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특집 1] 한국자본, 미국부동산매입 가속화 행보‘끝이 궁금한 까닭은?’

■ 지난 7개월간 16억달러 투자 시애틀, 뉴욕 등 6개 도시 6개 매입

■ 시애틀 세이프코 3억9천만불 필라 시카스퀘어 3억5400만불 매입

■ 한국투자그룹 지난해 11월 아틀란타 AT&T센터 2억6천만불 매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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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 교원공제회, 한국투자신탁운용, 미래에셋그로벌, 컨소시움 투자그룹

중국투자자, 정부 규제로 한발 물러서고 있는데
한국투자자, 美 전역 초대형부동산들 속속 매입

‘약 될까, 독 될까’

한국 금융기관들이 지난해 미국 워싱턴DC와 뉴욕 등의 부동산을 잇달아 매입한데 이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간 16억달러 상당의 부동산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선데이저널> 취재 확인결과 삼성, 한국투자신탁운용, 교원연금 등이 시애틀, 필라델피아, 뉴욕, 시카고, 아틀란타, 실리콘밸리 등 미전역에서 대형빌딩들을 매입, 한국도 중국 등에 이어 만만치 않은 투자자금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7개월간의 한국자본의 미국부동산 투자현황을 살펴보았다.   박우진(취재부기자)

▲ 삼성생명매입 시카고빌딩

▲ 삼성생명매입 시카고빌딩

지난달 24일 한국투자자 컨소시엄이 미 서북부의 중심도시 시애틀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세이프코플라자’를 3억8700만달러에 매입했다. 시애틀중심인 1001 4TH AVE의 50층짜리 빌딩으로, 연건평이 79만4천스퀘어피트에 달한다. 이름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한국투자자들은 이 건물을 스퀘어피트당 487달러에 매입했으며 이 거래는 올해 시애틀지역의 부동산거래 중 최대 규모의 거래로 기록됐다. 현재 시애틀시가 재산세 부과를 위해 책정한 이 건물의 평가가격은 1억5500만달러로 조사됐다. 실제 거래가와 약 2.5배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과감한 투자의 허와 실

대형보험회사인 세이프코가 입주해 세이프코(사진참조)로 불렸던 이 건물은 지난 2005년 미국최대연금인 캘리포니아 공무원퇴직연금이 1억6300만달러에 매입한 건물로 약 11년만에 2배이상 오른 값에 한국투자자에게 팔렸다. 현재 이 건물의 98%이상이 리스가 완료된 상태이며, 특히 전체 건평의 60%가 넘는 50만스퀘어피트는 오는 2028년까지 세이프코보험에 장기 임대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임대률이 매우 높은 데다 앵커테넌트가 대형보험회사여서 안정적인 렌트수입이 보장된 건물이다.

또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이 1억달러상당을 들여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했고, 첨단기술친화적인 테크노빌딩으로 변신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애틀도심의 올해 1분기 부동산거래액은 28억달러로 지난해 4분기 29억달러보다는 약간 줄었지만 첨단기술분야 기업들의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도 사무실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3월 23일에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세청입주 빌딩을 3억5400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2970 마켓스트릿의 이 빌딩은 시라 스퀘어로 불리며 5층 규모로 연건평이 86만3천스퀘어피트에 달한다. 즉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 빌딩을 스퀘어피트당 410달러에 매입한 셈이다. 특히 이 건물은 예전에는 미연방우정국이 입주해 있었으며 현재는 미 국세청 IRS에 건물전체가 임대된 상태다. 이 건물의 종전 소유주는 부동산투자회사로 잘 알려진 브랜디와인으로 지난 2007년 펜실베이니아대학으로부터 이 건물을 2800만달러에 매입한 뒤 2억2000만달러를 투입,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펼쳤다. 그리고 2010년 시라스퀘어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함과 동시에 미 국세청에 임대된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 부동산 매입을 위해 지난해 12월 23일 펜실베이니아주에 ‘김탑코 인크’[KIM TOPCO INC]라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으며, 같은 날 브랜디와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킴탑코의 KIM은 KOREA INVESTMENT MANAGEMENT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영문 첫 글자를 딴 것이다. 브랜디와인은 뉴욕증시[NYSE]상장업체로 매매계약 체결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24일 증권거래위원회에 계약체결사실을 보고했고 그로부터 3개월만인 지난 3월 23일 크로징이 완료됐다. 이처럼 금융기관 등 한국자본은 올해만 최소 2건 이상, 7억4100만달러 이상의 미국 부동산거래를 성사시킨 것이다.

시카고 지역에만 10억불 투자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20일에는 한국자본이 미국 최대 부동산 회사인 CBRE를 통해서 조지아주 아틀란타의 AT&T 센터를 2억6000만달러에 매입했다. AT&T센터(사진참조)는 특히 건물이 1채가 아닌 2채로, 빌딩 2개를 사들인 것이다. 아틀란타 754피치트리 스트릿의 빌딩은 16층으로 51만2천여스퀘어피트, 725 웨스트 피치스트릿의 빌딩은 8층으로 28만2천여스퀘어피트다. 두 건물 전체 건평은 79만4천스퀘어피트로 한국자본은 스퀘어피트당 327달러에 매입한 셈이다.

