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는 사람들이 느는 이유는? 혼탁한 정치판과 부조리한 사회상에 염증

이 뉴스를 공유하기

미래가 없는 나라 “한국이 싫어서 떠나고 싶다”

미국을 싫어 하면서도
미국을 선호하는 국민

한국에서 기자 출신이 2015년에 펴낸 ‘한국이 싫어서’(저자 장강명)라는 책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책소개 말에서 <한국에서의 익숙한 불행보다 호주에서의 낯선 행복을 택한 노마드 청춘의 등장, 거침없는 수다로 한국 사회의 폐부를 드러내는 글로벌 세대의 ‘문제적’ 행복론>이라 했다. 그 책 제목처럼 최근 ‘한국이 싫어서’ 한국을 떠나는 사람도 많고, 떠나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예나 지금이나 입시 지옥과 살인적인 사교육비를 견디다 못해 떠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나라를 위해 싸운 공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떠난 사람도 있다. IMF시절은 이래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 심정으로 떠나는 사람도 있었다. 국내에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보람을 찾지 못해 외국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겠다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하면 국내에서 경제적으로 어떻든 살아갈 수는 있지만 요즘처럼 혼탁한 정치판과 부조리한 사회상에 자식들을 놔둘수가 없어 떠나겠다는 사람도 있다. 최근에는 미세먼지로 인한 이민(?)도 이제 현실이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러다가 한국이 공산화가 되면 어쩔거나’라며 짐을 싸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 모두 ‘한국이 싫어서’ 떠나는 것이다. <성진 취재부 기자>

한국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10명중 7명이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고 싶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가장 가고 싶은 이민 대상국가로 1위는 캐나다였다. 최근 조사로 미국은 7위에 해당됐다. 지난 2017년 1월 잡코리아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성인남녀 4802명이 참여했는데, 70%가 ‘기회가 되면 외국으로 이민 가고 싶다’고 했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가고 싶다고 했다. 여성은 74.9%, 남성은 66.3%였다. 이민은 20대가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가 73.7%, 30대는 72.4%, 40대는 62.8%, 50대는 42%로 나이 순으로 이민 성향이 나타났다.

한국을 떠나고 싶은 이유로는 ‘치열한 경쟁사회가 싫어서’가 무려 50%로 두명중 한명이 현재의 경쟁사회가 싫다고 했다. 두번째가 ‘부정부패로 얼룩진 정부에 희망이 없어서’가 24.8%, 그리고 세번째로 ‘해외 선진국 복지제도가 좋아서’가 18.1%, 네번째로 ‘자녀교육 때문에’가 15.0%, 다음이 ‘빈부격차가 싫어서’였다. 보통 한국인들 이민 이유중에 자녀교육이 우선 순위에 올랐는데, 이번 조사는 젊은 세대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자녀교육 보다는 당사자 위주의 바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가장 선호하는 나라 1위는 캐나다이고 다음이 호주 그리고 미국, 뉴질랜드, 스위스, 덴마크 순위였다. 그런데 약 1년이 지난 2017년 11월 두잇 서베이 조사에서는 3위였던 미국이 7위로 떨어졌다. 이 조사에서는 2위가 뉴질랜드, 3위 싱가포르, 4위 호주, 5위 스위스, 6위 스웨덴, 7위 미국, 8위 독일, 9위 일본, 10위 노르웨이였다. 캐나다가 이민 1위에 오른 이유로는 인종차별이 적고 자연환경이 좋고 복지제도가 좋아서라고 답변했다.

남성(66%)보다 여성(74%)이 많아

지난 6월 [김세형 칼럼]의 “부자들이 한국을 떠난다는 이야기”에 이런 글이 실려있다. “나는 언론인 37년 경력에 요즘 들어 탈원전보다 코리아 엑소더스(탈한국)란 말을 더 많이 듣는다. 사회 기류를 더 확인하기 위해 은행장,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증권사 오너들에게 ‘부자들이 한국을 떠난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놀랍게도 단 한번의 예외 없이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했다. 이처럼 부자들이 한국을 떠나는 준비를 하는가? 투자이민 설명회를 하는 ̒예스이민한국법인̕ 측 설명에 따르면 상속 시점이 다가오는데 재산의 50%를 뺏기는 게 무섭다는 것이다.

