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시장 돈세탁2> 13년 만에 잡힌 멕시코 마약왕 체포 풀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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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2월 22일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체포 당시 장면

2주전 LA 자바시장을 급습해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돈세탁 혐의 등을 적발한 미국연방 수사팀들은 수사 범위를 제 3국으로까지 확대하고 있으며, 이번 돈세탁의 주범인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인 ‘시날로아’와의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대만에서도 돈세탁 관련해 은행에 예치된 1천 5백만 달러를 압류했으며, 호주에서도 조사 중이다.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의 횡폭성은 이미 널리 알려지고 있는데 과거 마약범들을 소탕한 여시장을 납치해 강간 후 살해할 정도로 악명이 높다. 이미 멕시코 해병특수부대가 지난 2월에 ‘시날로아’의 두목 ‘엘 차포 구스만’을 13년 만에 체포했으나, 아직도 그 여세는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멕시코 마약왕 체포작전을 소개한다.
그가 돈세탁을 통해 세계마약시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는 점에서  LA자바시장은 마약 돈세탁의 거점으로 보여 진다. <선데이저널>이 멕시코 마약조직 ‘시날로아’의 마약을 통한 돈세탁과 미-멕 정부의 합동 작전의 전모를 드려다 보았다. <특별취재반>

지난 2월 22일 토요일 동이 트기 전, 멕시코 해병 수송대가 전형적인 스페인 식민도시 푸에블라에 있는 어느 집 한 채를 조용히 에워쌌다. 해병대는 멕시코 정치인 한 명을 납치했다는 의혹과 마약 밀매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를 체포했다.
이 용의자 체포가, 멕시코와 미국 관계자들이 그로부터 며칠 후에 당국에서 그토록 찾아 헤매던 멕시코 최대 마약 카르텔 ‘시날로아’(Sinaloa)두목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이라는 거물을 붙잡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되리라는 사실을 당시 해병대는 알지 못했다.
미국과 멕시코 수사당국은 호아킨 구스만을 체포함으로써 1993년 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를 사살한 이후로 마약 밀매조직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고 환호했다.

이로써 호아칸 구스만이 2001년 멕시코 연방 교도소를 탈옥한 이후 13년 동안 계속된 범인 추적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호아킨 구스만이 이끄는 ‘시날로아’ 카르텔은 세계 최대 마약 밀매 조직으로 꼽힌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밀수되는 코카인, 마리화나, 헤로인, 메탐페타민 가운데 자그마치 3분의 1을 시날로아에서 밀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푸에블라 ‘라 비스타 컨트리 클럽’에 있는 마약 밀매 용의자 다니엘 페르난데스 데 라 베가(이하 다니엘 페르난데스)의 집에서 해병대는 용의자가 범죄에 이용한 휴대전화 10여 대와 무기를 발견 했다고 멕시코 고위 관리가 전했다.

세계마약 30% 시날리오 조직 밀매

발견한 휴대전화에는 호아킨 구스만의 고향인 시날로아로 전화를 건 발신 기록 수십 건이 남아 있었다. 미국과 멕시코 해병대는 최근 두세 달 동안 수집한 첩보를 바탕으로 발신 기록에 남은 전화번호가 이스마엘 ‘엘 마요’ 잠바다의 핵심 경호원들의 번호라는 사실을 이내 밝혀냈다. 이스마엘 잠바다는 호아킨 구스만의 측근이다. 이후 이틀 동안 해병대는 시날로아의 험준한 산맥과 시날로아의 주도인 쿨리아칸을 최소 세 차례 급습했다.
멕시코 연방군은 두 번의 작전을 통해 마약 카르텔 ‘시날로아’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용의자 중에는 아폴로니오 산도발 로메로와 크리스토 오마르 산도발 로메로 형제도 있었다. 멕시코 정부는 산도발 로메로 형제가 중화기, 권총, 코카인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원료와 화학물질 그리고2만 7,000달러 상당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체포 당일 압수한 휴대전화 한 대 안에는 호아킨 구스만의 위성전화 번호(체포된 용의자 중 한 명이 그렇다고 주장함)가 들어있었다. 미국 당국은 이 번호를 이용해서 쿨리아칸에 있는 호아킨 구스만 의 비밀 은신처를 찾아냈다.
호아킨 구스만의 은신처는 평범한 은신처와 거리가 멀었다. 당시 열린 기자회견에서 헤수스 무리요 카람 멕시코 검찰총장은, 10일(월) 호아킨 구스만의 집을 급습한 해병대는 집 7채로 이어지는 지하 비밀통로를 발견했으며, 통로를 통해 연결된 집 7채는 강철문으로 철통방어를 해놓은 상태였다고 발표했다.
“문을 따느라 몇 분을 지체하는 사이에 호아킨 구스만이 비밀 통로를 통해 몇 차례나 도주했다. 하지만 상당한 정보를 입수한 상태였기 때문에 수사를 계속 진행했다.”
당국은 시날로아 카르텔의 또 다른 실세인 마리오 이달고 아르게요도 체포할 수 있었다. 마리오 이달고 아르게요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무기와 코카인도 압수했다고 당국은 전했다. 무기와 코카인 일부는 오이와 바나나를 쌓아놓은 더미 사이에 숨겨져 있었다.

