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정치권에서는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 내 권력을 움켜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김 실장과 정윤회씨가 물밑에서 권력암투를 벌이고 있다는 얘기도 있다. 정 씨의 인도네시아 방문은 이런 일각의 의혹들을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단초가 될 수 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감사원장 인선을 두고 김희욱 동국대 총장과 성낙인 서울대 교수 등을 저울질했지만 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갑작스럽게 황찬현 전 대법관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황 후보자를 누가 추천했는지 의아해하고 있으며 김 실장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정 씨가 감사원장 인선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다시 불거지는 정윤회의 막후 영향력 행사설에 대해서 <선데이저널>이 취재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정치권 관계자 및 본국의 몇몇 기자들에 따르면 정 씨는 박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방문하기 몇 일 전에 인도네시아로 출국해 순방 기간 내내 머물렀다고 한다. 인도네시아 내에서 그가 어떤 행적을 보였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청와대 내 자신의 측근들을 만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청와대에서 일하고 있는 박 대통령의 보좌진은 대부분 박 대통령이 국회의원에 당선됐던 당시부터 일했던 인물들이다. 1998년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박 대통령의 국회의원 기간에 주요 보좌진은 바뀐 바 없다. 대선 직전 교통사고로 숨진 이춘상 전 보좌관을 제외하면,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은 고스란히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다. 1998년 국회의원 첫해 박 대통령의 의원실 보좌진이었던 이재만 대통령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고 이춘상 보좌관은 모두 정 씨 밑에서 일했다. 그러나 그는 정식 보좌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입법보조원’ 신분으로 출입증을 받아 다녔다고 한다. 2004년 박 대통령이 당 대표가 된 뒤엔 “공조직이 대표를 모셔야 한다”며 자진사퇴했다. 종적 감췄던 정, 드러내놓고 활동재개 이후 박 대통령과 관련된 공개된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친박 핵심 인사들은 오히려 2007년 대선 경선 이후에는 박 대통령과 거의 접촉도 없다고 주장한다. 당시 수행을 담당했던 이대구 씨는 현재 서울 마포에서 경호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이 씨가 2000년대 초반에 그만두면서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수행을 맡아 왔다. 최태민 사위 정윤회는 누구? 정윤회 씨는 고 최태민 목사를 연결고리로 해서 박근혜 대통령과 얽혀 있다. 최 목사는 1970년대 후반 박 대통령과 함께 한국구국봉사단을 운영했다. 당시 최 목사와 박 대통령과 관련한 갖가지 얘기들이 나돌자 1979년 중앙정보부가 최 목사를 조사한 바 있다. 지난 2007년 한나라당 경선 당시 이 중정보고서가 정치권에 떠돌았다. 최 목사는 박 대통령이 1982년부터 이사장을 맡았던 육영재단의 고문이기도 했다. 지난 경선 때부터 최 목사와 박 대통령의 관계에 대한 여러 얘기가 떠돌았다. <선데이저널> 역시 지난 2007년 최태민 x파일의 전문을 보도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최 목사와 관련한 의혹들은 대부분 부인했지만 다만 목사와 가까웠다는 점은 스스로도 인정한다. 박 대통령과 정 씨의 공식적인 관계는 박 대통령이 2004년 한나라당 대표로 있을 때 끊긴 것으로 돼 있으나 이후에도 ‘박근혜 최측근 인사’ ‘정윤회 보고라인’ 등의 말이 끊이질 않았다. 2007년 경선 때는 박 대통령의 외곽 조직인 ‘강남팀’을 운영한 것으로 알려졌고 심지어 지난 4·11 총선 공천 시 막후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 현재의 보좌진 역시 정씨가 구성했다는 설도 있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은 “정 씨는 2004년 이후 박 대통령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베일 속 인물, 朴과 오랜 친구(?) 정 씨의 부인은 최태민 목사의 다섯 번째 부인의 딸인 최순실씨다. 박 대통령보다 4살 아래인 최 씨는 20대 때 박 대통령의 말동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일에 싸여 있던 그가 정치권 관계자들 사이에서 얼굴을 드러냈던 적이 단 한 번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바로 2006년 지방선거 유세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신촌로터리에서 괴한에 피습당했던 때다. 당시 한나라당 한 당직자의 전언에 따르면 최씨는 박 대통령이 입원했던 병실로 찾아와 지근거리에서 그를 간호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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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최태민 사위 ‘정윤회’…또 하나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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