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GM 구매담당 한인 소형남 씨 8년 만에 유죄평결 받은 사건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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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형남, 2015년 뇌물수수 8년 만에 유죄평결 ‘중형 예상’
■ 부산 우경MIT서 리베이트로 345만 달러뇌물 ‘사장 구속’
■ 345만 달러 LA환치기업자 디트로이트 주까지 가서 전달
■ HIS, 2016년 1월 ‘언더커버-환치기업자 김철’동영상촬영

제너럴 모터스의 구매담당 한인매니저 소형남 씨가 한국부품업체에서 1억 달러 상당의 납품을 보장하는 대신 350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사건과 관련, 한국에서 공범의 사법처리가 이뤄진 지 6년 만에 미국 연방법원에서 유죄평결을 받았다. 특히 이 사건과 관련, LA의 환치기 업자가 동원돼 최소 2차례 이상 차량을 이용, 미시건주 디트로이트로 수백만 달러의 현금을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본보가 검찰과 피고인 측이 배심원에게 제출한 증거리스트를 확인한 결과 LA 환치기 업자가 김 철이라는 가명을 사용한 한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이 사건은 지난 2017년 사설금고에서 거액의 현금을 적발한 뒤 수사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납품업자가 뇌물을 건넨 지 사흘 만에 국토안보부가 제보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씨는 지난해 1월 캘리포니아 주 얼바인에 주택을 매입했고, 이 주택매입 약 두달 만에 전격 기소됐고, 끝까지 무죄를 주장하다 배심원재판 끝에 유죄평결을 받음으로써 중형이 예상된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지난 2017년 6월말 한미공조수사의 대표적 사례로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모 미국 완성차회사 납품비리사건’ 당시 미국 국토안보부와 한국검찰의 공조수사를 통해 부산지검은 2017년 6월 29일 부산 사상구 소재 자동차부품업체 우경 MIT의 대표이사 이환덕 씨를 구속 기소했었다. 당시 이 씨의 혐의는 2015년 10월 미국 A사에 3500만 달러 상당의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는 조건으로 구매책임자인 한국계 미국인에게 납품리베이트명목으로 5백만 달러를 주기로 합의하고 345만 달러를 전달한 것이며, 국토안보부에 적발되면서 나머지 150만 달러가량은 전달하지 못했다. 실제 우경 MIT의 A사 납품액은 연간 2백억 원대에서 2016년에는 5백억 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이 납품리베이트비리에 연관된 미국 완성차회사는 제너럴 모터스로 확인됐다.

이 회사의 구매매니저는 소형남 씨로 밝혀졌다. 소씨는 지난해 3월 23일 캘리포니아 주 중부검찰에 의해 뇌물수수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나,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변호사 5명을 고용해 무죄를 주장했고, 이달 7일부터 7일간의 배심원재판 끝에 지난 16일 뇌물수수혐의에 대해 유죄평결이 내려졌다. 소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5월 24일로 예정돼 있으며, 최고형량은 5년이다. 본보가 기소장과 재판과정에서 제출된 증거를 확인한 결과, 2017년 초 국토안보부가 캘리포니아 주 로스알토스의 사설금고에서 현금 319만 달러를 발견하면서 수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본보가 검찰과 피고 측이 법원에 제출한 증거리스트 확인결과, 국토안보부는 이 씨가 뇌물 245만 달러를 전달한지 사흘 뒤인 2015년 12월 18일 익명의 제보를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납품업자-환치기업자 갈등이 원인

