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인단체 내분 드려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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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총연도 두쪽, 상공인총연도 두쪽

더이상 가다간 ‘공멸’
미주총연-상공인총연 샅바싸움

미주한인사회 단체의 고질적인 병폐인 ‘한지붕 두가족’이 계속되고 있다. 자칭 미주 최대의 한인단체라고 주장하는 미주한인회총연합회(이하 미주총연)가 오는 18일 28대 총회장 선거를 두고 결국 두쪽으로 갈라져 결국 법정 싸움이 될 공산이 커졌다. 기존의 28대 총회장 후보라고 주장하는 박균희 지지파는 예정대로 오는 18일 택사스 달라스에서 총회를 강행하여 회장에 취임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후보 등록 과정에서 탈락된 남문기 후보는 오는 18일 LA에서 비상 총회를 개최하여 28대 회장 선거를 치룰 방침이다. 결국 미주총연이 다시 두쪽으로 쪼개지는 것이다. 이를 보고 있는 동포사회는 ‘미주총연은 더이상 존재할 가치가 없는 단체’라며 비난을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주상공인 총연마저도 두파로 갈라져 서로 징계 제명 조치 등 강경대응으로 일진하고 있어 두 대표적 단체들에 대한 비난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특별취재반>

미주총연은 오는 18일 LA와 달라스에서 총회를 두고 서로 정회원 확보에 피나는 싸움을 벌리고 있다. 총회가 성원이 되려면 적어도 100명 이상의 정회원 대의원이 참석해야만 한다. 남문기 측은 ‘박균희 측이 주도하는 달라스 총회는 결코 성립될 수 없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6일에는 과거 박균희 측에 선대활동을 벌였던 공명철 전 버지니아 한인회장이 양심 선언으로 박균희 씨의 불법사항을 폭로하기도 했다. 한편 박균희 측은 ‘정관에 따른 총회로 총연 정상화로 갈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오는 18일 두 곳에서 벌어지는 총회가 끝나면 어느쪽도 상대를 인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결국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숱한 내분으로 ‘분규 단체’로 지정되면서 5월 총회장 선거를 통해 ‘정상화’ 기로에 섰던 미주총연이 28대 회장 선거 출마 후보의 자격을 문제삼아 총연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유진철)가 남문기후보 자격 박탈 결정을 내려 총연 사태가 다시 파국으로 던져졌다.

미주총연그동안 수년째 총회장 선거때마다 분란과 갈등이 터져 나오면서 당사자들 간 소송전이 이어져 왔던 미주총연은 이번에 치러지는 총회장 선거를 통해 정상화 된 모습을 보여줘야 했음에도 선관위 측이 다시 한 번 파행을 자초하고 나서면서 또다시 추태를 연출하고 있는 것이다. 총연선관위는 입후보 등록시 박균희 현 회장과 남문기 전 회장 측에 정회원 60명의 추천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며, 남 후보가 제출한 추천서가 부족해 이에대한 추가서류 제출을 위한 기한을 3일까지 연장해 줬으나 마감시한까지 추가 서류가 제출되지 않아 후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했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이와 함께 지난 2012년 미주총연이 남 후보를 영구제명 조치한 것이 정상적으로 복권 되지 않아 피선거권과 공무담임권에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남문기 후보는 선관위 측의 이같은 일방적 발표가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크게 반발하여 왔다. 한편 미국내 일부 현직 한인회장들은 지난 2월 2일과 3일 댈러스에서 ‘제3차 미주 현직 한인 회장단 회의’를 갖고, 미주총연의 조속한 정상화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총연 산하 8개 광역한인회연합회도 현 27대 박균희 회장 체제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28대 총회장 선거를 공정하게 박균희-남문기 경선 체제로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기싸움을 두고 서로 세불리기

