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대선 특집 2] 우리 한인사회의 구원 투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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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한파 의원 에드 로이스 23선째 당선

대선특집2미하원에서 대표적 친한파 의원인 에드 로이스 하원의원(Rep. Ed Royce)이 8일 선거에서 23선째 당선되었다. 그는 미국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과 국군포로, 납북자 송환을 위한 결의안 통과에 결정적 역할을 한 미국 연방의회 내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이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하원 공화당의 유일한 한인 여성 의원인 영 김(Young Kim)과 미 의회 위안부 결의안 주도한 ‘친한파’ 마이크 혼다 의원(Mike Honda)이 낙선해 한인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성 진 (취재부 기자)

영 김 주하원 의원(공)은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 샤론 퀴크–실바(민)의 리턴 매치에 아깝게 패했다. 표차이는 불과 1642표였다. 한편 혼다 의원은 2007년 미 하원에서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죄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주도했고 독도 문제 등에서도 한국 입장을 대변한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이다.

혼다 의원 지역구인 캘리포니아 17 지구는 아시아계 인구가 많이 분포하는 곳이다. 이번에 승리한 칸나 후보는 인도계 변호사 출신이다. 일본계 후원자들이 혼다를 낙선시키기 위해 칸나 후보를 적극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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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대선에서 아깝게 패한 혼다 의원(왼쪽)과 그를 이긴 로 칸나 의원(왼쪽에서 두번째), ‘리턴메치’에서 이기지 못한 영 김 의원(오든쪽에서 두번째)과 그를 이긴 샤론 쿼크-실바 의원(오늘쪽).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 지난 20여 년 동안 한인사회와 한국을 변함없이 대변하여 온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재선에 성공해 위안이 되고 있다.

그는 2006년 월드컵 당시 한인 응원단에게 1,000개의 부채를 선물하는가 하면, 한국 내 맥아더 동상을 철거하겠다는 위협에 항의하고, 미국의 전설적인 한국계 전쟁 영웅인 고 김영옥 대령의 명예훈장 추서를 위해 노력하는 등 한인사회와 밀접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북한 인권에도 열심이다. 대부제제 강화에 어느 의원들보다 열성적이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두고 일본 아베 총리에게 따끔한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그는 최근 한인 2세 청년들이 이산가족 상봉 법안의 11월 내 의회 통과를 위해 미국 의회 지도자와 의원들에 관심을 촉구하는 홍보활동에 적극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한인 2세들은 하원에서 논의 중인 이산가족상봉 결의안(H.Con.Res.40)이 올해 안에 통과되도록 하원 의장과 정당 지도부에 관심을 촉구하는 홍보 활동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산가족상봉 결의안은 미국 하원의 찰스 랭글 하원 의원이 지난해 4월 제출했으며 해당 상임 위원회인 외교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됐지만 마지막 과정인 하원 전체 회의에 상정되지 못하고 1년 6개월여 시간을 보냈다.

로이스 의원은 자신이 공동 발의에 참여한 이 결의안의 통과를 적극 지지하고 있으며 하원 다수당 지도부에도 지지와 협조를 요청했다. 로이스 의원은 최근 같은 당인 공화당의 케빈 맥카시 하원 원내대표에 서한을 보냈다면서 이달 안으로 하원 전체 회의에서 이산가족 결의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해 주기를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밝혔다.

로이스 의원은 결의안의 발의자인 민주당의 찰스 랭글 의원과 공동으로 투표를 위한 결의안 상정을 촉구하는 서한을 다시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랭글 의원 측 대변인도 미국에 사는 한인들이 북한의 가족과 다시 만나도록 미국 정부와 북한 당국이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을 결의안이 올해 안에 꼭 통과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결의안 발의에는 랭글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존 코니어스, 공화당의 샘 존슨, 하워드 코블 등 4명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출신의 현역 하원의원들도 동참했다.

“북한 인권 챔피언”

특히 지난 9월에는 북한의 5차 핵실험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대북제재 이행 강화를 촉구했다. 미국은 이미 지난 2월 북한의 핵개발 자금 차단을 골자로 하는 대북제재 강화법을 제정한 바 있다.

이 법 제정에 큰 기여를 한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도 성명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을 규탄하면서 미국 행정부가 대북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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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주민의 인권을 대변 한다는 의미를 담은 집회의 포스터.

특히 북한 고려항공과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중국 기업, 은행에 대한 제재를 촉구했다. 고려항공은 북한 고위층에 대한 사치품을 공수하는 것은 물론 스커드 미사일 확산과도 연루돼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로이스 위원장은 철저한 제재 이행과 더불어 북한 당국의 이른바 ‘노예 노동력’ 수출을 막으면 김정은 정권의 불법무기 개발 자금줄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적극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뿐 아니라 북한 인권 유린자에 대한 추가 제재, 또 북한 사이버 범죄에 대한 제재 등 지금까지 오바마 행정부가 하지 않던 대북 제재에도 과감히 나서란 게 그의 요구이다.

그는 최근 LA 평통(회장 임태랑)의 초청으로 유호열 한국 민주평통 수석 부의장과 함께 통일 강연회를 가졌다. 이 모임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국과 미국의 통일 정책에 대한 설명에 이어 질의응답 시간으로 이어지면서 열기가 뜨거웠다.

로이스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의 굳건한 안보동맹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강의를 시작했다. 또 동료 의원인 찰스 랭글러 의원 등과 함께 발의한 미주 한인 이산가족 상봉을 추진하고 있다는 사실도 설명하면서 중국이 한반도 통일에 역할을 해줘야 한다며 역할 분담론도 제기했다.

