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기획에서 20여 년간 글로벌 네트워크 담당 부사장 ‘시너지’기대
■ 블랙리스트 논란 용호성은 본보 12월말 적격여부 문제제기 뒤 교체
■ 오승제-조윤중 문화원장 이어 내리 3번째 민간전문가 발탁 기대모아
■ CJ에서 복합문화단지 ‘라이브시티’기획글로벌 인맥, 한류확산 기폭제
박근혜정부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작성의혹’논란을 불렀던 용호성씨가 뉴욕한국문화원장 공모에서 합격했지만 최종임용에서 탈락하고 김천수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 임용됐으며 다음달초 뉴욕에 부임한다. 이에 따라 오승제, 조윤중에 이어 3회 연속 민간인출신이 뉴욕한국문화원장을 맡게 됐으며, 오승제 전 원장에 이어 김천수 신임원장도 제일기획 출신인 점도 이채롭다. 문체부와 외교부는 본보가 용호성씨가 뉴욕문화원장에 합격했지만 과연 적합한 인물인지 논란이 일고 있다는 보도직후 고심을 거듭하다 1월말 김천수 전 부사장을 최종 선택했다. 문체부는 늦어도 이달 중순 임용사실을 최종 발표할 예정이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코리아 편집인>
공모공고, 공모변경, 합격자 발표, 임용취소 등의 숱한 논란을 빚으며 결국 장기공석을 초래했던 뉴욕한국문화원장 인선에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의혹으로 부적절 논란을 불러왔던 용호성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사무처장이 결국 최종 탈락했다. 지난해 12월 용 처장은 뉴욕문화원장 공모에 최종합격했고, 문체부 내부에서는 빠르면 12월말, 늦어도 1월초 용처장이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블랙리스트의혹 당사자를 뉴욕문화원장에 임용하는 것은 적절한가’라는 본보의 문제제기직후 임용이 전격 취소됐다.
내리 3번째 민간전문가 발탁
문체부의 한 정통한 소식통에 의하면 지난달 31일 익명을 전재로 ‘지난 1월 30일경 뉴욕한국문화원장으로 김천수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 임용됐으며, 3월초 뉴욕에 부임, 3년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소식통도 ‘용호성 사무처장이 최종탈락하고 제일기획 미국법인 장으로 뉴욕에 오래 근무했던 김천수씨의 부임이 확정됐다. 영국문화원장도 함께 확정됐고, 2월 중순 임용사실을 정식 발표할 것’이라고 본보에 확인해 줬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8월 민간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오승제 전 제일기획 상무가 임명됐고, 지난 2018년 11월 1일 조윤중 전 SBS미디어넷 대표이사가 임용된 데 이어 내리 3번째 민간인 출신이 뉴욕한국문화원장직을 맡게 됐다. 뉴욕한국문화원장 직책은 문체부 간부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자리로서,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박보균 장관 취임과 동시에 민간인이 더 이상 지원하지 못하도록 규정변경을 시도했을 정도로 문체부가 사랑하는 ‘꿀보직’이다.
박 장관 취임 뒤 민간인지원금지를 관철시키지는 못했지만 반대로 공무원이 퇴직 3개월 내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을 삭제, 공무원지원이 가능하게 함으로써 문체부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고, 이번에는 ‘어공’이 아닌 ‘늘공’이 다시 뉴욕을 되찾을 갈 것이란 전망을 낳았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시도된 공모가 무산된 뒤 지난해 8월 다시 시작된 공모에서 3배수 서류합격자 중에서 현재 문체부 공무원인 용호성 사행산업감독위원회 사무처장이 최종합격 했으나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최종 임용되지 못하고 김천수 전 제일기획 부사장이 임용됨으로써, 다시 어공의 차지가 된 것이다. 용 사무처장이 합격자가 된 뒤 문체부 자체 내에서도 일부 세력들의 불만이 제기됐지만 ‘쉬쉬’하면서 공론화되지 못하다가 본보가 용 사무처장의 합격사실과 적격자논란을 보도하면서 반발이 커졌고, 야당까지 반대하고 나섬으로써 결국 무산됐다. 용 사무처장에 대해서는 ‘블랙리스트의혹논란’ 외에 문체부 내부에서도 ‘청와대와 런던 문화원장등에 이어 뉴욕문화원장까지 꿀 보직을 독 차지한다’라는 비판과 견제론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늘 공을 앉혀야 하지만 ‘늘 공이 용 처장이어야 하는냐’에 대해서는 내부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것이다. 민간인 임용자에 대해서 ‘어공’, ‘어공’ 하지만, 김 신임원장은 엄청난 스펙을 자랑한다. 뉴욕한국문화원이 한류 전파의 핵심기지라고 한다면, 약 30년간 한국최대광고대행사의 글로벌업무를 담당한 김 신임원장 만한 적임자를 찾기도 힘들다. 김 신임원장은 1963년 5월생으로, 서울 영동고등학교와 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뒤, 제일기획에 입사, 1990년대에 LA 지사장과 미국법인장을 역임한 뒤 2006년 43세 때 제일기획 상무, 2008년 전무로 승진한 뒤 2009년 다시 미국법인장을 맡았다. 특히 2012년 글로벌부문 부문장 및 부사장에 임명된 뒤 펑타이, TBG, BMB등 유수의 기업 인수를 주도하는 등 제일기획을 월드와이드기업으로 키운 인물로 알려졌다. 2012년 7월 30일 나이키, 소니 등의 미국광고를 담당한 미국중견광고회사 맥키니인수 또한 김 신임원장의 대표적 작품이다.