그래서 부자들은 가장 빠르고 쉬운 일단 투자이민으로 영주권을 안전장치로 확보하고 때가 되면 이민을 간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이민도 만만치가 않다. 투자이민에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종전까지 투자이민 신청금이 50만 달러였다. 그동안 연간 한국인이 700명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투자이민 액수가 달러로 대폭 상향되고 영주권 수속 기간도 현재 1년 반에서 최장 7년으로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최근 디지탈타임스 보도와 이민전문 변호사들에 따르면 2017년부터 제시된 미국 이민국의 투자이민 개정안 (EB-5 Immigrant Investor Program Modernization)이 최근 2019년 6월 27일에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 (OMB)의 검토가 마무리 되면서, 올해안에 Federal Register에 발표 후, 최종 규정 (Final Regulation)의 효력이 발생될 예정이다.

미국투자이민프로그램은 새로운 규정 발표 절차의 마지막 단계인 OMB 의 검토가 끝났다는 것이다. 이 새로운 규정들은 연방 등록부에서 발행한 날로부터 120일 후인 오는 11월 21 일에 발효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전에 “적합하게 접수된 청원서”는 현행 EB-5 규정에 따라 판결될 것으로 보인다. 즉 연방관보인 페더럴 레지스터(Federal Register)에 발표가 되면 대표적인 변화로는 현재 시행되고 있는 50만불 투자이민 비용이 135만불로 인상되고, 고용특구지역(TEA, Targeted Employment Areas)이 새롭게 지정된다. 이같은 투자이민 변화는 1990 년 미국 의회에서 창안된 이래로 첫번째 중요한 변화이다. 이에 따르면, 신규 투자 금액의 최소 투자 금액은 180 만 달러까지 될수도 있다. TEA 에 위치한 프로젝트의 투자 금액은 최소 90만 달러이다. 그러나 TEA 지정 프로세스의 변경은 TEA 지정 자격을 얻기위한 대부분의 프로젝트들을 매우 어렵게 만들수 있다. 그리고 두번째로 수정된 TEA 지정은 USCIS 가 담당하며 인접한 인구 조사 구역을 집계하거나 결합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훨씬 줄어들 것이다. 프로젝트가 단일 또는 “바로 인접한”인구 조사 지역이면, 대부분의 프로젝트 자금은 180만 달러가 되어질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투자이민 50만 달러에서 180만달러로

그리고 투자이민 신청자는 예전에 이미 승인되어진 I-526우선 순위 날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유연성은 I-526 청원이 승인된 투자자를 보호하지만,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 (예: 지역 센터 해지)으로 인해 자격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다. 이러한 유연성은 또한 우선 순위 날짜를 위태롭게 하지 않으면서 접수한 후에 투자 전략에서 창의적인 전환을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우선 순위 날짜를 주요 신청자/ 청원자로 부터 그들의 배우자나 자녀들에게 양도할 수 없다. 투자 이민 개정안에서 투자이민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주의를 갖아야 하는 내용들이 있다. 첫째로는 Targeted Employment Area
(TEA)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50만불 미국 투자 이민 금액이 135만불로 TEA 이외의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투자 이민 프로그램이 100만불에서 185만불로 인상되는 부분이다. 그동안 미이민국에서 제출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약간의 금액 수정이 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EB5 전문가들은 새로운 투자이민 금액이 최소한 100만불 이상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두번째는 이제 더이상 TEA지역 선정을 주(State)에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이민국에 결정하게 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 이상 New York, Los Angeles, Washington, D.C. 와 같은 대도시에서 투자이민 프로젝트 진행이 불가능해 졌다는 것. 이제는 편법이 아닌 실제 고용 창출이 필요한 실업률이 높은 지역에서만 투자 이민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셋째로 새 투자이민 규정이 적용되면 세대수 규모가 과도하게 큰 기존의 투자 이민 프로젝트는 진행이 실제로 불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유는 130만불로 인상된 금액으로 투자 이민을 진행할 신청자가 급격히 하락할 수 밖에 없으며, 큰 프로젝트를 추진할 만한 투자 능력을 가진 투자자를 찾기란 기존보다 수십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미국 이민법 정보 전문 사이트 ILW.COM은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고서는 조만간 이민국의 최종 규정 등록이 있을 것이라 예측하고 있으며, 유예기간이 발표되면 인도에서만 4,000건 이상의 투자이민 신청 접수가 쏟아질 것을 예상하고 있다. 또한 인도 외에도 50만불 투자이민의 마지막 기회를 잡으려는 전세계 국가 신청자들이 몰리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에서만 4천건 이상 몰릴 것 예상

