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게임의 귀재…희대의 사기꾼으로 몰락하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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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상수 대표

LA를 무대로 ‘투자의 귀재’라는 칭송(?)을 받던 KOUSA 한상수 대표(43)가 지난달 29일 FBI에 의해 플러튼 자택에서 전격 체포됐다가 8월 5일 일단 보석으로 석방된 것으로 알려져 그에 대한 과거 투자경력들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날 동부지역 사업 파트너인‘E2웨스트(E2WEST)’김기영(54) 대표도 같은날 뉴저지주에서 한씨 체포에 앞서 붙잡혔다.
특히 한씨는 이른바‘머니게임’으로 불리는 증권투자와 관련, 비상한 두뇌회전으로 한국의 코스닥 상장사를 잇따라 집어삼켰던 인물이다. 문제는 그가 손을 댄 회사들이 대부분‘상장폐지’라는 암운 속으로 사라졌다는 데에서 그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번 한씨의 체포로 말미암아 지난 2007년 새해벽두부터 우회상장 등을 통해 한국 코스닥 시장에 진출하는 등 화려하게 쌓았던 명성이 송두리째 무너지면서‘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전망이다. 특히 한국 증권가에서도 짙게 의혹이 일던‘주가조작’에 관한 혐의 또한 그리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여져‘후폭풍’논란까지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한 대표의 코스닥 종목 우회상장 과정에서 제3자 유상증자 배정을 통해 투자에 참여했던 로컬 재력가-언론인 등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른바 ‘대체에너지’ 테마에 편승해 수개 종목에 걸쳐 ‘문어발식’으로 교묘하게 가려진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시리즈 탐사취재를 통해 그 자세한 내막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기로 한다.   <특별취재팀>

지난 2007년은 600년만에 찾아온 황금 돼지해였다. 말그대로 우연, 아니 필연이었을까?
그 당시 36세의 나이로 돼지띠였던 KOUSA 한상수 대표는 연초부터 ‘대박뉴스’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특히 훤칠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을 자랑하는 그는 이내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되었고, 보다 많은 LA 재력가들과 교분을 쌓으며 ‘마당발’ 인맥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
사실 한씨와 미국과의 인연은 지난 90년대 후반 금호그룹에 입사해 LA로 파견근무를 나온 것이 출발점이었다. 그리고 금호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 항공 마일리지 등과 연계한 멤버 분양권 투자상품을 개발해 ‘패밀리 클럽’이라는 신개념 여행업체를 만든 것이 첫 사업이었던 셈이다.
결국 이번 FBI 체포 및 검찰 기소의 근거가 된 ‘제주도 골프 리조트 및 콘도상품’ 투자건 또한 비슷한 맥락의 투자상품였다는 점에서 그가 처음부터 사업적 단추를 잘못 꿴 것이 발목을 잡아 미국과의 인연이 악연으로 바뀌는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는 지적이다.

히트상품으로 재력가들과  ‘친화력’ 발휘

 ▲ 김기영 수감 내역서

한국에서 용문고-해양대를 거쳐 해군 중위로 예편한 한씨는 대기업인 금호그룹 근무당시 쌓았던 인맥관계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거주하며 한국에 자주 드나드는 동포들을 겨냥한 그의 패밀리클럽 아이디어 상품은 수많은 재력가 투자자들의 안전(?) 투자처로 인식되기에 충분했다. 높은 마일리지 제공의 베니핏에다가 공짜 비행기표 제공, 그리고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이자(최대 8%) 제공 등의 미끼는 소위 ‘있는 자들이 묻어두는 투자처’로 각광받았던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LA에서 꽤나 이름난 재력가들은 앞다퉈 ‘패밀리클럽’의 투자상품에 알게 모르게 가입행렬에 가담했고, 이를 발판삼아 ‘머니게임의 귀재’인 한 대표에게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됐다.
이런 가운데 종합 무역 컨설팅 회사인 ‘KOUSA’의 본격 출범은 그의 화려한 날개짓을 예고했다. 패밀리클럽을 통해 친분이 돈독해진 부유층 인맥을 폭넓게 활용하는 새 투자방식으로 이번엔 증권가 진출을 도모했던 것이다.

상세히 살펴보면 ‘KOUSA(대표 한상수)’는 지난 2007년초 한국 코스닥 상장기업인 방위산업체 ‘씨엔에스디펜스(C&S디펜스)’를 ‘A&D(Acquisition&Development)’하는 방식으로 ‘백도어 리스팅(Backdoor Listing)’에 성공했다. 증권가 용어로 ‘우회상장’을 통해 인수에 성공한 것이다.
당시 공시를 보면 “최대주주 조현욱 대표가 보유한 100만주(7.0%)를 15억원(1주당 1,500원)에 미국 KOUSA 한상수 대표에게 장외거래를 통해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최대주주 변경사실을 알린 것.
특히 2월 3일 장종료후 공시에는 “미국 메이저리거인 박찬호 선수와 LPGA소속 미시골퍼 한희원 선수와 한국 프로야구 선수출신인 손혁 부부 등 총 41명을 대상으로 103억원 규모(미화환산 약 1천만달러) 총 880만3,401주에 대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라는 추가공시가 이어졌다. 스포츠 스타들의 투자합류로 한국 증권가 최대 핫뉴스로 부각되기 충분했던 것이다.
이 당시 투자에 참여한 41명 명단에는 다수의 LA 재력가들과 언론인들의 이름도 제법 눈에 띈다. 한마디로 한 대표는 우회상장을 위해 LA 인맥들을 활용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방증이다.
<관련내용 상세기사화 예정>
이를 반영하듯 공시 다음날인 4일 장시작과 동시에 전체 주식수보다 많은 2,000만주 이상의 ‘사자(BUY)’ 잔량이 쌓이는 등 이례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곧바로 상한가에 진입하는 등 초강세를 이어가며 폭등세가 예감됐다.

