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대위기 분석취재] 쿠팡의 대주주 임원들이 보유주식 대량 매도하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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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뉴욕증시상장 6개월 만에…최고가 69달러대비 56% 폭락

대주주-임원 주식매도 ‘엑소더스’

지난달 중순 쿠팡 대주주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한데 이어, 핵심임원들마저 주식을 앞다퉈 매각하는 바람에, 쿠팡이 뉴욕증시 6개월도 못돼 주가가 30달러 이하로 추락하는 등 당초 우려됐던 위기가 결국 현실화되고 말았다. 최고가 69달러대비 56%이상 폭락, 반 토막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며, 공모가 이하로 하락한 것이다. 이는 쿠팡은 매출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적자폭이 증가한다는 사실이 매분기마다 입증되는 데다, 지난 6월 발생한 물류센터의 화재로 3억 달러정도 늘어난데 대해 대주주와 임원조차 불안해 한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다.또 이달부터 전 세계 온라인상거래 최강자인 아마존이 한국에 진출함에 따라 쿠팡의 주식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쿠팡손정의의 비전펀드에 이어 쿠팡 제 2대 주주인 그린옥스캐피탈, 약 2억 8천만주 상당의 주식을 보유한 그린옥스캐피탈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쿠팡의 실적발표 이틀 만에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타닐이 실소유주인 그린옥스캐피탈은 지난 8월 13일 클래스A보통주를 무려 5770만주 매도했다고 지난 8월 17일 연방증권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그린옥스캐피탈은 매도 가격 등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날 주가가 34달러에서 37달러 사이에서 형성된 것을 감안하면, 35달러로만 계산하더라도 매도금액이 20억 2천만 달러에 달한다.

또 전체 발행주식이 15억 6천만 주 상당임을 감안하면, 쿠팡전체 주식의 3.7%가 시장에 쏟아진 셈이며, 그린옥스캐피탈로서는 매도 뒤에도 2억 2343만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당초 보유주식의 약 20%를 처분한 셈이다. 쿠팡의 제 2대 주주의 대량매도는 악재 중 악재가 아닐 수 없다. 2대 주주가 쿠팡의 미래를 밝게 본다면, 주식을 매도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린옥스캐피탈 뿐만이 아니다. 주요주주 중 한명인 선 벤자민도 그린옥스캐피탈과 같은 날 주식을 대거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 난파선이냐?’대량매도 해석 분분

선 벤자민은 약 1천만 주를 37.04달러에, 약 7백만 주를 34.14달러에 매도하는 등 1717만주를 평균 35.80달러에 팔아서 6억 1463만 달러를 거머쥔 것으로 확인됐다. 선 벤자민이 매도한 주식은 쿠팡 전체의 1.1%에 달한다. 선 벤자민은 쿠팡주요투자자인 론치타임의 실질적 소유주로, 당초 보유주식 약 3200만주의 절반 이상을 팔아치웠다. 제 2대 주주인 그린옥스와 주요주주인 선 벤자민이 이날 하루 팔아치운 주식은 쿠팡 전체 주식의 4.8%에 달하는 엄청난 양이다. 초기 투자자들이 일제히 이익 실현에 나섰고, 그것도 자신의 보유물량을 대거 줄임으로써 주요주주들이 쿠팡의 미래를 의심하고 있다는 추측을 낳기에 충분하다.

아니나 다를까, 주요주주들이 주식을 매도한 날은 분기실적발표 이틀 뒤였다. 쿠팡은 지난 8월 11일 실적발표를 통해 2분기에 44억 7800만 달러, 5조 1810억 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71% 증가하며,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순손실은 무려 5억 1860만 달러로 1억 205만 달러에서 5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지난 6표1월 17일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한 손실액 2억 9600만 달러가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재에 따른 손실을 제외해도 2억 2천만 달러 상당의 적자를 기록, 전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한마디로 현재 사업구도로는 답이 안 나오는 셈이다. 이 같은 배경 속에서 주요주주들이 탈출하고 있는 셈이다.

주요주주뿐 아니라 쿠팡에 몸담고 있는 임원들도 자신들의 스톡옵션을 앞다퉈 매도, 불길한 징조라는 우려에 기름을 붓고 있다. 쿠팡대주주들의 대거이탈 사흘만인 지난 8월 16일 팜 투안 최고기술책임자가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 약 36만주를 팔아치웠다. 매도가격은 평균 33.17달러로, 1193만 달러 상당을 챙겼다. 팜 투안은 차량공유업체 우버의 CTO출신으로, 지난해 2764만 달러의 보수를 받아, 1434만 달러를 받은 쿠팡 창업주 김범식 이사회 의장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은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팜 투안은 이 주식 매도 뒤 304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신보유주식 중 10%를 매도한 셈이다. 최고기술책임자뿐 아니라 아난드 게레이 최고재무책임자는 같은 날 33.33달러에 주식 16만주를 매도했다고 지난 18일 신고했다. 게레이는 이날 매도를 통해 533만 달러 상당을 손에 쥐었다. 자신의 보유주식 222만주 중 약 7%를 팔아치운 것이다.

