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충격파] 미국 전체 초비상상황 코로나 재확산 위기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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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연말연시 대이동에 당국‘초긴장’

1년전‘겨울의 풍경’이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

■  ‘수백만명이 바이러스 눈폭풍에 휘말릴 것’ CDC경고
■ 하버드대학과 아이비 리그 등 졸업식까지 줄줄이 취소
■  뉴욕 브로드웨이공연 포함 모든 공연 스포츠 경기취소
■ 병원들 위기모드 기업들 재택근무연장 등 고강도 방침

▲ 한편 미국정부 내년 1월부터 코로나 자가키트를 전국민에게 제공하고 백신접종소를 9만개로 확대하여 국민 방역을 돕는다.

▲ 한편 미국정부 내년 1월부터 코로나 자가키트를 전국민에게 제공하고 백신접종소를 9만개로 확대하여 국민 방역을 돕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5차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병원들이 또 다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여기에 보태 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인 오미크론이 추가로 위협을 안기면서 미국 대학들이 비상이 걸리고, 기업들은 사무실 근무복귀 계획을 연기하고, 일부 지방정부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부활하는 등 1년전 겨울의 풍경이 재현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오미크론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성탄 연말 연시 연휴를 맞아 1억여명의 미국인들의 대이동이 예고돼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변이 오미크론의 확산 탓에 미국의 명문 대학 들이 속속 원격수업으로 전환하거나 졸업식을 취소하고 있다. 하버드대는 18일 로런스 배카우 총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1월 첫 3주간 원격 강의를 재도입 한다고 밝혔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19일 보도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재학생들은 미리 허락을 받았거나 특별한 개인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해당 기간 캠퍼스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전염력이 더 강한 오미크론 변이로 코로나19가 재급증하는 데 따른 조치라고 대학 측은 설명했다. 배카우 총장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때문에 코로나19 감염자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변이는 우리 캠퍼스에도 이미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미크론 변이는 몇 주 안에 미국 전체에서 우세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1월 첫 몇 주 안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하버드대에서 지난주 34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왔는데 12월 전까지는 주간 확진자가 100명을 넘은 적도 매우 드물었다고 NYT는 전했다. 원격수업 전환에 앞서 하버드대는 지난 16일 학생, 교수, 교직원들에게 내년 봄 학기 시작 전까지 부스터샷 접종을 의무화한 바 있다. 하버드대에 앞서 버몬트주 미들버리칼리지가 남은 학기를 원격 수업으로 전환하기로 했고, 드폴대와 서던뉴햄프셔대는 1월부터 원격 강의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른 아이비리그 학교들도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하기 위한 고강도 조치를 내놓고 있다. 오미크론 의심 환자가 쏟아진 코넬대는 12월 졸업식 행사를 취소하고 도서관, 체육관 등을 폐쇄하는 동시에 외부인의 캠퍼스 방문을 사실상 금지한다고 밝혔다. 코넬대 등 여러 대학 캠퍼스가 위치한 뉴욕주 톰킨스 카운티에서는 지난 2주 사이 신규 확진자가 640% 폭증한 것으로 NYT는 집계했다. 뉴욕주 전체로는 지난 17일 기준 신규 확진자가 2만 1천 908명으로 일일 최다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프린스턴대도 오미크론 의심 환자가 나오자 온라인 시험으로 전환하고, 음식을 동반한 모든 실내 모임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프린스턴대 온라인 시험 전환, 실내 모임 취소

뉴욕타임스(NYT) 집계에 따르면 16일 기준 미국의 최근 7일간의 하루 평균 신규 코로나19 확진 자는 2주 전보다 31% 증가한 12만 4천 413명이었다. 7일간의 하루 평균 입원 환자도 20% 늘어난 6만 8천 400여명, 하루 평균 사망자도 23% 증가한 1천 288명이었다. NYT신문은 델타 변이가 여전히 지배적인 전염의 원천이지만 뉴욕 등 일부 주에선 전염성이 강한 오미크론이 확진자 상승에 일조했다고 지적했다. 북동부의 코네티컷·메인주에선 최근 2주 새 신규 확진자가 약 150%나 증가하는 등 폭발적으로 치솟았다. 또 오하이오·인디애나주에선 입원 환자가 미국에서 최악의 시기였던 작년 겨울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마이클 오스터홈 미네소타대학 전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델타에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포개지면서 몇 주 내에 수백만명의 미국인이 ‘바이러스의 눈폭풍’에 휘말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스터홈 소장은 CNN에 나와 “우리는 정말로 바이러스의 눈폭풍을 곧 경험할 참이다”라며 “향후 3∼8주 뒤 이 바이러스(오미크론 변이)에 걸린 수백만명의 미국인을 보게 될 것이며 이는 델타(로 인한 타격) 위에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잠재적 퍼펙트스톰(크고 작은 악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며 조성된 대규모 위기)”라고 진단했다.

