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주변에 세치 혀가 가득 …
‘尹을 신격화시키는 역술인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나면서 본국 정치권은 이미 내년 3월 치러지는 대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대선이 1년 남은 시점에서 최대 관심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출마 여부다. 여론조사마다 지지율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윤 전 총장이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정치권이 그의 움직임에 따라 재편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치권 주변에는 벌써 윤 전 총장과의 인맥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 과거 친박연대처럼 윤석열이란 한 사람을 지지하겠다고 모인 인사들이 창당까지 했다. 윤 전 총장과 학연, 지연을 찾아 선을 닿으려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내가 윤 전 총장의 멘토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도 하나 둘 나오고 있다. 유튜브에 ‘진정스승’이라고 불리는 한 역술가는 최근 익명으로 본국 언론 등과 인터뷰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을 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과거 본지가 처음 얘기했던 윤 전 총장 주변의 점쟁이와는 또 다른 인물이다. 그가 오래 전부터 점쟁이의 말을 신봉하고 있단 것은 유명한 얘기다. 차기 대통령 후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인물이 역술인의 말에 중요한 결정을 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그를 신격화하는 사람들까지 대거 등장하는 지금의 현상은 대한민국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는 대목이다. <리차드 윤 취재부 기자>
최보식 전 조선일보 선임기자는 자신이 만든 개인 웹사이트 ‘최보식의 언론’에서 ‘윤석열의 멘토 A씨’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 A씨는 ‘윤석열과 직접 만나냐’는 물음에 “전화를 하고 열흘에 한 번쯤 만난다. 정리를 잘하고 있고, 내가 다듬어주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는 윤 전 총장에게 다음과 같은 말도 했다고 한다. “특별한 게 아니고, 자기 자리에서 일 잘 하도록 돕는 것뿐이다. 닥칠 수밖에 없는 어떤 일에 대해 잘 대처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고비(조국· 추미애와 갈등을 말함)마다 대처하니까 넘어갔고, 또 대처하니까 넘어갔지 않나. 어떤 일이 닥치는데 모르고 있으면 대처할 힘이 없다. 대처할 힘을 저마다 갖고 있지만 어떤 일이 올지 모르는 거다. 대처를 못하면 쓰러지는 것이다. 내가 ‘윤 총장은 고비가 목까지 딱 차서야 겨우 넘긴다. 그건 위험하다. 목까지 고비가 오기 전에 넘기는 게 좋다. 매번 목까지 차서 고비를 넘기니 위험하다. 항상 미리 내게 의논하라’고 했던 거다. 윤 총장이 대처할 수 있게 나도 잡아준 셈이다.
큰 공부를 위해서는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그게 다 공부다. 그에게 피하려고 하지 말라, 회피하면 큰일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가 윤 전 총장을 알게 된 것은 4년 전 최순실 특검 때라고 한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손대야 하나 말아야 하느냐를 판단해야 할 때가 있었다. 내가 유튜브에서 박근혜 운명과 관련해 법문을 풀어놓은 게 있었다. 윤 총장 부인은 오랫동안 내 강연 유튜브를 보고 공부했던 모양이다. 부인이 그걸 보고서 윤 총장에게 그 유튜브를 권했던 것 같다. 윤 총장이 몇 번이나 그걸 반복해 들었다고 한다.”고도 말했다.
사이비인가, 도인인가?
