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가 JTBC 상대로 계약해지 손배소 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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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중계권 품더니…LPGA 중계권은 슬그머니

메인SBS를 제치고 미국남자프로골프 PGA 한국 내 독점중계권을 획득, 올해부터 생중계함으로써 국내 골프중계 최강자로 부상한 중앙일보계열 JTBC플러스가 지난해부터 LPGA중계권료를 일부 체납하고, 내년 중계권계약을 미루다 LPGA로 부터 피소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올해까지 JTBC는 미국남자와 미국여자, 국내남자대회 등을 생중계하고, SBS는 국내여자대회만을 생중계해 왔으나, 내년부터는 LPGA중계권이 SBS또는 제3의 한국방송사로 넘어갈 가능 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LPGA는 JTBC가 부담하는 한국중계권료의 비중이 막대한 점을 감안, 지난해부터 계속 협상기간을 연장해 주면서 JTBC에 매달리다가 내년시즌 개막이 다가옴에 따라 결국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새 파트너 찾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선뜩 중계권 계약에 나설 방송사가 있을 지는 의문이다.
안치용(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1994년부터 2009년까지 15년간 SBS를 통해 생중계됐고,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11년간은 JTBC를 통해 국내에 생중계됐던 미국여자프로골프대회 LPGA. 지난 2009년 JTBC가 SBS를 제치고 LPGA독점중계권을 따냈을 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지불했다’는 논란이 일었던 이 중계권이 내년부터 JTBC가 아닌 다른 국내 방송사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 LPGA가 미국연방법원에 JTB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올해까지 중계권을 가진 JTBC가 계약을 갱신해야 하지만, 지난해부터 중계권료 일부를 계속 체납한 것은 물론, 중계권협상기간연장에도 불구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함으로써 결국 계약해지통보와 함께 미국연방법원에 피소된 것이다.

▲ LPGA는 지난 4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JTBC PLUS를 상대로 체납중계료 지급 및 계약해지 유효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 LPGA는 지난 4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JTBC PLUS를 상대로 체납중계료 지급 및 계약해지 유효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LPGA, 9월30일부로 모든 계약 종료 통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는 지난 4일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중앙일보계열의 JTBC PLUS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LPGA는 소송장에서 ‘JTBC와의 계약이 올해 말로 만료되기 때문에 계약에 의거, 지난해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JTBC에 독점협상권한을 부여했으나, 계약을 갱신하지 못했다. 양측은 결국 재계약조건등에 합의하지 못한 채, 협상만료시한이 임박한 지난해 12월 14일, 협상기간을 올해 4월 1일로 연장한다는 의향서만 체결했다’고 밝혔다.

LPGA는 ‘그러나 JTBC는 올해 4월 1일까지 계약을 갱신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계약에 이르지 못했고 JTBC가 만족할 만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음에 따라 9월 30일을 기해 모든 계약이 종료된다는 사실을 8월 25일 최종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LPGA는 ‘JTBC가 협상에서 LPGA경기가 1년에 30번 이상 열리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계약위반이라는 조항을 계약에 포함시킬 것을 제안했으며, 이는 현재 20번이라는 규정에서 크게 늘어난 것’ 이라고 강조했다. JTBC는 올해 코로나19 발병으로 LPGA투어가 대거 취소됐고, 내년에도 코로나 19위기가 종결될지 장담할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에 경기회수조항을 늘린 반면, LPGA는 이 같은 조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LPGA가 JTBC에 계약해지를 통보한 것은 중계권계약 뿐 아니라 마케팅[웹사이트운영등]과 스폰서십계약등 양사가 체결한 3가지 계약모두에 해당된다. 특히 LPGA는 소송장에서 ‘즉각적인 계약파기로 인해 JTBC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는 잠재적 피해가능성을 우려, 계약해지 효력일자를 8월 25일이 아닌 9월30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PGA가 유예기간을 준 셈이며, JTBC는 지난 8월 25일 ‘9월 30일자로 모든 계약이 해지된다’는 통보를 이미 받은 것이다.

이에 앞서 LPGA는 지난 8월 12일 JTBC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해 12월 14일 체결한 의향서의 의무조항을 이행하라고 통보했으나 JTBC는 8월 16일 답변서한에서 의무조향이행 에 대한 요구를 무시했고, LPGA요구에 응할 것이라는 확신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8월 25일 의향서의 효력도 즉각 중단된다고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PGA뺐긴 SBS, 다시 LPGA 중계권 품을 수도

