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의 충격적인 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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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아랍의 봄’ 투쟁을 기대하지만…

자유투쟁 영웅인가
테러리스트들인가

지난 2010-12년은  중동(Middle East)과 북아프리카(North Africa), 이른바 `MENA` 지역은 물론이고 전세계를 뒤흔든 ‘재스민 혁명’으로 지구촌을 흔들었다. 수십여년 한겨울처럼 독재와 억압에 움츠려있던 사람들이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내 정치적 봄을 불러 왔기에 “아랍의 봄”으로도 불린다. 이같은 민중의 힘으로 튀니지에서 대통령 축출, 이집트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리비아 에선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가 잇따라 실각했다. 이같은 “아랍의 봄”-‘재스민 혁명’을 북한에 심으려고 꿈꾸는 미주 동포가 바로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을 주도한 에이드리언 홍 (35, Adrian Hong)이었다. 현재 에이드리언 홍은 미국정부로부터 체포 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은신 중에 있는데, 최근 LA에서 체포된 동료 크리스토퍼 안(38, Christopher Ahn)과 함께 미연방 법무부 (DOJ)의 기소를 두고 향후 미국-북한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두고 특히 지난 2일 미국의 ‘네이션’(The Nation)지의 탐사보도와 함께 워싱턴 포스트(WP) 와 AP와 로이터 통신 등의 잇단 보도로 미스테리 사건의 실체가 조금씩 벗겨지고 있다. 한편 에이드리언 홍과 체포 된 크리스토퍼 안을 대변하는 전직 백악관 안보 전문가인 월로스키 변호사의 활약도 주목을 받고 있다.<성진 취재부 기자>

▲ 연방 마셜에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

▲ 연방 마셜에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

에이드리언 홍은 성직자를 부모로 둔 기독교 가정 출신이며, 명문 예일 대학 시절에 북한인권 운동에 뛰어 들었다. 지난 2002년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은 이란과 이라크에 이어 “악의 축”(THE AXIS OF EVIL)의 나라라고 지칭한 이래 에이드리언 홍은 2004년에 북한인권단체 LiNK를 창설했다. Nation지는 탐사보도에서 에이드리언 홍이 2008년 LiNK를 떠나 2010년 말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불붙기 시작한 ‘아랍의 봄’ 운동에서 영향을 받아 2011년부터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활동하며 카다피 축출 후 생겨난 혁명 정부 설립을 도왔고, 리비아 고위 인사들과 친분을 쌓았다면서 ‘재스민 혁명’의 또 다른 모델을 북한에서 찾으려 했다고 밝혔다. 그는 컨설팅 회사인 페가수스 전략(Pegasus Strategies)을 설립하면서, 북한정권 교체에 대한 명백한 주장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2011년에 리비아의 가다피 정권이 무너지자, “아랍의 봄”이 북한에서도 일어나기를 고대했다. 그는 가다피가 체포되어 살해된 직후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 에서 발행되는 ‘내셔널 (The National)’지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랍의 봄’을 북한에서의 리허설 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다피가 몰락한 직후 리비아로 가서 그가 생각한 “북한의 봄”이라는 모델을 시험했다. 그는 TED fellow를 설립했으며, TEDx라는 실리콘 밸리 홍보 조직을 위한 자치 모임도 마련했다. 2012년에는 트리폴리에서 국제적인 비즈니스와 투자자들과 교제를 진행하면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정치인들과도 교분을 지녔다. 그중의 하나가 가다피가 사라진 리비아의 새로운 실력자 무스타 파 아부샤그르 (Mustafa Abushagur)부총리를 그가 설립한 ‘조선연구소’ (Joseon Institute)의 고문 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런던 선데이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그는 이런 친분을 바탕으로 중동 지역 고위 인사의 방한도 중개했는데, 실제로 카다피 제거 이후 들어선 리비아 혁명 정부의 무스타파 아부샤그르 부총리가 2015년 3월 에이드리언 홍의 소개로 한국을 찾았다. 그는 2015년부터는 ‘조선연구소’라는 단체를 이끌며 북한 정권의 갑작스러운 붕괴에 대한 대비 책을 준비하고 있었다. ‘조선연구소’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북한이 개혁, 혁명, 통일 또는 붕괴의 결과물이든 간에 단기적으로 중대한 전환에 직면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미래의 북한이 가능한 한 매끄러운 전환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기 위한 조직”이라고 소개하며, “북한의 변화를 이끄는 어떤 조직들과도 전적으로 협력하겠다”는 내용도 있다. 그는 2016 년 캐나다 의회에서 공개적으로 발언을 통해 북한정권의 퇴진운동을 주장했다.

