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율 세계 1위 한국인들이 자살하는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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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한국인의 자살률은 수치스럽게도‘세계 1위’라는 순위며 무엇보다“자살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듣고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 자살률이라 함은 10만 명 당 자살하는 사람의 비율을 의미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매년 국가별 자살률을 발표한다. 자살하는 성비를 보면 전세계 모든 나라에서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의 자살률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여성이 남성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몇 배 이상 높은 것과는 상반된다. 한국인의 경우는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의 자살률 보다 약 2.5배 더 높다. 일본은 3배, 서유럽은 3.5배 이고 동유럽은 5~6배이다. 특이하게도 백인이 다수 거주하는 국가들이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의 자살률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평균적으로 약 3~4배까지 치솟으며 미국에서는 자살의 70%가 백인 남성이라는 통계 자료도 있다. <특별취재반>

사람사는 세상에서 사랑하는 대상의 상실로 인한 고통, 복잡하고 괴로운 가정, 경제적 문제, 말기 암이나 극심한 통증 등 건강문제, 자신의 능력 등에 대한 절망감과 죄책감 등 자살을 결심하는 동기는 다양하다. “내가 죽을 테니 너희도 고통을 당해봐라”는 식의 타인에 대한 복수심이나 적개심도 한몫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동기가 직접 자살로 연결되는 경우는 있지만, 전체 자살의 60~80% 정도는 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의사들은 설명한다. 외국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 의 15~20% 정도가 자살을 시도하며, 2~3% 정도는 자살에 ‘성공’(?)한다. 한국인의 우울증 환자는 전국민의 5%(여자 5~9%, 남자 2~3%) 정도며, 전국민의 20% 정도는 일생동안 한 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한다고 추정된다. 그 밖에 알코올 중독증, 정신분열증, 강박증, 불안 장애 등의 정신과적인 문제도 자살의 중요한 원인이 된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전우택 교수는 “정신질환을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사회적 분위기 탓에 치료 가능한 수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며 “우울증은 단순히 기분이 우울한게 아니라 뇌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감소해서 발생하는 정신질환이므로 반드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기혼자의 자살률이 가장 낮고, 결혼 뒤 사별, 이혼한 사람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

특히 과부보다 홀아비의 자살률이 2~3배 높다. 연령은 남자는 30대와 60대, 여자는 50대와 60 대가 많다. 중산층보단 사회적 지위가 아주 낮거나 아주 높은 사람의 자살률이 높다. 직업별로는 의사, 법관, 음악가 등 전문직 종사자와 무직, 실직자의 자살이 많은 편이다. 이에 대해서는 단순히 ‘남성의 삶이 여성보다 더 힘들고 사회제도적 지원도 받지 못해서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기 때문’이라는 견해와, ‘세계적으로 남성들은 극단적인 충동의 실천을 남자답다며 수용하는 문화를 향유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국 내 자살 연령대는 2018년 기준으로 10대는 10만 명당 5.8명, 20대는 17.6명이다. 그러다가 30대에서 27.5명으로 전체 평균 26.6명을 넘어서버리며, 40대부터 60대까지 31~33명 수준으로 평균치를 넘어서다가 70대부터 48.9명, 80세 이상부터 69.8명으로 급격히 상승한다. 허나 그것을 제외하더라도 30대부터 60대까지, 골고루 자살률이 높은 편이다.

60~80%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

이제 한국인의 OECD 자살률 1위를 놓치면 별일이라 여길 정도로 독보적인 제왕이며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에 들어가는 자살 대국이다. 한국에서 민주정권으로 이양한 이후 자살률은 꾸준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IMF 외환위기를 전후하여 자살률이 폭등, 2000년대 중반쯤에는 현재와 같은 높은 자살률을 보이게 되었다. 언론에서 심심하면 보고해서 잘 알겠지만 한국은 OECD 국가 중 자살 사망률이 1위이다. OECD 1위라고 막연하게만 보면 감이 안 오겠지만 이걸 수치 그대로 비유하자면 대충 한 달에 300세대 아파트 전 주민이 자살(1,200명)한다는 것이며, 8개월이면 울릉도 전 주민이 자살(1 만 명)할 정도 로 많다는 것이다.이래도 감이 잘 안온다면 그 해 총 사망자수를 365일로 나누면 된다.

