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세계를 녹인‘오징어 게임’ 아시안 증오범죄 녹이는데 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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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 main한국산‘오징어 게임’(Squid Game)이 5대양 6대주를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지금‘오징어 게임’을 모르면 그야말로“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린다. 이것을 보지못한 사람들은 다른 일 제처두고 이 드라마를 보아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오징어 게임’(Squid Game)을 모른다면 대화 에 끼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땅에서나, 타이랜드에서나, 캐나다에서나 프랑스에서나 세계 곳곳에서‘오징어 게임’을 하느라 열심이다. 한국산 놀이가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놀이를 하다니… 단군 이래 처음 보는 광경이다. 이 같은‘오징어 게임’은 아시안 증오범죄를 녹이는데도 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올해 뉴욕한인회는 ‘오징어 게임’으로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린 축제를 벌였다. 코로나-19 재앙에서 ‘오징어 게임’의 출연으로 한국인의 이미지가 최고조에 달했고, 덩달아 아시안 증오범죄를 녹이는 데도 일조를 했다는 점에서 크나큰 의미를 갖는다. 축제장에는 백인들이 ‘아시안 증오범죄 없에자’ 라는 프랑카드를 들고 나왔다. 이는 아시안에 대한 증오 범죄를 말소시키겠다는 의지로 보였다. 한국인이 만든 ‘오징어 게임’에 백인들은 물론, 흑인, 라티노 들이 열광한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로 꼽히는 ‘미국의 심장’ 뉴욕 한복판에서 수만명의 뉴요커가 넷플릭스에서 신드롬을 일으킨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와 한국 문화에 열광했다. 이들은 한국의 전통놀이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다함께 즐기고 “진짜 이게 ‘오징어 게임’에서 나온 달고나가 맞느냐”며 드라마에서처럼 달고나를 핥아먹으며 축제를 만끽했다.

드라마 속 게임과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

지난24일 뉴욕 유니언스퀘어에서 뉴욕한인회 주최로 열린 ‘2021 코리안 페스티벌’에는 온종일 ‘오징어 게임’ 팬들과 현지 주민들이 몰려들어 드라마 속 게임과 다양한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 했다. 광장 전체가 참가 희망자들로 꽉 찼고, 폐막 예정 시간인 오후 5시가 넘어서도 줄이 끊이지 않았 다는 점에서 최소 1만 명에서 많게는 2∼3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하이라이트는 ‘오징어 게임’을 통해 전 세계에 알려진 달고나 뽑기와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이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미주지역본부가 현지 셰프에게 의뢰해 미리 마련한 300개의 달고나 로 오후까지 3차례에 걸쳐 달고나 게임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오전 행사 시작부터 인파가 너무 몰린 탓에 오후 참가자들을 위해 급히 게임을 중단해야 했다.

중단 후에도 뉴요커들이 자리를 뜨지 않고 1시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바람에 aT 측은 오후 1시쯤 게임을 재개했고, 준비한 달고나가 다 떨어지자 현장에서 추가로 만들어 제공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드라마 속 배우들처럼 혀로 핥거나 바늘 또는 이쑤시개로 찔러 삼각형, 하트 등의 모양 대로 달고나를 떼어내는 데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드라마 속 두 번째 생존 게임인 달고나 게임은 여러 개의 달고나 모형 하나를 선택해 제한시간 10분 안에 모양에 맞춰 설탕을 뽑아내면 된다. 성기훈 배역으로 열연한 이정재는 극중에서 모양 대로 뽑아내기가 가장 어려운 우산 모양을 선택해 달고나 뒷면을 열심히 핥는 전략으로 극적으로 생존에 성공한다. 뉴요커들은 쉴 새 없이 행사 부스로 몰려와 정말로 드라마 속 달고나와 똑같은 제품인지 확인 하거나 “재료가 무엇이냐”, “채식주의자가 먹어도 괜찮냐”라고 묻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뉴욕은 ‘오징어 게임’ 열풍

▲ 캐나다 신혼부부가‘오징어 게임’을 흉내내고 있다.