“카다피처럼 김정은도 타도해야”

에이드리언 홍이 지난 2월 22일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당시 정문에서 자신을 ‘중동 듀바이에서 온 투자 전문가’로 소개했는데, 리비아 등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한 기반이 근거가 된 것으로 보여진다. 에드리언 홍이 동지인 크리스

▲ 에이드리언 홍

▲ 에이드리언 홍

토퍼 안과 어떻게 만난는지 구체적 정황이 알려진 것이 없다. 아마도 자유조선의 전신인 천리마민방위에서 활동하면서 만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에이드 리언 홍은 2008년 워싱턴 타임스와 인터뷰한 전직 해병대 정보 담당관 크리스토퍼 안의 신념에 매력을 느꼈다. 당시 크리스토퍼 안은 ‘누가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선을 가장 잘 행동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그것은 미국인들이 할 수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아니라 희생을 통한 미국 국민들이 할 수 있다”라고 답했다. 에이드리언 홍도 비슷한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 Nation지에 따르면, 그는 아시아 방문 중 마카우에서 당시 망명생활 중인 김정남을 만나 망명정부를 함께 할 것을 제의하였으나 거절 당했다고 최근 워싱턴 포스트 지와 인터뷰한 전직 한국 정보원이 전했다. 특히 에이드리언 홍은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을 앞두고 일본에 가서 일본 관리들과 만나 “누가 김한솔을 보호할 수가 있는가”며 도움을 청하기도 했는데, 일본 관리들은 그의 요청을 이해하지 못했다며 당시 김한솔이 미국이나 이스라엘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국의 NK News가 전하기도 했다.

현재 에이드리언 홍과 이미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은 미국 정부로부터 형사범으로 몰리고 있다. 만약 체포되어 송환이 결정되면 10년형을 받을 수가 있다. 연방법무부의 공소장(사건번호 19WJ07449)에 따르면 스페인 당국이 발표한 ‘습격사건’의 내용과 유사한 혐의 내용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홍과 일행들이 벌인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은 미군특수부대나 테러리스트들이 종종 사용하는 수법 이라고 지적한 문서에서 에이드리언 홍은 뉴욕과 LA에서 미FBI와 만났다고 하면서 ‘에드리안 홍은 크리스토퍼 안이 ‘습격사건’에 참여한 인물로 캘리포니아 치노에 거주한다’고 밝혔다고 했다. AP통신은 지난달 23일 미 연방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크리스토퍼 안의 공소장 내용을 공개했다. 자유조선 회원인 크리스토퍼 안은 에이드리언 홍과 함께 스페인 북 대사관 침입을 주동한 인물 중의 한명이다. 그는 지난 4월 18일 FBI에 체포된 뒤 연방검찰 기소를 거쳐 현재 연방법원 LA 법정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AP는 “진 로젠블루스 LA법원 연방판사가 공소장을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공소장에는 앞서 스페인 사법당국 수사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던 몇 가지 새로운 사건 정황이 담겼다.

“연방검찰 공소장에 의문점 많아”

