.
그러나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직후 계속되는 불경기 여파로 많은 대출이 부실로 전락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또한 2006년 6월 감독국으로부터 인수했던 미래은행의 대출 역시 부실화 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공교롭게도 미래은행의 대출마케팅 오피서로 근무하던 스티브 아민푸어의 쌍둥이 동생인 존 아민푸어가 대출한 미래은행의 7,000여만 달러의 대출 대부분이 부실화 되면서 두 형제들이 주도적으로 대출한 건에 대해 갖가지 의혹이 제기됐고 급기야 수사설까지 흘러나올 정도였던 것이다.
해당 대출과 부실론을 처리하는 과정의 중심에 조앤 김 전 행장이 있었다는 점에서 꾸준히 책임공방 논란이 제기돼왔다.


부실대출 의혹 책임론













 ▲ 조앤 김
윌셔은행은 조앤 김 행장이 취임한 이후 3년 동안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2008년 2,985만 달러, 2009년 2,295만 달러 등 한인은행 중 가장 많은 수익을 올렸으나 지난 해 무려 3,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대규모 적자를 기록, 조앤 김 행장의 연임에 제동이 걸렸다.
다른 한인은행들에 비해 뒤늦게 대규모 손실 파동을 겪고 있는 윌셔은행은 부실대출에 대한 의혹이 뒤따랐다. 윌셔은행의 대출 총책임자인 스티브 아민푸어와 경영부실로 문을 닫은 미래은행의 대출오피서인 존 아민푸어 형제에 대한 소문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공연히 퍼졌었다.
형제가 넌 코리안 커뮤니티에 대출한 액수는 줄 잡아 2억달러에 이른다. 중동 커뮤니티에서 두 형제들에 대한 소문은 대단하다. 주류은행이나 중동 커뮤니티 은행에서 거절당하거나 불가한 대출을 푸는데 두 형제들의 입김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은행에 근무하는 형제에 대한 갖가지 소문이 나돌면서 급기야 FDIC가 대출과정에서의 문제점들을 들춰내기 시작했고 급기야 지난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강도 높은 특별감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감독국은 형인 스티브 아민푸어가 윌셔은행에 근무하면서 별도의 개인 융자회사를 운영했던 점을 포착했으며 대출과 관련한 수수료와 부적절한 뒷거래 그리고 서류조작 혐의에 관한 소문들을 철저하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노트 매매과정에서 부실 대출 노트의 일부분이 중동계 투자회사에 헐값으로 매각된 정황을 포착하고 집중감사를 실시했다. 미래은행이 망하기 전부터 아민푸어 형제에 대한 부정대출 소문은 자자했다.
동생인 존 아민푸어는 미래은행의 직원이라기보다 대출에 따른 커미션을 받는 일종의 론 브로커였다. 미래은행이 문을 닫고 실사를 벌이자 갖가지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바닷가가 보이고 성업중이라는 한 호텔은 막상 실사에 들어가니 바닷가는커녕 산속에 자리한 모텔로 이미 영업이 중단된 상태였고, 세차장이 있는 한 주유소의 경우는 기가 찰 정도로 가관이었다.
월 12만 겔론의 가스와 식료품 매상이 월 5만 달러가 넘어 연평균 10만 달러의 순익을 내고 있다는 내용의 매상서류와 인컴텍스 서류를 부풀려 500만 달러의 거액을 대출 받았으나 결국 부실 처리되고 만 것이다.
은행이 현장에도 가보지 않고 서류도 제대로 챙기지 않는 상태에서 대출이 다른 은행으로 갈 것으로 우려해 서둘러 돈을 내 준 것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온 셈이었다. 이들은 이런 식으로 은행을 부실로 몰고 갔고 정작 자신들은 수십만 달러에 이르는 벤틀리 승용차를 몰며 수백만 달러 상당의 주택에 사는 등 호화로운 생활을 해왔다.
이들에게 놀아난 은행은 미래-윌셔 뿐 아니라 새한은행도 포함된다. 이들이 알선한 주유소 대출로 거액을 떼이는 등 한인은행들이 두 형제들에게 수 년 동안 농락당해 온 셈이다. 윌셔은행의 지난 해 4분기 대규모 손실은 부실 대출 노트 매각에 기인된 것으로 대출과정에 조앤 김 전 행장이 직간접으로 최종 승인자라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어정쩡한 행보는 과제