상장이후 종가대비 39,11% 폭락 반 토막

그로부터 이틀 뒤 또 다른 쿠팡의 임원이 자신의 주식을 매도했다. 최고회계책임자인 파커 마이클은 지난 8월 18일 32.86달러에 주식 5만주를 매도했다고 지난 8월 20일 연방증권 거래위에 신고했다. 특히 마이클은 이날 1.99달러에 스톡옵션 5만주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스톡옵션을 받자 마자 주식을 매도, 154만 달러 상당의 매도차액을 거뒀다. 한 기업의 핵심 참모, 그것도 자금흐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회계책임자가 스톡옵션을 받은 당일 전량을 처분했다는 것은 쿠팡의 심각한 위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 쿠팡 최고회계책임자 파커 마이클 매도내역

▲ 쿠팡 최고회계책임자 파커 마이클 매도내역

▲ 쿠팡 2대주주 그린옥스캐피탈 주식처분내역

▲ 쿠팡 2대주주 그린옥스캐피탈 주식처분내역

이처럼 주요주주는 물론 주요임원의 주식매도가 알려지면서 쿠팡주가는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쿠팡 주가는 지난 8월 27일 사상 처음으로 30달러를 하향 돌파, 장중 한때 29.94로 추락한 뒤 심리적 저지선인 30달러를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29.99달러로 마감됐다. 이는 상장이후 종가대비 39.11% 폭락했고 특히 최근 한 달 사이 20.18%나 하락한 것이다. 특히 상장 첫날 기록한 최고가 69달러와 비교하면 56%가량 폭락, 반 토막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주요주주 2명의 매도단가는 약 35달러 내외, 핵심임원 3명의 평균매도단가도 33.18 달러에 달했다. 이들 주주와 임원들은 2분기 실적발표 직후 잽싸게 매도.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매도했고, 그 뒤 약 10개월 만에 주식은 30달러 이하로 폭락했다.

이는 이들의 매도로 인해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조성되면서 주식이 급락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범석 이사회의장도 지난 3월 15일 클래스A주식 120만주를 35달러에 매도해 4200만 달러를 챙겼다. 쿠팡이 3월 11일 상장된 것을 감안하면 불과 닷새 만에 주식일부를 매도해 현금을 챙긴 것이다. 특히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을 포함, 주요임원과 주주들은 비교적 높은 가격, 즉 공모가 35달러에 근접한 액수에 주식을 매도한 셈이다. 세계 최대 온라인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8월 31일부터 한국에서 직구서비스를 시작하는 것도 쿠팡에는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아마존은 ‘11번가’ 웹사이트 내에 입점하는 방식으로, 아마존의 상품을 국내소비자가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 쿠팡주요주주 선 베자민 매도내역

▲ 쿠팡주요주주 선 베자민 매도내역

호재기사 손정의까지도 속수무책

쿠팡의 핵심인력의 이탈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쿠팡이 뉴욕증시 상장 뒤 악재가 잇따르고 있지만, 홍보담당책임자가 사퇴의사를 밝혔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 기획본부, 삼성전자 부사장 등을 거친 백수하씨가 지난 2월말 쿠팡에 부사장으로 영입돼 커뮤니케이션업무를 담당해 왔다. 하지만 백부사장은 채 6개월도 안된 지난 8월 초 사퇴의사를 밝히고 8월말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부사장은 이천 물류센터화재, 배달압 쿠팡이츠 점주사망사건 등으로 쿠팡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백부사장의 사퇴의사가 밝힌 날은 8월 10일, 2분기 실적보고는 8월 11일 대주주들의 주식매도는 8월 13일, 핵심 임원의 주식매도는 8월 16일과 18일, 아마존의 진출은 8월 31일이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힘들 정도로 엄청난 일들이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쿠팡의 주가가 30달러가 아니라 20달러도 위태롭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같은 악재 도미노 때문이다. 이제 쿠팡의 주가는 위기 때마다 백기사로 등장한 손정의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욕증시상장 뒤에도 악재로 주가가 빠지면 종종 일본에서 쿠팡의 호재가 터졌고 이는 손정의의 작품이라는 추측이 나왔었다. 손정의로서는 쿠팡의 주주로서 최대 이해관계자로서 적절하게 바람을 잡은 셈이며, 쿠팡을 살리는 것이 자신의 살길이다, 과연 이번에도 손정의가 주가를 떠받칠 수 있을까, 하지만, 이제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비실현적 장미 빛 청사진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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