첫째, 에이드리언 홍은 사건후 미국에 돌아와 FBI와 뉴욕과 LA에서 각각 만난 것으로 밝혀 졌다. 공소장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은 에이드리언 홍이 스페인 북대사관 침입을 감행한 바로 이튿날(2월 23일)에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건너갔다고 기술했다. “뉴욕 FBI 사무실에서 복수의 요원(agents)을 만났다”는 게 공소장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에이드리언 홍은 FBI 측에 확보한 물건들을 건네며 “수일 전 스페인 북 대사관을 습격해 가지고 온 것”이라고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대사관 현장에 칼과 에어 소프트 총을 가지고 갔었지만 꺼내지는 않았다”는 얘기도 했다. 이어 LA로 간 에이드리언 홍은 LA에서도 FBI 요원들과도 만났다. 여기서는 “스페인 북한 대사관 습격에 가담한 인물 중 남가주에서 근무하다 퇴역한 전직 미 해병대 출신이 있다”는 말을 FBI에 했다고 한다. 해당 인물은 현재 LA에서 연방마셜에 의해 체포돼 재판을 받는 크리스토퍼 안이다. 연방 검찰의 조사대로라면 FBI는 2월에 에이드리언 홍을 두 번이나 만났는데 아무런 제지가 없었다. 그러나 2개월 후에 에이드리언 홍의 동료(크리스토퍼 안)를 체포하고, 이번에는 에이드리언 홍까지 체포하겠다며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물론 스페인 법원이 미국에 범죄인 인도를 요청한 사실을 고려해도, FBI의 태도 변화가 납득이 안 간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째로, 크리스토퍼 안은 LA소재 에이드리언 홍의 아파트에서 체포됐는데 이런 과정에 의문이 제기됐다. AP는 지난달 23일 공소장 등을 인용해 “FBI가 지난 4월 18일 크리스토퍼 안을 체포한 장소는 에이드리언 홍의 아파트였다”고 전했다. 에이드리언 홍을 체포하기 위해 그의 거주지를 찾아갔지만, 홍 대신 크리스토퍼 안만 현장에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지난 4월 20일 로이터통신 등에는 “FBI 무장 요원들이 에이드리언 홍의 체포를 위해 그의 아파트를 급습했지만 실패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FBI가 크리스토퍼 안 체포 이후 제2의 에이드리언 홍의 거주지를 발견한 게 아니라면, 이틀만에 같은 장소를 또 덮친 셈이다. 그것도 동료가 체포된 현장에 에이드리언 홍이 또 나타날 가능성을 계산해서다.
이를두고 일각에서는 FBI가 에이드리언 홍의 동선을 다 파악하고 있으면서 일부러 크리스토퍼 안만 체포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셋째로, AP는 “크리스토퍼 안은 18일 FBI에 체포될 당시 총알이 장전된 40구경짜리 칼리버 권총을 허리띠에 메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 권총을 소지하게 된 이유 및 경위에도 의문이 남는다. 크리스토퍼 안의 변호인은 “FBI가 앞서 크리스토퍼에게 수차례 생명의 위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줬고, 그 뒤로 그가 허가받은 권총을 가지고 다녔다”고 법정에서 주장했다. 이 말이 사실이라 면 FBI는 크리스토퍼 안에게 위험을 경고해놓고 되레 자기들이 체포에 나서는 ‘이중 플레이’를 한 셈이 된다. 넷째로, 미 연방검찰은 북한대사관 ‘습격사건’ 범행 현장 가담자 수가 7명이라고 적시했다. 지난 3월 스페인 법원

▲ 미 정부가 발부한 에이드리언 홍 체포전단

▲ 미 정부가 발부한 에이드리언 홍 체포전단

이 밝혔던 침입자 수 10명보다 3명 적었다. 그외 미 검찰이 파악한 범행 경위는 앞서 지난달 스페인 법원이 조사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미국과 스페인 사이에는 상호 범죄인 인도 조약이 맺어져 있다. 크리스토퍼 안은 LA법원 판단에 따라 스페인에 송환되거나 풀려난다. LA법원은 지난달 23일 “범죄의 중대성·국제적 관계 등을 고려했다”며 크리스토퍼 안의 보석 요청을 기각했다. AP는 그가 “나는 LA 토박이 미국인이며 어머니 및 고령(96세) 장님 할머니를 부양해야 하므로 도주 우려가 없다. 해병대에서 영예롭게 퇴역했고 버지니아 대학 MBA 출신이며 전과 기록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지 언론은 크리스토퍼 안 등이 만약 스페인으로 송환될 경우 최소 10년형에 처할 것으로 전망한다. 다음 재판은 LA에서 7월 18일 열린다.

