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북한, 돕긴 도와야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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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을 도와줘도 고맙다는 소리 한번 못 듣는데… 또?

쥐뿔도 없으면서 큰소리
김정은에 놀아나는 세계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 설악산 맑은 물로 동해가는데 우리네 마음들은 어디로 가는가 /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이 글은‘홀로 아리랑’에 나오는 가사의 한 줄기다. 이 노래는 북한 동포와 우리는 언제쯤 하나가 될까라며 통일을 기원하고 있다. 그 북한이 지금 뒤늦게‘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김정은, 통제불능의 상황 인정

지난 12일 북한 김정은이 마스크를 쓴 모습이 공개됐다. 코로나 사태 이후 김정은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개석상에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은 그간 코로나 감염자가 없다고 밝혀 온 북한이 처음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한 날이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020년 2월부터 오늘에 이르는 2년 3개월에 걸쳐 굳건히 지켜온 우리의 비상방역전선에 파공이 생기는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날 전까지는 코로나 감염자가 없다고 주장해왔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김정은은 덴탈 마스크로 추정되는 푸른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장에 들어 서는 모습이다. 미리 회의장에 들어와 대기해 있던 간부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회의장 문 앞에서 김정은에게 문을 열어주는 현송월 당 부부장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김정은은 착석 후 발언을 시작하기 전 마스크를 벗어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채 발언을 이어갔다가, 회의가 끝날 무렵 다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회의장을 나갔다. 김정은이 공식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모습이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은 지난달 2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설 90주년 열병식과 “김일성 주석 생일” (4월 15일) 110주년 경축행사, 각종 기념사진 단체 촬영 때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다. 우리는 북한에 대하여 ‘왜? 지금에서야 인정을 하는가’라고 따지기 보다, 우선 도와주는 것이 시급한 과제인 것 같다. 누구보다 우리들이 코로나-19 펜더믹이 어떤 재앙인지를 너무도 잘 알지 않는가. 이 재난은 어느 한 국가나, 어느 한 지역에서 발병이 아니라 현재 지구촌 전체 227개 국가와 나라 지역에서 번지고 있다. 17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확진자수가 5억 2천만명이 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북한 코로나 발생에 대한 워싱턴포스트지(WP) 보도는 사태의 심각성을 던져 주고 있다. WP는 12일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발생 사실을 처음 인정하고 ‘최대 비상 방역체계’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에 코로나 백신이 아예 없다는 점에서 국제 보건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신이 없다면 사망자나 확진자가 기히급수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WP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국가는 북한과 아프리카 에리트레아 두 곳 뿐이다. 두 나라 모두 국제 사회 백신 공유 프로그램 참여를 거부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국제보건정책센터 J. 스티븐 모리슨 소장은 “북한은 앞선 감염이나 백신을 통해 형성된 면역이 없기 때문에 ‘통제할 수 없는 전염성’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태”라며 “새로운 변이의 (출현) 확률도 극대화 시킬 것”이라고 우려 했다. 미 웨일 코넬 의대의 미생물·면역학 전문가인 존 P.무어 교수는 “정권의 장악력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인명피해가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지도력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에는 백신 자체가 없다”

이번 WP보도에서는 북한과 에리트레아 두 나라 모두에서 지배층들이 이미 백신을 맞았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고 전했다. 외국산 백신들을 배제하는 건 국민들에게 ‘보여주기용 쇼’에 불과 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코백스가 올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 백신 128만 8800회분을 배정했으나 부작용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산 시노백 백신 약 300만회분에 대해선 코로나 상황이 심각한 다른 나라에 주라며 인수를 거부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오랜 기간 독재 정권을 유지한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코백스(COVAX·국제 백신 공동 구입 프로젝트)가 아프리카를 파괴하려는 서방의 수단이라며 가입을 거부했다고 한다.

한편 WP는 북한에 남은 선택지가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이나 홍콩처럼 백신 접종이 이미 이뤄진 곳에서도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북한의 가장 중요한 우방인 중국은 오미크론보다 전파력이 더 강한 ‘스텔스 오미크론’ (BA.2)의 창궐로 지금 상하이 등이 봉쇄상태 등등 사투를 벌이고 있다. 미국 외교협회(CFR) 옌중황 국제보건 선임 연구원은 “중국이 북한의 코로나 대처를 돕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지니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했다. WP는 중국이 현재 고수하고 있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경우 사망자가 15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무어 코넬 의대 교수는 “북한에서는 최소한의 백신만 접종됐기 때문에 (상황이)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처럼 지금 북한이 처한 상태가 매우 위급한 경지이다. 자칫하면 수세기전 유럽을 덥친 ‘페스트 공포’처럼 될 수도 있다. 지금 우리네 가정이나, 동창회 같은 단체들이나, 교회 그리고 직장에는 마스크가 남아 돌아 갈 것이다. 손 세정제도 마찬가지이다. LA한인회나 LA평통 또는 활동력이 강한 단체나 교회 연합체 등이 나서면 빠른 시일내에 많은 마스크나 세정제를 모을 수가 있을 것이다. 개인이라도 이를 미국 적십자사에 전달하면 그들이 국제적십자 네트워크를 통해 쉽게 북한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들에게 북한 동포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이다. 지금 무엇보다 북한의 어린이들이나 노약자들에게 당장 마스크가 필요하다. 마스크가 없으면 일차적으로 어린이와 노약자들이 먼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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