▲ 캐나다 신혼부부가‘오징어 게임’을 흉내내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캐나다의 한 신혼부부가 ‘오징어 게임’ 콘셉트로 결혼식 사진을 촬영해 화제다. 지난달 30일 캐나타 토론토의 한 웨딩사진 촬영 업체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신혼부부인 니나 플리와와 패트릭 플리의 사진을 공개했다. 웨딩 드레스와 턱시도를 차려 입은 채 ‘오징어 게임’ 콘셉트로 결혼 사진을 촬영했다. 사진 속 두 사람은 극중 게임 진행을 총지휘하는 ‘프론트맨’으로 분장한 인물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리는가 하면 붉은색 점프슈트와 펜싱 가면을 쓴 진행요원이 지켜보는 앞에서 달고나 게임에 임하기도 했다. 또 지하철 플랫폼에서 딱지치기를 하거나 오징어 게임 초대장인 ‘○△□’이 적힌 명함을 손에 쥐고 전화를 거는 모습도 재연했다. 사진이 공개되자 현지 네티즌들은 “지금까지 본 웨딩 사진 중에 제일 멋있다” “이 사진 너무 좋다” 등의 반응을 보냈다. 두 사람의 웨딩 사진은 한 토론토 지역 매체에도 소개됐다. 이 매체는 이날 “‘오징어 게임’이 극중 게임, 의상, 달고나 챌린지로 토론토 팬들을 사로잡은 것을 넘어 이제 한 커플이 웨딩 사진까지 촬영했다”며 이를 보도했다. 사진은 지난 25일 약 6시간에 걸쳐 촬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신부 니나는 이 매체에 “남편이 ‘오징어 게임’ 극성 팬이라 매우 기뻐했다”며 “코로나로 결혼식이 두 번 연기됐는데 우리를 위한 작은 선물 같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한류 콘텐츠가 가상 화폐 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한 ‘오징어 게임’,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을 누비는 BTS(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이름을 딴 코인들이 등장해 거액을 끌어 모으고 있다. 글로벌 코인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28일 0.09달러 안팎이던 ‘오징어 게임 (SQUID)’ 코인 가격이 29일 오후 3.3달러를 넘어서 지난 26일 첫 거래가(0.012달러) 대비 2만 7500%나 뛰었다. 시가총액은 1억 8400만달러(약 2155억원)에 달했다. 이 코인은 다음 달 중 열릴 온라인판 ‘오징어 게임 프로젝트’ 참가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달고나 게임 등을 벌여 우승자가 참가자들이 낸 돈의 90%를 상금으로 받아간다는 점에서 오징어 게임과 흡사하다. 넷플릭스나 제작사와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코인 개발자는 “드라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만 밝혔다. 이 밖에도 ‘스퀴드게임토큰(SGT)’ ‘스퀴드게임프로토콜(SGPRO)’ 등 관련 코인이 5개 더 있다. 지난 27일 싱가포르 가상 화폐 거래소 비트겟에 등장한 ‘아미(ARMY)’ 코인도 돌풍을 일으켰다. BTS 팬클럽 ‘아미(ARMY)’를 연상시키면서 상장 첫날 5000% (0.06→3.1달러) 넘게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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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의 위력은 …?

94개국 넷플릭스 총 구독자의 절반 이상

1억 3200만명‘오징어 게임’봤다

35chart‘오징어 게임’은 사회에서 루저로 그려진 456명의 참가자들이 상금 456억원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 작품이다. 배우 이정재, 박해수, 정호연, 위하준, 오영수, 허성태, 아누팜 트리파티 등이 출연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오징어 게임’은 지난 9월 17일 첫선을 보인 이후 총 94개국에서 ‘오늘의 톱(TOP) 10’ 1위에 올랐으며, 미국에서는 넷플릭스가 공개한 비영어권 시리즈 중 최초로 21일 연속 ‘오늘의 톱 10’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을 2분 이상 시청한 사람은 작품 공개 23일 만에 1억 3200만명에 달했다. 넷플릭스 총 구독자 수가 2억 900만명인 점에 비췄을 때 현재까지 총 구독자의 절반 이상이 이 시리즈를 본 셈이다.

또한 ‘오징어 게임’을 보기 시작한 시청자 중 89%는 적어도 1개 이상의 에피소드를 봤다. 시청자 중 66%에 해당하는 8700만명은 첫 공개 후 23일 안에 마지막 9화까지 ‘정주행’을 마친 것으로 집계 됐다. 또한 전세계 시청자가 ‘오징어 게임’을 보는 데 소요한 시간을 모두 합치면 14억 시간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햇수로 따지면 15만 9817년이 된다. 블룸버그가 공개한 넷플릭스 추산 ‘오징어 게임’의 ‘임팩트 밸류’(impact value)는 8억 9110만 달러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오징어 게임’의 제작비는 2140만 달러(약 253억원) 였다. 회당 28억원 꼴이다.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이 253억원을 제작비로 투자하고 약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해 다른 작품 들보다 ‘효율성’ 지표에서 41.7배가 뛰어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253억 제작비, 가치 1조… 41배↑”

영국 BBC방송은 지난 15일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돌풍은 한국 드라마가 오랜 기간 발전해온 결과라고 진단했다. BBC는 “BTS, 블랙핑크는 음악계에서 누구나 아는 이름이 됐고, ‘기생충’, ‘미나리’는 오스카를 거머쥐어 할리우드를 뒤집어 놨다”면서 “오징어 게임의 치솟은 인기는 수년째 서구 전역에 퍼진 ‘한국문화 쓰나미’의 가장 최신 물결”이라고 평가했다. BBC는 1990년대에 한국이 정치적인 자유화 물결을 겪으며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막대한 투자가 이뤄졌고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의 확산이 한국 드라마의 시장을 넓혔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도 한국 드라마 콘텐츠에는 기회가 됐다고 BBC는 분석했다. 실제로 2020년 아시아에서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의 시청은 한 해 전보다 4배로 증가했다고 BBC는 전했다. 여기에 누드나 섹스신이 없어 어떤 문화권에서도 쉽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가족 친화적인 콘텐 츠의 ‘표현 수위’도 장점으로 꼽힌다. BBC는 이어 “‘오징어 게임’에 중독됐다면 다른 드라마도 보라”며 로맨틱 코미디 팬에게는 ‘사랑의 불시착’을, 갱스터 시리즈 팬에게는 ‘빈센조’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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