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미국 FTA체결 20개국 성적표를 들여다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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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의 무역수지는 수입이 수출보다 1.5배나 많았지만 FTA를 체결한 20개국과의 교역적자는 이보다 적은 것으로 드러나, 미국이 FTA체결을 통해 무역적자 감소효과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과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뒤 큰 적자를 보고 있으며 중남미국가를 제외하면 한국이 미국이 FTA를 체결한 20개국가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밝혀졌다.
미의회조사국과 인구센서스국등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전체교역량은 3조9690억달러이며 이중 수출이 1조6232억달러인 반면 수입은 2조3457억달러로 7225억달러 적자를 기록, 수입이 수출보다 1.45배나 많아 심각한 무역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이 FTA를 체결한 20개국가와의 교역량은 1조5920억달러이며 이중 수출이 7651억달러인 반면 수입은 8269억달러로 618억달러 적자를 기록, 수입이 수출보다 1.08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선데이저널>이 미국  FTA체결 20개국 성적표를 들여다봤다.
박우진(취재부기자)

 ⓒ2015 Sundayjournalusa

미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FTA 체결국가와의 교역에서 수출이 많은 반면 수입은 적어 무역수지 개선효과를 톡톡히 거둔 셈이다. 하지만 유독 한국에만 미국의 이같은 전략이 먹혀들어가지 않고 있으며 미국의 의도와는 반대로 오히려 한국의 무역증진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전체 교역대상국은 180여개국에 달하지만 지난 1985년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1987년 캐나다, 1994년 멕시코, 2001년 요르단, 2004년 호주와 칠레, 싱가폴, 2005년 중남미 6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다. 또 2006년에는 모로코와 바레인, 오만, 2007년에는 페루, 2011년에는 콜롬비아, 파나마, 한국 등 지금까지 모두 20개국가와 FTA를 체결했다.

FTA체결 20개국 국가들중 대미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한 나라는 이스라엘, 캐나다, 멕시코,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한국 등 모두 6개국뿐이다. 미국입장에서는 FTA체결국가중 이들 6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14개국, 즉 3분의 2에 달하는 국가와의 교역에서는 흑자를 거둔 것이다.

▲ 한국만이 미국과의 FTA를 통해 대미수출에 날개를 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696억달러를 수출하고 445억달러를 수입, 25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2015 Sundayjournalusa

FDA체결국가들 대미교역 흑자

미국 전체교역량에서 FTA 체결 2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0.1%에 달하지만 FTA 체결국가로의 수출은 47%로 훨씬 많았고 이들 국가로부터의 수입은 전체 수입의 35%에 불과했다. 즉 FTA 체결국가로 수출이 많은 반면 수출은 월등히 적은 것이다.
FTA체결국가중 흑자를 기록한 6개국을 살펴보면 캐나다는 교역량에서 미국전체의 16.6%를 차지, 가장 교역량이 많았고 멕시코는 13.5%로 2위를 차지했다. 미국 교역대상국 1.2위가 모두 FTA 체결국가였고 공교롭게도 이들 국가는 대미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그 흑자규모는 교역량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였다.
지난해 캐나다는 미국에 3460억달러를 수출한 반면, 3120억달러를 수입해 34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지만 흑자비중은 전체 교역량의 5%에 불과하다. 멕시코 역시 미국에 2941억달러를 수출한 반면 240억달러를 수입, 538억달러의 흑자를 냈지만 역시 전체 흑자비중은 10%에 그쳤다.

코스타리카는 흑자비중이 교역량의 15%에 불과했고 니카라과는 31억달러를 수출하고 10억달러를 수입해 흑자비중이 교역량의 51%에 달했지만 전체교역액이 41억달러로 미국전체교역량의 0.1%에 불과해 다른 나라와 비교대상으로 삼기가 힘든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흑자비중이 교역량의 21%지만 역시 교역액이  381억달러로 역시 미국전체교역량의 1%에 미치지 못했다.
흑자 6개국중 이들 5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1개나라, 유독 한국만이 미국과의 FTA를 통해 대미수출에 날개를 단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은 미국에 696억달러를 수출하고 445억달러를 수입, 25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규모는 전체 교역액 1142억달러의 22%에 달한다. 무역전쟁에서 명실공히 한국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이다.

 ▲ 한국은 지난 15년간 연속흑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특히 2012년 3월 FTA 발효이후 3년간 대미흑자 규모는 3년연속 연평균 20%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에는 26%, 2013년 25%, 2014년 21%의 기록적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2015 Sundayjournalusa