FBI의 석연치 않은 태도변화에 의문점

습격사건 전 요원들과
2번 만나 자문까지 받았는데…

송환될 경우 최소 10년형에 전망

한편 윌로스키 변호사는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의 스페인으로의 송환 여부를 판정하는 재판에서 미국정부측과 첨예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에 자유조선과 에이드리언 홍과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을 대변하는 윌로스키 변호사의 배경을 보면 왜 그가 이번 사건에서 대변인 역할을 하는지가 밝혀진다. 그는 과거 백악관에서 국가 안보 회의, NSC 분야에서 활동했던 거물급 변호사다. 빌 클린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에 국가안전보장회의(National Security Council)에서 중요 부서장을 담당했으며, 특히 북한과의 연결을 맺은 마카우 은행의 블랙리스트 작성 등을 포함한 몇 가지 중요한 조사를 담당했었다. 2015년에서 2017년까지 그는 쿠바의 관다나모 수용소 폐쇄와 관련한 조사에서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특사였다. 그는 여러가지 면에서 민주당 고위 정치인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 그는 지난 3월 ‘자유조선’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후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 정권에 반대하는 단체들을 지지해야 한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의 외교적 지원을 요청하는 성명을 냈다.

한편, 자유조선은 최근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와 탈북민 북송 반대, 개혁·개방 등 각종 요구사항을 제시하면서 “큰 일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중요한 것은 윌로스키 변호사가 북한과 이란과의 문제를 다루는 네오콘 단체인 United Against Nuclear Iran(UANI)의 변호사라는 점이다. 이 단체는 전직 연방상원의원인 조셉 리벌만 (Joseph Lieberman)이 의장을 맡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의 ‘매파’로 알려진 존 볼턴 국가안보 보좌관에 의해 공동 창립되었다. 한편 윌로스키 변호사가 소속된 Boies Schiller Flexner의 대변인 에드워드 에반스 에 따르면 “UANI는 윌로스키 변호사의 오랜 고객이지만, 최근에 맡은 사건이 별로 없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에이드리언 홍과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 그리고 자유조선을 위한 후원 캠페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달 30일 Nation지에 보낸 성명서에서 “자유조선 측은 스페인 북한 대사관의 초청에 의해 대사관으로 들어 간것이며 ‘공격’(Attack)이나 강압(Forced entry)에 의해서 아니다”라면서 “연방법무부가 밝힌 CCTV에서도 분명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번 사건이 북한정권이 주장하는 ‘테러 행위’가 아니라 ‘자유를 위한 투쟁’이란 사실로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18일 반북단체인 자유조선은 미국 당국의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의 용의자인 자유조선 멤버인 크리스토퍼 안 체포와 관련해 반발하는 입장문을 냈다. 앞서 자유조선은 크리스토퍼 안 체포 직후 “북한 정권이 고소한 미국인들(에이드리언 홍, 크리스토퍼 안)을 상대로 미 법무부가 영장을 집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발표 했다. 미 당국에 배신을 당했다는 반응이었다.

최근 윌로스키 변호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이 암살당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의 안전 보호에 큰 역활을 하였다면서 그를 “미국의 영웅”이라고 불렀다. 크리스토퍼 안은 ‘위장 전술’을 위한 준비와 경험이 많았다. 워싱턴타임스 2008년 보도에 따르면. 안은 과거 이라크 전투에서 미군 수용소 관할 부대의 정보 요원으로 활동했다. 그후 그는 워싱턴에 돌아와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 참전에 대한 단호한 지지 운동을 펴는한 재향군인 단체의 운영 책임자로 근무했다. 한편 Nation지의 탐사전문 기자 팀 셔록은 2일자에서 ‘습격 사건’ 전반을 다룬 기사에서 “스페인 경찰과 정보기관 당국자들은 에이드리언 홍이 스페인에서 CIA관계자들과 만났다는 ‘믿을 만한 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ation지는 스페인 당국과 연계가 있다는 유럽의 분석가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스페인 당국이 확보한 증거에 사진과 통신기록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 했다. 그러나 만남이 이뤄진 시점 등에 대해 서는 구체적으로 부연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 CIA의 “물고문 사건”을 폭로했던 전직 요원 존 키리아쿠는 Nation지에 “CIA는 이런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 같은) 작전을 절대로 승인하지 않는다. 너무 비전문적이고 범죄의 성격이 강하다”면서도 “CIA가 (습격사건) 관련자들과 접촉했을 것이라고 보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틀림 없이 그렇다’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22일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이 발생한 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파이스는 CIA 배후설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신문은 “괴한 중 최소 2명의 신원이 확인됐고 이들이 CIA와 관계 가 있다고 보도하면서 CIA는 의혹을 부인했다”고 지난 3월 13일 전했다.

