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범죄 기승…아시아계가 희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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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인종증오 폭력’

대낮에 길거리에서 버젓이

아시안에 대한 무차별 묻지마 인종 증오폭력 범죄로 아시안들이 심각한 공포감에 휩쌓이고 있다. 지난 11일 한인 S(여)씨는 LA총영사관 앞에 위치한 뱅크오브호프(Bank of hope) 에 갈려고, 윌셔 불러버드와 버몬트 애비뉴 코너에서 길을 건느려고 하는데, 한 백인이 삿대질 하면서 쌍욕까지 하는 바람에 무척이나 놀랐다고 했다. 그녀는 요즘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그녀에게까지 다가오니 ‘황당’했다는 입장이다. CBS뉴스, USA투데이, NPR방송 등 다수 미주류 언론들도 아시아계 미국민들에 대한 증오범죄가 특히 코로나19 발병 이후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에 바이든 대통령도 ‘당장 중단돼야 한다”면서 경고하고 나서고 경찰이 무관용 원칙 발언으로 아시안 노약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실정이다.<성진 취재부 기자>

인종차별조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의회에서 통과된 코로나 1조 9천억 달러 경기부양법안에 서명한 후, 대국민 연설 중에  “악랄한 증오 범죄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공격받고 희생양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아시아계)은 그저 미국의 거리를 걸을 때도 생명의 공포를 느끼며 살아야 한다. 이것은 옳지 않다.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1월 20일 취임하자마자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금지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최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지만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는 좀처럼 끊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 시대에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극성을 부려 연방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참에 바이든 대통령이 주의를 환기시킨 것이다.

50% 피해자가 캘리포니아 거주 아시안

이같은 혐오범죄는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이 “중국 우한 발 바이러스”로 지칭하면서 증가하기 시작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많은 주류 방송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코로나 인종  혐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며 ‘연방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미공영방송 NPR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9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 건수가 3,000 건을 넘어섰다며 이중 50%의 피해자는 캘리포니아주의 아시아인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여성이 남성보다 두배 이상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덧븥였다. 한국인 피해사례는 400여 건으로 중국계 다음으로 많다. 이처럼 심각한 증오범죄가 잇따르면서 미셸 박 스틸(한국명 박은주·공화·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케이티 포터(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원과 함께 증오범죄를 규탄하는 초당적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아시안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이 CCTV에 찍혔다.

▲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아시안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이 CCTV에 찍혔다.

결의안은 아시아·태평양 주민에 대한 반대 정서를 표출하거나 인종차별과 인종적 편협함을 드러내는 모든 표현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증오범죄에 신속하고 강력한 조사와 함께 가해자에게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도록 촉구했다. 미셀 스틸 의원은 “차별은 미국 문화의 근본적 가치에 반하는 것”이라며 “아시아태평양 커뮤니티 를 겨냥한 차별과 증오행위는 중단돼야 하고, 어려운 시기에 이웃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 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LA에서는 20대 한국계 청년이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 2월 16일 미 육군에서 복무하고 영어도 완벽하게 구사하는 한국계 20대 남성, 데니 김씨는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에서 히스패닉계 남성 2명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김씨는 코뼈가 부러지고 두 눈에 멍이 드는 부상을 입었고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을 증오범죄로 규정하고 용의자 추적에 나섰지만 아직 범인을 체포했다는 소식은 없어 제2의 3의 증오폭력이 우려되고 있다. 가해자들은 중국인 비하 발언과 함께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며 마구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계 미국인 할머니를 겨냥한 ‘묻지마 폭행’도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인종차별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는 가운데 현지언론은 이 사건을 중대한 혐오범죄로 지목했다.

이유 없이 무조건 달려들어 폭행

▲ 미리암 로카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방 검사

▲ 미리암 로카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방 검사

지난달1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뉴욕 화이트플레인스 경찰은 83세 한국계 미국인 여성에게 침을 뱉고 주먹질을 한 혐의로 글렌모어 넴버드(40)를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넴버드는 지난달 9일 쇼핑가를 방문한 피해자를 뚜렷한 이유가 관측되지 않는 상황 에서 갑자기 폭행했다. 공격을 받은 피해자는 머리를 땅에 찧고 의식을 잃었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는 이미 넴버드가 도망친 뒤였다. 넴버드는 2급 폭행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유죄가 확정되면 최대 징역 7년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한인 피해자는 ABC방송과 인터뷰에서 사건 당시 노드스트롬 백화점 근처에서 공병과 캔을 수거 하고 있었으며, 피가 났음에도 치료비 때문에 병원에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지방 검사인 미리암 로카는 인종차별 혐오범죄 혐의점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로카는 “혐오 범죄는 모두에게 영향을 주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한다”면서 “피해자 가 아니더라도 혐오 범죄를 보게 되면 신고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WP는 이번 사건을 두고 아시아계 미국인들을 표적으로 삼은 폭력이 미국 전역에서 빈발하는 가운데 가장 최근에 나온 중요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대학 소속 연구소인 증오·극단주의연구센터에 따르면 미국 주요 도시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증오 범죄는 작년에 전년 대비 149%나 증가했다. 뉴욕에서는 지난 2월 16일 하루에만도 3건이나 발생하기도 했다. 한 남성이 중국계 여성에게 상자를 집어 던지면서 여성을 거세게 밀첬다. 이 여성은 뉴욕에 거주하는 중국계 여성으로, 폭력을 가한 남성은 여성을 향해 인종 편견이 담긴 욕설을 퍼부었다. 이 같은 아시아계 여성을 표적으로 한 ‘묻지마’ 폭행은 이날 하루에만도 뉴욕에서 세 건이나 발생 했다. 그런데도 이들 사건은 인종혐오 범죄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인권단체 들은 인종혐오 범죄로 보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1월 말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84세 아시아계 노인에게 19세 청년이 ‘묻지 마’ 공격으로 노인에게 몸을 부딛혀 결국 사망에 이르게 만들었다. 경찰에 체포된 용의자는 ‘노인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묻지마’ 인종 혐오 범죄로 아시안 사망까지

