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LA추모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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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귀환을 바라는 행사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LA 한인들이 자발적으로 ‘세월호의 기적과 희망을 바라는 모임’ (Hope 4 Seoul Miracles) 으로 지난 26일 오후 7시부터 약 1시간 30분 동안 LA코리아타운 내 중심가인 윌셔-버몬 지하철 주차장 스퀘어에서 약 300여명의 동포들과 미국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모임은 특정 단체가 주최한 것이 아니라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고 기적의 생환자를 바라는 동포들 간에 이메일을 통해 대화가 이루어져 ‘세월호의 기적과 희망을 바라는 모임’이란 명칭으로 이뤄졌다. 이날 추모행사는 특히 한인봉사단체인‘러브 인 뮤직’(Love in Music)의 고교생 봉사자들로 구성된 앙상블이 참석해 박윤재 교수의 지휘로 추모곡 연주를 포함해 주성의 기타 연주로 진혼곡, 비나리, 흥타령, 살풀이 등의 공연으로 이어져 참석자들의 마음을 위로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세월호 참사 추모행사가 열린 26일 밤 행사장의 기온이 60도로 비교적 싸늘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300여명의 참석자들은 옷깃을 여미며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프로그램 하나하나에 의미를 느끼며 마음을 모았다.
이날 행사는 러브 인 뮤직의 이사인 이승호 변호사와 하이디 교사가 사회를 맡아 각각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하면서 순서를 이어 나갔다. 이승호 변호사는 인사말에서 “오늘 밤, 여러분은 안녕하시지 않을 겁니다.”라며 “세월호의 안타까운 사연이 우리 모두를 안녕하지 못하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24시간 동안 갑자기 준비를 했는데 이처럼 많은 분들이 참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했다.
추모행사에서 ‘러브 인 뮤직 앙상블’(지휘 박윤재)의 추모곡 연주를 포함해 주상의 기타반주 노래, 남장우의 ‘비나리’, 정신화의 ‘부용산’, 이내운의 ‘흥타령’, 고수희의 ‘살풀이’ 등으로 태평양 건너 고국 바다에서 숨진 영혼들을 위로하고, 마지막 구조작업에서 기적의 생환자를 기원했다.


지나가는 행인도 동참
 











 ▲ 행사장에 참석한 이에토 서장
이 자리에는 특히 코리아타운을 관장하는 LA경찰국(LAPD) 올림픽경찰서의 니나 이에토 서장이 직접 참석해 “한국에서 일어난 젊은 학생들이 희생 된 것에 마음 아프다”면서 “한인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에토 서장은 이날 행사 끝까지 참석해 한인들과 함께 동참했다.
이에토 서장은 처음 한인들이 추모행사를 신청하자 즉석에서 허가를 해주며 행사 진행에 따른 안전도 경찰이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 행사에는 미국인들도 많이 동참했다. 이에토 서장은 행사 끝까지 지켜보며 한인들과 함께 추모했다.



이날 추모행사가 열린 윌셔 블루버드와 버몬 애비뉴 코너 지하철 주차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데 어떤 사람은 ‘무슨 일이냐’고 물어, 자원봉사자들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설명하자 고개를 끄덕이며 ‘알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일부 행인들은 즉석에서 참가 의사를 밝혀 봉사자들이 제공한 촛불을 들고서 동참하기도 했다.


그래도 희망을


이날 행사에 한인 대학생들과 일반인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즉석에서 노란 리본을 만들어 참가자들에게 일일이 나눠주기도 했으며, 날이 어두워지자 준비해 온 촛불도 나눠주었다.
UCLA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전공하는 이종연 씨는 이날 자원봉사자로 나와 ‘비록 태평양을 두고 몸은 멀리 떨어져 있으나, 마음은 고국으로 향하고 있다’며 노란리본을 열심히 나눠주고 있었다.
이 자리에 나온 한 부자는 집안에 결혼식이 예정 되었으나 밤새 고민하다가 남편과 아들을 추모제에 나오고 부인 혼자만 결혼식에 참석했다. 이 주부는 결혼식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자녀가 어려움을 당한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뜻이었다.