최보식 전 기자와 인터뷰에 등장해 자신이 윤 전 총장의 멘토라는 식으로 얘기한 인사는 ‘진정스승’이라고 불리는 역술가다. 유튜브에서 진정스승이라고 치면 그가 한 강연들이 많이 나온다. 심지어 지난 2월 17일 진정스님 측이 유튜브에 올린 신축년 대한민국 운세 강의를 보면 이 인사는 “나는 2000년대부터 법문에서 2025년 가을, 9월에 대한민국이 통일된다고 밝혀왔다. 그때부터 대한민국은 인류 앞에 빛날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역술인이지만 그를 따르는 제자들이 적지 않고 그 존경심이 대단해 마치 종교와 다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블로그에는 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배신과 거짓이 난무하는 사회에 대한 회의를 느껴 세상을 등지고 죽으려는 생각으로 신불산 홍유폭포까지 가게 되었지만 그곳에서 만난 어떤 보살과 인연되어 그분이 말하기를 ‘왜 죽으려고 하십니까, 죽으면 안 됩니다’고 만류하면서 100일간만 기도를 한 후에 죽으라는 말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진정 스승은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로 똑똑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내가 모르는 세계가 있다면 그 세계를 알고 죽겠다는 생각에 죽음을 100일간 미루고 그 세계를 알기 위해서 시작한 것이 그때부터 신불산에서 수행이 시작되었다. 신불산에서 수행이 시작되면서 산에 죽으러 들어오기 전까지 세상에서 제일 잘 난 줄 알았고, 제일로 똑똑하다는 생각으로 살았던 삶들이 얼마나 오만하고 건방지게 살아 왔는지를 알게 되면서 그때 자신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진정 스승은 천지 대자연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하고 17년간을 머리를 들지 않고 땅만 쳐다보면서 허리를 굽혀 산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면서 아무 말 없이 생활하였고, 산신에게 올린 좋은 음식들은 먹지 않고 귀신들을 주기 위해 버려진 명태 대가리 등 버려진 음식들을 주워 먹으면서 세상의 모순과 의문을 풀어내기까지 입을 다물고 생활하였던 생활이 10년 지나서야 그것이 바로 수행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진정 스승은 3년 7개월째가 되면서 밤에는 차원계를 왕래와 신들과 대화하고 천지 대자연의 공부를 하게 되었다. 17년간의 수행에서 의문이 풀리지 않을 때는 곡기 끊기를 수십 회 거듭하면서 70번을 죽었다 살아나기를 되풀이하였고, 죽었다가 살아날 때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물가이며, 물가로 가서 두 손으로 물을 떠올리는 순간에 깨우침을 얻었던 것은 바로 목숨을 걸고 각오한 깨우침이었다고 말을 하고 있습니다.“ 진정스승이라고 불리는 인사가 실제로 어떤 인사인지 판단하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그에게 사이비 종교와 같은 범상치 않은 분위기가 풍기고, 그런 그를 윤석열 전 총장이 따른다고 본인 스스로가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는 점은 사실로 볼 수 있다. 냉철하고 민주주의의 수호신처럼 언론에 노출되고 있지만,
실제로 그가 역술인을 멘토 중 하나로 생각하고 꾸준히 조언을 구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 모순된 점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주장이 사실에 가까운 이유는 이미 진정스승 이외에도 윤석열 전 총장이 조언을 구하는 또 다른 역술인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역술인은 서울 송파구 신천 일대에서 자리잡고 활동하는데 아버지 때부터 알고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윤 전 총장이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을 만날 때 동석했던 인물도 역술인이라는 점이 알려진 것을 보면 윤 전 총장은 대단한 역술 신봉자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그가 아내 김건희 씨와 만난 것도 한 스님 때문이라고 김 씨가 본국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는데 실제로는 이 스님도 점쟁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김건희 말 잘 들어
윤 전 총장 개인이 이처럼 역술인들과 자주 왕래하며 그들의 조언을 듣는다면, 외곽에서는 윤 전 총장과 학연과 혈연, 지연 등으로 엮였다는 인사들이 나서서 조직을 꾸리고 있다. 하지만 그 실체를 뜯어보면 과연 그들이 과거 정치인들의 지지그룹과 어떤 것이 다른지 차이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윤석열 인맥의 핵심은 크게 충암고와 서울대 인맥으로 나뉜다. 윤석열은 충암고(8회)와 서울대 법대(37회)를 졸업했다. 대학 졸업 후 9년 만에 늦깎이로 사법시험(33회)에 합격한 윤석열은 사법연수원을 23기로 수료했다. 윤석열은 2000년대 초반 잠시 변호사(법무법인 태평양)로 ‘외도’한 걸 제외하곤 줄곧 검사로 일관했다.
