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도 유학생이 계속 감소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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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인도 출신 유학생이 전체의 50%였는데…

미·중 정치적 갈등 원인이 이유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학생이 찾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 그 많은 유학생 가운데 절반이 단 2개 나라에서 온 학생들이다. 중국과 인도 출신 유학생이 미국 전체 유학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해외 유학생이 급격히 줄기 이전, 중국인이 미국 내 외국학생의 34%, 인도 출신은 18%를 각각 차지했다고 비영리 교육단체인 국제교육협회 (IIE)는 분석했다.

중국 제조업 성장으로 해외유학 급증

미국 내 외국인 유학생은 107만 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중국 유학생의 수는 37만 2천 명이고, 인도 출신은 19만 3천 명유학생이었다. 그리고 그 뒤를 한국이 이었다. 한국 유학생은 약 5만명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4.6%였다. 중국과 인도 학생이 압도적으로 많은 건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다. 지난 2000년에는 중국 유학생이 약 6만 명, 인도 출신 학생은 5만 5천 명이었다. 그 뒤를 일본과 한국 출신이 이었는데, 당시만 해도 출신국들 사이에 큰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2010년에 중국 유학생의 숫자가 15만 8천 명으로 급증했고 인도 출신도 10만 4천 명 으로 껑충 뛰었다. 당시 한국 학생이 7만 3천 명으로 세 번째를 기록했지만, 이때부터 중국과 인도, 그 외 국가들 사이에 차이가 크게 벌어지기 시작했다. 중국과 인도 유학생들 숫자가 이렇게 급격하게 늘어난 이유를 살펴보면 “이들 학생의 비율이 큰 이유는 인구학적, 지정학적, 경제적 요인에서 기인한다”고 국제교육자 협회(NAFSA)의 레이철 뱅크스 선임연구원은 VOA에 밝혔다.

우선, 경제적인 측면을 살펴보면, 해외 유학생은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학비 등 공부하는 데 돈이 적잖이 지출된다. 하지만 중국과 인도의 경제 성장으로 그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학생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경제 성장이 외국 유학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의 과라브 칸나 조교수는 “중국의 제조업 성장은 중국인의 임금 상승을 가져왔다”며 이를 통해 중국인들이 미국에 자녀 유학을 보낼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고등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의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중국 일류대학을 가지 못할 바에야 해외 유학을 가려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이라고 칸나 교수는 지적했다.

이들 유학생이 미국경제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018년~2019년, 유학생들이 미국에 쓴 돈은 410억 달러에 달한다. 유학생들은 주로 미 서부 캘리포니아주와 동부 뉴욕과 매사추세츠, 중서부 일리노이와 미시간주, 남부 텍사스주, 수도 워싱턴 D.C. 인근에 몰리고 있다. 전공 분야도 스템 (STEM)이라고 하는 과학, 기술, 공학, 수학 그리고 의학 분야에 집중됐다. 전공분야가 몰리는 이유는 스템과 의학 분야에서 미국이 전 세계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기술 관련 직장들이 미국 학위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유학생이 몰린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그 외 중국과 인도 유학생들이 미국을 찾는 이유는 미국의 민주주의를 배우고 체험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선택한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30여 년간 국무부에 몸담았던 윌리엄 러 전 대사는 해외 유학생들은 미국에서 민주주의를 비롯한 이른바 ‘소프트 파워’를 체득하고 본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미 유학 목적은 민주주의 체험하기

중국이나 인도 유학생이 이렇게 대다수를 차지하는 데 대한 시각에서 중국 유학생을 많이 받아 들이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들 유학생이 미국의 기술과 의료 정보 등을 중국으로 빼돌리는 산업 스파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미 연방 상원은 중국 유학생 들이 미국 대학에서 지식재산권을 빼내어 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유학 비자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 을 담은 ‘미국혁신보호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전방위적 갈등으로 2019∼2020학년의 미국 대학 내 중국인대치 학생 증가율이 10년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11월16일 미국 국무부와 국제교육협회(IIE)가 펴낸 보고서를 인용해 “정치적 갈등으로 미국 내 중국인 학생의 증가율이 둔화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2020학년에 미국 대학에 등록한 외국인 학생 106만여 명 가운데 중국인은 37만2천532명으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그러나 미국 대학 내 중국인 유학생 수는 여전히 인도와 한국 유학생보다 많은, 부동의 1위다.

하지만 2019∼2020학년의 중국인 유학생은 전년도와 비교해 0.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의 증가율은 전년도의 증가율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아졌다. 0.8%에 불과한 연간 증가율은 10년 전의 연간 증가율 23.5%에 비해 월등하게 낮은 것은 물론 10년 내 최저 수준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국 내 중국인 유학생들의 증가율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은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중국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 유학하기 위한 비자를 발급받기 어려워진데다 지적 재산권 유출을 우려하는 미국 당국이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라는 게 전문가 들의 지적이다. 중국과 미국은 무역전쟁에 이어 기술,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책임론, 홍콩 국가 보안법(홍콩보안법), 중국 내 소수민족 인권 문제, 세계전략 등을 놓고 전방위적 갈등 양상을 빚고 있다. 특히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첨단기술 유출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중국 출신 연구자나 중국계 미국인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한 감시와 조사 활동 을 강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인도 유학생 ‘졸업후 설 땅이 없다’

이러한 미국 내 사회적 분위기와 코로나19 상황이 맞물려 미국으로 유학을 하려는 중국인들이 줄어 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작은 전사들’의 저자인 레노라 추는 “미국은 과거처럼 중국인 학생들에게 유토피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몇 년 사이 중국인 학생들이 유학 대상지를 결정할 때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국 레토릭과 비자를 받거나 졸업 후 미국에 머무르기가 어렵게 된 점 등 이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은 뉴욕대, 노스이스턴대, USC 남가주대, 컬럼비아대 등의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유학대상지로 선호하는 미국의 주 3곳은 캘리포니아, 뉴욕, 텍사스 주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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