▲(왼쪽)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매입한 필라델피아 시라스퀘어 ▲ 교직원공제회가 지분 49%를 인수한 뉴욕 맨해튼 아스토르51

▲(왼쪽)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매입한 필라델피아 시라스퀘어 ▲교직원공제회가 지분 49%를 인수한 뉴욕 맨해튼 아스토르51

또 삼성생명도 일리노이주 시카고 도심의 111 웨스트몬로스트릿의 빌딩을 지난해 10월 15일 3억1435만달러에 매입했다. 삼성생명은 이 건물 매입에 앞서 지난해 9월 15일 일리노이주에 S BHBB PROPCO LLC 라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법인의 주소지는 서울시 중구 세종대로 55번지였다. 바로 삼성생명빌딩인 것이다. 이 빌딩은 건평이 무려 120만스퀘어피트에 달하는 초대형빌딩으로, 삼성생명은 스퀘어피트당 265달러에 매입했다. 이 건물 또한 캘리포니아공무원퇴직연금이 지난 2006년 1억1400만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0년만에 약 3배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시카고지역에는 한국교직원공제회와 홍콩투자회사 GAW캐피탈이 지난 2011년 9월 31층짜리 스리퍼스트내셔널플라자를 3억4400만달러에 공동 매입했다가 2014년 8월 28일 3억7460만달러에 매각했다. 미래에셋글로벌도 2013년 5월 15일 시카고도심 57층짜리 빌딩을 2억1800만달러에 매입했고 CBRE한국포스트도 2013년 10월 10일 시카고 50층짜리 빌딩을 3억3125만달러에 사들이는 등 시카고지역에 한국자본이 보유한 부동산이 약 10억달러에 달한다.

교직원공제회, 뉴욕 LA지역 총망라

또 지난해 10월초 한국교직원공제회도 뉴욕 맨해튼 이스트빌리지의 한 건물에 1억1300만달러를 투자했다. 51 아스토플라자로 불리는 이 오피스빌딩은 40만스퀘어피트로 약 6억달러에 평가되는 건물이지만 부채가 3억7천만달러에 달해 건물주인 에드워드 민스크의 지분중 49%를 인수한 것이다. 건물가치 6억달러에 3억7천만달러를 빼면 2억3천만달러정도, 이 지분의 49%를 그 절반정도인 1억1300만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교직원공제회는 지난해 11월 12일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서니베일에 들어설 구글 신사옥건물에도 1억5천만달러를 투자했다. 구글 신사옥인 ‘모펫플레이스’는 8층짜리 건물 6개동에 달하는 대형 건물로 1백90만스퀘어피트에 달한다. 첨단 오피스시설은 물론 수영장, 농구코트, 피트니스센터 등이 겸비된 빌딩이다. 특히 세계최대의 IT기업인 구글이 100% 임차하므로 임대수입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 건물을 짓고 있는 마넷사는 바클레이사로 부터 5억1000만달러, 교직원공제회로 부터 1억4900만달러의 메자닌론을 빌렸으며, 웰스파고뱅크가 2억5600만달러로부터 건축자금을 빌렸다. 메자닌론이란 1순위채권이 아닌 중간순위의 채권이므로 이자가 높고, 이미 임차인이 정해진 실리콘밸리의 상징적 건물이므로 돈을 떼일 염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왼쪽) 교직원공제회가 메자닌론을 제공한 구글신사옥 ▲조지아주 아틀란타 AT&T센터

▲(왼쪽) 교직원공제회가 메자닌론을 제공한 구글신사옥 ▲조지아주 아틀란타 AT&T센터

이처럼 지난해 4분기부터 올4월까지 7개월간 한국자본은 최소 16억달러를 투입, 건물 6채를 전부 또는 일부 사들였다.. 이에 앞서 지난해 초에도 미래에셋이 워싱턴DC의 빌딩 2개를 1억1500만달러와 4억4500만달러에, 하와이 빅아일랜드 페어몬트오차드호텔을 2억2천만달러에 매입했었다. 또 롯데호텔은 지난해 뉴욕팰리스호텔을 8억5백만달러에 사들였다.

중국투자자들 한발 물러나 관망

미국주요부동산회사들은 한국자본의 미국부동산투자가 2분기에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중국정부가 중국자본의 미국진출을 규제하려 한다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중국인들이 매매계약을 체결했지만 돈을 들여오지 못해 에스크로가 줄줄이 깨지고 크로징을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지난 90년대초 일본 자본 유입으로 부동산 호황을 누리다가 일본 버블경제 여파로 된서리를 맞았다가 최근 수년간 미국부동산이 다시 중국자본에 힘입어 호황을 누린 점을 감안하면 만약 중국자본의 투자가 중단된다면 부동산경기는 또다시 침체될 수 밖에 없다. 한국자본도 중국자본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면서 미국투자에 임해야 할 것이며 섣부른 과시욕으로 투자를 한다면 90년대 일본 자본 투자 실패의 재판이 확실하다는 점을 주시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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