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숨겨진 과거와 흔적들 실체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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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골검사 이미지 뒤에 이런 숨겨진 의혹들이…’

모두가 알고 있는데
모두가 입 닫고 있는 비밀

윤석열

▲ <선데이저널>이 취재한 결과 그는 2012년 검찰과 경찰 사이에 뜨거운 감자였던 용산세무서장 로비 의혹 사건에 연관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것은 그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사건이어서 이번 청문회에도 새로운 쟁점이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중반을 책임질 검찰 수장으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을 지명했다.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 후보에 오른 것이 얼마나 파격적인 인사인지는 이미 본국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윤 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총아’다. 박근혜 정부에서 좌천될 뻔한 윤 지검장은 문 대통령의 전폭적 신임 아래 5기수 선배들을 제치고 총장에 지명됐다. 윤 지검장에 대한 여론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그가 강골검사 이미지가 두터운 데다 지난 정부에서 차별을 받았고,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만큼 국민적 신뢰가 두텁다. 하지만 윤 지검장이 과연 언론에 보도되는 것처럼 흠결 없고, 정의로운 검사인가는 다른 문제다. 이번 청문회에서 다뤄질 그의 검증 문제는 주로 처가의 재산문제나 그의 정치성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이 아니다. <선데이저널>이 취재한 결과 그는 2012년 검찰과 경찰 사이에 뜨거운 감자였던 용산세무서장 로비 의혹 사건에 연관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것은 그의 도덕성에 치명타를 줄 수 있는 사건이어서 이번 청문회에도 새로운 쟁점이 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대표 칼잡이 윤석열 검찰총장 지명자를 둘러싼 의혹을 파헤쳤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이명박 정부 말기인 2012년 6월 본국 관가를 들썩이게 한 사건이 하나 발생했다. 이른바 윤우진 게이트라 불릴 정도로 폭발력 있는 사건이었다.
당시 윤우진은 용산세무서장 출신의 국세청 고위 공무원이었다. 그런데 당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서울 성동구 마장동 육류수입가공업체 T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업체 대표가 윤 전 서장에게 오랫동안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골프접대를 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윤 서장과 업체 대표 김 모 씨는 윤 전 서장이 2010년 성동세무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알게 된 사이였다. 윤 서장은 김모씨로부터 현금 2000만 원, 갈비세트 100상자, 4000만 원 상당의 골프접대를 받은 것으로 당시 확인됐었다.

경찰은 당초 이 사건을 고위 공무원의 뇌물수수 사건 수사로 접근했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석연치 않은 정황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검찰, 국세청, 언론계뿐 아니라 경찰까지 이 사건에 연루된 흔적이 나타난 것이다.

경찰은 지난 8, 9월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수사해 윤 전 서장의 비리가 전방위로 뻗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윤 전 서장을 직접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경찰 수사를 받던 윤 전 서장은 9월 갑작스럽게 홍콩으로 떠났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윤 전 서장에 대해 출금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 경찰은 “윤 전 서장과 김씨가 검찰 간부와 함께 골프를 쳤다”는 첩보를 입수, 경기도 모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모두 반려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범죄 혐의와 무관한 부분도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 경찰은 “윤 전 서장과 김씨가 검찰 간부와 함께 골프를 쳤다”는 첩보를 입수, 경기도 모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모두 반려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범죄 혐의와 무관한 부분도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윤대진 동생 수사 도중 해외도피 방조

윤 전 서장은 어떻게 해서 수사 도중 해외로 도피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시 김 씨 다이어리 등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당시 경찰은 김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찾아낸 김씨 다이어리와 메모지 등을 통해 김씨가 현직 부장검사 2명과 최근까지 골프를 친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중 한 부장검사는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까지 소개했다. 이 부장검사는 윤 전 서장이 홍콩으로 도주한 8월까지도 윤 전 서장과 여러 차례 통화를 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 다이어리에서 발견한 메모지에 같이 골프를 친 부장검사 2명의 이름이 적혀 있다. 최근에도 골프를 쳤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선데이저널이 확인한 결과 두 사람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스카이72 골프장에서 같이 골프를 쳤던 것으로 경찰은 확인까지 마쳤다.

당시 윤 전 서장과 골프를 같이 쳤던 인물이 바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이다. 당시 윤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금 특수부 검사였다. 본국 언론들이 놓치고 있는 점 중 하나는 윤 전 서장을 수사하던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의 수사지휘는 바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에서 맡았다는 점이다. 즉 윤 지검장이 얼마든지 사건 경과를 알 수 있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윤석열 중앙지검은 윤우진에게 변호사까지 소개시켜줬다. 당시 경찰에 따르면 윤 전 서장의 차명 휴대전화에서 “윤석열 선배가 소개한 ○○○(변호사)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가 나왔다. 변호사법 제37조는 재판이나 수사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직무상 관련이 있는 법률사건 또는 법률사무의 수임에 관해 당사자 또는 그 밖의 관계인을 특정한 변호사나 그 사무직원에게 소개·알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결국 윤 전 세무서장 사건은 여러 의혹을 남긴 채 유야무야됐다. 윤 전 세무서장은 수사 도중 1년여간 해외로 도피하기까지 했지만, 검찰은 모든 혐의를 불기소 처리했다.

