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5탄] 미주총연 ‘최악의 부정선거’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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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총연)가 동부와 서부 총연으로 두 동강이 나 미주한인사회에 먹칠을 하고 있다. 사상유례가 없는 24대 회장 선거 부정 파문으로 긴급임시총회까지 개최됐으나 공정하고도 명확한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미주한인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분란과 갈등만 조장하는 바람에“이번 일을 계기로 총연을 해체해야 한다”는 동포사회 의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이번 불법선거의 주요한 원인으로 우편투표 과정의 부실 가능성이 제기돼 내년으로 다가온 재외국민 투표에도 악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더구나 이번 사태에 대해 미주한인사회를 대변한다는 목적의 총연이 불법과 부정을 저지르고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 동포사회가 크게 분개하고 있다.
                                                                                               <성진 취재부기자>



총연은 지난해 LA한인회가 두 동강 났을 때 “LA한인회를 추방시켜야 한다” “LA한인회 분쟁 당사자들을 영구제명해야 한다”며 큰소리쳤다. 바로 그 당사자들이 오늘날 ‘두 개의 총연’ 사태를 불러와 빈축을 사고 있다.
총연이 더욱 동포사회를 분노하게 만드는 것은 책임을 지닌 당사자들이 어느 누구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책임을 자처한 당사자들이 한명도 없다는 얘기다. 23대 남문기 회장, 한원섭 선관위원장, 폴 송 선관위 간사, 김재권 후보, 유진철 후보 그리고 선거에 영향을 미친 이민휘 전 총연회장, 최광수 전 총연 회장 등 당사자들 모두 “네 탓이오”만 외치며 핏대를 올리고 있다.
총연에서 오래 활동한 원로임원 C씨는 본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총연은 선거로 썩어있다”고 잘라 말했다. 총연은 과거 선거 때마다 부정과 불법이 판을 치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이번 24대 선거에서는 그 양상이 극에 달해 폭발하고 말았다. 양측 선거진영은 매표행위와 대납행위 등 부정을 총동원하며 선거운동을 펼쳤다.
총연 회칙 제23조(선거권 몰수, 입후보 및 당선 무효)는 “입후자가 당선을 목적으로 회비를 대납 하거나 교통비, 숙박비를 증여하는 부정행위가 신고되거나 발견될 시에는 선관위원장은 24시간 내에 진상조사위원을 임명해 진상을 조사하여 명백한 부정행위로 확인되는 즉시 선관위를 소집, 재적 2/3 이상 참여에 2/3 이상 찬성으로 등록 취소나 당선 무효화 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양측이 모두 이 같은 회칙을 어겼지만 ‘관례’라는 이유로 이를 무시했다.
더구나 이번 선거에서는 A후보에게 갈 표를 빼돌려 특정 후보의 것으로 만들었으며, 어떤 경우는 아예 투표지를 보내지도 않았다. 일부 회원(전·현직 한인회장)은 대리투표까지 자행했다.
총연 집행부와 선관위, 출마 후보를 포함해 소위 전·현직 한인회장까지 지낸 총연 회원들이 온갖 부정행위와 불법을 양심에 상관없이 저지른 셈이다. 50년 전 한국에서 자유당 정권이 저지른 부정선거 빰칠 정도로 이번 총연 선거는 썩어 있었다.


총연 회칙도 위반













 ▲ 남문기 총연 회장(23대)
지난달 30일 시카고에서 개최된 총연 긴급임시총회는 24대 회장선거의 부정사건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날 현장에는 100여명이 모여 지난 5월 28일 선거에서 당선자로 공표된 김재권 후보의 당선을 무효화하며 아예 후보자격까지 박탈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낙선한 유진철 후보를 새 당선자로 결정하는 불법도 저질렀다. 애초 ‘비대위’ 구성을 찬성했던 유 후보는 당선자로 확정되자 다음날인 1일 아예 취임식까지 해버렸다.
이 같은 임시총회 결정에 미주동포사회는 아연실색했다. 당선자인 김재권 후보를 탈락시킨 총회가 낙선자인 유 후보를 회장으로 승인하는 과정을 통해 또 다른 불법이 자행됐기 때문이다.
유 후보를 회장 당선자로 하려면 회칙 24조 2항에 의거 ‘단독 입후보인 경우에 정기총회 성회는 150명 이상의 정회원의 출석으로 성회한다’로 되어 있기에 당시 적어도 150명 이상의 회원이 참석했어야 했다. 이처럼 유 후보의 회장 선출은 총연 회칙에도 어긋난 일이었다.