이런 상황 속에서 조앤 김 전 행장의 연임불가론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져 왔다. 김 전 행장은 이미 지난 1월 유재환 행장의 영입설이 수면위로 떠오르자 사의를 표했었다. 그러나 감사기간 중이라는 점과 유재환 행장 영입 과정에서의 불미스런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이사회는 서둘러 19일 행장인선위원회를 가동했다.
이사회는 조앤 김 행장을 비롯해 유재환 전 행장 등을 후보군으로 차기행장 물색작업에 돌입했지만 어디까지나 유재환 파문을 잠재우기 위한 형식적인 수순에 불과했다.
“절대로 사실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치던 윌셔은행의 태도와 달리 유 행장은 이른바 ‘유재환 파문’ 이후에도 중앙은행의 큰 손 고객들과의 물밑 접촉을 해 왔으며 윌셔행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해 왔었다.
윌셔은행의 유재환 행장선택카드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 고육지책으로 만들어낸 것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과정이 문제였다. 특히 유재환 행장의 이해할 수 없는 특이한 갈지자 행보와 나스닥 상장은행인 윌셔은행의 절차를 무시한 밀실접촉이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중앙은행의 수장으로 나라은행과 중앙은행 통합을 발표한 이후 중앙은행 이사진과 반목과 갈등을 빚어오던 유재환 행장은 1월 초 돌연 중앙은행에서 물러나 한미은행의 노광길 이사장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갔다.
이곳에서 그는 우리은행 관계자들과 만나 한미은행 차기행장으로 인사까지 하고 돌아와 갑작스럽게 윌셔은행으로 마음을 바꿔 한미은행 이사들을 머쓱하게 만들어 빈축을 샀다. 이 부분에 대해 한미은행의 이사들은 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어 향후 한인은행가의 단합은 유재환 행장으로 인해 깨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런 점은 중앙은행 이사들도 별 다르지 않다. 나라은행과 합병을 주도적으로 해 오던 유 행장이 자신의 처우를 이유로 서운한 감정을 드러내며 극단적인 행동을 취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고’라는 초강경책까지 동원할 정도로 감정이 골이 깊어진 중앙은행과 유재환 행장의 갈등, 위기의 한미은행에 치명적인 상처를 안겨다 준 유재환 행장과 나스닥 4개 상장 한인은행들의 얽히고설킨 함수관계는 한인금융가의 오명을 남기고 있다.




두 은행 고위직 행원 동요


유재환 신임 윌셔은행장은 한미은행장(2003년 7월, 2004년 12월), 중앙은행장(2007년 1월-2011년 1월)을 거쳐 드디어 윌셔은행장까지 역임하는 놀라운 저력(?)을 발휘했다.
윌셔은행이 유재환 전 중앙은행장을 영입키로 결정한 데는 현재 달리 감독국으로부터 행장 승인을 받아낼 적격자가 없었다는 것이고 유 행장만큼 행장 경험이 풍부한 행장을 물색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물론 윌셔은행은 나스닥 상장은행 중 유일하게 행정제제조치를 받지 않아서 인준에는 문제가 없지만 구제금융(Tarp)을 받았기 때문에 절차상 감독국과 협의를 거쳐야한다.
그러나 3개 은행의 수장을 두루 거친 유재환 행장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지난 4년 동안 중앙은행장으로 한인 은행들 중에 가장 먼저 자산감축(디레버리징)을 통한 자산건전성 개선에 나섰다.
이는 중앙이 2010년에 4분기 연속 순익을 기록하는 결과로 이어졌으나 실제적으로 행장으로서의 자세와 독단적인 경영으로 은행 발전을 오히려 저해 시켰다는 것이 이사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유 행장이 떠난 중앙은행에는 인재부족 대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유재환 행장 사단으로 불리는 구숙경 전무와 리사 배 전무를 비롯해 유 행장이 떠나기 전 전무로 승진시킨 제이슨 김 SBA대출 총책임자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중앙은행은 이를 대비 이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 주었지만 일부는 유 행장을 쫒아갈 것으로 보여 은행가의 인사이동은 어느 정도 예상되고 있다.
윌셔은행의 간부급 직원들의 동요도 잇따르고 있다. 이들이 중요 직책으로 올 경우 부득이 자리에서 밀려날 것이 자명해 나름대로 후속인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을 정도로 불안해하고 있다.
나라-중앙 합병으로 입지가 불안한 중앙은행의 유재환 사단의 간부급 직원들은 은근히 유 행장의 부름을 기대하는 눈치지만 가득이나 인재부족을 겪고 있는 중앙은행은 대비책마련에 신경을 쓰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예금의 이동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유 행장은 이미 중앙은행의 큰손 예금자들을 확보하기 위해 행장으로 내정되기 전부터 접촉을 가지고 증자의 필요성을 강조할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이 있었다는 것은 큰 예금의 이동을 암시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중앙 큰손들에 손짓


1월 중순부터 4주간 진행되었던 감독국의 정기감사에서 우려와 달리 행정적 제제조치인 MOU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다음 달 감사결과 발표에 따라 은행의 향 후 정책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4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재무상태 평가 등급에서 한 단계 내려갔을 뿐 별다른 영향이 받지 않고 있으나 부실대출 문제 해결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될 소지가 다분하다.
부실대출 문제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른 자산건전성과 자본비율 개선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증자가 불가피하다. 이런 상황을 꿰뚫고 있는 유재환 행장이 지난 해 중앙은행이 증자할 당시 증자에 참여한 큰손들을 직간접으로 접촉을 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인 것으로 추측된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