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가톨릭 교회 (CIASE) 성학대 독립조사위원회 충격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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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가톨릭 교회 아동 성학대 희생자 약 33만명

대부분 사제들에 의해 당했다

유럽에서 가톨릭 교세가 가장 큰 나라에 속하는 프랑스는 교회 내 성 학대 사건이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지난 70년 동안 프랑스 가톨릭 교회에서 일어난 아동 성학대 희생자 수가 약 33만명으로 추산 된다고 5일 공개된 프랑스의 한 보고서가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프랑스 가톨릭 교회 성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는 5일 보고서에서 195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1만 6천 명의 아동이 성직자들로부터 직접 성학대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해자 범위를 교회 사무처 직원과 가톨릭 계열 학교 관계자 등으로 확대할 경우, 아동 피해자 수는 33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1950년부터 종사한 성직자 약 11만 5천 명 가운데 전체 가해자는 2천900명에서 3천200명 사이로 추산됐다. <성진 취재부 기자>

web학대독립조사위원회는 프랑스 가톨릭의 성 추문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위해 2018년 구성됐으며, 법률가, 의사, 신학자, 역사학자, 사회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마르크 사우베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가톨릭 교회는 가정을 제외하고는 국가가 운영 하는 학교나 다른 어떤 곳보다 아동이 학대 받기 쉬운 환경이라고 밝혔다. 사우베 위원장은 ‘CNN’ 방송에 이번 일은 “일부 검은 양이 무리에서 벗어난 일탈행동이 절대 아니”라며, 가톨릭 교회에 내재해 있는 체계적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신고를 접수 받고도 아동들을 학대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엄격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사우베 위원장은 과학적 연구에 근거한 이 추정치에는 성직자 들과 다른 지도자들 뿐 아니라 교회에 관련된 비종교인들에 의한 학대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가해자 60%가  성직자”

총 2500쪽 분량의 보고서는 약 3000명의 아동 학대자(그중 3분의 2가 성직자)가 이 기간 교회 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원회는 1950년대부터 2년반 동안 희생자와 목격자의 말을 듣고 교회, 법원, 경찰, 언론 기록 보관소를 연구한 것들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원래 지난해 5월 프랑스 가톨릭 교단에서 지난 70년간 성직자들로부터 성(性) 학대를 당한 어린이 가 최소 3천명에 이른다는 예비조사 결과가 나왔었다.

당시 프랑스 천주교의 교회 내 성 학대 독립조사위원회(CIASE)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가톨릭 사제나 수사 등 성직자와 교회사무처 직원 등으로부터 성폭행이나 추행을 당한 아동 수가 1950년 이후 지금까지 3천명이 넘을 것으로 추정됐었다. CIASE는 프랑스 전역의 가톨릭 교구의 문서고와 회의록을 1차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 다고 지난해 5월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CIASE는 주교회의의 요청으로 프랑스 가톨릭의 성 추문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위해 2018년 구성됐으며, 법률가·의사·신학자·역사학자·사회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CIASE의 장마르크 소베 위원장은 당시 회견에서 “1천500명의 성직자와 교회 직원들이 아동 성 학대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1950년 이후 매년 40명 이상의 아동 성 학대 피해자가 교회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CIASE가 개설한 교회 내 성폭력 사건 핫라인 제보창구에는 모두 5천300건의 진정이 접수됐다고 한다. 프랑스 고등행정법원인 콩세유데타의 현직 부원장이기도 한 소베 위원장은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CIASE는 조사를 내년까지 완료하고 유사사건 재발 방지 대책을 권고할 방침이다.

계속되는 연쇄 성학대 증언

최근 가장 널리 알려진 사건은 1970∼1980년대 보이스카우트 소년 수십명을 성적으로 학대한 베르나르 프레나 신부 사건이다. 천주교 사제였던 프레나는 프랑스 가톨릭계 학교의 교목으로 재직하던 1970∼1980년대에 보이 스카우트 소년 70여명을 성추행하는 등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올해 3월 징역 5년을 받고 복역 중이다. 그의 아동 성 학대 혐의는 지난 2015년 피해자 중 한 명이 어린 시절 프레나에게 당한 일을 공개 적으로 밝히고 나서면서 공론화되기 시작했고, 이후 80여명의 피해자와 그 친구들이 속속 증언에 나서면서 프랑스 천주교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지난2019년 3월에는 필리프 바르바랭 추기경이 이 사건을 2014∼2015년 피해자의 신고로 인지하고서도 은폐한 혐의로 징역 6월의 집행유예를 받았다가 지난 1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초 프랑스 검찰은 바르바랭을 불기소 처분했지만, 피해자들은 ‘파롤 리베레'(자유로운 발언)라는 단체를 결성해 법원에 재정신청을 한끝에 그를 형사 법정에 세웠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르바랭 이 제출한 사직서를 지난 3월 수리했다. 연쇄 아동 성학대 사건의 가해자인 프레나는 법원에서 단죄되기 전인 작년 7월 교회로부터 공식 파문됐다. 그의 아동 성폭력 사건은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영화 ‘신의 은총으로’로 제작돼 작년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감독상인 은곰상을 수상했다. 가톨릭 교회 사제의 성범죄 고발은 프랑스만의 일이 아니다. 미국 가톨릭 교회 사제들의 성 추문도 계속 드러나고 있다. 지난 2016년 3월, 펜실베이니아 주 검찰은 프란체스코 수도회 소속 사제 안토니 크리스시텔리, 로버트 디아베르사, 길레스 시넬리 등을 아동복지법 위반 및 범죄 은닉 혐의 로 기소했다. 세 명의 수도사는 같은 수도회에 있는 스테판 베이커 사제가 저지른 성폭력을 감쌌다는 이유로 기소됐다. 스테판 사제는 1980년대부터 2010년까지 아동 80여 명을 대상으로 성폭력을 자행 했다. 기소된 수도사들은 이 사실을 알고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베이커 사제의 성범죄는 한 곳에서 저질러진 것이 아니다. 1990년대까지 오하이오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던 베이커 사제는 체육 지도를 명목으로 학생들을 불러내 성폭행했다. 당시 책임자였던 시넬리 수도사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다른 고등학교로 전출시켰다. 베이커 사제는 전출된 학교에서도 아이들을 성폭행했다. 담당자였던 디아베르사 수도사는 같은 중대 범죄가 일어났는데도, 그를 청소년 연수 프로그램으로 보내는 등 학생들이 성폭행 피해자가 될 수 있는 곳에서 근무하게 했다. 베이커 수도사는 연수 프로그램에서도 성폭행을 저질렀다. 펜실베니아 주 캐슬린 케인 법무장관이 알투 존스 타운 교구의 성적 학대를 다룬 보고서를 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50여 명의 사제가 80여 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고, 가톨릭 교회가 피해자들에게 돈을 지불해 조직적으로 은폐했던 사실이 검찰 조사로 들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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