충암고, 서울대 법대, 법조계 인맥들이 윤석열을 안팎에서 돕고 있다. 하지만 이게 다는 아니다. 의외인 것은 윤 전 총장이 의외로 세상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어대도 아내 김건희 씨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듣는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진정스승도 김건희가 소개한 인물이고, 현재 윤 전 총장이 사람을 만날 때 김 씨가 항상 동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건희씨가 속한 월단회란 모임이 윤 전 총장을 본격적으로 지지하는 모양새다. ‘월단회’는 ‘월단평(月旦評)’이라는 중국의 옛말에서 따온 이름으로 한국 문화예술계 최고의 마당발인 김종규 삼성출판박물관 관장이 2011년에 만든 모임이다. 김 관장은 삼성출판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문화행사인 SMA(Samsung Museum Academy) 강좌를 통해 각계의 고급 인맥들을 모았다. 특히 김 관장은 1960년대 이후 출생한 상대적으로 젊은 사회지도층들이 인문학 및 문화예술 관련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류하도록 했다. 회원가입 대상은 경제계, 법조계, 문화예술계 등 각계 인사들로 김 관장이 가입 신청한 사람들 가운데 엄선한다고 한다.
김 관장은 이렇게 선별된 회원들을 위해 원로격인 한국사회 저명인사들을 멘토로서 초청하여 함께 인연을 맺을 자리를 만들어준다. 이런 모임이 세간의 이목을 끄는 이유는 김건희씨의 회사가 매번 저명인사들이 붐비는 개막식을 열어 대외적으로 과시하고 전시기간 내내 이들의 방문사진을 SNS를 통해 수시로 홍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김건희씨는 2010년 이후 초대형 미술전시의 투자사 명단에 코바나 컨텐츠란 회사 이름을 올리며 미술계에 혜성같이 나타난 인물이다. 이런 김건희씨의 코바나 컨텐츠가 주관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전시에는 ‘월단회’ 소속 회원과 같은 유력인사들과 그들 회사와의 협조가 있었다.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하기도 전에 이처럼 여러 그룹들이 윤 전 총장의 측근을 자처하면서 나서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과거 정치인들의 모습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는 모습이다. 따라서 윤 전 총장이 대권에 도전한다면 그가 가지고 있는 실력이나 이미지 이런 것들보다 그의 처가 관련 의혹, 그리고 주변 인사들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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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자만과 하수인들의 오만이 부른 결과물
여당 보궐선거 대참패
文레임덕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이 서울과 부산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함에 따라 임기를 1년 정도 남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본국시간으로 4월 7일 치러진 보궐선거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 박형준 후보는 각각 더불어민주당의 박영선 후보와 김형준 후보를 00%와 00%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이는 선거 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압승으로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 얼마나 악화됐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본격적인 대선 정국을 앞두고 매서운 ‘정권 심판론’ 정서가 확인됐다는 점에서, 강경 일변도의 국정 기조를 이끌어온 당정청 수뇌, 특히 친문 주류를 향한 책임론이 들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부동산 투기와 시장 과열을 막지 못한 규제 중심의 정책, ‘추미애-윤석열’ 갈등 사태를 불러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강행 등 검찰개혁 추진 기조에 수정과 보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오는 9월로 예정된 대통령후보 선출이 제대로 진행되겠느냐는 ‘경선 연기론’도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의 정책·개혁 기조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자 하는 친문 주류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원하는 쇄신파 등으로 나뉘어 노선 경쟁까지 벌인다면 당이 내분 양상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도 직격탄을 맞게 된다. 선거 운동 과정에서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당청 간 이견이 노출된 것처럼, 견고했던 당청 관계가 흔들리며 레임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선거 전부터 여당에서는 문 대통령과 거리를 두는 현상이 뚜렷하다. 1년 전 지난해 4월 총선때만 해도 후보들이 앞다퉈 ‘문재인 마케팅’에 나섰던 것과는 뚜렷하게 차이난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지난 1월 24일 문 대통령 생일때만 해도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며 “벌써 대통령님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논하던 그 시간이 그립다”라고 한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 지지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민심 이반 현상이 심화되자 선거 현장에선 ‘문’자도 나오지 않고 있다.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노웅래 최고위원은 최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유세 현장에서 민주당이 문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이 사라졌다’는 물음에 “지금은 대통령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들 뒤집기에 나서고 있다. 박 후보는 TV토론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를 약속했다. 또 “9억원 이하 아파트의 공시지가 인상률이 10%를 넘지 않도록 조정제도를 마련하는 방안을 민주당에 건의하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장기 무주택자와 생애최초주택 구입자를 지원하기 위해 LTV(주택담보대출비율)·DTI(총부채상환비율)를 상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선거가 다가오자 문재인 정부가 그간 강고하게 견지해오던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의 참패가 현실화되면서 여당의 대통령과 거리두기는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