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총영사관 대한민국 개천절 졸속 기념행사 비난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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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4348년 개천절 기념 리셉션이 지난 2일 LA총영사 관저(627 S. Rossmore Ave., LA, CA 90005)에서 약 200명의 한미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식전공연으로 ‘해물’ 국악 팀의 간단한 공연에 이어 시작된 기념식에서 김현명 총영사는 환영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경일인 개천절을 맞아 미국 땅에서 한미 우호 정신을 더욱 키워나가자”고 말했다. 이날 맥신 워터스 연방하원의원(Maxine Waters, 43 지구)과 미셀 스틸 슈퍼바이저 등은 축사와 함께 개천절을 축하하는 인정서를 김현명 총영사에게 전달하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으며, 에드 로이스(Ed Royce) 의원은 보좌관을 보내어 인정서를 전했다. 한편 개천절을 국경일로 기리는 의미보다 형식적이고 마지못해 치르는 행사로 더 쏠려 있는 것 같아 씁쓸함을 나타냈다. 이날은 민족의 하늘을 활짝 연 최초의 국가 고조선 건국을 기념하는 날이기에 대한민국의 생일을 축하하는 동시에 문화외교를 통한 한국 알리기와 한미 양국의 우호증진을 함께 도모하는 행사로 승화시켜야 하는 축제의 장으로 치러져야 한 행사가 형식적인 절차에 의한 졸속행사로 변질돼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성 진 취재부기자>

 ▲ 개천절 행사에 문화행사도 겉치례에 불과 했다.

한국에서는 개천절 당일인 3일에 기념행사가 열렸는데, 미주 지역 공관들은 개천절 당일이 토요일이라 그 전날인 2일이나, 1일 국군의 날과 병행하여 행사하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적당히 편리한 날 치르자는 분위기였다. 왜 기념식을 당일에 개최하지 않고 편리한 날 치르자는 발상도 문제다.
LA지역에서는 개천절 기념식은 지난해까지는 LA한인회와 국화원이 공동으로 개최해왔는데, 올해부터 갑자기 공관이 주최가 되었다. 아마도 본국의 지시사항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국경일인 개천절 기념행사는 날이 갈수록 형식적인 것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번 LA총영사 관저에서 행한 기념식도 예외가 아니었다. 더구나 타 지역 공관에 비해 더 초라했다.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은 지난 1일 SF 시빅 플라자 내 War Memorial Veterans 빌딩에서 개천절 행사를 개최했는데 중국, 브라질, 그리스, 러시아 등 주요 국가 영사들과 한인단체장들과 관계자 들, 칸센 추 가주하원의원(민주, 25 지역)과 제인 김 SF 슈퍼 바이저 등 주류사회 정치인과, 제이 슈 아시안 아트 뮤지움 관장 등 주류사회 문화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 기쁨을 함께 나눴다.
그러나 LA총영사 관저에서는 행한 기념식에는 단 한 명의 외국 영사들이 참석치 않았다. LA공관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타 지역 공관보다 초라한 개천절 행사

샌프란시스코 개천절 행사 문화행사에서는 이우정 테너, 크리스털 김 소프라노의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 성악 듀엣 공연과 우리 사위의 화관무, 삼고무 공연 등이 펼쳐지며 한국문화의 아름다움을 뽐냈다. 그러나 LA에서는 간단한 국악 창소리 정도로 마무리했다. 총영사관과 문화원 등이 조금만 신경을 쓰면 좋은 문화공연을 기획할 수 있었으나 이를 소홀이 한 것이다.
한편 멀리 아프리카 대륙 케냐 한국대사관도 2일 수도 나이로비의 사파리 파크 호텔에서 개천절 기념식을 개최 했는 데이비드 에투로 케냐 상원의장 등 주요 인사와 각국 외교사절, 현지 한인 등 500여 명이나 대거 참석해 댄스와 전통춤, 현악 4중주 공연과 만찬을 즐기고 우리 민족의 건국을 함께 축하했다.