로셸 월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도 오미크론 변이가 미국에서 몇 주 뒤 지배종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CDC에 따르면 2주 전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의 0.4%를 차지했던 오미크론의 비중은 지난주 2.9%로 올라갔다. 그러나 뉴욕·뉴저지 등에선 이미 13%를 넘어선 것으로 보건 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은 병원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NYT는 중서부와 북동부를 중심으로 병원의 환자 수용 여력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오미크론이 미국에 상륙했다면서 보건 당국은 이 새로운 변이가 이미 큰 압박을 받는 의료 체계를 한계점으로 내몰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전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은 입원 환자가 발생한 미시간주의 상황은 특히 우려스럽다. 미시간주 코버넌트 헬스케어의 매슈 다이벌 박사는 “20개월 넘게 지속적인 위기 속에서 사는 것은 다소 감당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의 코로나19 환자는 지난겨울보다는 적지만 제한된 인력과 그동안 진료받지 못했던 만성 질환 환자들이 오면서 의료 자원을 고갈시키고 있다는 게 다이벌 박사의 설명이다. 그런데도 환자들은 병상과 인력 부족으로 몇 시간을 기다려야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가장 위중한 코로나19를 수용하는 병동에 있는 14개 병상 중 13개가 환자로 차 있고, 나머지 빈 병상 1개는 환자가 방금 죽은 곳이었다고 NYT는 전했다. 댄 매키 로드아일랜드 주지사는 연방정부에 인력 지원을 요청하는 서한을 보냈다. 매키 주지사는 “병원들은 응급실이 포화 상태이고, 환자들이 진료도 받지 못한 채 떠나고 있다고 보고한다”며 이 같이 요청했다. 마이크 드와인 오하이오주지사는 17일 병원 인력 지원을 위해 1천여명의 주 방위군을 소집했다.’

“병원들은 다시 응급실이 포화 상태이다”

▲ 뉴욕거리 테스트 장소에 긴줄이 이어지고 있다.

▲ 뉴욕거리 테스트 장소에 긴줄이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위기에 기업들은 사무실을 다시 열고 직원을 출근하게 하거나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겠다고 약속했던 계획을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직원들의 확진 사례가 잇따르자 전 직원 4천 500여명에게 재택근무를 하라고 했고, 골드만삭스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연기한다고 통지했다. JP모건체이스는 내년 1월 열리는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고, 당초 9월부터 주 이틀은 출근하도록 했던 시티그룹은 뉴욕·뉴저지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옵션을 주기로 했다. 또 아이폰 제조업체 애플은 최근 사무실 복귀 시점을 무기한 연기했고, 구글도 내년 1월 10일로 예정된 사무실 복귀 계획을 뒤로 늦췄다. NYT신문에 따르면 금융 업계는 최근 몇 달간 대면 근무의 가치와 안전성에 대해서 자신감을 가져 왔으나 일부 금융사는 이런 계획을 되돌리기 시작했다. 캘리포니아주와 뉴욕주는 최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부활하기도 했다. 다만 많은 지역 에서는 여전히 이런 방역 규제를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다고 NYT는 전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과 오미크론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연말 연휴를 맞아 미국인들의 대이동이 예고돼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는 크리스마스를 앞둔 23일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1억 900만명이 여행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연휴 시즌보다 34% 증가한 것이고 코로나 대유행 이전인 2019년의 92% 수준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코로나 대유행 2년 동안 여행을 억눌러 온 데 대한 피로감이 커진데다 많은 사람이 코로나 백신과 부스터 샷을 믿고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방역 당국은 사람들의 이동이 많아질 경우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이 늘어날 수 있다며 시민들에게 가급적 이동을 자제하고 방역 규정을 잘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같은 코로나 장기화에 미국인들이 “도시에서 살기 싫다” 는 풍조가 나타나고 있다. 종전에는 77%였던 것이 최근에는 81%로 급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에 미국인들의 교외 지역 거주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미국 퓨리서치센터 조사에서 도시에서 살고 싶다는 의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8년 23%에서 올해 10월에 19%로 줄었다.

“연말연시에 1억900만명이 여행에”

반면 같은 기간 교외 지역에서 거주하고 싶다는 응답률은 42%에서 46%로 늘었다. 시골 지역 거주 의향은 36%에서 35%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올해 10월 조사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지역사회를 갈라놓았다는 의견에 절반에 가까운 47%가 그렇다고 답했다. 큰 차이가 없다는 응답률은 39%였으며, 지역사회를 뭉치게 했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응답자 45%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타격이 지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라고 답했다. 이 응답률은 특히 흑인(48%), 히스패닉(46%)에서 높았고, 백인(30%), 아시아인(29%)에선 상대적으로 덜했다. 응답자의 37%가 코로나19로 인한 건강 영향을 우려한 가운데, 이 응답률 역시 백인(46%), 히스 패닉(35%)에서 높고, 백인(21%), 아시아인(22%)에서 상대적으로 낮았다. 미국인들도 집 값 걱정이 커졌다. 49%가 적정한 가격의 주택을 살 수 있을 지가 주요 문제라고 답했다. 이 비율은 2018년과 비교해 10%포인트 늘었다. 구직을 주요 문제로 꼽은 응답률은 2018년 31%에서 올해 18%로 크게 줄었다. 마약 중독을 주요 문제로 본 이도 42%에서 35%로 소폭 줄었다. 코로나 종식 이후 지역사회가 이전 수준으로 언제 회복할 수 있을지 물은 질문에 36%가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봤다. 코로나 이전의 삶의 방식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고 비관한 이도 14%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10월 18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전역 967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도시에서 떠나고 싶다”

미국 기업들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사무실 복귀 계획을 미루거나 행사를 취소하는 사례가 속출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도 커졌다. 특히 금융 중심지인 뉴욕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해지자 그동안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종용 했던 금융회사들이 방침을 바꿔 복귀를 서둘러 연기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뉴욕 직원들에게 연말 모임을 취소하게 했고, JP모건은 내년 1월 개최할 예정인 ‘헬스케어 콘퍼런스’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뉴욕 브로드웨이 극장가에서도 출연자나 스태프의 코로나 확진으로 공연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미국 프로풋볼리그(NFL)는 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이번 주말 경기를 일부 연기하기로했다. 지난 한주간 100명 이상의 NFL 선수들이 코로나에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주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2만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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