한국 대미교역통해 250억달러 흑자

한국의 선전은 수출입격차 비교를 통해서도 명백히 드러난다. 미국 전체의 수출입격자차 1:1.45로 수입이 수출보다 50% 정도 많았다. 반면 FTA 20개국 전체의 수출입격차는 1:1.08로 좁혀진 반면 한국과의 수출입격차는 1:1.56을 기록했다. 한국과의 수출입격차가 FTA 20개국 평균을 월등히 앞서는 것은 물론 미국전체의 수출입격차보다 더 큰 것이다. 한국입장에서는 니카라과 등을 제외한다면 사실상 미국의 전체 교역대상국중 가장 훌륭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한국은 2012년 3월 미국과의 FTA가 발효된 반면 칠레와 싱가폴은 우리보다 8년앞선 지난 2004년 일찌감치 FTA를 체결했다. 하지만 성적표는 엉망이다. 한국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아시아국가 싱가포르는 지난해 대미수출액이 165억달러, 수입이 305억달러로, 미국으로 부터 수입하는 물품이 수출보다 2배가까이 많았다. 다시 말하면 미국과의 무역수지 적자가 2배에 달하는 것이다.
칠레도 이같은 상황은 마찬가지, 칠레는 지난해 대미수출액이 95억달러에 불과한 반면 대미수입액이 166억3천여만달러에 달해 대미무역에서 71억달러, 즉 약 2배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두나라 모두 미국과의 FTA를 체결했지만 전혀 재미를 보지 못한 것이다.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무역수지 증감을 살펴봐도 이같은 추세는 뚜렷하다. 1990년대에 미국과 FTA를 체결한 캐나다와 멕시코는 지난 15년간 단 한번도 대미무역에서 적자를 기록하지 않았다. 늘 흑자였다. 하지만 흑자규모가 꾸준히 늘어난 것은 아니다. 캐나다의 대미무역 흑자규모는 교역량증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2002년 -9.7% 감소를 비롯해 2006년과 2007년, 2009년, 그리고 2012년과 2013년등 모두 5년간은 흑자규모가 줄어들었다. 특히 미국의 서브포라임모기지사태이후 금융위기가 발발한 2009년에는 전년보다 무려 72.4%의 무역흑자가 감소했다.
멕시코도 지난 15년간 흑자가 이어졌지만 2008년과 2009년, 2011년과 2014년까지, 모두 6년동안은 흑자폭이 오히려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관련 기업들 수출 30%

그러나 한국은 지난 15년간 연속흑자를 기록한 것은 물론 특히 2012년 3월 FTA 발효이후 3년간 대미흑자 규모는 3년연속 연평균 20%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2년에는 26%, 2013년 25%, 2014년 21%의 기록적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흑자규모가 2001년에는 4%, 2002년에는 0%, 2003년에는 1.54%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10년만에 폭발적으로 흑자가 늘어났다. 2004년에는 흑자가 50% 증가해 가장 큰 성장을 이룬 해로 기록됐지만 2005년에는 19.2%, 2005년에는 16.3%, 2007년에는 4%등 3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2008년 4% 성장했지만 2009년 또 21%라는 사상최대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그 이듬해까지 2년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이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한미 FTA는 한국에 엄청난 보탬이 된 것이다.

 ▲ 한국은 지난해 대미수출중 자동차가 147억달러로 전체의 21.1%에 달했고 스마트폰등 통신기기가 82억2천만달러로 11.8%, 자동차 부품이 62억2천만달러로 9.2%를 차지했다. 즉 자동차와 관련부품 수출이 전체 수출의 30.3%로 가장 비중이 컸다.
ⓒ2015 Sundayjournalusa

의회조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5년간 한국의 흑자총액은 223억4천만달러에 달했다. 같은 기간 캐나다의 흑자총액이 748억8천만달러, 멕시코는 779억2천만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한국은 엄청난 흑자를 거둔 것이다. 2014년 기준 캐나다의 대미교역량의 한국의 5.8배, 멕시코는 4.7배에 달한다. 전체 교역량대비 흑자액면에서 한국이 독보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이다.
특히 싱가폴은 지난 15년간 2000년 단 한차례를 제외하고는 14년연속 대미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칠레도 FTA가 체결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소폭 흑자를 기록했을 뿐 2008년부터 내리 7년간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한국의 경쟁국으로 평가되는 국가들은 미국FTA를 체결하고도 기술수준 등이 뒤쳐져 FTA 과실을 전혀 따내지 못하고 오히려 미국제품의 홍수를 맞고 있다.

각 나라의 대미교역품목을 보면 한국은 지난해 대미수출중 자동차가 147억달러로 전체의 21.1%에 달했고 스마트폰 등 통신기기가 82억2천만달러로 11.8%, 자동차 부품이 62억2천만달러로 9.2%를 차지했다. 즉 자동차와 관련부품 수출이 전체 수출의 30.3%로 가장 비중이 컸다. 또 반도체와 전자기기도 51억6천만달러로 7.3%를 차지, 한국의 대미수출은 자동차와 관련부품, 스마트폰과 반도체등 전자제품이 거의 50%에 달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사실상 현대차그룹과 부품업체들이 대미수출의 30%, 삼성그룹과 기타 휴대폰업체가 20%를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철강제품이 6.1%를 차지, 한국이 철강강국임을 입증했고 석유화학 및 석탄제품도 5.4%를 차지, 종주국인 미국을 능가한다는 평가가 그대로 반영됐다. 그외 가정용품이 2.2%, 고무제품이 2.1%, 농업 및 건설기계가 2% 순이었다.
한국의 대미수입품은 반도체등 전자부품이 40억달러, 9%로 가장 비중이 컸고 기본화학제품이 7.4%, 항공우주부품이 7.1%였으며 산업기계류, 곡물 및 종자, 쇠고기 등 육류제품 등의 순이었다.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철강회사의 원료가 되는 스크랩등의 수입이 대미수입의 2.9%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중국, 대미 수출 상대적으로 미미