이번 개천절 행사에 주류사회 인사들도 참석했으나, 기름에 물 떠있듯이 한인과 주류 인사들이 따로 따로 지냈다. 이런 계기에 한인 커뮤니티와 주류사회 각계가 서로 소통하고 인맥도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데 끼리끼리가 되어 오히려 어색한 자리가 되기도 했다.
주최 측은 이런 기회에 한미인사들이 교류가 되도록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는데 이를 전혀 고려치 않았다. 자신들이 할 수 없으면 유관 단체들과 사전 준비를 해야 하는데 이런 점들을 생각지도 않았다.
LA총영사관은 LA 한인사회가 나라 밖으로 세계 최대의 한인 커뮤니티가 있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함께 아우르지 못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개천절 행사 의전을 두고 총영사관이 제대로 집행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날 국민의례에서 애국가와 미국 국가 순서에서 애국가를 먼저 부르지 않고 미국 국가가 먼저 불려 졌다며 공관 내부에서 작은 소동도 있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내에서 두개의 국가를 부를 경우, 미국 국가를 먼저 부르고, 다음 관련 국가의 국가를 부르게 된다.
하지만 LA총영사 관저는 외교 관례상 대한민국 영토로 간주하기에 한국 영토로 생각할 수 있기에 애국가를 먼저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순서에서 미국 국가가 먼저 선창 되고 나중에 애국가가 불려졌다. 이 문제를 두고 영사관 일부 직원들이 이날 순서를 맡은 공연 팀 측에 불만을 털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처럼 국가를 두고 지적한 총영사관 측 자신들도 의전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했다. 미리 공연팀에게 국민의례 의전 순서를 알려 주었어야 했다. 또한 이날 식전 공연행사가 끝나고 기념식을 하면서 국민의례를 진행하면서 중요한 묵념 순서가 실종됐다. 공식적으로 국민의례는 국기배례, 국가선창, 묵념 순으로 진행되도록 정부가 규정해놓았다. 그럼에도 이날 총영사 관저에서 열린 개천절 국경일 기념행사에서 묵념 순서는 실종되어 버렸다.

국경일 기념행사 준비 부족 실종된 순서

 ▲ 한·미 인사들이 모였으나 따로 따로 였다.

그뿐 아니었다. 이날 식전 단상에 설치된 태극기와 성조기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었다. 이날 개천절 식장에는 태극기와 성조기 배치도 잘못됐다. 태극기와 성조기 2개만 설치할 경우, 기념식장이 한국 영토로 간주된 총영사 관저이기에 우선순위는 태극기가 먼저다. 따라서 국기를 보는 방향에서 왼쪽 편에 태극기가 와야 하고 오른편에 성조기가 와야 한다.
국기 규정에 따르면 태극기와 외국 기를 함께 설치하는 경우 그 크기 및 높이는 같아야 하며, 설치 순위는 설치하는 기의 수가 홀수인 경우와 짝수인 경우에 따라 구분하여 태극기를 가장 윗자리에 설치하고, 두개 국기가 있는 경우, 태극기를 왼쪽, 다른 나라기는 오른쪽에 둔다. 태극기와 여러 개 국기를 한 단상에 설치할 때, 태극기가 맨 왼쪽 선두에 와야 하고, 그다음 위치부터 외국 기를 설치한다.
그러나 공관이 아닌 일반 한인 단체에서는 태극기와 성조기를 단상에 설치할 때 성조기가 왼쪽에 와야 한다. 국가도 미국 국가를 먼저 선창하고, 다음 애국가를 선창 하는 것이 관례이다.
이것은 총영사관의 의전 집행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는 증거다. 현재 공관에는 태극기와 함께할 성조기가 없다는 것이다. 이날 성조기도 외부에서 빌려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에 또 문제가 있었다. 이날 놓인 태극기보다 성조기가 더 높았다. 우리 행사 때 태극기보다 다른 나라 국기가 더 높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 의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국기 배치나 국기 자체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는 LA총영사관내에 의전에 대해 신경을 쓰는 영사들이 없다는 이야기다.