unnamed역대 최다인 2011년의 15,960명을 365일로 나누면 43.72명이며, 가장 최근인 2019년의 13,799명을 365일로 나누면 37.80명이다. 즉, 한국에서는 하루에 40명꼴로 매일 자살하며 분으로 환산 하면 35분에 1명씩 자살하고 있다. 특히 60세 이상의 노년층의 자살률이 10만 명당 45에 육박하고 75세 이상 자살률은 평균치의 3~4배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청소년 자살률은 핀란드와 러시아가 높게 나오고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은 OECD 평균에 근접하고 있어 10대의 자살률은 특이사항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다른 국가들의 자살률이 하락 혹은 현상유지 상태를 보이는데 반해 한국은 변동폭이 꽤 큰 편임을 알 수 있다. 자살자 수는 2006년 감소했다가 2007년 13.3%포인트, 2008년 5.6%포인트의 증가폭을 보였고 경제위기가 닥친 17대 정부 2년째인 2009년 20%포인트 폭증했다. 2012년에는 한 영구 임대 아파트에서 6명이 연속으로 자살하는 특이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4년 세계 보건 기구 보고서와 첨부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 사망률은 2000년과 2012년을 비교할 때 109.4% 증가로 키프로스에 이어 세계 2위였다.

한편 오히려 북한은 2000년과 2012 년을 비교할 때 자살 사망률이 18.6% 감소했다. 북한은 한국 보다는 낮지만 자살율 자체는 높은 편이다. 특히 여성 자살률은 세계 1위다. 물론 북한 통계가 그렇듯이 추정치이다. 북한 관련 통계치는 제 3국에서 검증이 힘들고, 북한 당국의 조작으로 오차가 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생명존중시민회의의 국내외 자료 분석에 따르면 2019년 자살자는 하루 평균 37.8명으로 183개국 중에 4위라고 한다. 자살충동을 느낀 사람 중에서 약 40% 정도는 경제적 문제였고 20%는 신체나 정신적 장애로 인한 고통 때문이었다고 한다. 정리하자면 한국의 자살 사망률은 OECD에서 가장 높고 세계 4위의 자살대국이며, 10~30대 사망률 1위이면서 40대 사망률 2위다. IMF 사태 이후 2000년대부터 급상승했으며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2011년에 정점을 찍은 뒤 2012년~2017년까지 조금씩 감소하는 추세 였으나 2018년~2019년에는 다시 소폭 증가하는 등 자살률이 오르내리고 있다.

자살충동 40%가 경제적인 문제

자살이 한국사회의 가장 심각한 이슈 중 하나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자살을 생각한다. 한국자살예방협회가 지난 2005년 전국 1500명을 대상 으로 적어도 한 번이라도 자살을 생각해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사람이 3명중 1명꼴인 33.4%였다. 1987년 8106명 선이던 자살자는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만 2458명으로 급증했으며, 그 이후 에도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자는 24.7명 (2005년)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10.2명), 프랑스(15.1명), 스웨덴(11.4명), 영국(6.3명) 등 OECD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자살자의 50~80% 정도는 정신과적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돼 있다. 최근 한국 형사정책연구원이 지난 10년간 1282건의 자살 원인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20.8%), 심리불안(20.6%) 등 정신과 및 정신과 관련질환으로 인한 자살이 41.4%였다. 그러나 이 조사가 자살이 이뤄지고 난 뒤 가족들을 인터뷰해 간접 조사한 것이어서 실제 정신질환 때문에 자살한 사람은 더 많을 것으로 전문의들은 보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신과 이홍식 교수는 “우울증 환자만 자살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정신분열 증이나 알코올 및 약물의존(중독) 환자 역시 자살할 위험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가장 위험한 병은 단연 우울증이다. 우울증 환자의 약 80%가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진표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증상이 조금씩 좋아질 때 오히려 자살률이 높다. 우울증이 너무 심하면 자살을 하고 싶어도 그것을 실행에 옮길 힘이 없는데, 증상이 호전되면 자살을 실행할 수 있을 정도의 활동성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가장 흔한 사망 원인도 자살이다. 미국의 대규모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신분 열병 환자의 25~50%가 일생동안 한 번 이상 자살을 기도하며, 환자 10 중 1명꼴이 실제 자살로 사망한다. 정신분열병 환자의 자살 위험성을 정상인과 비교하면 30~40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홍식 교수는 “특히 정신분열병이면서 피해망상, 죄책망상, 지시환청 등 증상이 심할수록 자살을 결심하기 쉽다. 이들은 증상에서 오는 두려움이나 죄책감 등 괴로움을 피하려고 자살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알코올은 우울증, 인격장애 등과 더해져 자살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정신과 질환의 유무와 상관없이 자살자의 약 50%가 술에 취한 상황에서 자살을 시도 하고 있다.