윤대진(소윤)이 연결고리

그렇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 가깝게 알 수 있었을까. 바로 윤석열 중앙지검장과 둘도 없이 가까웠던 사람이 바로 윤우진의 동생이었던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이었기 때문이다. 검찰 내에서 윤석열을 ‘대윤’, 윤대진은 ‘소윤’이라고 불린다.

오랜 기간 윤 국장은 윤 후보자의 최측근이다. 2017년 중앙지검장으로 파격 발탁된 윤 후보자가 윤 국장을 중앙지검 2인자인 1차장 검사로 임명했을 정도로 막역한 사이다. 그의 별명은 윤 후보자와 같이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현대자동차 비자금 사건ㆍ변양균-신정아 게이트 수사 등을 함께 수사하는 과정에서 붙었다. “윤석열보다 덩치만 작지 특수수사를 진행하는 뚝심은 같다”는 이유였다.

▲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

윤 국장은 윤 지검장이 검찰총장이 되면 서울중앙지검장 1순위로 꼽히기도 한다. 게다가 윤 국장은 현 정권과 코드가 맞는 특수통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사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할 때 민정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이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는 서울대 법학과 재학 당시 함께 학생운동을 한 인연도 있다.

어찌됐던 당시 경찰은 현직 부장검사들까지 연루된 이 사건에 총력을 기울여 수사했으나 수사는 번번이 검찰 단계에서 막혔다. 당시 경찰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를 적용해 윤 전 서장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범죄 사실 입증이 부족하다”며 반려했다. 경찰 안팎에서는 윤 전 서장의 동생이 현직 부장검사라는 점을 들어 봐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검사와 관련된 문제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자칫하면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 사안은 오직 범죄사실 입증이 부족해서 보강수사를 지휘한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MB칼잡이’에서 ‘문재인 칼잡이’로

앞서 경찰은 “윤 전 서장과 김씨가 검찰 간부와 함께 골프를 쳤다”는 첩보를 입수, 경기도 모 골프장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6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를 모두 반려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범죄 혐의와 무관한 부분도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윤 지검장은 국민에게 대쪽검사처럼 알려졌지만 사실은 이처럼 검찰 사건과 관련 구설수에 오를 만큼 자기 관리가 철저하지 못 했다. 뿐만 아니다. 윤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승승장구하는 것 같지만 사실 이명박 정부에서도 가장 잘 나가는 검사 중 하나였다. 그는 <선데이저널>의 첫 보도로 시작되어 2007년 대선 최대 이슈가 됐던 BBK 사건의 검사이기도 했다. 그는 이 사건을 검찰의 칼잽이로 불리던 최재경 전 중수부장(박근혜 마지막 민정수석)과 함께 이명박을 무혐의로 만든 이후 승승장구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 대전지검 논산지청장(2008년 3월~2009년 1월), 대구지검 특수부장(2009년 1월~2009년 8월), 대검 범죄정보2담당관(2009년 8월~2010년 7월)과 중수2·1과장(2010년 7월~2012년 7월)을 거쳐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2012년 7월~2013년 4월)에까지 올랐다.

공교롭게도 ‘예리한 칼잡이’로서의 경력은 최재경과 함께 거의 대부분 이명박 정부 시기에 이루어진 것이다. 보통 검사의 인사에는 실력과 리더십, 자기관리뿐만 아니라 ‘수사경력’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대검 중수부장을 지내며 호남 정치인들을 표적으로 했던 C&그룹 사건도 수사했었는데, 그 때 호남출신 임병욱 C&그룹 회장에게 로비한 정치인들 이름을 불라고 했었다. 당시 수사에서는 광범위한 계좌추적에도 불구하고 비자금과 관련한 차명계좌나 비자금 통장은 발견되지 않았고, 횡령 배임 등 일반적인 기업비리 혐의로 C&그룹 임직원 14명을 기소하는 데 그쳤다. 그런 점에서 최소한 비자금 조성을 확인해 정 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려고 했던 점에 한해서만은 ‘수사 실패’로 볼 수 밖에 없다. 이는ᅠ당시 검찰이 대검 중수부를 살리기 위해 무리하게 수사했거나 정권에 충성하기 위해ᅠ표적수사를 벌였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명박 정권이 원했던 일을 충실히 이행했던 셈이다. 따지고 보면 윤석열 지검장은 줄곧 정권과 각을 세웠던 인물로 평가받지만 실제로 그가 정권과 각을 세웠던 것은 박근혜 정부 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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