한편 재외동포재단은 미주총연을 분규 단체로 보고 세계한인회장대회에 참가시키지 않은 것은 물론 대표단체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에 미주총연 회장과 간부들은 지난 수년동안 세계한인회장에 참석하지 못했다. 자칭 250만 재미동포의 대변단체로서 건의사항이나 애로사항을 고국 정부에 전달하지 못한 것이다. 미국에서 발생하는 이슈나 쟁점 사안 등의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뜻도 된다. 그래서 지난 2017년부터 재외동포재단은 198개국 740만 명의 재외동포 가운데 재미동포가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점을 내세워 미국 몫으로 LA와 뉴욕 한인회장을 운영위원으로 공식 초청했다. 두 회장이 사실상 미국을 대표한 것이다. 미주총연의 계속되는 분규에 대하여 로라 전 LA한인회장은 “미주총연이 150여 개가 넘는 미국내 한인회를 대표한다고 내세우지만 회장 선거를 놓고 벌써 몇 년째 갈등이 지속돼 유명무실한 단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2년 전 당시 세계한인회장단 참석차 한국 방문때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누구편을 들어도 공격을 받는 상황이기에 오히려 더 편하게 얘기할 수 있다”며 “미주총연은 국내외에서 터져 나오는 불만과 충고의 목소리에 자극을 받고 반성해야 하며 혁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로라 전 회장은 미주총연의 갈등을 태생적인 한계로 보고 있다. 유럽한인총연합회 등 다른 대륙처럼 현직 한인회장들을 중심으로 단체가 꾸려지고 운영돼야 하는데 미주총연은 전직 회장들이 주요 멤버여서 친목단체처럼 변질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주총연도 현직 한인회장들이 주도해 나가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로라 전 회장은 “미주총연이 유명무실해 미주내 이민 정책 등 중요 사안에 대하여 당장 급한대로 LA를 비롯해 뉴욕, 시카고, 뉴멕시코, 인랜드, 오렌지카운티 북부 등 대도시 현직 한인들이 최근 한자리에 모여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며 “개별 한인회가 움직이면 영향력 행사가 반감되기에 ‘미국 현직한인회장협의체’를 구성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이 협의체가 제대로 운영이 되면 미주총연을 대신할 수도 있을 것으로 그는 기대한다.

“현직 한인회를 중심한 총연돼야”

한편 상공인 단체로 미주한인사회를 대표한다는 미주한인상공인총연합회(이하 미주상공인 총연)도 또다시 두 개의 단체로 나눠졌다. 최명진 수석부회장을 임시회장으로 선임한 임시회장단과 강영기 현회장을 중심으로한 현 회장 단과은 지난 2월 9일 LA와 댈러스에서 임시 이사회와 정기총회를 열어 각자 서로를 인정하지 않은 채, 따로 차기 회장 체제를 추진 중이다. 최근 미주상공인총연는 회장과 이사장이 서로를 징계하고 제명하는 등 내분을 겪고 있다. 강영기 회장 측미주총연2은 2월 9일 댈러스에서 개최된 총회에서 단체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임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에드워드 구 이사장 등 일부 임원들을 제명했다. 에드워드 구 이사장 측도 같은 날 로스앤젤레스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자신들에 대한 징계와 제명의 부당함을 호소한 뒤, 정관과 회칙의 합법적 절차를 무시한 강영기 회장을 제명시키고 최명진 수석부회장을 회장 대행으로 선임했다. 최명진 임시회장 대행체제는 지난 3월 18일 제 27대 총회장 선거에 뉴욕지구 한인상공회의소 김선엽 회장이 단독 출마해 신임 회장에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김선엽 신임회장은 3월 30일과 31일 애틀랜타를 방문해 지역 상공인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 “지금은 서로 간의 적극적인 협조와 화합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선엽 회장은 이자리에서 “단체가 둘로 갈라지는 아픔을 겪고 있지만 빠른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각 지역 구성원들이 흔들림 없이 상공인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총연 정상화를 위해 함께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자”고 말했다. 조지아 한인상공인회의소 에드워드 채 회장은 “일단 두개의 총연이 옳고 그름을 떠나 하나로 화합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병규 전 플로리다-올랜도 상공회의소장은 “총연의 사태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총연의 위상을 위해서도 조속히 문제가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경구 플로리다 한인회연합회 이사장 겸 총연 부이사장은 “상공인들의 화합과 단합을 위해 각 지역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며 “침체된 동남부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상공인들이 최선을 다해 주길 당부한다”고 인사했다.