송환법정 공판에서 첨예한 경쟁

지난 2월 스페인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을 주도한 에드리언 홍 이외 또 다른 미국적자 크리스토퍼 안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도 이번 공소장에 나타났다. 미연방 마셜이 지난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습격과 관련해 에이드리

▲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김정은의 조카이다.

▲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 김정은의 조카이다.

언 홍과 함께 참가했던 크리스토퍼 안을 지난달 18일 LA에서 체포했다고 미연방법무부가 밝혔다. 당시 연방 마셜은 에이드리언 홍의 아파트도 급습했으나 현장에 없어 체포하지 못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무장한 연방마셜 요원들이 18일 ‘자유조선’의 리더이자 북한대사관 습격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의 아파트도 급습했지만, 당시 에이드리언 홍이 집에 없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 통신은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이 북한대사관 습격에서 역할을 했는지 했다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은 별도로 설명하지 않은 채 자유조선 소속이라고만 보도했다. 그는 그동안 언론에 이름이 등장하지는 않았던 인물이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는 에이드리언 홍의 변호인을 인용, 크리스토퍼 안이 지난 2017년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된 뒤 김정남의 아들인 김한솔을 마카오에서 피신시키는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 법무부는 WP에 “우리는 지금 이런 특정한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구체적인 답을 미뤘다.

최근 윌로스키 변호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이번에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이 김한솔의 안전 보호에 큰 역활을 하였다면서 그를 “미국의 영웅”이라고 불렀다. 크리스토퍼 안은 ‘위장 전술’을 위한 준비와 경험이 많았다는 것이다. 워싱턴타임스 2008년 보도에 따르면. 안은 과거 이라크 전투에서 미군 수용소 관할 부대의 정보 요원으로 활동했다.
그후 그는 워싱턴에 돌아와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국 참전에 대한 단호한 지지 운동을 펴는 한 재향군인 단체의 운영 책임자로 근무 했다. 지난 4월 29일 월요일 밤, 미법무부는 2월 22일 마드리드에서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으로 의심되는 용의자인 에드리언 홍에 대한 수배전단을 공지했다. 그 전단에는 용의자 에이드리언 홍은 “무장하고 있어 위험한 인물”이라는 주의사항과 함께 홍의 사진도 게재했다. 그리고 전단에는 이같은 용의자에 대한 정보가 있는 사람은 경찰이나 미연방마셜에 연락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밝혔다.

미국 법무부 연방보안관실은 지난달30일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에이드리언 홍의 수배 전단에는 그의 얼굴 사진과 함께 이름과 그가 사용했다는 ‘오스왈도 트럼프’, ‘매튜 차오’등의 가명이 적혀 있다. 성별과 신장, 체중, 피부색 등 개인 정보 사항도 들어 있다. 미연방법무부의 전단은 스페인의 고등 법원 판사 호세 데 라 마타(José de la Mata) 판사가 지난 3월에 발표한 2명의 한국계 체포영장에 따라 스페인에 대한 범죄인 인도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Nation지는 풀이했다. 이같이 이례적인 미정부당국의 움직임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강경 정책과는 달리 북한의 통치자인 35세의 감정은의 방침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가로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그 반발은 과거 국가 정보계통에서 활동했던 경험을 지닌 뉴욕 거주 변호사이며, 한편으로 보안 분야의 법률회사인 Boies Schiller Flexner의 파트너인 리 월로스키(Lee Wolosky)변호사로 부터 제기됐다. 그는 3월 26일부로 자유조선을 위한 변호사 겸 대변인으로 활동 중이다. 그날은 스페인 당국의 수사 담당 판사인 호세 데 라 마타 판사가 이번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의 용의자로 에이드리 안 홍과 최근 미국에서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을 지목했던 날이다. 월로스키 변호사는 공개성명서에서 마드리드에서 북한대사관을 습격했던 자유조선의 행동을 옹호하고, 스페인 판사가 지적한 혐의를 부인하면서, 자유조선 소속의 행동대원들의 이름을 미국이 공개한 것에 대하여 미국 정부를 비난했다. 한편 월로스키 변호사는 The Nation지의 인터뷰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또한 월로스키 변호를 대변하는 Boies Schiller Flexner의 관계자는 이번 자유조선과 에드리언 홍의 변호사 비용을 누가 부담했는지에 질문에 대하서 답변을 해주지 않았다.

