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평가한 반기문 총장 차기대선 출마설에 ‘부정적 반응’

‘무능한 총장’과 ‘훌륭한 총장’사이… 엇갈린 국제 반응

정치인에 식상한 국민들의 일시적 반응일뿐 의미 없어

미묘한 시기 한국방문 정치적행보 보이며 대선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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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潘의 대선출마는
유엔 결의안 조항 시비’ 논란

반기문

한국인 출신 최초의 유엔 수장으로 선출됐던 반기문 사무총장은 지난 13일로 72회 생일을 맞았다. 그는 올해 말로 유엔 사무총장(UN Secretary General)의 두 번째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최근 한국 방문을 했던 반 총장은 퇴임 후 한국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 언론에서 튀어나오며,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외신에서도 반총장의 다음 행보를 두고 여러 가지 추측과 전망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946년에 채택된 유엔 결의안도 자주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 결의안이 차기 대권 출마에 장애가 된다는 국내 언론들의 지적보다, 외신들은 유엔결의안은 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다고 하면서 오히려 반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공무수행을 그의 차기 정치적 행보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강하게 내놓고 있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유엔은 지난 1945년 창설 이래 반기문 총장까지 모두 8명의 총장을 배출했다. 영국의 텔레그라프 지를 포함해 이코노미스트 지 등일부 외신들은 “반 총장은 역대 사무총장 중 가장 무능한 총장” 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반면 반총장의 직전 총장이었던 가나 출신의 코피 아난 총장은 2001년에 유엔과 함께 공동 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을 정도로 “훌륭한 총장”으로 칭송을 받고 있다.

텔레그라프지는 지난달 30일자에서 “유엔 사상 ‘최악의 사무총장’이라는 반기문 총장이 한국에서 는 차기 대통령 감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국내 정치적 경험이없는 그가 한국에서 차기 대선 예상 후보 인기 1순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이 신문은 “한국 국민들은 그가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대선 출마를 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최근 서울의 중앙일보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문재인과 안철수를 제치고 28%로 1위로 집계된 통계와 또한 전직 외교관인 라종일씨가 언급한 내용을 보도했다.

라종일씨는 “한국에서는 반총장의 UN에서의 업무 성과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을 쓰지않는다”면서 “한국민들에게는 그가 유엔 사무총장이라는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라종일씨는 “한국의 국민들은 현재의 정치인들을 포함해 대선 예상 후보들에 대해서 식상하고 있다”는 분위기란 점을 밝혔다.

정치적 소신없는 무력한 외교관 출신

이 신문은 또 Troy대학 서울분교의 다니엘 핑크스톤 국제관계 교수의 말을 인용해 “한국민들은 반총장이 국내의 부패된 정치에 물들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재의 박근혜대통령의 후임으로 대타로 보고 있다”로 보도했다.

이코노미스지는 “반 총장은 최근 파리 유엔 기후협약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지만 “역대 최악의 사무총장이다”이라고 밝혔다. 이 시사주간지는 “반총장이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5대 상임 이사국인 중국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면서 “당시 중국은 아시아에서 사무총장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었다”고 밝혔다.

반총장을 매우 신랄하게 비판한 이코노미스트지는 반총장의 한국 방문 직전에 보도한 기사에서 미묘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언론인의 모임인 관훈클럽에서의 타이밍을 택했다는 사실은 국제사회에서 부정적인 평가가 불러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주간지는 “반총장이 고통스러울 정도로 눌변이고 의전에 집착하며 자연스러움이나 깊이가 부족하다” 그러면서 “가장 우둔한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명”이라고까지 혹평을 했다.

뉴스렌스(News Lens)는 “유엔 사무총장을 지낸 역대 총장 중 정치인으로 변신을 꾀하는 것은 반 총장이 처음이 아니다”면서 지난 1946년 임시 사무총장을 맡았던 글레드윈 제브(Gladwyn Jebb)은 영국 자유당에 입당해 의장을 지냈고 나중 유럽의회 의장이 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명’ 혹평

또 쿨트 발트하임 전 유엔 사무총장(1972-81 재임)은 나중 오스트리아 대통령(1986-1991 재임)에 당선된 사실도 보도했다. 그리고 하비에르 페레즈 케야르 전 총장(1982-1991 재임)도 페루 대선에 출마했으나 당시 후비모리 대통령에게 패했다면서 나중에는 수상(2000-01 재임)에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같이 밝힌 뉴스렌스는 “한국은 1987년에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라면서 “만약 반 총장이 한국 대선에 출마할 경우 더불어 민주당의 문재인과 국민의당의 안철수와 경쟁을 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또 뉴스렌스는 “현재 반 총장이 한국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면서 “문제는 1946년에 유엔에서의 결의문이다”고 덧붙였다.

