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자산운용-우정사업본부-새마을 금고…본전도 못 건진 워싱턴 하버빌딩 매입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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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 꿈꾸다…’

계란도 낳지 못한 황당한 매매 ‘속사정’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이 지난 2013년 우정사업본부와 새마을금고, 경찰공제회 등의 투자를 받아 매입했던 워싱턴DC의 워싱턴하버빌딩이 지난 1일 매각됐다. 그러나 매입당시 하나대체투자와 우정사업본부 등이 ‘큰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대대적인 홍보와는 달리, 이들의 매매차익은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 빌딩을 3억7300만달러에 매입한 뒤 5년만에 4억1500만달러에 매각함으로써 표면적으로는 4200만달러, 매입금액대비 11.26%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매입매도에 따른 이전세 등 제반세금, 그리고 부동산중개비용 등을 제외한 이익은 약 982만달러로, 5년투자 끝에 2.6%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5년전 매입 때 실제투입비용은 3억7300만달러가 아닌 4억53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부동산매매에서 225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어찌된 영문인지 짚어 보았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 우정사업본부등이 2013년 매입한 워싱턴DC의 워싱턴하버빌딩

▲ 우정사업본부등이 2013년 매입한 워싱턴DC의 워싱턴하버빌딩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의 3000 K스트릿 노스웨스트와 3050 K스트릿 노스웨스트의 워싱턴하버빌딩, 지하2층 지상7층 규모로 연건평이 약 55만스퀘어피트에 이르는 대형빌딩이다.
하나다올자산운용[현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지난 2013년 7월 이 빌딩을 매입한 뒤 우정사업본부와 새마을금고, 경찰공제회 등의 투자를 받아 이 빌딩을 매입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펼쳤었다. 그러나 ‘역대급’자랑과는 달리 이 빌딩 매매를 통한 수익은 차마 드러내놓고 말하기 힘들 정도로 초라한 것으로 밝혀졌다. ‘손해만 안보면 다행’이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은행이자보다 낮은 수익을 올린다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5년 소유 뒤 매도 차액은 고작 2.63%

본보가 워싱턴DC 등기소 확인결과 우정사업본부 등은 ‘워싱턴하버오너스유한회사’ [WASHIN GTON HARBOUR OWNERS LLC]라는 법인을 설립, 지난 2013년 7월 12일 워싱턴하버 빌딩을 3억7300만달러에 매입했고, 지난 1일 모나코소재 이스라엘계회사인 글로벌홀딩스 그룹이 설립한 ‘WHDC오너유한회사’에 4억1500만달러에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4200만달러의 매매차익을 거둔 것으로, 매입가 대비 11.26%의 이익을 올린 것이다. 이 빌딩을 산지 약 5년20일만에 매도한 것을 감안하면 연간 수익률은 2.25% 수준에 불과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13년 5월 2.5%를 기록한 이래 계속 그 이하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제반경비를 제외하면 매매수익률은 부끄러울 정도로 낮다. 워싱턴DC는 부동산을 매매할 때 이전세[TRANSFER TAX]와 등록세[RECORDATION TAX]가 부과된다. 워싱턴DC는 미국 50개주와 비교해 부동산매매관련세금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로 부동산매매가가 40만달러이하이면 이전세와 등록세가 각각 1.1%씩 부과되고, 40만달러 이상일 경우 1.45%가 부과된다. 통상 매도자가 등록세를, 매입자가 이전세를 부담하지만, 세율이 동일하므로, 매도자와 매입자모두 각각 1.45%의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매매가격이 40만달러가 부동산이전세율이 0.11%인 캘리포니아주보다 무려 14배가량 비싼 것이다.

▲ 우정사업본부등의 워싱턴하버 매입계약서중 세금납부부분

▲ 우정사업본부등의 워싱턴하버 매입계약서중 세금납부부분

본보가 우정사업본부 등의 매입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매매가격인 3억7300만달러의 1.45%인 540만8500달러씩이 각각 이전세와 등록세로 부과돼 등기 때 이를 납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매도계약서 확인결과 매매가격 4억1500만의 1.45%인 601만7500달러씩을 양 당사자들이 납부했다. 즉 우정사업본부 등은 이 빌딩을 사고팔면서 1142만6천달러의 세금을 납부한 것이다.