또 부품업체 사장 이 씨는 소씨에게 뇌물을 전달하기 위해 LA의 환치기업자를 통해 달러를 확보했으며, 이 환치기 업자는 김 철이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사람으로 드러났다. 소송서류에 따르면, 이씨가 LA거주 환치기업자를 처음 접촉한 것은 2015년 11월 1일이며, 환치기 업자는 같은 해 11월 6일 이 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한국의 자신의 은행계좌로 돈을 입금시키면, 로스앤젤레스에서 달러를 주겠다고 제안했고, 이 씨는 같은 날, 환치기 업자의 한국계좌에 1억 2170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 11월 23일 환치기업자는 이 씨의 지시에 따라 렌트카를 빌려서 현금 1백만 달러를 차속에 숨긴 뒤 운전을 해서 디트로이트까지 간 뒤, 11월 27일 한국에서 항공편으로 디트로이트에 도착한 이 씨에게 돈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환치기 업자는 같은 해 12월 15일 다시 차량을 렌트한 뒤 현금 245만 달러를 차속에 숨기고 다시 디트로이트로 향했다. 이때는 거액임을 감안해서인지, 다른 2명의 동료와 동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12월 19일 한국에서 디트로이트에 도착했고, 그다음날인 20일 환치기 업자로 부터 현금 245만 달러를 전달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즉 LA의 환치기 업자가 2차례에 걸쳐 현금 345만 달러를 환치기 해주고, 이 돈을 직접 디트로이트까지 배달해준 것이다. 또 소씨는 연방검찰이 소씨를 기소한 다음날인 지난해 3월 24일 오전 8시 국토안보부의 한국인 수사관에게 체포돼 구금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 기소장등에는 환치기업자가 누구인지 드러나지 않았지만, 배심원평결이 내려졌던 지난 11월 16일 검찰과 피고인 측이 제출한 증거리스트에는 환치기업자를 비롯해 수사시작 경위 등 엄청난 비밀이 담겨진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 일거수일투족 동선 파악

검찰 측 증인리스트에 따르면 뇌물을 준 납품업체 대표 이환덕 씨는 지난 9일과 13일 검찰 측 증인으로 채택돼 배심원들 앞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고 김모, 임모, 김 철 씨로 알려진 김동우, 최모, 유모 등 한국인 5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검찰 측 증거리스트에 따르면 한국에서 문자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김 철로 확인됐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납품업체 대표 이환덕 씨와 환치기 업자가 문자메시지로 소통했다고 밝혔으므로 환치기업자는 김 철 씨인 것이다. 피고인 소씨가 제출한 증거리스트에는 이환덕 사장의 여행기록 및 자신의 여행기록, 그리고 김 철의 여행기록 등을 증거로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2015년 11월 23일 김 철 씨가 렌트카업체 허츠에서 차량을 렌트했고, 12월 15일에도 김 철 씨가 렌트카업체 알라모에서 차량을 렌트한 것으로 밝혀졌다,

11월 23일 밀 12월 15일은 검찰수사에서 LA 환치기 업자가 차량을 렌트해 디트로이트로 출발한 날이다. 따라서 검찰이 지목한 환치기 업자는 김 철 씨인 것이다. 검찰은 또 김 철 씨와 최모 씨 등 3명이 아메리칸 에어라인을 통해 디트로이트에서 LA로 돌아간 기록도 증거로 제출됐다. 검찰은 기소장에서 12월 15일 245만 달러를 디트로이트로 운반할 때는 환차기 업자와 동료 2명 등 모두 3명이 함께 갔다고 밝혔었다. 이외에 검찰이 LA거주 서자원 씨와 존 최, 김 철, 김경민 씨 등 4명의 운전면허기록을 배심원들에게 증거로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놀라운 것은 국토안보부가 이 씨가 두 번째 뇌물, 즉 245만 달러를 소씨에게 전달한지 불과 3일 만인 2015년 12월 18일 이 사건에 대한 익명의 제보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이때 이미 환치기 업자 김 철 씨의 존재를 파악했다는 점이다.

그 뒤 국토안 보부는 2016년 1월 21일 언더커버를 통해 환치기업자 김 씨와 접촉해 환치기 가능여부를 문의했고, 이를 모두 동영상으로 촬영, 증거로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토안보부가 일찌감치 사건전모를 확보한 셈이며, 김 철 씨의 존재부터 확인했다는 점은 환치기업자들과의 알력에서 제보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검찰은 김 철 씨가 거액의 달러현금을 혼자 확보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뇌물수수 범죄가 알려졌고, 환치기 수익을 나누는 과정에서 다툼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소씨는 자신이 기소되기 약 1개월여 전에 캘리포니아 주 얼바인의 주택을 부인과 함께 188만 1천여 달러에 매입했고, 웰스파고 은행에서 모기지 131만 6천여 달러를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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