원래 이번 긴급 임시총회 중요안건은 24대 회장선거 문제점 해결방안과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이었다. 제대로 회의를 했다면, 24대 회장선거의 불법과 부정사건의 논의와 결의만을 했어야 했다. 만약 선거가 부정이었다면 회칙에 의거 재선거 실시와 이에 대한 준비대책 결의를 했어야 했다.
또 남문기 23대회장이나 한원섭 선관위원장 등이 회칙에 규정된 사항을 준수했다면 선거문제 처리를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숙한 조치를 나타내 분쟁을 부채질했다. 회칙 제11조 (조정위원회)에 따르면 ‘본회는 선거 결과에 불복하거나 공금의 횡령 유용, 배임에 관한 소송 등 기타 중대한 사유로 인하여 총연의 업무가 마비되는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중재 위원회를 설치한다’고 되어 있으나 이 역시 따르지 않았다.
또한 이번 선거문제에 불복사항이 접수됐을 때 회칙 제46조 (소원 청구 및 벌칙)에 의거 ‘선거 결과가 회칙을 위반하였거나 임원의 권리 남용 또는 업무상의 하자로 인하여 불이익을 당한 회원이 발생하는 경우, 입후보자 또는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당한 회원은 선거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소원청구의 사유서와 증빙 서류를 첨부하여 중재 위원회에 청구할 수 있다.
만약 선거 분쟁 또는 총연 내부의 문제를 본 조항 또는 제3장 11조(조정위원회)에 의하지 아니하고, 직접 미국 법정으로 재소하는 경우, 중재 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향후 4년 이상 1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회원의 자격을 정지한다’는 규정에 따라 일단 중재위원회를 구성했어야 했다.
임시총회에서 유 후보를 회장당선자로 승인한 것은 회칙이나 비영리단체 규정이나 일반 통례로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항이다. 이번 임시총회 참석자 대부분은 유 후보 지지자들로 구성 되어 있어 애초부터 김재권 당선자를 탈락시키고 유 후보를 신임회장으로 만드는 작전으로 나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 회장은 논란이 많은 임시총회를 개최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총연을 두 동강내는 또 다른 계기를 만들었다. 이번 임시총회에서 남 회장은 사회를 보았으나 자신이 책임져야할 사항에는 묘하게도 사회권을 차대만 수석부회장에게 일임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남 회장은 임시총회 진행을 앞두고 성원여부를 확실하게 하기 위해 참석 회원의 운전면허까지 체크하는 등 외관상 엄격하게 하는 등 했으나 낙선한 유진철 후보를 회장으로 인준하는 과정에는 자신의 제안인 ‘비대위 설치안’만 주장하고 사회를 유진철 후보 지지자인 차대만 수석부회장에게 위임해 중요한 의제에 대해 회장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
유진철 후보가 회장으로 선출된 직후 다시 의사봉을 잡고 자신이 원하는 의제인 ‘권영건 재외동포재단이사장 재임명 절대 반대’, ‘동포재단 제주도 이전 반대’, ‘제주도 세계7대 경관 선정 지원’, ‘미주 7대 도시의 한인 투표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교육 및 위탁 요청’ 등의 안건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고 폐회한 뒤에는 기념 촬영에 분주했다.
이번 임시총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회의 소집을 15일 이전에 서면으로 알려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동부의 한 전직 한인회장은 “총회의제와 일정표가 명시된 소집 통지서를 15일 전에 서면으로 고지해야 하지만 이번 회의 소집에 관한 우체국 소인은 6월 17일로 찍혀 있기 때문에 13일 전에 고지를 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총연, 친목단체로 전락


이번 임시총회에서 당선자 자격이 박탈된 김재권 후보는 “임시총회 결정은 불법”이라면서 지난 1일부터 총연 24대 회장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나섰다. 그는 오는 15일 LA에서 취임식을 치르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일부 LA단체장들은 “김재권 후보는 출신주인 아리조나주에서 자신의 집회를 열어야 한다”면서 “LA에서 그가 취임식을 하면, 두명의 총연 회장이 나타나는 것인데 그렇다면 LA는 두 명의 단체장을 양산하는 도시로 악명을 떨칠 것“이라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들은 또 “김 후보는 스스로 부정선거를 자인한 만큼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면서 “총연을 개혁한다고 나온 그가 오히려 부정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총연은 지난 달 30일 엘크 그로브 타운내 쉐라톤호텔에서 긴급 임시총회를 열었다. 총 103명이 참석해 정족수를 채웠다. 이날 총회에서는 ‘선거 결과에 대한 문제점 및 해결방안’, ‘비상대책 위원회 구성에 관한 토론’ 등 두 가지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참석자들은 먼저 지난 5월 28일 실시된 제24대 회장 선거 이후 불거진 부정선거 및 후보 간 돈 거래 의혹 등에 대해 논의한 뒤 김재권 당선자의 당선 무효화와 향후 4년간 회장직 출마금지 안건을 무기명 투표에 부쳐 투표에 나선 99명 중 찬성 90표, 기권 5표, 무효 4표로 통과시켰다.