그는 북한이 계속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어 우려된다고 말하면서도 유엔과 전 세계 국가들의 대북제재로 더 이상 핵개발을 하지 못하도록 대북 제재를 이행한 것이 서서히 효과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대북제재는 북한 고위층들의 탈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그는 올해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열린 북한 인권 행사에 참석해 미국이 북한 인권개선을 위해 노력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자유를 위한 미주 한인교회연합(Korean Church Coalition)’이 워싱턴 의사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 의원들을 초대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미국 주류사회의 역할을 촉구했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북한 주민의 인권을 대변한다는 의미를 담은 ‘그들의 목소리가 되어 주세요(Be Their Voice for Our Brothers, Sisters and Orphans in North Korea)’였다.

집회에 참석한 에드 로이스 위원장은 “미국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김정은과 주변 중심 세력들에게 효과적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며 “종교의 자유 등을 일절 찾아볼 수 없는 북한 주민들의 인권유린 상황을 가만히 지켜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약 12만 명이 죽음에 이르는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연좌제로 인해 영문도 모른 채 3대에 걸쳐 수용소에 갇혀있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로이스 위원장은 이어 “미국은 북한 주민들에도 인권침해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대북방송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며 전 세계에 북한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권탄압 상황을 알리는 등 국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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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드 로이스 의원

든든한 원군 에드 로이스

로이스 의원이 북한의 인권문제에 뛰어든 계기는 20여 년 전 우연히 손에 들어온 북한과 관련한 사진 몇 장이었다.

로이스 의원은 <제가 어렸을 적에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에서 쓰시던 가방을 다락방에서 찾아낸 적이 있습니다. 제 아버지는 전쟁 직후 연합군의 일원으로 독일의 다하우 강제수용소를 해방시켰는데요, 당시 수용소 사진을 많이 찍으셨더군요. 그런데 북한에서 나온 관련 사진들을 보는 순간, 제 어린 시절 기억 저편에 사라졌던 독일 수용소의 장면이 하나 둘 떠올랐습니다. >라고 말했다.

다하우 수용소는 영국과 미국 군대에 의해 2번째로 해방되어 서방 세계가 나치즘의 잔인성을 알게 된 독일 강제수용소 중 하나다. 로이스 의원은 북한 주민의 끔찍한 사진을 보면서, 아버지의 말을 떠올렸다. 당시 전 세계가 히틀러의 지옥 같은 수용소에 무감각했던 것은 그 실상을 제대로 몰랐기 때문이었다는 아버지의 말을. 로이스 의원은 그 순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달았다.

그는 <북한의 경우에는 독일 나치 때와 달리 그 실상을 전혀 몰랐다는 핑계를 댈 수 없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이미 북한에서 수많은 사람이 굶어 죽었고, 최악의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고, 정치범 수용소가 존재함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만행에 더는 침묵해서는 안 되겠기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라고 말했다.

로이스 의원은 연방 하원의원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만난 동유럽의 두 지도자와 대화는 로이스 의원이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하는 데 큰 영향을 주게 된다.

로이스 의원은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과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의 말을 들으면서 저는 라디오 방송의 중요성을 알게 됐습니다. 아시다시피 하벨 전 대통령은 시인이었습니다. 바웬사 전 대통령은 조선소의 노동자였습니다. 이 두 분 다 하시는 말씀이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서 각각 체코에서, 그리고 폴란드에서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한 정보를 외부세계로부터 듣게 돼 용기를 얻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유를 찾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도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고, 북한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하고 있는지 진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

그 결과, 로이스 의원은 대북 방송에 강한 지지를 표명하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이 직접 방송을 제작하고 송출하는 ‘자유북한방송’의 미국법인이 공식적으로 출범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고, 비영리 공익방송인 ‘자유아시아방송'(Radio Free Asia)의 활동 시한을 철폐해, 영구 지원하는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기도 했다.

로이스 의원은 특히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아시아태평양. 지구환경소위원회에 소속한 이점을 살려, 짐 리치 전 의원과 함께 하원에서 ‘북한 인권법’을 공동 발의해 이 법의 통과를 위해 앞장섰다.

이 법은 2004년 만장일치로 연방 상하원을 통과됐다. 로이스 의원은 이 법은 무엇보다 미국 연방의회 가 앞으로 북한의 인권 문제에 침묵을 지키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2004년부터 매년 열리는 ‘북한 자유주간’에서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 대북 라디오 방송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자리는 절대 빼놓지 않는다.

그렇다고 로이스 의원의 관심이 라디오 방송에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미국 하원 외교 위원회가 2007년 7월 채택한 ‘탈북자 강제송환 중단 결의안’을 발의하는가 하면, 같은 해 미국의 유력지 월스트리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위해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을 눈감아줌으로써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짐이 보인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상임위원회나 전체회의 결의와는 별도로 북한을 규탄하는 개별 성명을 내기도 했다. 탈북자 인권을 위한 국제의원연맹 소속으로 미국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금강산을 방문하기도 한 로이스 의원은 국제사회가 앞으로 가장 우려할 부분은 북한의 차세대인 아동 이라면서 이에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양실조에 걸린 북한 어린이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만성적인 영양실조로 북한 어린이 40%가 키가 제대로 크지 않는 등 발육 상태가 나쁩니다. 북한 어린이의 신장은 한국 어린이와 비교하면 평균 27cm 작고, 체중은 10㎏ 적게 나갑니다. 이렇게 되면 이들이 자라서 제대로 생각하는 데까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국제사회는 북한 정부가 불법으로 인신매매, 마약밀매, 위조지폐 제조, 천안함 공격 등 호전적 행태를 포기하고, 여기에 쓰일 자원을 북한 어린이의 영양실조 문제를 개선하는 데 쓰도록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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