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한국영화 ‘기생충’ (‘Parasite’) 전세계를 열광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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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새역사 창조자” 봉준호 감독의 기염

‘이제부터 제2의 새로운 한류가 시작됐다’

기생충수상LA 소재 헐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올해 2020년 92회 아카데미(오스카)시상식이 9일 오후 5시 열리기 전 미전국 일간지 USA Today가 지난 일요일 오전에 보도한 기사를 소개한다. <1917>이 작품상을 받을가? 아니면 <Parasite>(기생충)가 일요일 밤 오스카 시상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까?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또 다른 시상식 시즌으로 이어지며, 주요 시상 부문은 경쟁을 이 치열하게 될 것이다.
그 중에도 작품상 경쟁이 가장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바로 샘 멘데스의 1차 세계 대전을 그린 스릴러 “1917”와 봉준호의 한국 블랙 코미디 “Parasite”(기생충)는 작품상을 수상할지 모르는 최초의 외국어 영화가 될지 관심의 모이고 있다” USA Today가 예언한 대로 <기생충>이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냈다. 미국 정치의 1번지 ‘워싱턴 포스트’(Washing Post)와 미국 최대의 신문인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이날(9일) 인터넷 판에서 시상식을 중계하면서 시시각각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수상 소식을 전세계에 타전했다. 미국 최고의 언론들이 한국 영화의 헐리우드 정복을 인정한 것이다. 이제 한국 영화 ‘한류’ 의 세대가 왔다.
<성진 취재부 기자>

지구촌 최대의 영화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대한민국의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기생충’이 최고상이 ‘작품상’을 포함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4관왕에 올랐다. 아카데미 시상 92년 역사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이 아시아 국가에게 처음이고, 영어가 아닌 외국어 작품으로도 처음이다. 당연히 <기생충>의 ‘작품상’ 수상은 오스카 92년 역사에 최대 이변으로 떠올랐다. 이제 미국 영화계는 물론이고 프랑스 이태리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영화 제작자들은 한국에 눈독을 드리게 되고, 미국이나 유럽의 영화 배우들이 한국 영화에 출연을 하고 싶어 여러 줄을 댈 것이다. 한국 영화들이 세계로 비싼 가격에 팔리는 계기를 만들게 됐으며, 한국과 합작하는 영화도 많아질 것이다. 오스카 수상식이 9일 오후 5시에 개막된 이후 약 37분이 흐른 후 5시 37분에 각본상에 <기생충>이 발표되면서 좋은 예감이 시작됐다. 그리고 약 2시간이 지난 후 오후 7시 24분에 <기생충>이 국제장편영화상까지 거머쥐며 2관왕에 오른 봉준호 감독은 “I’m ready to drink until next morning(내일 아침까지 마실 준비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7시 52분에 <기생충>은 오스카 그랜드 슬램의 하나인 감독상에 올랐다. 봉 감독은 이번 시상식에서 3번째봉 무대에 올랐고, 다시 8시 22분에 이날 밤 최고상인 작품상에 올라 대미를 한국 영화가 장식하면서 역사적인 헐리우드 오스카 시상식이 막을 내렸다. 이번 수상식은 대한민국 영화계로는 역사적이고 의미있는 시상식이었다. <기생충>이 일찍부터 국제영화상과 주제가상 쇼트리스트에 올랐고, 마침내 한국영화 최초로 국제영화상은 물론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6개 부문에나 후보로 올랐으며 그 중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 영화상 4관왕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단편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부재의 기억> 역시 후보에 올랐다. <기생충>은 통칭 오스카 그랜드슬램이라 부르는 5개 주요 부문 중 남녀 주연상만 뺀 3개 부문을 차지하며 4개 부문을 석권, 이번 시상식의 주인공이 되었다. <기생충>이 작품상을 타고 곽신애 프로듀서의 연설이 끝난 직후 주최 측이 조명을 끄려 하자, 맨 앞쪽에 앉아있던 배우들이 다함께 아직 불을 끄지 말라고 제스처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남여 주연상 빼고 주요상 석권’

시상식이 끝나고 헐리우드 영화 잡지들과 연예게 소식들이 전하는 이야기로는 지난해 91회 시상식이 별로 인기가 없었으나, 이번 92회 시상식포스터에는 압도적인 경쟁자가 3편이나 있어서 역대급으로 치열하고 예측불허의 경쟁이 되었다고 헐리우드 영화 잡지들은 보도했다. 마지막까지 경쟁은 세 작품으로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 <1917>, <기생충>이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는 헐리우드 영화인들에게 공감을 받기쉬운 소재인 만큼 애초부터 유력 수상 후보로 예측되어 왔으며, 골든 글로브 시상식 뮤지컬/ 코미디 부문과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타란티노는 현재까지 아카데미 각본상은 2회 수상했지만 작품상은 수상한적 없으며, 이 다음 작품이 본인의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말했기에 심사위원들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여름에 개봉해서 회원들의 주목도가 떨어질 가능성이 크며 브루스 리 묘사에 대한 논란이 있고, 편집상 후보에 오르지 못하였다. 여기에 미국 제작자 조합상(PGA),[6] 미국 감독 조합상(DGA), 미국 배우 조합상(SAG)의 앙상블상 모두 <1917>과 <기생충>이 수상하며 3순위로 밀려났다고 한다.