▲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를 항의하는 동양계 학생들

▲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를 항의하는 동양계 학생들

한인들 피해는 지난해 팬더믹이 시작하면서 평균 하루에 한 건씩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인권단체 연합기구인 ‘아시아 퍼시픽 정책기획위원회'(A3PCON·이하 위원회)는 지난달 24일 한인이 피해자인 증오범죄 사건이 하루에 한 건꼴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코로나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해 3월부터 올해 1월까지 11개월 동안 미국 50개 주 가운데 47개 주와 워싱턴DC에서 증오 범죄 피해 사례를 접수했고, 한인 대상 증오 범죄 사건은 모두 420건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한국계 피해 사례는 위원회가 접수한 전체 증오범죄 사건 (2천 800건) 의 15%에 달했다. 이는 중국계(41%)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아시아계 상대의 전체 증오범죄를 유형별로 나눴을 때 가장 많은 사례는 언어폭력(45%)이었다. 또 서비스 거부(22%), 적대적인 신체 접촉(10%), 고의적인 기침과 침 뱉기(8%) 등도 있었다. 증오 범죄가 발생한 장소는 약국과 식료품점 등 개인 사업장(38%), 공공장소와 길거리(22%), 공원(12%), 대중교통(8%) 순이었다. 위원회 소속 만주샤 컬카니 변호사는 “혐오범죄와 인종차별 대다수는 아시아 이민자가 많은 캘리포니아와 뉴욕에 집중됐다”며 “최근에는 알래스카와 하와이 등 아시안에 호의적인 지역 에서도 신고가 접수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 인권단체는 “코로나19 대유행이 증오에 면죄부를 줬다”며 “아시아계 미국인이 그 타깃 이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가 부상한 건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에서 희생 양으로 삼으려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일각에서 제기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변호사협회는 “혐오범죄는 일부에게 안정감과 소속감을 주고, 죽음에 대한 공포 에 맞서는 방어 기제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게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코로나19를 ‘중국 바이 러스’ 라고 부르며 이런 편견을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왔다. 인종혐오 범죄가 잇따르자 미 연방의회 의원들은 청문회를 열어 제도적 차원에서 해결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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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 아시안 혐오 범죄 증가와 대처방법>

시민참여센타 www.kace.org >와 <이민자보호교회네트워크>에서 만들고 출판한 “증오발언, 증오범죄, 인종차별 대처 메뉴얼”을 참고하면 더 구체적인 도움말을 볼 수 있다.

A)자신을 향한 증오발언의 일반적 대응방법                                                                                                                    1) 차분히 응답할 것                                                                                                                                                         반드시 공격적일 필요는 없다. 사실, 반대로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주로 더 효과적이다. 말을 할 때는 그 사람을 극단적인 인종차별주의자로 바로 몰고가는 것 보다 문제가 되는 말과 행동을 지적 하는 것이 상황 해결에 더욱 도움이 된다.예시: “방금 하신 말은 아주 공격적이고 무례하네요(“What you just said is really offensive and rude. “) 자신을 위해서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좀 존중해 주세요” (“Please, have some respect for yourself and for others.”)                       2) 무시하고 자리를 피함                                                                                                                                                 말로 도발해 상대방의 행동을 부추기는 상황, 상대방이 술이나 마약에 취해 있는 상황, 지나치게 폭력성을 띄고 있어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의 경우에는 자리를 피하는 것이 상황을 종결 짓는 방법 이 될 수도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된다.                                                                                                                              3) 관련 당국에 신고할 것                                                                                                                                                 경찰: 만약 언제든 위협을 받고 있는 기분이 들거나 안전하지 않다면 911으로 경찰에 신고한다. 아래와 같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신고한다.                                                                                                                                                     대중교통: 버스 운전자나, 기차 역 직원 등에게 상황을 알린다.                                                                                       온라인: 대부분의 소셜 미디어 웹사이트들은 공격적인 댓글이나 포스트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지 자체 방침을 갖추고 있다. 관리자에게 바로 신고한다.                                                                                                                                 학교: 교내에서 인종차별을 받았다면 즉각, 교사와, 카운셀러, 학생복지 담당관에게 이야기를 한다. 또한 부모에게도 알려, 학교 내에서 문제가 해결되고 있는지를 지켜본다.                                                                                                 B) 타인을 향한 증오발언의 일반적 대응방법                                                                                                                  1) 목소리를 낼 것                                                                                                                                                             주변 사람들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경우 공격을 가하는 사람은 더 힘을 받게 된다. 그런 만큼 다른 사람들은 그런 행동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가는 것을 막아 줄 수도 있다. 이 경우에도, 말과 행동에 대한 지적이 한 사람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가는 것 보다 효과적이다.                                                                       2) 지지의사를 보여 줄 것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것 같으면 911으로 경찰에 바로 신고한다.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 예를 들면, 버스 운전사나 클럽 보안 요원 등에게 알린다.                                                    인종 차별 받는 사람의 곁에 가서 앉거나, 옆에 서서 괜찮은지 물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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