‘말로만 화합 속으로 비난’

김선엽 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강회장 측과의 만남 자리가 마련된다면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분규 단체의 모습에서 벗어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총연 회칙과 정관을 준수하며 총연 상공인들의 위상재고와 튼튼한 내실을 바탕으로 총연 본연의 모습에 충실하게 활동하겠다”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김선엽 회장측은 상대 강영기 회장을 법적으로 고소했다. 김선엽 회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먼저 단체가 양분된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게 착찹한 심정으로 이런 결과가 된 데 대해 저 역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체 양분의 가장 큰 이유는 절차와 과정을 무시한 회칙과 정관 개정이며, 이는 미주 한인 상공인들의 위상을 하락시킨 처사라고 생각한다”면서 “저 역시 회장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빠른 시일 안에 단체가 다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대 강영기 회장의 불법성에 대하여 “어떤 단체든 회칙과 정관에 의해 운영하는 것이 상식이다”면서 “강영기 회장은 지난 2월 댈러스 정기총회에서 절차를 무시하고 정관을 개정해 회장 연임이 가능하게 했다. 게다가 열심히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한 임원들을 징계하고 제명하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그는 “당시 강 회장이 개최한 정기총회에 참석한 이들은 대부분 단체와 관계없는 사람들이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정관을 개정한 것이 합법적인지 묻고 싶다. 당시 우리측에서 개최한 임시 이사회는 전직 회장들과 각 지역 회원들이 참석해, 절차를 무시하고 정관을 개정한 강 회장을 규탄하고 제명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어느 쪽에 정통성이 있는지에 대한 해석은 법적 판단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선 우리 측은 3월 초 비영리 단체로 등록했다. 강 회장 측은 회장 당선 후 단체 등록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어쨌든 이런 상황이 미국 한인 상공인 중 한 명으로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 측은 상대 강영기 회장 측에 대한 법적 조치를 취했다. 강 회장이 합법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정관을 개정했지만 잘못을 인정한다면 얼마든지 통합할 수 있을 것으로 말했다. 미국 한국 상공인들을 대표하는 단체가 분규단체로 낙인 찍히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빠른 시일 안에 다시 하나로 뭉치길 바란다. 그는 강영기 회장 측과 법적 문제까지 확산된 상황에서 하루속히 분열된 상황에서 하나로 화합된 모습을 보여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상대방이 꼬리 내리기 기다려

한편 다른 한쪽의 미주상공인총연은 제27대 총회장에 강영기 현 회장이 취임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강연기회장 측은 오는 18일 텍사스주 달라스에서 정기총회 및 정기이사회를 잇달아 열고 제 27대 회장 취임 및 사업계획 등을 확정한다고 전했다. 앞서 미주상공인총연 제 27대 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김영복)는 지난 4월 8일 “3월 15일 후보 등록 결과 강영기 현 회장이 미주상공인총연 제 27대 회장에 선출되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일하는 미주상공인총연’을 강조해 온 강영기 총회장은 “살을 도려내는 아픔으로 미주상공인 총연이 빠르게 재정비되고 있다”고 말하고 “그동안의 노력으로 일군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는 제27대 집행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영기 회장은 ‘분규’라는 단어는 일방적인 상대측 표현일 뿐이라며 협회는 별반 영향을 받지 않고 계획된 일정을 소화하고 구성원들 모두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징계와 제명 조치에 대하여 강 회장은 “징계를 받은 회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징계의 의미는 자숙을 권고하는 의미였다”면서 “하지만 이미 반대쪽에서는 판을 짜서 우리 협회를 흔들려는 의도 가 다분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분규라는 단어를 쓰면서 협회를 흔들고, 본국에 우리 단체를 분규단체로 인식하도록 하려는 의도였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지난 댈러스 총회에 참석한 젊은 회원들이 이제 연합회를 흔드는 회원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내놨다”고 강변했다. 향후 연합회 활동의 방향에 대해 그는 “더이상 선거 때마다 편을 가르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분열하는 모습은 없어져야 한다”면서 “미주 한인사회에서는 선거때만 되면 편을 가르는 일부 인사 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주총연도 오랜 기간 분규단체로 낙인이 찍혀있는 상황이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 선거 때마다 발생하는 편 가르기가 없어지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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