김한솔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킨 장본인

FBI는 북한 대사관에서 탈취된 정보를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으며, 로이터통신은 지난 16일 소식통을 인용해 FBI가 에이드리언 홍으로부터 넘겨받았던 북한대사관의 도난 물품을 스페인에 넘겨줬고 스페인은 이를 북측에 돌려줬다고 보도했다. 에이드리언 홍의 변호인인 리 월로스키는 WP에 “북한 정권이 고소한 미국인들을 상대로 미 법무부가 영장을 집행하기로 결정한 것에 경악한다”고 비난했다.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인 자유조선 역시 홈페이지에 성명을 올려 강하게 반발했다. 월로스키 변호사 명의로 올라온 입장문에서 “가장 최근 북한 정권에 억류된 미국 시민(오토 윔비어)은 북한의 고문으로 불구가 돼 귀국했고 살아남지 못했다”면서 “우리는 미국 정부가 표적으로 삼은 미국인들의 안전과 보안에 대해 미국 정부로부터 그 어떤 보장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7년 식물인간 상태로 귀환해 결국 숨진 미국인 오토 웜비어 사례를 언급하며 체포된 크리스토퍼 안의 신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연방법무부가 지난 4월 19일에 작성한 에이드리언 홍과 크리스토퍼 안에 대한 영장이 그처럼 신속하게 작성된 것은 현재 수개월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북 대화를 계속 유지시키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도 연관을 생각할 수 있다. 또한 이는 미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을 억제시키려는 방법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다고 Nation지는 풀이했다.

스페인의 일간지 엘파이스(El País)에 따르면, 에이드리안 홍과 크리스토퍼 안이 북한대사관 습격 사건에 CIA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보도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미국 정부는 그 사건과 관련이 없다”고 응답했다. 여기에 워싱턴 포스트지가 북한대사관 습격사건은 반북활동 조직체인 ‘천리마 민방위’(Cheollima Civil Defense, 현재 명칭 ‘자유조선’)가 실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천리마 민방위 측은 지난 3월 26일 자체 사이트에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자유조선은 3월 26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 습격 사건이 자신들이 한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대사관 습격으로 취득한 중요 정보는 미국 FBI의 요청에 따라 FBI와 공유했다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 시켰다고 주장하는 단체로 옛 이름은 ‘천리마민방위’다. 자유조선은 당시 자신의 웹사이트에 영문으로 된 글을 올리고 “마드리드 북한 대사관에서 취득한 거대한 잠재적 가치를 지닌 특정 정보는 상호 기밀을 지킨다는 조건 아래 미국의 FBI와 공유했다”며 “이 정보는 자발적으로 공유됐으며 미국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자유조선은 “우리는 북한대사관에 초대받았고 언론들의 보도와는 달리 어느 누구에게도 재갈을 물리거나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며 “주재국 스페인에 대한 존중으로 무기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일이 끝날 때까지 우리의 행동에 대해 관여하거나 알고 있는 정부는 없었다”며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은 이번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유조선은 이날 올린 글에서 “북한정권의 대사관들과 사무소들은 불법 마약과 무기 밀매의 허브이자, 체계적으로 반인도 범죄를 저지르는 전체주의 정권의 선전선동을 퍼뜨리기 위한 매개체”라며 “또한 북한의 대사관들은 전 세계 사이버 공격과 절도, 암살, 납치, 북한 대사관 가족 들을 포함해 인질 잡이의 발판”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북한정권이 정상적인 정부인양하는 허구의 몸짓은 중단돼야 한다”며 “북한정권은 한 마디로 말해 거대한 범죄조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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