타운의 여행사에 근무한다는 제니퍼 진씨는 ‘친구의 이메일을 통해 행사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단숨에 달려왔다’면서 ‘조국에서 일어난 참사가 너무나 안타깝고, 특히 어린 고등학생들이 많이 희생된 것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 입구에는 ‘기적을 바랍니다’라는 안내 박스가 놓여있었고, 일부 한인들은 ‘주여 희생자 가정에 평화를 주소서’(May God help the families  find Peace)라는 피켓 등도 들고 나왔다.
이날 추모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인근 LA총영사관 건물 벽에 마련된 ‘기도의 추모벽’까지 행진해 단체로 분향과 헌화를 했다.
한편 LA코리아타운에서는 지난 25일부터 한인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이 주축이 되어 ‘노란 리본’ 달아주기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으며, LA한인회관 등을 포함한 여러 곳에 마련된 분향소에 한인들과 미국인들의 분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 LA를 비롯해 워싱턴DC, 뉴욕, 샌프란시스코, 애틀랜타, 시카고 등에서도 다양한 추모 행사들이 진행됐다.









이번 행사를 공동으로 준비한 ‘러브 인 뮤직’의 박관일 사무국장은 지난 25일 오후부터 주위 친지들에게 열심히 이메일을 띄었다. 다음을 참가자들의 마음을 울린 안내문이다.













▲ 러브인뮤직 앙상블이 박윤재 교수 지휘로 추모곡을 연주하고 있다.
<한국의 <세월호 참사>를 보는 LA에 있는 우리들의 마음은 아리고 쥐어짜듯 아프지 못해 이젠 콕콕 쑤십니다. 더구나 ‘러브인뮤직’의 고등학생 봉사자들과 같은 또래 아이들이 깜깜하고 차가운 바닷물 속에서 ‘엄마’를 외치며 숨져간 것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납니다.
언론보도를 통해 보았습니다. 60평 아파트에 살며 모자란 것 없이 딸들을 키웠다는 한 엄마가 말합니다. 큰 딸은 미국유학 중이고, 이번에 사라진 작은 딸은 전교 1등. 그런데 지난 1995년 삼풍 붕괴를 보며 가만히 있었던 본인이 후회된다고…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절규합니다…가만있지 말라고…일어나라고…뭐라도 해야 한다고…
우리는 우리 아이들에게 바로 가르쳐 줍시다. 세상을 직시하는 눈을 뜨게 해 줍시다. 세상은 결코 장밋빛이 아니며, 아픔과 갈등의 순간도 많다고. 사건 사고는 항상 일어나지만 그 때마다 주저앉지 말고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그것을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그래서 우리 아이들 스스로 삶의 진정한 파워를 길러야 한다고. 그 파워 중심엔 사랑과 생명이 있어야 한다고.
러브인뮤직에서도 세월호 참사를 그냥 두고 볼 수만 없어 작은 몸짓을 하려 합니다. 내일 4월 26일 토요일 오후 7시 LA총영사관 옆 동쪽으로 길 건너 Vermont 지하철 역 광장에서 열리는 촛불 모임에서 작은 음악회를 가지려 합니다.
주최자도 주최단체도 없습니다. 이 모임은 오늘 낮에 몇 몇 사람들이 “이대론 있을 수 없잖아?”하면서 촛불 들고 가족들이 모이자고 하는 이야기가 나온 겁니다. 며칠 전부터 LA총영사관 입구 벽에 추모 글을 하나 둘 붙이며 마음들이 저절로 하나로 모인 겁니다.
그런데, 선뜻 러브인뮤직 이주영 기획 이사가 음향과 조명기기를 준비한다고 하고 법률담당인 이승호 변호사와 홍보이사인 하아디 고 선생님이 사회를 보겠다고 하고 음악감독인 박윤재 교수가 토요일 스케줄을 깨고 바이올린을 들고 나온답니다.
또, 누구는 시를 읊는다고 하고, 누구는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한답니다.
모두가 바쁜 토요일 주말 저녁이지만, 감히 제안합니다. 바이올린, 첼로, 비올라, 플루트는 모입시다. 보면 대와 의자(첼로만) 는 각자 준비합시다. 악보는 박윤재 음악감독이 챙겨서 온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갑자기 연락을 드려 과연 내일 저녁에 몇 명이 앙상블에 참석이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LA 한인타운에 사는 것도 아니고 보통 20~ 30 마일 떨어져 있으니 오가는 것이 보통 문제가 아닌 것도 잘 압니다. 그렇지만, 악기를 준비해 꼭 참석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러브인뮤직 앙상블이 LA총영사관 바로 옆에서 연주하는 소리가 태평양을 건너 한국 진도 앞바다 까지 전해지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우리의 작은 몸짓이 기적으로 나타나길 기도합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우리 아이들에게 말 합시다.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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