개천절 기념 리셉션을 두고도 타운에서는 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았다. 우선 초청자 리스트를 두고 어떤 기준에서 개천절 리셉션 초청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과 문제점들이다.
이번에 총영사관 측에서 초청장을 400-500명으로 대상을 삼고 초청장을 보내면서 참석 여부를 알려 달라고 했다. 영사관의 한 관계자는 “참석하겠다고 통보를 한 사람들이 200명 정도로만 알고 있다”라고 말하면서 “참석하겠다고 답신을 보낸 사람 중에도 오지 않은 사람들도 많은 것 같고 참석여부 통보도 않고 온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해주었다.
어떤 단체장은 직함이 4-5개이기에 초청장도 2장을 받은 사람들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단체장은 아예 초청 대상도 안되었다. 이런 경우 공관 측에서 사전에 리스트를 관련 영사들이 서로 논의하여 통합적인 시스템으로 운영되어야 하는데, 담당 영사들이 자신 들이 관장하는 단체들 명단에만 신경을 쓸 뿐 다른 분야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교민담당 영사가 총괄적으로 정리해야 하는데, 최근 총영사관에 8월을 기준으로 새 영사들이 부임하고, 이에 따라 업무 분담도 재편성하는 바람에 인수인계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한데도 기인된다고 볼 수 있다.

영문도 모르고 참석한 인사들도

그런데 이날 개천절 기념 행사장에 우선 LA한인회 , LA상공회의소, LA 평통 위원들이 많이 보이지 않았다. 이들이 이날 초청을 받고도 안 왔는지 아니면 애초부터 초청을 받지 못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특히 평통 위원 중에는 많은 단체장들도 포함되어 있는데, 그 많은 단체장들 모습이 이날 관저 행사 에 보이지 않았다. L 모 단체장은 ‘보통 이 같은 행사에 초청을 받아 왔는데, 이번에는 초청장을 받지 못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또 다른 재미있는 현상은 이날 리셉션에 온 많은 사람들이 정작 무엇을 위한 리셉션인지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사람들도 있었다. ‘영사관저 초청이라서 왔다’라는 한 참석 인사는 행사장에 와서야 개천절 리셉션 인 줄을 알았다’는 사람도 다수 있었다.
그리고 이날 행사가 개천절 기념행사인지, 한국 홍보 행사인지, 한류 행사인지를 구분할 수 없는 이상한 행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행사장 입구에 어줍지 않게 레드 카펫을 깔아 놓아 일부 참석자는 걸어 들어오면서 계면스러운 표정도 짓기도 했다.
이날 관저 앞뜰 현관 마당에는 현대 차 2대가 놓여 있었다. 이를 보고 일부 참석자들은 ‘오늘 현대차 경품 행사가 있느가’라며 기대감을 품기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홍보용 차량이었다. 행사장에는 부스라고는 달랑 한국관광공사에서 조그만 테이블에 몇 개 종류 팸플릿이 놓여 있는 게 고작이였다.

LA총영사관 홈페이지 한 때 ‘먹통’

LA총영사관을 비롯한 미국 내 주요 재외공관들의 온라인 홈페이지가 2일 한국 외교부의 일방적인 시스템 점검으로 인해 수 시간 동안 다운되는 큰 불편을 야기 시켰다. 특히 외교부는 한국과 시차를 두고 있는 미국 업무시간에 8시간 가까이 홈페이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재외공관 에 아무런 공지를 하지 않아 LA를 비롯한 재외공관들의 온라인 서비스가 한동안 먹통이 돼 민원 양식 다운로드가 필요한 한인들의 애를 먹였다.
이처럼 외교부의 일방적인 온라인 서버 점검으로 해외 지역 한인들이 골탕을 먹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7월에도 한 달 가까이 진행된 한국 외교부의 시스템 점검으로 인해 재외공관 온라인 웹 사이트 내 일부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접속이 차단되면서 한인들의 큰 불편을 겪은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교부나 총영사관 어느 쪽도 사과 표시도 없었다.
LA총영사관은 홈페이지 서비스 중단 사실을 2일에 간단하게 공지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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