이전료 중개 수수료 빼면 사실상 적자

이뿐 아니다. 미국에서는 통상 빌딩을 매도하는 사람이 부동산 중개료를 부담하며 중개료가 매매금액의 무려 6%에 달한다. 미국에서 한인들은 물론 백인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 중개업에 종사하는 이유가 바로 이처럼 높은 부동산 중개료 때문이다.

1년에 부동산 1-2건만 매매시켜도 먹고 살 수 있을 정도로 중개료가 높다. 올해 평균 미국전국평균 부동산중개수수료는 5.4%로 조사됐지만, 이 빌딩 매매가가 4억달러 이상인 점을 감안, 만약 빌딩매도자가 5%의 수수료를 지불했다면, 중개료가 2075만달러에 달한다. 물론 우정사업본부 등이 딜을 잘해서 부동산중개료를 낮추었을 수도 있지만, 부동산매입 때의 컨설팅비용과 현지자금운용을 자산 운용사인 PGI에 맡겨달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중개료가 5% 이하라고 하더라도 제반비용을 감안하면 얼추 매매가의 5%수준의 경비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워싱턴하버빌딩 재산세 납부내역

▲ 워싱턴하버빌딩 재산세 납부내역

즉 부동산 매매 때의 세금 1142만6천달러, 부동산중개료 등 제반경비 2075만달러를 더하면 3217만6천달러의 비용이 발생한 셈이다. 부동산 매매차익이 4200만달러인데 비용이 3217만달러가 들었으니, 실제 매매차익은 982만4천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우정사업본부 등의 빌딩매입가의 2.63%에 해당하는 것으로, 매매차익을 연평균 수익율로 따져보면 0.053%였다. 은행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매매차익만 따지면 안하느니만 못한 투자였던 셈이다.

새마을 금고-우정사업본부 등 2150억원 투자

또 하나 고려할 것은 재산세다. 재산세는 1년에 2번 상하반기로 나눠서 부과되므로, 우정사업본부는 2013년 하반기와 2018년 상반기까지 세금을 냈다. 정확히 5년치이다.
워싱턴DC 세무당국 확인결과, 현재 모든 세금은 완납상태이며, 오히려 약 17만달러상당을 돌려받아야 한다. 우정사업본부 등이 납부한 세금은 2013년 상반기 130만8천여달러, 2014년 1년치 540만천여달러, 2015년 679만여달러, 2016년 686만여달러, 2017년 710만여달러, 2018년 상반기 343만달러 상당이다.

즉 5년간 납부한 세금이 3091만여달러에 달한다. 만약 이 금액까지 비용으로 합산한다면, 이 빌딩매매로 4200만달러 수익을 올린 것이 아니라 2109만달러 손해를 보게 된다. 매입가대비 5.65%의 손실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반주택은 설사 전세들어 사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집주인이 재산세를 내는 반면, 상업용 건물은 상가나 사무용빌딩 모두 입주자들에게 부담시키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우정사업본부등도 이 빌딩의 재산세는 입주자들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다행히 재산세 부담을 덜어지는 것이다.

그러나 이 빌딩매입 때부터 실제매매가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투입됐다는 정황이 발견됐고 이를 감안하면, 빌딩매매에서는 큰 손실을 입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하나다올자산운용등은 2013년 7월 ‘새마을금고 950억원, 우정사업본부 900억원, 경찰공제회 3백억원등 2150억원의 투자를 유치, 총4천억원으로 워싱턴하버빌딩을 인수했다’고 발표했었다. 본보가 워싱턴DC등기소확인결과 매입가는 3억7300만달러였고, 빌딩인수금액이 4천억원이라는 하나등의 발표를 감안하면 이때 원달러환율은 1073원에 해당한다. 즉 우정사업본부등 3개 연기금의 투자액 2150억원을 달러당 1073원으로 환산하면 2억30만달러에 달한다. 그렇다면 빌딩매입을 위해 모자라는 금액은 1억7270만달러이다. 하나등이 빌딩인수금액 4천억원, 국내모집자금 215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지금융권대출로 충당한다고 했기 때문에 현지대출금은 약 1억7270만달러정도가 돼야 한다.

