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2] 故 이건희 회장 유언장은 애초부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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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보, 하와이상속법원서 첫 확인 유언장 여부 논란 종지부
■ 홍라희 변호사, 하와이 상속법원에 유언장 無 진술서 제출
■ ‘배우자-자녀-개인소지품-사무실-주거지’ 수개월 간 수색
■ 홍라희, 지난해 11월 3일 ‘3년 유효 상속대리인지위’ 획득

지난해 4월말 일단락 됐던 故 이건희 회장의 한국내 재산 상속문제, 이건희 회장 타계직후 언론들은 과연 이회장이 유언장을 남겼는지에 대한 갖가지 추측이 난무했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지분이 배우자인 홍라희여사가 3분의 1, 자녀 3명이 3분의 2로 상속된 것을 감안, 상속법대로 집행됐으므로 이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다는 관측이 유력했었다.

‘그 어디에도 유언장 없었다’

이처럼 이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을 것으로 추축됐을 뿐 그동안 유족들은 이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아 그 실체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본보가 하와이 주 상속법원 확인 결과, 故 이건희 회장이 사실상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홍라희 여사가 하와이 주 상속법원에 상속대리인 지명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변호사의 진술을 통해서 밝혀졌다. 홍 여사는 이 회장 타계 약 9개월만인 지난해 7월 19일 하와이 주 상속법원에 상속대리인 지명을 신청했고, 이 과정에서 홍 여사의 변호를 맡은 조현덕변호사가 지난해 11월 1일 상속법원에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변호사는 10월 25일 작성한 이 진술서에서 ‘나는 홍라희 여사의 변호인이다.

한국은 유언장의 법적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는 나라로 요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유언장은 무효가 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장을 준비하지 않는다. 또 한국은 유언장을 등기하는 제도가 없으므로 유언장의 유무를 확인하기도 힘들다.’며 한국의 상속 제도를 설명했다. 특히 조변호사는 ‘이건희 회장 타계 뒤 수개월간 배우자인 홍라희여사와 그녀의 자녀들이 이회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병원 등, 이회장이 중요한 서류작업을 하던 장소들을 모두 뒤졌지만 유언장을 찾지 못했다. 또 가족들이 이회장의 개인적 소지품을 모두 뒤졌지만 유언장을 찾지 못했다. 이회장은 심근경색으로 혼수상태에 빠진뒤 약 7년간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망했다. 그러므로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 타계 1년 만에 상속대리인자격

홍라희여사의 변호인이 사실상 이회장이 유언장을 남기지 않았다고 진술했으며, 이는 정황상 가족들의 인식과 궤를 같이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유언장이 없다는 것이 가족의 입장이며, 하와이주법원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진술서에 기재된 조변호사의 영문이름과 김앤장법무법인에 근무 중인 조현덕 변호사의 영문이름이 동일한 것으로 미뤄 조변호사는 김앤장소속 변호사로 추정된다. 조변호사는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99년 경영학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2004년 변호사자격을 취득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 여사는 또 하와이 주 상속법에 따라 지난 2021년 7월 28일과 8월 4일, 그리고 8월 11일 3차례에 걸쳐 ‘호놀룰루 스타 애드버타이저’에 광고를 통해 ‘이건희 회장 사망에 따른 상속대리인 지명절차가 진행되고 있으며 9월 23일 심리가 열린다’고 공고했다.

이 같은 공고와 심리 등을 거친 후 하와이 주 상속법원은 지난해 11월 3일 ‘홍 여사를 고 이건희 회장의 상속대리인으로 지명했으며, 상속대리인의 권한은 3년간 지속된다’고 명령했다. 또 법원은 바로 다음날인 11월 4일 ‘홍라희 여사가 이건희 회장의 상속대리인’이라는 행정서한을 발부했으며, 홍 여사는 바로 이 서류를 근거로 이회장의 하와이 호놀룰루별장 부지를 상속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즉 홍 여사는 이 회장 사망 약 1년 만에 미국 하와이에서 상속대리인 자격을 획득한 뒤 다시 5개월 정도가 지난 3월 중순 부동산 상속절차를 밟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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