증권투자 이후 두문불출 또 다시 손댄 제주도 투자사업 ‘발목’

 

지난 2012년 6월 LA의 한 유력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런 글이 올라왔다. ‘ManXXXXX’라는 아이디로 올린 이 글의 제목은 “사람을 찾습니다. 한상수와 XXXXXX KANG”
그 내용을 요약해 정리해보면 “저는 3년 전에 한국 제주도에 있는 네스힐이라는 콘도미니엄 투자목적으로 LA에 있는 KOUSA-FAMILY CLUB을 통해 1구좌에 1만불 하는 3년 만기 3구좌를 구입했는데, 이자 8%+한국 왕복 비행기표 한장+환율에 따른 이자 등이 제공되는 상품이었다”며 “한상수 대표, XXXXXX KANG 이사 등 두사람은 현재 연락두절이 되고 사무실 문을 닫고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 이러한 경우는 어떻게 해야 되는지요”라고 물었다.
이어 이 글의 작성자는 “현재 여러사람이 피해를 당하고도 미국 시스템을 몰라서 답답해 하고 있는데 저 자신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처음이라 매우 당황하고 어떻게 하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수십명이 이 두 사람을 찾고 있는데 어떻게 쉽게 찾을 수 있는지 전문가의 조언을 구합니다. 도와 주세요. 아시는 분은 연락 주시면 사례하겠습니다. 전화 323-XXX-XXXX”라고 적었다.
이렇듯 그간 잘나가던 사업가 한상수 대표는 투자상품의 기본적 전제조건인 약속을 지킬 자신이 없자 말그대로 ‘잠수’를 타버린 것이다. 이에 화가 난 투자자 다수가 인터넷과 SNS 상에서 모이게 되었고, 관련 수사기관 등에 고발조치를 취함에 따라 결국 FBI에 의해 체포가 돼 법의 심판을 앞두게 되었던 것이다.

LA 투자자 모집 한국 증권투자  ‘주가조작’ 의혹 ‘재조명’

지난 2007년 한국 증권가에는 ‘대체 에너지 테마주’들이 급등세를 탔다. 그 중심에 탄 인물들이 공교롭게 LA 한인 사업가들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는게 이번에 체포된 한상수 대표의 씨엔에스 디펜스, 아이메카 등이었고, 역시 지난해 한국에서 사기 혐의로 체포된 바 있는 이문규 변호사의 캔사스주 그랜트 카운티 소재 율리시스시에 넥선(Nexsun) 에너지를 꼽을 수 있다. 이 변호사 또한 한국의 대체에너지 테마업체인 코스닥 상장사 ICM, 오디코프 등의 유상증자 및 직접투자에 깊숙이 개입해 바이오 에탄올 사업에 뛰어든 것은 널리 알려진 스토리다.
참고로 2007년 당시 한국의 대체 에너지 테마주들은 단기간 300% 급등하는 등 마치 ‘주가조작’을 의심받을 법한 폭등세로 주목을 받았었다.
이를 놓고 당시 많은 한국의 증권 전문가들은 “실체가 확인되지 않은 채 미국의 투자자들로 구성된 투자그룹의 코스닥 기업 우회상장 등은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종목에 투자할 때에는 심각히 재무제표 등을 유의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던 것이다.

KOUSA는 자본금 140만 달러로 2006년 설립된 회사이다. 당초 여행사인 패밀리클럽이 주력이었으나 한국의 해외부동산 투자규제가 풀리자 미국내 부동산을 한국 투자가들에게 소개하고 분양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KOUSA를 새로 설립, 그 산하에 여행사 등을 두기도 했다.
KOUSA는 라스베가스 MGM 콘도와 중국 심양 아파트, 하와이 트럼프 콘도 등을 성공적으로 분양하는 등 해외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부동산 사업부를 비롯, 일본의 고급 화장품인 DHC 총판사업, 맞춤 속옷 누베마리(Nouvelle Mariee) 총판사업 등을 맡고 있는 무역사업부, 패밀리클럽(Family Club)을 운영하는 여행사업부, 그리고 토랜스 소재 일식당인 KA I 레스토랑, 서울 홍익대 앞에 위치한 월남국수전문점 ‘메종드포’ 등을 운영하는 레스토랑 사업부 등 총 4개 사업부서를 총괄하는 종합지주회사 성격을 지녔었다.
한상수 대표가 2007년 3월C&S디펜스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KOUSA는 미국내 계열법인 형식으로 운영됐었다. 특히 한씨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제주도 네스트힐 콘도(현 제주 힐리조트)’ 건설 프로젝트를 주력 투자상품으로 앞세워 3년 만기 구좌당 1만달러씩 투자하면 연 10%에 이르는 고리의 수익금 반환을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체포를 주도한 뉴저지주 버겐카운티 검찰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씨와 한씨는 네스트힐 리조트 측과 분양이나 매각 계약을 한 사실이 없으며 어떠한 사업관계도 맺은 적이 없다”고 밝혀 충격을 전한다.
현재까지 집계된 피해 규모는 네스트힐 콘도 프로젝트에만 약 700여명이 1,100만달러 가까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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