CJ그룹 한류컨텐츠 건설 주도
김 신임원장은 2017년 CJ그룹에 스카웃 돼 CJ라이브시티 대표를 맡으면서 CJ그룹의 한류컨텐츠중심 융복합테마파크 ‘라이브시티’ 건설을 주도했다. 이 테마파크는 약 2조원을 들여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한류월드의 축구장 46개 크기 부지에 돔형식의 K팝공연장, 쇼핑센터, 테마파크, 호텔 등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당초 놀이기구 위주의 단순테마파크로 구상됐지만 김 내정자가 사령탑을 맡으면서 현재의 라이브시티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 사업은 코로나19등으로 건설이 중단됐지만, 다시 사업을 재개, 내년 완공예정이다. 이같은 김 신임원장의 경력을 고려한다면 김 원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한류확산의 터닝 포인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의 광범위한 인맥은 물론, 전 세계 52개국에 퍼져있는 제일기획의 지사를 총괄했던 인물이므로, 그야말로 한류의 글로벌전파에 적격인 셈이다.
또 뉴욕코리아센터가 올 여름 완공을 앞두고 있다는 점은 김 원장 및 한국정부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김 원장은 10여년을 끌어 온 코리아센터 완공직전에 부임하는 억세게 운이 좋은 사나이이며, 한국정부는 김 원장의 노하우를 코리아센터에 접목,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원장은 제일기획에서의 경험은 물론 CJ그룹의 융복합파크 ‘라이브시티’ 책임자로서, 라이브시티성공을 위한 각종 전략들을 자연스럽게 뉴욕 코리안센터에 녹여냄으로써 빠른 시일 내 코리안센터가 뉴욕을 대표하는 문화시설로 자리 잡는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 뉴욕 코리안센터는 빠르면 6월, 늦어도 올여름 개관이 가능하며, 윤석열대통령의 뉴욕방문에 맞춰서 성대한 오픈행사를 열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지난 2009년 송수근 전장관이 문화원장으로 근무할 때 부지를 매입했지만 건축허가 등이 지연되면서 계속 착공이 늦어지다 오승제 전 문화원장 재임 때인 2018년 6월 28일 첫 삽을 뜨고 공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 19로 공사가 중단됐다가 다시 지난해 가을부터 공사가 재개돼 마침내 완공을 앞두고 있다. 코리아센터가 제일기획 상무출신인 오승제 원장이 첫 삽을 떴고, 제일기획 부사장 출신이 원장으로 부임하면서 개관하게 된 것도 매우 이채롭다. 오승제 전원장은 재임 때 기공식을 가진 코리아센터를 자신의 손으로 완공시키겠다는 생각으로, 지난해 뉴욕문화원장 공모에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원장은 문화원장직에서 낙방했지만 공교롭게도 제일기획 후배가 코리아센터 공사를 마무리 짓고 문을 열게 됐다.
코리아센터 올여름 완공 여부 관심사
지난 2021년 10월말까지 임기였던 조윤중 전원장이 6개월 연장근무를 한 끝에 지난해 4월 30일 이임한 것을 감안하면 약 10개월간 최현승공보관의 원장대행체제로 운영되다 다음 달부터 원장이 공식취임하는 것이다. 최현승 공보관이 공보관과 원장대행 등 1인 2역을 수행하면서 코리아센터 공사를 꼼꼼히 챙긴 덕분에 ‘빨라야 올해 말’이라는 완공시기가 올 여름께로 앞당겨진 것도 사실이다. 김 신임원장으로서는 사실상 부임과 동시에 코리아센터 개관이라는 영광을 안게 된다. 하지만 영광 못지않게 코리안센터의 성공이라는 숙제도 짊어지게 된다. 뉴욕문화원장 인선도, 코리아센터공사도, 모두 산고가 너무나 컸고, 이제는 폭발적인 시너지효과를 보여줄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