VOA(미국의 소리)는 최근 컬럼비아 대학교의 한국학 연구소 국제관계 전문 찰스 암스트롱 교수의 말을 인용해 “만약 반총장이 한국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의 경쟁자는 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등이 될 것”이라면서 “하지만 반총장의 가장 큰 약점은 국내 정치적 기반이 없다는 것과 정치적 경험이 없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 VOA는 “만약 반총장이 한국의 대통령이 될 경우, 그는 쿨트 발트 하임 전 총장이 오스트리아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최초의 총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46년에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결의안에는 <유엔 사무총장이라는 자리가 많은 정부의 신임을 받는 직책이기 때문에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정부직을 제안해서 도 안 되고 본인도 이를 거절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해 눈길을 끌고 있지만, 외신들이나 국제법 관계자들은 이 결의안은 권고 사항으로 구속력은 갖고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반총장이 최근 한국을 방문한다음 그의 대선 출마설이 강하게 나오자 ‘1946년 1월 24일, 제1차 UN총회에서 채택된 결의안’(Terms of appointment of the Secretary-General, 결의안 번호 A/RES/11. I)인 <UN사무총장 지명에 관한 약정서>가 새삼스레 언론들의 관심을 끌어모았다. 이를두고 “UN 결의안에 따라서 반기문 총장이 혹시 다음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건 안 된다, 출마할 수 없을 것이다”가 특히 논란이 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결의문에 대해 전직 유엔 사무총장 중에 2명이 정치에 나선적이 있다며 다만 결의문에 나타난 “퇴임 직후”라는 문구 해석을 두고도 논란을 벌였다.

UN결의문이 걸림돌 작용할 듯

심지어 일부 국내 언론은 유엔 결의안에 “it is desirable that~”(~하는 게 바람직하다)이라고 했는데 즉, 이를 “~해야 한다”는 강제적 의무적 조항으로 해석해 오보를 내기도 했다. 유엔에서 역대 사무총장들 7명 가운데 대선에 출마한 경우가 2명이었다. 하지만 퇴임후 4년이 지난뒤에 출마를 했다. 케야르 5대 총장의 경우에는 나중에 총리가 되기는 했지만 퇴임 후 9년이 지난 후였다.

한편 노벨평화상을 받았던 코피 아난 7대 총장의 경우에는 퇴임 즈음해서 가나에서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로 거론이 됐지만 출마하지 않았다. 그대신 아난 전 총장은 자신의 재단을 만들어서 UN 특사로 국제분쟁 중재에 나섰다.

반 총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에 종료되는데 한국의 대선 실시가 2017년 12월이기에 퇴임후 1년이란 시간이 “퇴임 직후” ‘immediately on retirement’라는 것과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라는 논쟁도 되는데, 일부에서는 선거는 1년후이지만 실제로 내년부터 대선 출마자들은 어떤 형태로든 선거 캠페인을 할 것이란 관점에서 보면 “퇴임 직후”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논란에 외신들은 ‘구속력이 없는 결의안’이라면서 ‘다만 본인 자신의 판단에 맡길 도덕적 관점’이라고 해석하는 편이다.

한국의 외교부에서도 “비공식 입장임을 전제로 해서 만약 반 총장이 대선에 도전해 당선이 된다 해도 퇴임 후 1년이 이미 흐른 뒤니까 결의안에서 이야기한 퇴임 직후로 볼 수 없다”라는 의견을 밝혔다.한국의 언론들은 대체적으로 ‘반기문의 대선출마는 안된다’면서 ‘이는 유엔 결의안 위반’이라며 ‘이를 어길시 유엔이 결의한 대북제재안도 안지켜도 되는가’라는 확대 논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서방 언론들의 입장은 매우 합리적이다.