특히 LPGA는 JTBC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중계권료 일부를 계속 체납하고 있다고 주장, 충격을 주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LPGA경기가 대폭 축소됨으로써 중계권료를 재조정할 여지가 있지만, JTBC가 지난해부터 중계권료를 일부 내지 않았다는 것은 놀랄 만한 일이다. 이는 JTBC가 적어도 지난해부터 중계료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에 빠졌거나 LPGA중계 중단을 고려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LPGA는 이 같은 체납에 따라 이미 지난 7월 16일 계약위반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 LPGA는 JTBC가 올해는 물론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부터 중계권료 일부를 체납해,지난 7월 16일 계약위반을 통보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JTBC가 지난해부터 재정난에 처했거나, LPGA 중계중단결정을 이미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 LPGA는 JTBC가 올해는 물론 코로나19 이전인 지난해부터 중계권료 일부를 체납해,지난 7월 16일 계약위반을 통보했다고 밝혔으며, 이는 JTBC가 지난해부터 재정난에 처했거나, LPGA 중계중단결정을 이미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LPGA는 재판부에 ‘내년 중계권자 결정 등을 위해서 재판부가 신속하게 판단을 내려줘야 한다, 첫째 의향서위반으로 촉발된 LPGA의 경제적 손실을 배상하고, 둘째 LPGA가 적법하게 8월 25일자로 의향서를 해지했고, 더 이상 의향서상 의무를 이행할 필요가 없음을 인정해주고, 셋째 소송 등 LPGA의 법률비용을 JTBC가 부담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LPGA가 계약위반으로 JTBC를 잘라내는 모양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LPGA가 JTBC에 계속 매달렸음을 알 수 있다. 지난해 12월로 독점협상기간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4월 1일까지 연장했고, 4월 1일까지 계약이 갱신되지 않았지만, 다시 4개월간 JTBC의 연락을 기다린 셈이다. 더구나 JTBC는 지난해부터 중계권료 일부를 체납했음에도 불구하고 LPGA는 강력한 액션을 취하지 못했다. 이는 LPGA중계권료 수입에서 JTBC가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 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특히 LPGA가 JTBC만큼의 중계권료를 지불하는 국내방송사가 없을 것이라는 자체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최대 민영방송인 SBS가 15년간 독점중계를 하다가 엄청난 중계권료 인상에 이미 두 손을 들고 물러난 것을 감안하면 JTBC만큼의 중계료를 선뜩 부담할 국내방송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이 같은 현실적 상황도 LPGA가 JTBC에 매달리는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이며, 역으로 JTBC는 ‘끊으려면 끊으라’는 식으로 배짱을 부릴 수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LPGA는 내년시즌 개막이 코앞에 다가오자 결국 막다른 골목에서 소송을 제기했지만, 운신의 폭은 넓지 않은 셈이다.

▲ LPGA는 소송에서‘JTBC는 의향서 파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배상하고, 의향서는 적법한 절차를 걸쳐 해지됐고, LPGA는 더이상 의향서 의무조항 이행의무가 없음을 인정하며, LPGA의 법률비용 전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 LPGA는 소송에서‘JTBC는 의향서 파기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배상하고, 의향서는 적법한 절차를 걸쳐 해지됐고, LPGA는 더이상 의향서 의무조항 이행의무가 없음을 인정하며, LPGA의 법률비용 전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시장 급성장에 JTBC가 갑, LPGA가 을

한국방송의 골프생중계는 JTBC와 SBS 양대 산맥에서 JTBC 1강체제로 굳어진지 오래다. JTBC가 중계하는 골프대회가 전 세계 9개 메이저대회 중 8개, 한해 중계하는 대회만 139개인 반면, SBS가 생중계하는 대회는 30개 정도에 불과하다. 또 JTBC는 올해부터 SBA가 중계하던 PGA투어마저 빼앗아옴으로써 사실상 지존의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처럼 JTBC의 미국프로골프계에 대한 영향력이 강화됨에 따라 LPGA도 하루아침에 자르지 못하는 형국이다.

JTBC는 지난 2009년 5년 독점 계약권을 따낼 때 중계권료로 매년 4백만 달러, 통상 1천만달러정도를 부담하는 조건의 계약을 체결, SBS보다 2배정도 인상된 조건을 제시해 고가논란이 일었었다. 12년 전 LPGA는 한국방송사들을 대상으로 갑의 지위를 향유했지만, 이제 12년 만에 JTBC가 갑이 되고, LPGA가 을이 된 셈이다.

현실적으로 한국의 골프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여자 골퍼도 급증했음을 감안하면 LPGA 생중계 수요를 무시할 수 없다. 어느 방송사가 되던 중계를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계권료가 문제다. 만약 JTBC가 잘려나간다면 PGA중계권을 뺐긴 SBS가 JTBC보다 낮은 가격 등을 제시, LPGA중계권획득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만약 LPGA가 중계권료를 인하해야 할 상황이라면, 새로운 파트너 보다는 기존의 JTBC를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PGA가 JTBC를 잘라낼지, LPGA가 JTBC에 머리를 숙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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