한국인들이 이민을 선호하는 나라 중 호주 옆나라 뉴질랜드가 꼽히고 있다. 지난 2010년에 한 젊은 부부가 “이민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교민여러분의 조언 부탁 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민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갓 결혼한 31세 동갑내기 부부라고 한 이들은 “저희가 이민을 고민하고있는 이유는 삶이 너무 빡빡하게 돌아가고 있다는게 가장 큰 문제이고, 저도 그렇고, 와이프도 그렇고 pay는 어느정도 좋지만 일이 너무 스트레스가 있고, 여유가 그다지 없다는 것”이라며 “저희가 원하는 삶은 이런게 아니거든요~~ 뉴질랜드 하면 복지국가라는 이름으로 불리우니깐⋯ 영주권 따고 세금 꼬박꼬박 내고⋯ 그럼⋯ 자녀교육, 노후보장은 되는게 아닌가요?”라고 했다. 그리고는 “아직 아이들은 없지만⋯ 아이들도⋯ 커가면서⋯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입시에 대한 스트레스를 주는것 보다 자연과 함께⋯ 여유러운 삶을 살면서⋯ 인정이 똑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고요⋯”라면서 뉴질랜드 현지 동포들의 의견을 구했다. 이 젊은 부부의 글에서 한국의 젊은 세대들이 왜 한국을 떠나고 싶은지, 사회 환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같

은 고민 글에 실로 엄청난 답변이 몰려 들었다. ‘오클랜드 등대지기’라는 아이디의 답변은 <꾹 참으시고 한 5년 정도 자금 더 모으면서 준비하시고 오세요. 지금 뉴질랜드 이민문 닫혀 있어서 많이 힘듭니다. 그냥 고국에서 더 열심히 버시

▲ 캐나다는 한국인들이 가장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나라로 조사 됐다.

▲ 캐나다는 한국인들이 가장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나라로 조사 됐다.

다가 5~6년 후에 생각해 보시길. 절대 비추, 차라리 LA를 제외하고 미국이 여기 보다는, 그대에게⋯>라고 조언했다. Atom이란 아이디는 “예전에 여기 tv에서 남아공에서 학교 교사 했다는 백인 아줌마가 아들 둘 교육때문에 직장 그만두고 아들들 데리고 뉴질랜드로 와서 고생하는 얘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이 곳 학교에 다시 취직도 하고 했는데도 금전적인 문제등으로 엄청 고생하고 (그분 말로는 자기가 여기 와서 남아공의 빈곤층들 사는 수준으로 산다고) 결국 두 아들 데리고 남아공으로 돌아가는 걸 본 적 있습니다.”라고 현지 실정을 알려주었다.

이민이 용기만 갖고 되는 일이 아님을 알려 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로 갈수록 해외 이민을 원하는 수요가 많은데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로 젊은 세대에서 이민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미국의 밀레니엄 세대(1980~2000년대 사이의 출생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약 55%가 미국 외의 다른 국가로 이주하는 것을 고려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BAV 조사기관, 와튼 스쿨, US News, World Report 는 아메리카,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에 거주하는 6,000명이 넘는 밀레니엄 세대(나이로 따지면 만 18~34세)를 대상으로 이민을 원하는 국가에 대한 조사를 하였다. 밀레니엄 세대를 대상으로 이민가고 싶은 상위 국가 20개국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상위권에는 유럽의 국가들이 다수 포함이 되었다. 한국인도 선호하는 호주 이민이 1위에 선정되었다. 2위는 캐나다, 3위 이태리, 4위 뉴질랜드, 5위 스웨덴이며 이어 네델란드, 영국, 미국, 아일랜드, 스페인 순위였다. 일본은 20위에 올랐다. 아시아 국가로 가장 가고 싶은 나라는 싱가포르였다.

아시아 국가중에서는 싱가포르가 1위

한편 세계인들이 가장 이민을 가고 싶어하는 나라로 미국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여론조사 기관인 갤럽이 2015~2017년까지 전세계 154개국 성인 50여 만 명을 대상으로 ‘이민을 원하는가’ ‘이민을 간다면 어느 나라로 가고 싶은가’를 조사했다. 그결과 전 세계 응답자의 15%가 이민을 희망했으며, 이민 희망자 중 21%가 가장 이민을 가고 싶은 나라로 미국을 꼽았다. 다음으로 캐나다, 독일, 프랑스, 호주,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일본, 이태리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브라질과 터키 등과 함께 공동 20위를 기록했다.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고 싶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국가로는 시에라리온이 71%로 1위로 나타났으며, 라이베리아가 66%로 2위, 아이티가 63%로 3위 등의 순이었다. ‘한국이 싫어서’ 라는 책속에 “사람은 가진 게 없어도 행복해질 수 있어.하지만 미래를 두려워 하면서 행복해질 수는 없어. 나는 두려워 하면서 살고 싶지 않아.”라는 구절이 있다.

@SundayJournalUSA (www.sundayjournalus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뉴스를 공유하기

선데이-핫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