국제법상 한 국가의 대통령직을 포함한 선출권은 불가침한 시민권인데, 이를 “유엔 결의안”을 통해 제한하는 것은 국제법상 적용될 수 없는 사항이라는 것이다. 특히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제한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당사자의 선택이고, 해당 국가의 국민들이 선거를 통해서 판달할 사항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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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대통령, 세계의 외교관, 세계의  조정관’역활

반‘유엔사무총장 역할 제대로 수행했나’재평가

UN사무총장이란 타이틀은 “세계의 대통령, 세계 최고의 외교관, 세계의 조정관” 로 불리고 있다. 국제연합, 유엔의 주요 기구인 유엔사무국의 수장, 유엔사무총장을 일컫는 또 다른 표현들이다.

1945년 10월, 유엔이 창설된 이래 유엔이 다뤄야 할 문제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전쟁 억제와 평화 유지라는 가장 큰 과제부터 인권보호, 테러와 빈곤 퇴치, 기후 변화와 에너지 문제, 자연재해 등등. 온갖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곳이 바로 유엔이고요. 그만큼 유엔 사무총장이 해야 할 일도 많다.

하지만 유엔사무총장은 세상에서 가장 불가능한 직책이라고 불릴 만큼 힘든 자리다. 그래서 ‘세계의 희생양’이라고 빗대 부르기도 한다. 그만큼 복잡다단한 국제 사회의 역학 관계 속에서 유엔사무총장이 제대로 임무를 수행하기란 여러 제약과 한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 헌장은 유엔사무총장의 역할과 책임을 두리뭉실하게 명시해 놓고 있기 때문에 사무총장의 개인적 성향에 따라 역할과 기여도가 달라지는 경향이 있다.

유엔사무총장은 국제적인 권위와 명예가 부여되는 유엔의 대표로서 유엔 사무국의 모든 인사권과 행정권을 갖고 있다. 2015년 6월 기준, 유엔사무국 직원은 4만1천 명이 넘는다. 유엔사무총장은 국제사회에서 국가 원수에 준하는 예우를 받으며, 안보리나 경제사회이사회 등 다른 유엔 주요 기관의 모든 회의에 참여해 위임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또 일 년에 한차례 유엔의 활동을 총회에 보고하는 것도 유엔사무총장의 주요 임무 가운데 하나다.

유엔 헌장에는 유엔사무총장의 임기가 따로 명시돼 있지 않지만, 1946년 총회에서 트리그베 리 초대 사무총장의 임기를 5년으로 정한 이래 줄곧 5년 임기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연임도 가능하다. 유엔 사무총장의 선출은 과거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을 포함한 주요국가들간의 의견 조율을 통해 유엔 사무총장을 선출했다. 주로 강대국들이 아닌 중소국가에서 대륙별로 돌아가며 뽑는 것이 암묵적인 관례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유엔 총회가 사무총장 후보자 선정 과정을 전면공개하기로 결의안을 채택하면서 다소 변화가 생겼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엔 총회와 안보리는 193개 회원국에 후임 사무총장의 선출을 알리는 공고문을 발송해야 하고, 회원국으로부터 후보 추천을 받게 된다. 그리고 회원국의 추천을 받은 후보는 자신 의 이력과 앞으로의 청사진을 밝히는 일종의 청문회에 참석해야 한다.

현재 유엔에서는 오는 12월 말로 물러나는 반기문 사무총장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후보들의 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여성 후보 5명을 포함해 11명의 후보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1945년 유엔이 출범한 이래 지금까지 유엔사무총장을 지낸 사람은 반기문 현 사무총장을 포함해 모두 8명이다. 이 가운데 5년 단임에 그친 사람은 초대 트리그베 리 총장과 6대 부트로스 부트 로스 갈리 사무총장 2명이고 나머지는 연임에 성공했다. 3선에 도전한 역대 사무총장은 오스트리아 출신의 4대 쿠르트 발트하임 총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해 실패했고, 아직까지 3선에 성공한 사무총장은 없다.

역대 사무총장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한 사무총장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꼽는 인물은 7대 코피 아난 사무총장이다. 가나 출신의 아난 총장은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재임 기간 동안 국제 사회가 궁극적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국제사회에서 유엔의 비중을 다시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피 아난 사무총장은 2001년에 유엔과 함께 공동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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