프루덴셜보험에서 2억5백만달러를 대출

하지만 본보가 워싱턴DC등기소에서 대출계약서를 확인한 결과 우정사업본부 등은 2013년 7월 12일 빌딩매입당일 프루덴셜보험으로 부터 2억5백만달러를 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즉 우정사업본부 등 연기금 투자액 2억20만달러에다 프루덴셜보험 대출액 2억5백만달러가 빌딩매입에 투입된 것이다. 이를 합치면 4억530만달러로 실제 매입가 3억7300만달러보다 무려 3230만달러가 많은 것이다. 3억7300만달러짜리 건물을 사는데 부대비용이 약 9%정도나 추가투입된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하나다올과 우정사업본부등의 언론발표 내용을 토대로, 실제 등기소에서 확인한 매입계약서와 대출계약서를 근거로 추산한 것이다.

매입가를 포함한 전체 매입비용이 4억530만달러라면 4150만달러에 팔아 970만달러를 남긴 셈이다. 여기에서 매매관련 세금과 부동산 중개료 등 3217만여달러를 제외하면 이익은 고사하고 2247만여달러 적자가 된다. 982만달러로 매입가의 2.6%이익을 본 것이 아니라 되레 적자를 본 것이며, 이는 3개연기금 투자액의 10%를 넘는다.

▲워싱턴하버오너스유한회사는 2013년 7월 12일 워싱턴하버빌딩매입과 관련, 2억5백만달러를 빌렸다.

▲워싱턴하버오너스유한회사는 2013년 7월 12일 워싱턴하버빌딩매입과 관련, 2억5백만달러를 빌렸다.

이 빌딩의 임대수입을 1스퀘어피트당 연간 임대료 60달러로 계산하면 연건평 53만피트 이므로 약 3200만달러가 된다. 여기에서 2억5백만달러에 달하는 대출금을 연이율 2.5%, 30년 만기상환으로 가정하면, 월 상환액이 81만달러, 연간 970만달러에 달하고, 재산세가 연평균 7백만달러, 빌딩관리등에 투입되는 비용을 빌딩가격의 1%로 보면 4백만달러로, 2100만달러가 지출된다.

연평균 1100만달러상당, 5년간 5500만달러를 벌어들인 셈이지만, 빌딩매매로 2250만달러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하면 이익은 3250만달러상당이다. 그나마 빌딩 임대수입으로 흑자를 유지한 셈이다. 하지만 3개연기금 투자액 2150억원은 2억30만 달러로, 5년간 수익률은 16.2%, 연평균수익률은 3.24%정도다. 은행금리를 약간 넘는 수준에 그친 셈이다. 그나마 부동산경기가 좋아져 지난해 하반기이후 가격이 급상승했음에도 이 부동산은 그만큼 오르지 않았다.

하나가 투자를 주선했지만 아닐 수도

1986년 완공돼 30년 이상 된 건물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동산이 올랐기에 매매손실을 줄일 수 있었던 셈이다. 중국이 미국부동산투자를 대거 규제하면서, 부동산시장이 난기류를 보이기 시작할 때 최고점에서 적절한 매도시점을 포착한 것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하나대체자산투자운용 홈페이지에는 해외부동산포트폴리오에는 이 부동산이 게재돼 있지만 80여건에 달하는 펀드공시메뉴에는 이 투자에 관한 수익률 등을 찾아볼 수 없었다. 하나가 투자를 주선했지만 공식적으로 하나의 펀드가 아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2013년 이후 하나운용이 이 부동산투자를 주도했고, 현재 홈페이지를 통해 해외부동산포트폴리오에 이 부동산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하나투자운용을 언급하는 것이다.
이 사례는 연기금의 미국 부동산투자가 무조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연기금의 미국투자에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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