구스만 조직원 체포에 첨단장비 동원

 ▲ 마약왕의 여자친구

호아킨 구스만의 위성전화 전원이 다시 들어왔을 때, 신호가 잡힌 지역은 쿨리아칸에서 약 200km 떨어진 휴양도시 마사틀란이었다. 멕시코 당국은 당장 급습했다가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는 총격전을 무릅쓰기보다는 도망자의 행적을 며칠 동안 살피는 쪽을 택했다.
결정적인 2월 22일(토) 아직 해가 뜨기도 전인 이른 아침, 해병대는 마사틀란에 있는 크림색 ‘미라마르’ 아파트 건물로 들어갔다. 해병대는 호아킨 구스만의 핵심 경호원을 붙잡았으며, 이 경호원이 두목의 아파트로 해병대를 안내했다.
전문가들은 호아킨 구스만이 체포됨으로써 앞으로 몇 달 동안 시날로아 카르텔의 기반이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과거 경험에 비추어볼 때 (마약왕을) 체포한다고 해서 멕시코 마약 밀매량이 줄어들거나 마약 거래 지역의 폭력이 감소할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멕시코와 미국의 공조 체계가 최근 몇 년 사이에 개선됐다는 사실은 확실히 알 수 있다. 특히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멕시코 해군의 협력이 강화됐다. 멕시코 해군은 자국 안보 관련 조직 가운데 가장 유능하고 강직한 조직이라는 평가를 널리 받는다.
다니엘 페르난데스와 호아킨 구스만의 또 다른 측근을 체포한 부대는 고도로 잘 훈련된 해병대원 200~300명으로 구성된 멕시코 특전사 요원들이었다. 멕시코 특전사 요원들은2009년 멕시코 해병대가 휴양도시 쿠에르나바카에서 아르투로 벨트란 레이바를 사살한 이후 마약 카르텔 우두머리들을 체포하는 여러 작전에 투입됐다.
특전부대는 멕시코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극비리에 활동한다. 특전부대에 대해 잘 안다는 멕시코 관리 한 명은 특전부대는 멕시코시티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급파되기 전까지 작전 대상을 모른다고 전했다. 특전부대는 작전을 수행할 때 멕시코 다른 지역에 있는 해군에도 작전에 대해 알리지 않는다.
미국마약수사국(DEA)은 멕시코 해병대에 정보를 제공해왔으며, 대다수 정보는 미국에서 체포된 마약 밀매범을 조사한 끝에 얻은 것이라고 전직 DEA 관리는 전했다. DEA가 멕시코 해병대에 정보를 전달하면, 멕시코 해병대는 이 정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보를 입수해 DEA에 전달한다. 정보가 충분히 축적되면 작전을 개시한다.

연방조직 정보원 심어 체포실패

전직 DEA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 같은 전략은 아르투로 벨트란 레이바를 체포할 때부터 써온 방식이다. DEA는 생생한 정보를, 연방보안관은 노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들은 용의자를 유인 하는 방법을 안다.” 하지만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을 체포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호아킨 구스만은 지역 정치인과 경찰들 에게 뇌물을 주고 비호를 받았을 뿐만 아니라, 그를 체포하는 작전이 진행 중일 때 귀띔해주는 촘촘한 정보원 네트워크도 갖추고 있었다. 호아킨 구스만은 쿨리아칸 전역에 정보원을 심어뒀다. 택시 기사와 호텔 직원들은 쿨리아칸에 누가 와있는지 호아킨 구스만에게 알려줬다.

호아킨 구스만은 시날로아 산맥과 시날로아 바로 옆에 있는 두랑고에도 장시간 은신해있었다. 전직 미국 관리는 이렇게 말했다. “육로를 통해서 (호아킨 구스만의 은거지로) 진입할 경우, 군인 들이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오는 모습이 호아킨 구스만의 초소에서 보였을 것이다. 헬기로 접근할 때는 소리가 들린다.”
2012년 연방경찰이 호아킨 구스만을 체포하려할 때도 작전은 실패로 돌아갔다. 멕시코 휴양지 카보산 루카스에 있는 은신처 네 곳의 대피 로를 완전히 봉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호아킨 구스만은 펜스를 뛰어넘어 리조트 호텔로 피신했다. 전직 미국 관리는 “경찰 작전이 엉성했다”고 회상했다.
그후  몇 달 사이에 시날로아 핵심 조직원들을 잇따라 붙잡으면서 멕시코와 미국 당국은 호아킨 구스만 체포에 바짝 다가섰다.

2년 전부터 치밀한 돈세탁 첩보수집

지난해 11월 DEA 첩보를 입수한 국경순찰대는 멕시코 국경 부근에서 세라핀 잠바다-오르티스를 체포했다고 DEA 대변인은 밝혔다. 세라핀 잠바다-오르티스는 이스마엘 잠바다의 아들이다. 이스마엘 잠바다는 시날로아 카르텔 리더로, 호아킨 구스만의 측근이다.
세라핀 잠바다-오르티스를 체포한 사건은 시날로아 우두머리를 체포할 수 있는 중요한 전기를 마련했다. (세라핀 잠바다-오르티스는 샌디에고에 메탐페타민과 코카인을 밀수하는 모의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그의 변호인에게 23일(일) 취재를 시도했으나 변호인은 취재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시점에, 네덜란드 당국은 미국의 요청에 따라 멕시코시티를 출발해 암스테르담으로 입국하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호세 로드리고 아레치가-감보아를 체포했다. 시날로아 카르텔 핵심 조직원인 호세 로드리고 아레치가-감보아는 본국 송환을 요청했다.
호세 로드리고 아레치가-감보아를 체포함으로써 미국 사법당국은 시날로아 카르텔 조직체계와 연락방식을 잘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체포된 조직원들은 당국의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이번 LA자바시장 급습도 연방정부가 2년동안 조직원을 자바시장 종업원을 심어 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마약 조직의 돈세탁 관련 내용을 샅샅히 알고 있었다는 점에서 치밀함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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