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날개에서 호남의 날개로?] KAL 인수 노리는 호반의 흑심 더티 언론플레이…이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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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반건설, 서울신문 내세워서 대한항공 위기론 부추겨
◼ 대한전선 인수 후에도 특별취재팀 가동해 경쟁사 비판
◼ 호남 기업이란 점 강조해 산업은행 지분을 우호적으로
◼ 대한항공 경영권 가져오면 TV조선 2대 주주에도 올라

대한항공이 다시 한번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고 있다. 故 조양호 회장 사후에 남매간 경영권 분쟁이 끝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호남 태생의 건설사인 호반건설이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 지분을 야금야금 매입, 어느새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의 경영권을 넘보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현재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대한항공 지분은 20.57%다. 하지만 호반그룹은 한진칼 주식을 추가 매수해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20.57%를 넘어섰다고 판단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본국의 유진투자증권은 현재 호반건설의 지분율을 약 20.6%로 추정하고 있다. 조 회장 측은 델타항공과 기타 추정 우호 지분을 더하면 약 42.3%로, 산업은행 지분 10.58%를 제외하더라도 격차가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호반이 단독으로 과반 지분을 확보하려면 약 29%포인트를 추가 매입해야 한다. 전날 종가 기준 약 3조 4,000억 원이 필요한 규모다. 하지만 대한항공을 갖기 위한 호반의 집념은 매서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호반그룹은 몇 년 전 인수한 서울신문을 내세워 대한항공 흠집내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심지어 회장의 오더를 받아 기사를 작성하는 TF팀까지 가동하고 있다. 문어발식 기업 확장 전략의 화룡점정 격으로 대한항공을 노리는 호반건설의 노림수를 <선데이저널>이 추적했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정부 입김이 강했던 대주주들이 소유하면서 사실상 정부의 입장을 오랜 기간 대변해 온 서울신문을 호반건설이 인수한 건 지난 2021년이다. 이후 서울신문은 인수 전 호반에 대해 비판적이었던 기사는 삭제하고, 호반건설의 경쟁사에 대해서는 집중적으로 비판을 하는 행태를 반복했다. 대표적인 것이 호반건설이 소유한 대한전선의 경쟁사인 LS를 집중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서울신문은 이를 위해 특별취재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TF팀 꾸려 KAL맹공세

서울신문 기획취재팀은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1면 상단 등에 LS전선 관련 기사를 냈다. 서울신문은 지면 1면 상단에, 3면 전면에 <무역협회 경고했는데…업계 1위 LS전선, 美 조사 패싱해 화 키웠다> 기사를 배치했다.

서울신문은 기사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한국 대상 첫 무역제재가 LS전선 등 해당 기업들의 무사안일한 대응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라며 “LS전선의 자회사 가온전선은 미국이 해명 요구서를 국제우편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답변 기한을 6개월이나 넘겨 자료를 보내는 등 미흡하게 대응하다가 관세 폭탄을 피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LS전선 등은 ‘중국산 원자재를 쓰지 않았고, 앞으로도 쓸 계획이 없으며, 해당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계획도 없어 큰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의 무역제재 시스템을 간과하게 되어서 오는 안일한 판단”이라고 썼다. 같은 달에는 1면 헤드라인으로 ‘수백억 부당 이득 형사재판, LS ‘오너리스크’ 불붙는다‘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그러면서 전·현 LS 오너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공판준비기일을 전하며 ‘오너 리스크 급부상’을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가동

서울신문은 대한항공 인수전에 있어서도 비슷한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에서 기사를 찾아보면 서울신문은 한진칼 조원태 회장의 경영 능력과 경찰 수사, 비위행위 등에 초점을 맞춰서 보도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획] 재단 돈 1100억 끌어와 경영권 방어 시도… 조원태, 비판 여론에 철회’, ‘학교 돈으로 조원태 지키기?… 정석인하학원, 한진칼 지분 매입’ 등이 있다. 이런 기획보도는 물론이고 부정적인 기사를 스트레이트로 매일 쓰는 것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오너 일가뿐만 아니라 대한항공의 운영 방식에 대해 문제를 삼는 기사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이 올해 초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도입하려고 하자, 이로 인해 이코노미석이 ‘닭장’처럼 운영된다는 내용의 비판 기사를 쓴 것이 대표적이다.