<1917>은 작품상 후보 중 비교적 늦게 개봉하여서 주목도가 올라간 점이 버프를 받았는지, 골든 글로브 시상식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을 깜짝 수상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여기에 PGA, DGA까지 수상하면서 오히려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보다 <1917>의 수상이 더 유력해 졌다는 전망도 나왔으나, 개봉 시기가 너무 늦어서 미국 배우 조합상(SAG) 후보에는 오르지 못했다. 또한 편집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하였다. <기생충>은 황금종려상을 필두로 전세계 영화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면서 큰 화제가 되었으며, 미국의 메이저 조합상인 SAG, PGA, DGA, WGA에 모두 후보로 오르고, 특히나 SAG 영화 부문 최고상인 앙상블 상과 WGA 각본상을 수상하며 대중은 물론 업계의 인정을 충분히 받았다. 문제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어디까지나 ‘미국 영화계̓ 위주로 돌아가는 로컬 행사이고, 현재까지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한 적이 없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고, 아카데미 회원 중 일부는 아카데미 작품상에 외국어가 올라서는 안된다는 점과 자막으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기생충>을 아예 보지도 않았다는 점이 악재로 꼽혔으나, 아카데미 상에 변화가 와야 한다는 대부분의 회원들의 인식이 <기생충>에게 쏠렸다. ‘작품상’은 작품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당초 <기생충>이 작품상은 무리라는 여론이 있었지만, 결국 <기생충>이 수상하면서 아카데미 역사상 비영어권 영화 최초의 최우수 작품상 수상작이 되었다. 또, 국제영화상(외국어 영화상), 작품상 동시 수상도 아카데미 역사를 썼다. 참고로 비영어권 국가에서 제작된 영화 중에서는 최초가 아니다. 2011년에 프랑스 영화인 아티스트가 작품상을 받았기 때문이지만, <아티스트>는 무성영화였기 때문에 <기생충>이 최초의 비영어권 영화 수상작이 될 수 있었다.

한국영화 사상 최고 최다 영화상

‘감독상’ 역시 작품상 못지않게 경쟁이 치열했다. 초반에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유력 수상자로 예측되었으나 봉준호 감독이 북미 각종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쓸어가며 유력 수상 후보로 떠올랐고, 이후 메이저 시상식인 골든글로브와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에서 샘 멘데스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며 유력 수상 후보로 떠올랐다. 그리고 1월 26일 미국감독 조합상까지 샘 멘데스가 수상하면서 제일 유력해 졌다. 하지만 결과는 놀랍게도 <기생충

▲ 봉준호 감독(아래부터 넷째줄 오른편에서 두번째)이 오스카상 후보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 봉준호 감독(아래부터 넷째줄 오른편에서 두번째)이 오스카상 후보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의 봉준호 감독이 수상했다. 이번 시상식의 최대 이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아시아 출신 감독으로는 이안 이후 2번째 기록이다. 일본 영화 거장이었던 구로사와 아키라도 영화 <란>으로 후보에만 그쳤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 대단한 부분이다. 게다가 봉준호 감독은 91회 시상식의 알폰소 쿠아론처럼 감독상에만 그치지 않고, 감독상에 작품상까지 수상하는 쾌거를 달성하며 역사를 만들었다. 각본상 초반에는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랑 골든 글로브 각본상을 수상한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헐리웃>가 제일 유력한 후보로 예상되었으나, 이후 미국작가 조합상(WGA)에서 <기생충>이 각본상을 수상하며 <기생충> 역시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게다가 BAFTA 각본상까지 <기생충>에게 돌아가며 거의 낙점(lock)이라는 말까지 나올정도 였다.

결국 기세를 타고 각본상은 <기생충>이 가져갔다. 2020 오스카에서 <기생충>이 탄 첫번째 상이자 한국 영화의 첫 오스카 수상 부문이 됐다. 국제영화상은 이번 제 92회 아카데미 시상식부터 기존의 ‘최우수 외국어 영화상’(Best Foreign Language Film) 부문이 최우수 국제영화상(Best International Feature Film) 부문으로 명칭이 변경되면서 <기생충>이 첫번째 수상작이 되었다. 지난해 12월 16일 1차 후보로 선정된 10편의 목록이 공개됐지만 북미에서 외국어 영화 관련상을 쓸어담은 <기생충>이 매우 유력한 수상후보로 또 올랐다. 사실상 거의 확정적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이변없이 상은 <기생충>에게 돌아갔다. 제작자인 곽신애 바른손필름 대표는 “시의 적절한 역사가 쓰여진 기분이 든다”며 “이런 결정을 해주신 아카데미 위원들의 결정에 격려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1억 6000만달러(미국 3000만 달러)의 흥행 실적을 올렸다. 앞으로 계속 흥행을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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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2회 아카데미 수상 주요 부문

작품상 – 《기생충》
감독상 – 봉준호 《기생충》
남우주연상 – 호아킨 피닉스 《조커》의 조커 역
여우주연상 – 르네 젤위거 《주디》의 주디 갈런드 역
남우조연상 – 브래드 피트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클리프 부스 역
여우조연상 – 로라 던 《결혼 이야기》의 노라 팬쇼 역
각본상 – 봉준호, 한진원 《기생충>
각색상 – 타이카 와이티티 《조조 래빗》
장편 애니메이션 작품상 – 《토이 스토리 4》 조시 쿨리, 조나스 리베라, 마크 닐슨
국제영화상 – 《기생충》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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