이 투표가 끝난 후 참석자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향후 회장 선출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 ‘이대로 유진철 후보의 당선을 인정해야 한다’ 등 두 가지 쟁점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 와중에 비상대책위 구성을 제안한 남문기 회장은 결국 총회 진행을 포기하고 퇴장했다. 차대만 총연 수석부회장 주재로 속개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유진철 후보에 대한 회장 인준 여부를 묻는 투표를 실시, 투표에 나선 86명 중 찬성 78표, 반대 8표로 인준을 결정했다.
유진철 후보는 인준 투표 후 “이번 선거는 총연 역사상 가장 치열했던 선거였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져 유감스럽다. 사실 나를 지지하는 쪽이나 김재권씨를 지지하는 쪽이나 모두가 다 상처를 받았다”며 “그러나 이제 내가 회장에 당선된 만큼 나를 반대하는 분들도 잘 받들어서 단체를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진철 당선자는 1일 오전 10시 쉐라톤호텔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총연이 회장선거 부정 시비를 논의하기로 한 시카고 임시총회가 한때 성원미달로 불발될 위기에 몰렸었다. 시카고에서 열린 임시총회장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현지시각 오후 4시까지 임시총회 성원 100명에서 10명이 모자랐다.
임시총회가 당일 밤 자정 전에 열리면 유효하다며 유진철 후보 지지자들은 인근 가까운 지역의 회원들에게 참여 독려 전화를 하여 가까스로 100명을 넘어서 103명이 됐다.
총연의 제24대 회장 선거 부정 및 후보 간 돈 거래 의혹사태 해결을 위한 임시총회가 지난달 30일 열리기전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한원섭·이하 선관위)가 양 후보 측에 ‘총연 회장 재선거를 전제로 한 당선 유예’ 조치를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7인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 선관위 측은 이 같은 제안서를 김재권 당선자와 유진철 후보 양 측에 발송했다. 폴 송 선관위 간사는 “진상조사단에게 사법권이 없기 때문에 선거부정 조사에 한계가 있다”며 “당사자들이 제안서에 동의할 경우 당선증 유예 후 재선거를 치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임시총회 결과에 대해 네티즌사회에서도 비난이 높다. ‘못난 놈’이란 ID의 네티즌은 “한국인임을 창피해하자. 유진철씨 창피한걸 알아야죠. 앨 고어는 조지 부시한테 이긴 거나 다름없었는데 깨끗하게 승복했어요. 그런데 당신은 105표 차이로 지고도 뻔뻔하게 취임을 한다고? 선거는 뭐하러했냐. 그냥 처음부터 총연회장 한다고 취임하지. 삼자인 내가 보고 우리집 강아지 개XX님이 봐도 어이가없어 잡종인 개XX 하고는 상종도 싫단다”고 적었다.
John이란 ID의 네티즌은 ‘돌아이들의 잔치’라는 제목의 글에서 “별 돌아이 같은 것들이 XX들을 하고 있네, 선거에서 졌으면 승복하지. 불쌍타 이민휘, 최광수, 유진철”이라고 했으며,또 다른 네티즌은 “총연은 친목단체가 맞다. 기자님, ‘미주총연’이라 하지 말고 ‘미주 친목단체 회장’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습니다”라고 했으며, “동부 친목 회장, 서부 친목회장  이제 이 친목단체도 맛이 다 갔구나. 두개로 나두어서, 한사람은 동부 회장, 다른 한사람은 서부회장 하면 되겠네. 그러면 다시 동부 와 서부를 합쳐 총회장 자리 하나 더 만들면 되고. 어차피 사람이 살자고 하는 일, 서로 사이좋게 회장자리 하나씩 꿰차고 잘들 지내보게나”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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