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타운 개선해야할 의료문화 풍속도

이 뉴스를 공유하기

대기시간 2시간에 진료시간 4분 …찾는 의사마다 병명 달라

환자분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1명 의사의 진단이 각각 달라….

코리아타운에 거주하는 70대의 피터 최씨는 평소 두통도 심하고, 어깨가 걸리고, 양팔이 아프고, 소화도 힘들고 늘 피곤해 확실한 병명이라도 알고자 작심을 하고 의사들을 찾아 나섰다. 처음 K 내과의를 찾았다. 혈액 검사부터 받았다. 3일 후 혈액 검사 보고서를 준 K내과의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노인층에게 오는 일반적 현상”이라고만 설명해 주었의료다. 일주일 후 B내과를 찾았다. 여기서도 혈액 검사를 하자고 해서 K내과에서 한 혈액 검사서를 보여주었다. B내과의는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약간 높다”면서 “처방전을 써줄터이니 약 복용을 잘하시라”로 끝냈다. 일주일 후 최씨는 C내과를 찾았다. 역시 혈액검사를 하자고 해서 K내과에서 보내준 혈액검사서를 보여 주었다. C내과의는 “당뇨 수치가 의심스럽다”면서 “정밀 검사를 해보자”고 해서 정밀검사를 받았다. 그후 C내과의는 “당뇨약을 먹을 정도는 아니다”면서 “운동을 하시라”고 했다.

이렇게 내과의를 순방하듯 6개월 동안에 무려 11개 내과의를 찾았다. 결과가 허망했다. 피터 최씨는 주위 친지들에게 “코리아타운에서 도대체 11명이나 되는 의사를 만나보았는데, 어떻게 하나같이 병명이 다 달라 혼란스럽시만 하다”면서 “아니 다만 2-3명 의사라도 병명이 같은게 나왔으면 좋을터인데…”라며 “아무래도 한국에 나가서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속이 시원할 것 같다”고 푸념. 이에 대하여 타운내 한 내과전문의는 “병명이 각각 달리 나오는 것은 정밀검사를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면서 “대부분의 노인환자들은 첫번 진단에서 확실한 병명을 알아 내기란 무척 힘들다”고 말했다.

잘못된 약처방에 심신 고통 환자 많아

노인층이 평소 약 복용이 많은데 최근 80대 L씨는 평소 혈압이 오르내리락하는 바람에 심신이 무척이나 힘들어 했는데, 최근 우연히도 그 원인을 발견하고 주위분들에게 ‘약 복용을 잘하시라’며 신신당부하며 다닌다. L씨가 이처럼 ‘약복용’에 대하여 주위에 홍보(?)를 하게 된 것은 평소 다니는 약국 약사의 덕분이었다. 최근 L씨는 평소처럼 다니는 Y 주치의에게 진찰을 받고 써주는 처방전을 들고 평소 잘 다니는 약국에 가서 처방전을 내밀었다. 약국에 약 20분 정도 기다려 평소처럼 약봉지를 들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차를 타려는데 약사 한 명이 달려 오면서 ‘선생님! 잠깐만 기다리세요!’라고 소리쳤다.

그 약사는 ‘선생님의 처방전을 다시 살폈는데… 진통제와 신경 안정제(보통 수면제도 포함)를 함께 복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처방이에요’라고 말했다. 그 약사 설명은 ‘진통제와 안정제를 함께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하여 혈압이 높은 사람이나 낮은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깜짝 놀란 L씨는 그 약사가 지적한 내용을 다른 내과 의사에게 문의한 결과 ‘진통제와 안정제는 동시에 복용하면 안된다’는 내용을 들었다. 사실 Y주치의에게 처방전을 받고나서 약을 복용한 이래 혈압이 200이상으로 치솟았다가 내려 앉는등 기복이 심하여 심신이 피곤하고 어지럼증도 발생한 것이 사실이었다. L씨는 주치의 Y내과를 변경했다. 그리고 L씨는 “주일날 교회를 가면 주위 노인 친지들에게 ‘약복용’ 안내를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면서 의사들의 만연된 사고방식을 지적했다.

‘2시간 대기 4분 진료…너무하지 않습니까?

코리아타운 병원의 대기시간이 길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적받는 사항인데, 대기시간이 장시간에 정작 의사를 만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작아 많은 환자들이 분통이 터지고 있다. 코리아타운 병원 문제 중 가장 불평을 많이 받는 사안이 바로 ‘예약은 하나마나’이다. 최근 P 심장내과를 다녀온 B씨는 “아니…. 예약을 하고 가서 무려 한시간 30분정도 기다렸다가… 의사를 만났는데… 고작 4분 20초 만났어요… 이게 말이 되냐구요”라고 푸념이다. B씨는 “더구나 간호사가 지정한 방으로 들어가서도 한참이나 기달렸는데 들어온 의사가 무엇이 바쁜지 내 얼굴을 처다보지도 않고 차트만 보더니 몇마디 물어 보고는 ‘괜찮아요?’라고는 휭하니 나가더군요”라면서 “내가 의사 만나면 물어보려고 질문 사안을 적어 갔는데 제대로 묻지도 못했다”면서 의사를 바꾸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P심장내과 만의 문제가 아니다. N안과, C내과등등 코리아타운에서 대기 시간은 길고 의사 진료는 짧은 병원들은 이미 정평(?)이 나있는 곳이 여러 곳이다.

병원에서 4분 진료하든 15분 진료하든 진찰료 수가가 같다고 한다. 따라서 환자가 많은 의사들은 환자를 오래 붙잡아 진료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같은 부작용을 없에기 위해 적어도 ‘15분 진료’를 하도록 지침을 주고 있다. 3분이나 4분 진료는 하나마나 진료이다. 환자는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하고 의사는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고 하기에 적어도 의사는 환자와 10분 이상 만나서 환자의 증상과 병력 그리고 가족력 등을 의사에게 충분히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식으로 의사가 충분히 들어야 진단이 가능한 것이다. 환자도 치료법을 충분히 듣게 돼 과잉·과소 진료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타운의 가정 주치의 닥터안 종합병원의 닥터 안은 “15분 정도 진료를 하면 환자가 다른 병원에서 치료 받은 결과나 건강조사서 등 검사 결과를 충분히 비교할 수도 있고, 평소 환자가 궁금히 여기는 질문 사항도 함께 논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