특히 이들 보고서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들의 주요 수출입품목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어느 나라는 어떤 제품이 강점이고 어떤 물품을 수입하는 지를 한번에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국가별 수입액 순위는 중국, 캐나다, 멕시코 순인 반면 수출액순위는 캐나다, 멕시코, 중국의 순이다. 수입품목은 중국이 가장 많지만, 아직 중국의 미국에 대한 수출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것이다.

캐나다는 미국수출품목 1위는 오일 및 가스로 전체 수출품의 28%를 차지했다, 캐나다의 자원이 가장 큰 수출품으로, 그야말로 자원강국, 복많은 나라인 것이다, 그뒤를 이어 자동차가 12.8%, 석유 및 석탄제품은 4.6%, 자동차부품은 4.2%를 각각 차지했다. 캐나다가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들이는 품목 또한 자동차로 전체 대미수입의 8.8%, 자동차 부품이 8.3%로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캐나다도 미국으로 부터 오일과 가스를 사들여 수입 3위품목으로 나타났고 석유 및 석탄제품이 그 뒤를 이었다.

▲ (왼쪽) 캐나다는 미국수출품목 1위는 오일 및 가스로 전체 수출품의 28%를 차지했다. ▲ (오른쪽) 멕시코는 미국수출품목 1위로 자동차가 꼽혔다.
ⓒ2015 Sundayjournalusa

멕시코는 미국수출품목 1위로 자동차가 꼽혔다. 일본자동차등이 멕시코에서 공장을 세워, 미국으로 차량을 수출하는 것이다. 자동차수출이 전체의 16%를 차지했고 자동차부품역시 14%를 차지했다, 자동차 관련 수출이 전체의 30%에 달할 정도로 외국계 자동차 회사가 멕시코 경제를 떠받치는 큰 축이 된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오일과 개스가 9.4%를 기록했다. 멕시코는 또 미국 주요전자제품회사의 생산기지인 탓에 컴퓨터품목과 오디오와 비디오 제품이 각각 5%로 나타났다. 미국이 멕시코에 수출하는 품목 역시 자동차가 9%로 가장 많았고 화학 및 석탄관련제품이 8%로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컴퓨터제품이 6.7%, 반도체 등이 5.6%, 기본적 화학제품이 4,2%를 차지했다.

또 호주는 대미수출 1위 품목이 육류제품으로 무려 26%를 차지했다, 철강과 철강생산제품도 9.7%에 달했고 항공우주산업 관련 품목이 4.9%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호주 수출품은 항공우주산업의 부품이 9%에 달했고 자동차가 8.6%, 농업 및 건설기계가 7.4% 순이었다.
칠레는 대미수출 1위 품목이 철강 및 철강생산품목으로 25%를 차지했고 과일과 나무, 넛제품이 16%, 생선 등 수산물이 10.5%로 나타났다, 반면 미국의 호주수출품은 석유 및 철광관련제품이 30.7%, 항공우주품목이 9.8%, 농업 및 건설기계가 5.6%등이었다.
싱가폴은 대미수출품목 1위가 기본적 화학제품으로 16.5%, 의약품이 16.1%를 차지했다, 반면 미국이 싱가폴에 수출한 품목은 항공우주제품이 14.1%로 가장 많았고 석유 및 석탄제품이 13.4%, 반도체 및 부품이 7.9%였으며 내비게이션, 측정, 환경, 통제장치류가 5.4%로 나타났다.

칠레 싱가폴 특혜비자 보너스 혜택

한가지 주목할 점은 미국이 지난 2004년 FTA를 체결한 싱가폴과 칠레에는 이들 국가를 위한 전용취업비자쿼터를 배정한 반면 한국에는 자유무역협정에 따른 한국인 전용 취업비자쿼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매년 H1B 취업비자쿼터 6만5천개중 싱가폴에 5400개, 칠레에 1400개가 별도로 배정됨으로써 이들 국가 출신들은 취업비자를 손쉽게 획득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FTA에 따른 취업비자부여법안이 번번이 거부되고 있다. 그 답은 간단하다, 칠레와 싱가폴은 FTA체결직후 미국의 수출이 훨씬 늘어난 국가이고 한국은 FTA체결직후 미국의 수입이 훨씬 늘어난 국가다. 다시 말하면 미국은 칠레 싱가폴에 수출을 늘리는 대신 당근으로 취업비자 혜택을 준 것이고, 한국은 대미수출이 급증한 만큼 미국이 한국에 또 다른 혜택을 줄 필요가 없다는 인식때문으로 풀이된다. 칠레와 싱가폴은 미국 물품을 많이 사들이자 미국정부가 그 반대급부로, 보너스식으로 특혜비자를 할당해 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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