서울신문이 이처럼 모기업의 경영과 연관이 있는 기사를 쓰는 것은 오너 일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11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신문은 호반건설인 인수하기 전만해도 회사 기자들이 편집국장을 뽑도록 되어 있었다. 하지만 호반건설이 인수된 후에는 대표이사가 직접 편집국장을 지명하도록 되어 있다. 대표이사는 사실상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어 있다. 편집국장은 김 회장의 별동대처럼 움직이는 기획취재팀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신문이 깊숙하게 대한항공 인수전과 관련한 기사를 쓰는 것 역시 김 회장의 의지와 무관하지 않다. 호반건설은 2015년 아시아나항공의 모회사였던 금호산업 인수전에 6007억원을 써내며 단독으로 본 입찰에 참여했지만, 채권단과 가격을 맞추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다. 당시 김상열 호반그룹 창업주는 건설과 항공의 시너지를 강조했다. 7년 뒤에는 항공사를 직접 사는 대신 지주사 지분을 확보하는 우회로를 택했다. 호반건설은 2022년 3월 사모펀드 운용사 KCGI로부터 한진칼 지분 13.97%를 5640억원에 사들여 2대 주주에 올랐다. 이어 호반호텔앤리조트가 팬오션에 넘겼던 지분을 1628억원에 다시 사들였다. 건설 경기 침체로 본업 성장이 둔화한 상황에서 호텔·리조트 사업과 엮을 수 있는 항공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호남 기업의 못다 이룬 꿈?

김 회장 입장에서는 대한항공을 인수해도 좋고,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지분 가치를 올려 매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밑질 것이 없는 장사란 시각이다. 실제로 호반건설이 기업결합 공시를 한 다음날부터 본국 주식시장에서 한진칼의 지분은 급상승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지금까지 한진칼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다. 경영 참여 의사도 공식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행보로 보면 단순투자보단 결국 대한항공 인수에 방점이 찍혀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장은 우호 지분이 견고해 조 회장 체제를 위협하긴 어렵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산 가치를 높이거나 딜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계열사에 쌓아둔 현금력을 바탕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추가 지분 확보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반은 순수 현금 보유만 1조 5천억 원에 달하는 현금부자다. 주요 계열사별로는 장남 김대헌 사장이 이끄는 호반건설의 2025년 말 기준 현금자산이 6,006억 원, 차남 김민성 부사장이 이끄는 호반산업이 6,156억 원이다. 이익잉여금은 각각 4조 원, 1조 9천억 원에 달한다. 조원태 회장은 개인으로서 지분 담보 대출과 개인 자금으로 맞서고 있어 시간이 흐를수록 호반은 지금 지분율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협상력을 상당히 키울 수 있다.

변수는 산업은행 지분이다. 현재 산업은행이 가지고 있는 10% 정도의 한진칼 지분은 통상적으로 조원태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정권의 입김에 보조를 맞춘다는 점에서 현 정권에서 언제까지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보기 어렵다. 만에 하나 산업은행이 호반 측 손을 들어주거나, 호반 쪽에 지분을 매각한다면 경영권 분쟁의 앞날은 더 알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서울신문은 지난 정권에서 산업은행의 한진칼 친화 행보에 대해서 비판하는 기사도 나왔으나, 현 정권에선 이러한 비판을 멈췄다.

인수 시 TV조선 대주주도

이번 대한항공 인수전은 본국 언론계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대한항공이 TV조선의 2대 주주라는 점 때문이다. 현재 대한항공은 TV조선의 지분을 9.68% 정도 가지고 있다. 이 지분이 경영권을 흔들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방상훈 조선일보 회장 등은 건설기업들의 언론사 인수에 상당히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0년 넘게 언론 기업을 운영한 입장에서는 호반건설이나 중흥건설과 같은 건설사들이 언론사를 인수하거나 소유하면서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것이 달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나 동아일보와 같은 언론기업들이 별도의 발행인을 두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 그들이 주요 계열사의 주요 주주가 되는 것은 반갑지 않은 일이다.

물론 호반그룹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더라도 경영권 구도는 단기간에 달라지지 않는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 측 지분에 미국 델타항공(14.90%)과 한국산업은행(10.58%)의 지분을 더하면 46.05%에 이른다. 여기에 LX판토스(3.83%)와 GS리테일·네이버 등 우호 주주로 분류되는 곳들이 있다. 최근에는 일본항공도 지분 일부를 사들이며 조 회장 측 우군으로 거론된다. 이사회 구도 역시 조 회장 쪽으로 기울어 있다. 한진칼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과 독립이사 7명으로 꾸려졌다. 호반 측 인사는 한 명도 없다. 지분율 1위가 바뀌어도 회사를 움직이는 것은 이사회를 장악한 쪽인 구조다. 공정위 심사도 단순한 지분 순위가 아니라 실질 지배력을 따진다. 공정위는 주식 분산도와 주주 간 관계, 임원 겸임, 기업 간 거래·자금 관계 등을 종합해 지배관계가 바뀌었는지 판단한다. 이사회 구도가 바뀌지 않는 한 한진칼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인도 조 회장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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