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연극관람 잘못이라면 비서들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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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한 지난 12일 저녁 연극을 관람한 사실에 대해 지난 23일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자민련 정우택 의원이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이같은 사실을 폭로한 뒤 한나라당, 자민련, 민주당, 민주노동당이 이날 일제히 노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으나 청와대측은 별무 반응이다.

“뭐 그런 걸 기사로 쓰냐”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국무회의 브리핑에서 허성관 행정자치부 장관이 태풍 ‘매미’ 피해 상황 및 복구대책에 대해 보고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여러가지 지적이 있긴 했지만 공무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했고 실제로 복구 과정에서 문제의 처리 방법도 훨씬 개선됐다고 치하했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은 “다만 예측보다 피해가 컸던 점, 사전대비와 제도적 준비가 일부 미흡했던 점 때문에 열심히 했지만 부족함도 있었다”면서 복구가 마무리될 즈음에 예측과 예방, 지원 규모와 기준 등 제기됐던 여러 문제에 대한 평가와 함께 제도개선 게획을 국무회의에 보고해 달라”고 지시했다. 또 “그 국무회의에서 정부 차원의 매뉴얼을 만들어 향후 이런 일이 생길때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그러나 윤 대변인은 “대통령께서 뮤지컬 관람에 대해 별 말씀 없었냐”는 질문에 “오늘은 별도로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12일 뮤지컬 관람 행사를 준비한 제1부속실의 여택수 국장은 23일 오전 국무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입장을 묻자 “에이, 뭐 그런 걸 기사로 쓰고 그래요”라고 말했다.

“잘못이라면 비서들 책임”

정만호 의전비서관은 이와 관련 “일부에선 취소 얘기도 나왔으나 그날 하루 종일 두 차례인가 태풍 대책회의도 주재하시고 상황 보고 다 받은 뒤 일과 후 저녁 시간이라 그냥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다음날, 그 다음날 부산.마산 피해 현장 일정까지 다 챙기셨다. 오래전에 잡아놓은 일정이고 해서 잘못이라면 우리 비서들 잘못이다”고 덧붙였다.
윤 대변인은 정 비서관 해명과 관련, “대통령이 태풍 대책회의를 주재한 것은 13일이고, 12일에는 NSC와 상황실로부터 태풍 상황에 대해 보고를 받았다”고 바로 잡았다.

앞서 김진표 경제부총리도 추석 연휴인 지난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잡은 제주도 골프 휴가를 간 사실이 알려져 파문이 일었던 직후인 16일에는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해명은 무슨 해명을 하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김 부총리는 지난 17일 국회 재정경제위에서 의원들이 ‘골프휴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하자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 국민들께 죄송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사과했었다.
한편 노대통령은 지난 12일 부인 권양숙 여사, 아들 건호씨 부부, 딸 정연씨 부부, 문희상 비서실장 부부와 아들, 김세옥 경호실장 부부 등 11명이 삼청각에서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를 관람한 뒤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청와대는 노대통령 일행의 연극 관람 및 저녁식사 비용으로 1백5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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