피해망상, 죄책망상, 지시환청 등이 이유

알코올 의존자의 40% 정도가 평생 동안 적어도 한번 이상 자살을 시도한다는 보고도 있다. 일반적으로 알코올 의존환자이면서 50세 이상 남성, 한번 이상 자살을 시도한 경험, 주요우울증 등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알코올 의존환자에 비해 자살률이 높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자살자들이 선택한 장소는 집과 그 주변이 57.4%로 나타났다. 연구를 진행한 박형민 연구원은 “이 같은 행동은 자살자가 목숨을 끊는 순간에도 누군가 자신의 자살을 말려 주기를 원하는 심리적 표현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web자살은 예방할 수 있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오강섭 교수는 “자살을 실행하기 전 자살자의 약 75%가 주변에 자신의 계획을 말하는 등 도움을 청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자살 가능성이 큰 정신분열병이나 우울증 환자의 가족들은 항상 경계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또 “대화나 설득만으로 우울증이나 정신분열병 환자의 자살을 막기는 어렵기 때문에 약물치료 등 전문의의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홍경수 교수는 “일반적으로 여자는 수면제나 손목 동맥 절단 등 ‘소극적 방법’ 으로 자살을 기도하지만, 남자는 투신, 독극물 등 보다 ‘적극적 방법’으로 자살 을 기도 한다”며 “수면제는 자살 성공률이 낮고, 동맥 절단의 경우도 대부분 깊게 찌르지 않아 응급 조치가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자살은 결심한 사람들은 자살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최후의 탈출구지, 최선의 해법이 아님을 스스 로도 알고 있다.

이 때문에 자살자의 80% 정도는 주위 사람에게 자살의사를 넌지시 표현하거나 직접적으로 밝힘으로써 ‘구조’를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살의 위험 징후는 다음 12 가지로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사람이 있다면 일단 자살 위험을 염두에 두고 전문적인 도움을 청하는 등 조처를 취하는 것이 좋다. 1.과거에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 2.극도로 우울하고 불안해하며 지쳐 있다. 3.자신의 죽음이 가족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부쩍 늘었다. 4.자살할 생각이 있다고 말한다. 5.초조해하고 불안해하다 갑자기 차분해지고 편안해 한다. 6.최근 가족의 죽음이나 건강 상실 등 힘든 일이 있다. 7.가족 중 자살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 8.삶의 무가치 성을 강조하며 의기소침해 한다. 9.식사, 성, 수면 등 생물학적 욕구가 현저히 줄었다. 10.알코올 의존이 있다. 11.별거나 이혼, 사별로 혼자 살고 있다. 12.평소 소중히 여기던 물건을 아낌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삶의 무가치성을 강조하며 의기소침해 한다”

‘자살’도 예방 치료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과 하규섭 교수는 “자살의사를 넌지시 또는 직접적으로 내비치면 피하지 말고 자살의 동기와 방법 등을 꼬치꼬치 캐물어 자살에 관한 생각을 털어놓게 해야 한다”며 “충분히 말을 들어주고 정서적으로 공감해준 뒤 상대방의 존재가치를 평가해 주면 자살 결심을 돌이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가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한편, 당사자에겐 자살기도가 병의 결과임을 설명하고 전문의에게 상담·약물 치료를 받도록 권유해야 한다고 하 교수는 설명 했다.

그러나 당장 자살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엔 즉시 정신병원에 입원시켜야 한다. 전우택 교수는 “급성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결심은 수시간 내 행동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크므로 응급 입원 의 대상이 된다”며 “입원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혼자 내버려두지 말고 그 사람과 함께 있으 면서 자살을 못 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유명 대학병원 정신과 교수는 동료 의사의 우울증이 심각하다고 판단, 즉각 입원 시키려 했으나 입원실이 없어 다음날 아침 입원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날 밤 그 교수는 아파트에서 뛰어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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